물론 그러한 격랑 속에서, 모두가 성공한 것은 아니다. 아니... 결과적으로 커다란 이익을 얻어 상인으로서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또 다른 도전을 맞이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이처럼 책이 강조하고자 한 상인의 모습은 그저 이익추구에 매달린 인물이 아닌, 국가와 사회가 주문하는 또 다른 도전에 과감히 뛰어들었던 사람들인 것이다.
이때 저자(들)은 무엇보다 상인들의 의지, 또는 상인으로서 깨우친 인간사 속의 도덕이 그 얼마만큼 고귀한 것이 되었는지를 먼저 접하고 이해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그 행위 속에는 오늘날처럼 사회에 기부를 하거나 유산 등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과 같은 금전적인 것도 있을 수 있으나, 결과적으로 저자들이 주목한 것은 상인이 상인으로서의 길을 걸으며, 만드는 인연의 귀중함, 이에 오는 성공함으로서 오만하지 않는 인간성에 더해 그 무엇보다 그들 스스로가 삶 속에서 마주한 원한을 되물림하지 않도록 사회구조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 행동 등이다.
실제로 이들의 대다수는 기울어져가는 조선의 체제 속에서 원한을 쌓았다. 가난의 한, 신분의 한, 배우지 못한 한, 전란에 휘둘린 한... 이에 이들은 끝끝내 성공의 열매를 손에 쥐었고, 그 한을 되물림하지 않기 위한 수 많은 행동들을 한다. 학교를 짓는 일, 헌금을 내는 일, 주변의 사람들을 돌보는 일... 과연 이것들이 성공한 상인(또는 기업가)로서 마땅히 수행하여야 할 의무인가? 아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들은 마땅히 그 행동을 통하여, 사회가 가지고 있던 불완전함을 해소하려 노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