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읽는 세계사 - 세계사 중심을 관통하는 13가지 질문과 통찰력 있는 답변
다마키 도시아키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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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 책의 주제인 '세계사'중에는 대략적으로 상식으로서 널리 퍼져있는 여러 지식들이 존재한다. 물론 이는 오래전부터 학습을 통해 쌓은 지식의 일부이기도 하지만, 때때로는 단순한 매채나 교류 등을 통하여 접한 단편적적인 지식으로서 이른바 '잡학'의 범주에 속한 것 또한 만만치 않으리라 여겨진다.

그렇기에 나는 대체로 '포괄적 접근'을 시도하는 책들을 그다지 선호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한 권으로 끝내는 여러 시리즈들과 같이... 결국 어느 주제의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를 아우른다는 것은, 그만큼 책이 가지는 (분량의) 한계 속에서 축약되거나 또 단순화되기 십상이다.

세계사의 중심부를 관통하는 13개의 명장면과 '역사의 급소'에 해당하는 통찰력 있는 질문과 답변으로 이루어져 있다.

4쪽 서문

때문에 나는 그나마 이 책이 취하는 형식을 마주하며 나름 안도했다. 각설하고 저자는 여러 세계사의 사건들 가운데,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사건, 또는 앞서 언급한 상식의 틀에 굳어져 쉽사리 새로운 질문과 통찰 등을 할 수없는 어느 역사적 사실 등을 비춘다.

그야말로 거대한 역사의 흐름을 포괄하려는 시도를 떠나, 저자 나름대로 포인트를 찍어 그것에 집중하게 함으로서 결국 독자 또한 오래도록 상식으로 알고 있었던 어느 사실의 이면에 보다 복잡한 배경과 환경이 있음을 인지하는 동시에, 마지막으로 그 저자 나름의 시선과 주장에 대하여 한번 더 설득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저자가 새삼 "우리들이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역사는 잘못되었다!!"는 식의 주장을 펴는 것은 아니다. 도리어 오늘날 상식으로서 널리 퍼져있는 지식이 그 어떠한 이유로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는가?

예를 들어 오늘날에도 그리스 로마 문명이 지니는 위상이 변함없이 높게 평가받는 이유도 따지고 보면 '서양 중심의 세계사'가 지금까지도 통용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라는 주장을 통하여, 결국 사람들은 이제까지 당연하게만 생각했던 어느 지식에 대하여, 나름의 또 다른 질문(또는 의문)을 던질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증기선이 범선보다 언제나 속도가 빠르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바람의 방향에 따라 범선의 속도가 더 빠를때도 있다. 그렇다면 증기선의 최고 강점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항해의 확실성이다.

190쪽 증기선은어쩌다 제국주의의 첨병이 되었나?

결국 앞선 '질문'을 배경삼아 (스스로) 호기심이나 '흥미'등을 키워낸다는 것, 어찌되었든 역사란 어느 명백한 정답을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보다 다양한 시선을 통해서 그 과정을 (대체적으로)다듬어 완성시켜가는데 보다 큰 가치를 지니는 학문이라 생각하기에, 이에 어느 한 권의 정리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해서 다채로운 질문을 던질 수 있는 토대를 쌓는 역량을 길러낸다면... 결국 그것을 깨닫고 또 실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의미에서, 이 책은 그 나름의 가치를 발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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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가와 천황 - 일본의 이중구조를 이해하는 두 가지 방법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이마타니 아키라 지음, 이근우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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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일본국의 상징적인 지도자, 그러나 한 때에 민족의 신으로까지 추대되고, 존중받았던 그 천황이라는 단어를 마주하면서, 이에 한국인인 '나'는 조금 복잡한 기분을 맛보고 있다. 실제로 천황제와 천황이라는 호칭은 단순히 이웃나라의 지도자를 칭하는 단어의 틀을 벗어난다. 실제로 양국의 외교에 있어서도, 그리고 일상사회에서 불리우는 호칭과 인식 등에서 불거진 갈등이 '감정'과 '다툼'을 볼러오듯이... 결국 천황이라는 단어 속에는 기나긴 역사에 비추어 그 (위의) 현상을 불러오는 어느 (또 다른) 상징성을 띄게 되었다.

각설하고 오늘날 보여지는 일본 국왕의 모습은 이른바 헌법 아래의 '상징천황제'로 정의할 수 있다. 그러나 의외로 많은 사람들은 이 상징천황제의 특징이 아주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일본의 (전통적)제도라고 알고 있는데... 이에 굳이 언급하자면 그것은 그리 올바른 인식은 아니다.

우선적으로 헌법에 의한 권위(또는 지위)를 가지는 것을 떠나, 전통적인 천황제에 대한 인식 중 큰 부분은 우선 '실권을 가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주 오래전부터 전권을 쥐지 못했던 지도자' 소위 공가와 무가가 분리되어 무가에 실질적 지배권을 부여하면서 연명한 천황의 지위... 물론 큰 틀에서 바라본 천황의 지위는 위와 같을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그렇다면 이에 드는 궁금증도 있다.

그렇다면 과연 '전국시대' 천황의 지위가 사라지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이후 막부가 형성되고 또 위의 균형이 만들어지기 이전에 이른바 두 세력은 어떠한 관계를 이루어 오늘날까지 이른 것인가?

물론 예들 들면 주변 여러 국가들에서도 이와 같은 때가 있었다. 춘주전국시대의 주나라 천자, 한나라 말의 헌제, 심지어 서양의 교황까지 그 예가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기나긴 역사의 시간동안 존귀한 지위를 이어 내려온 체제의 하나로서, 천황제가 가진 특징은 거의 유일무이하다고할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이 책은 전체적으로 천황제가 가장 큰 위기를 맞았던 전국시대를 중심으로 소위 천황과 무가의 권력을 둘러싼 '균형'의 역사에 보다 집중하고 있다.

히데요시가 죽은 다음 도요토미 정권이 분열된 상황에서,조정이 제3자적인 조정 세력으로서 그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점 자체가 -중략- '왕정복고'의 결과라고 생각할 수 있다.

171쪽 조정의 중재

결과적으로 천황과 공가라는 전통적인 지배계급과 달리 '무사들의 시대'속에서 천황의 권위는 때때로 커다란 위기를 맞았다. 물론 헤이안시대 천황의 권위를 능가했다는 평을 가진 헤이케는 사실상 무가에서 공가로 변질되었으나, 문제는 이후 일본전국시대에 이르러 무가는 그 자체의 통치능력을 길러 사실상 황가의 시스템(국가 운영)과 분리되어 독자적인 행보를 이어가게 되었다는 점에 있다.

이때 소위 '천하인'의 역활을 한 주요 인물들 가운데 오늘날 천황의 역활 또는 지위를 만든 이는 어쩌면 도요토미 히데요시일지도 모른다. 그가 공가와의 연결고리를 통하여 조정으로부터 벼슬을 받고, 타국 정벌의 윤지와 칙령을 받아 명분을 얻은 것을 시작으로 오래도록 조정은 그동안 (사실상)박탈당했던 여러 부분의 결정권과 개입의 여지를 얻어 '정치력'을 회복했다.

천황가의 조상인 아마테라스에 대항할 수 있도록 창출된 도쇼다이곤겐의 신위는 무가 계층은 고사하고 민중 수준에도 침투했다고 도저히 생각 할 수 없다. 반면에 대중 사이에서 천황의 조상신을 모시는 이세신사의 신위가 높아진 사실은 이미 잘 알려진 바와 같다. ​

362쪽

그렇기에 이후 도요토미를 넘어 이에야스의 에도 막부가 형성되어 이어지기까지 그 정치력은 사실상 천황과 조정(공가)를 지키는 힘으로 이용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후 명목상의 지위를 넘어 존왕양이의 가치 아래 '국가 통치권'을 돌려받기까지... 그야말로 책 속의 천황은 소위 실질적인 힘을 극복하기 위하여 이른바 일본 민족의 대중적 인식을 그 무기로 활용하며 존속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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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이야기 1 : 독립의 여명 1763~1770 - 혁명은 경제에서 시작된다 미국인 이야기 1
로버트 미들코프 지음, 이종인 옮김 / 사회평론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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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세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미국의 힘' 이때 그 힘의 원천이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우선 생각나는 것은 거대한 땅과 그에 못지않은 자원의 존재이다. 실제로 미국은 그 장점을 적극 활용하여, 근대의 산업시대를 넘어 오래도록 고립주의를 선택해왔었다. 그리고 그 영향을 통하여, 우선적으로 대외정책(또는 외교)에 있어서 일관된 흐름이 눈에 들어오는데, 이에 그것을 정리하자면 크게 '경제적 이익'이라 불리울 수 있을 것 같다.

아메리카인들은 "대표없는 곳에 과세 없다"라는 구호를 내걸고 혁명을 일으켰다. -중략- 재산에 대한 관점은 그들의 사고방식에 깊게 뿌리내려서 정치적 결사의 성격과 목적 뿐만이 아니라 자유 자체의 특징과 의미에 대한 견애에도 영향을 미쳤다.

236쪽

각설하고 아메리카 대륙에 뿌리 내린 '백인 식민지'는 이후 지배(통치)를 부정하고 또 독립의 길을 선택했다. 이때 보편적인 역사에 비추어 보면, 미국은 크게 대영제국의 압정에 분노하고 또 봉기한 것이지만, 이에 세세히 그 어떠한 것들이 '갈등'을 불러 일으켰는가? 하는 궁금증이 인다면, 분명 이 책은 그에 대한 가장 바람직한 해답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감상이 든다.

실제로 당시 대영제국이 소위 '자신의 아이'인 아메리카 식민지에 대하여 엄격한 잣대를 들이민 것은 우선적으로 당시 제국의 재정 자체가 크게 악화된 것이 원인이다. 이때 그 악화의 원인을 따지고 보면 우선 (17세기 당시) 유럽대륙을 휩쓸었던 7년 전쟁에 막대한 군비를 지출했었던 탓이 크지만, 그에 못지 않게 제국 자체가 막 성장하기 시작한 거대한 나라의 시장을 통제하려는 무모한 시도 속에서 관용보다는 복종을 주문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식민지들이 유럽 제품에 호감을 보이자, 의회는 그것을 사전에 봉쇄해버렸다. -중략- 그들은 '우리의 식민지' '우리의 신민' 그리고 조지 메이슨이 말한 것처럼 '우리의 아이들' 이였다. 영국 의회는 부모이니 식민지인들은 마땅히 복종해야 했다.

때문에 책 표지에 드러난 '혁명은 경제에서 시작된다' 라는 단어는 그대로 미국 독립의 원동력이 된 가치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에 흔히 독립이라는 대의의 밑바탕에 자유에 대한 열망이 있었다고 하지만... 과연 그 당시 미국인의 입장에서 생각되는 자유의 의미는 과연 어떠한 것이였을까? 이에 이 책은 그 자유에 대한 보다 자세한 이해를 하는 것에 그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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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루저의 나라 - 독일인 3인, 대한제국을 답사하다
고혜련 지음 / 정은문고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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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나라의 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것' 결과적으로 이는 오늘날 외국 등을 바라볼 때 (저마다)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상식이 된지 오래이지만, 그럼에도 한때 그 상식이 미흡했었던 시대... 이른바 근대 제국주의시대의 흐름 가운데서, 그나마 이러한 내용의 기록이 남게 되었다는 것은 생각해보면 매우 독특했다고 생각되는 일면이 있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과거 한반도를 방문했던 이 '외국인'들이 이른바 '헌대적 가치' (또는 진보적인 정신)을 통하여 오롯이 그 나라를 존중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기록에 등장하는 '채산성'이라는 단어 속에는 결국 이들이 한반도의 자원을 탐사하는 과정을 통하여, 자국(독일)과의 교류를 어느 정도까지 확대해야 하는가? 그리고 그 무엇보다 한반도가 지닌 가치를 얼마만큼 가늠하여야 하는가? 하는 나름의 척도를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드러난다.

조선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독일과 무역을 위해서는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말하자면 조선은 자주국가여야만 합니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 조선이 언젠가 이웃 나라의 보호와 지배를 받게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151쪽 / 크노헨하우어의 강연문

그러나 어디까지나 점령과 수탈이 아닌 '교류'를 위한 눈은 그 나름대로의 온건함으로 타인을 마주하게 한 모양이다. 실제로 책 속에는 조선인 (또는 대한제국인)을 바라볼때, 크게 인간과 문화 등에 주목한다. 그야말로 그들의 눈에 비친 조선은 나름 형식적이고 경직된 예의 친절함과 대비되는 인간 내면의 천진함... 그리고 그무엇보다 중국 문화와는 (나름)차별을 두고 있으며, 특히 급격한 체질변화로 '근본의 흔적을 찾을 수 없게 된' 일본제국과 비교하여, 분명 조선은 그 문화적 본질(순수)을 간직한 국가였다.

세창양행이 수입한 1900년 대한제국의 무기 주문서를 보면 1.200개의 총알, 소총2상자, 대포6대다. -중략- 숫자로 판단할 때 세계 흐름에 대한 현실적인 대처 능력이 전무했다는 것을 짐작 할 수 있다.

64쪽 / 대한제국은동아시아의 황금사과인가

허나 안타깝게도 그 정체성을 기준으로 한 '변화의 시도'는 결과적으로 한반도 속 국가의 자주독립을 가져오지는 못했다. 때문에 오늘날에도 소위 일제시대의 결과를 진단하여, 먼저 당시 대한제국의 한계를 '무능'으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으나 적어도 책은 그러한 인식에 자그마한 변화를 주문한다. 특히 국제사회에 한반도가 무가치한 땅으로 인식되었다는 상식... 그리고 무엇보다 당시 조선사회의 느긋함이 일종의 나태함과 무능함으로 인식되고 또 경직되어 전해진 것은 일종의 일제 식민사학의 흐름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어쩌면 과거 조선이라는 국가가 일본처럼 '서구화'를 서두르지 않은 것이 '실책'(일반적인 역사적 평가)이라면, 결국 그것 역시(결과론에 비추어) 크게 자책하고 반성되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적어도 대한인이 그 본연의 전통과 사고를 버리지 않은 것이 결국 당시 국제사회의 질서, 즉 약육강식의 흐름에 저항 할 원동력이 되어 주었다는 것, 더욱이 오래도록 독립을 염원할 수 있는 사상적 토대를 제공하였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결국 현대의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근본에는 이 나름의 '특징' 즉 이 책에 기록된 외국인들이 보고 마주한 한반도 문명의 특징 또한 깃들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품게 하기 충분하다 여긴다.

이들은 서구문명화를 위해 내재된 유교전통문화를 깡그리 없애고 서양일본인이 되고자 몸부림친 이웃과 다르다. -중략- 이들이 없었다면 독립된 주관을 소유한 21세기 대한민국은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313쪽 / 조선인의 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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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치밀하고 친밀한 적에 대하여 - 나를 잃어버리게 하는 가스라이팅의 모든 것
신고은 지음 / 샘터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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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게 패를 끼치지 말아라' 이는 분명 공동체를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상식이라고 생각되지만, 세상에는 그에 반하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때문에 오래전부터 양심과 도덕의 범위를 넘어, (심지어) 법률에 이르기까지 보다 올바른 인간관계를 위한 권장과 제제가 병행되어오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이 사회의 단면에는 이른바 '가스라이팅'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나기까지 하였으니, 이는 매우 유감스러운 현상이다.

세상의 요구와 가치관이라는 틀에 맞춰 조종당한 우리는 아이러니하게도 또다시 가해자가 되기도 합니다. -중략- 강요하면서 불필요한 아픔을 옮깁니다.

20쪽

그러나 앞서 언급한 현상은 나름 개인의 난폭함을 지적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에 더 나아가 책 속의 내용을 통해 바라본 가스라이팅의 본질에는 그 개인 뿐만이 아닌 공동체의 상식이 이라는 명목하에 개인의 존엄 등을 억압하는 것도 포함이 되어진다.

이처럼 나는 이것을 기만하다고 했지만, 그것은 어쩌면 정확한 비유가 아닐지도 모르겠다. 특히 타인에게 심리적인 상처를 입히는 것, 그러나 그것이 괴롭힘과 폭력만이 아니라, 일방적인 요구를 수용하게 하는 강압의 수단이 동원되지만, 그 무엇보다 상대보다 그 당사자 스스로가 죄책감을 가진다는 점에 있어서, 이 현상은 매우 교묘하고도 치명적이다.

적절한 단절은 오히려 더 따뜻한 관계를 새롭게 만들어 내지요.

나가는 글

이처럼 교묘한 강압에 저항하기 위해서... 과연 개인은 그 어떠한 방어수단을 가져야 하는가? 이에 책은 스스로가 저항하는 마음을 길러야 한다고 한다. 세상의 눈과 관계의 상처가 생기는 것에 두려운 마음을 품는 것을 넘어, 공포를 느끼게 되는 것은 결국 그 스스로가 사회적 관계 속에서, 크게 병이 들었다는 것을 뜻한다. "오만하다" 또는 속된말로 "싸가지가 없다"는 타인의 일방적인 평가에 스스로가 주눅이 든다는 것은 반대로 스스로에 대한 기준이 없다는 뜻도 된다. 물론 사회적인 관계에서 참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에 그것을 통해 필요이상으로 휘둘리는 것도 스스로를 죽이는 것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한번 생각하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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