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아 우리의 앞머리를
야요이 사요코 지음, 김소영 옮김 / 양파(도서출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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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 접했던 많은 일본의 작품들을 떠올려 보면, 의외로 꾸준히 '추리소설' 이 등장하였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야말로 단순한 소설 뿐만이 아니라, 드라마와 영화에 이르기까지... 어느 다양한 성격의 수사관(또는 탐정)의 등장과 함께, 보다 더 기발한 모습의 범죄와 심리, 트릭에 대한 접근 등은 분명 고전적인 셜록홈즈를 비롯하여 꾸준히 이 장르를 사랑해온 사람들에게 있어서, 커다란 즐거움을 가져다 준다.

때문에 이 책을 접하는데 있어서, 가장 기대했던 것 또한 어느 범죄를 완성하는데 작가 스스로가 얼마만큼 창의력을 발휘하는가? 하는 것이였다. 허나 막상 본질을 꺼내보면, 이 소설속의 범죄는 일종의 '교환 살인'과 비슷한 흐름을 가진다. 결국 이 소설은 앞서 언급한 기발함을 즐기는 추리소설이 아니다. 도리어 어느 범죄의 실행 이후, 그 범인을 발견하기까지의 과정을 들여다 보며, 유력한 용의자에 대한 과거를 접하고, 또는 그 과거를 통하여, 아직 미성숙한 자아가 어느덧 '감히 다가 설 수도 없는 날카로움'을 가지게 된 원인을 발견하며, 이에 그 날카로운 칼을 벼린 장본인이 도리어 살해당한 '어른'이였음을... 그리고 그것을 막을 수 있었던 사람 중에는 그 어른 이외의 어른 '탐정'스스로도 포함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음으로서, 결국 현대의 어른이 그 후대의 자아를 대하며 어떠한 형태로 다가서야 하는가? 그리고 미성숙한 그들을 존중하는 방식은 (크게) 어떠한 모습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나름의 '교육적 사고' 에도 연관이 있다고 여겨진다.

다치하라 집에 들어간 뒤 시후미는 교고를 '아버지', 다카코를 '어머니'라고 불렀다. 눈곱만큼의 애정도 담지 않은 채. (...) 잿빛 성벽에 에워싸인 듯한, 그 누구도 발을 들이지 못하는 분위기를 풍겼는데 (...) 카리스마라 부를 만 했다.

53쪽

"형이 뭘 아세요? 우리의 뭘 (...)"

"저한테는 감정도 없다고 생각하세요?"

192쪽

결국 그들 소년의 과거와 아픔 등에 상관없이 '사랑이 없는 성장' 또는 '비정상적인 사랑' 등에 노출되어진 그들은 나름 세상 속에서는 엘리트라 불리울 수 있는 존재가 되었지만, 막상 그 재능이 발현된 것은 '사람을 살해하는 것'이였다. 이때 소설의 탐정의 입장에 서서 (단순히)그들의 범죄를 증명하는 것을 떠나, 후회의 감정이 들게 된다면, 그리고 의외로 그들의 행동에 대한 이유를 발견하고, 또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다고 상각하게 되었다면? 결국 그것은 현대사회가 만들어낸 불통과 강요 그리고 학대의 영역이 점차 과거의 것과는 다른 형태로 확대되었음은 물론. 크게 감정 (또는 감수성)을 해치는 것 또한 그 무엇과 비교하여 커다란 '폭력'이라고 이해할 수 있는 나름의 가치관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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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개 주제로 읽는 로마인 이야기
최지영 옮김, 이와타 슈젠 감수 / 시그마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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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로마를 전성기로 이끈 원동력이 있다면 그것은 과연 어떠한 것이 있는가? 아니면 고대 로마제국이 현재의 유럽의 역사 뿐만이 아니라, 세계사의 시점에 있어서 매우 큰 영향력을 미치는 이유에는 무엇이 있을까... 이처럼 수 많은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서, 지금까지 접한 책(또는 정보)는 무수히 많았다. 예를 들어 과거 수 많은 학생들의 '권장 도서'의 지위를 누렸던 (시오노 나나미)로마인 이야기에서 시작해, (애드워드 기번) 로마제국 쇠망사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고대 로마의 존재는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단순한 세계사의 주요 문명을 떠나 보다 독창적인 매력을 품은 것으로서 나에게 다가왔다.

때문에 고대 로마의 역사 뿐만이 아니라, 본래 '로마인의 성격'을 알 수 있는 여러 분야에 대한 지식을 쌓은 것 또한 나름 (아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야말로 여느 대중.오락매체에서 보여지는 고대 로마제국의 모습은 분명 어느 정도의 사실을 비추지만, 때때로 오랜 사고방식이나 오류들이 계승되어 보다 외곡된 모습으로 드러날 때도 있다.

이 책은 후자인 황제의 활약이 아니라 전자인 문화에 초점을 맞취 풍부한 그림과 쉬운 글로 로마 제국을 소개한다. 로마 사람들은 매일 무엇을 먹고 어디에 살며 무엇을 즐겼을까? (...)

시작하며

물론 그러한 정보를 통해 고대 로마에 대한 흥미를 가지는 것은 (나름)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더 나아가 본래의 고대 로마에 대한 지식을 쌓는 과정에서, 사람은 저마다 한정된 부분에서 '전문가'가 되고 만다는 것에 있다. 실제로 여느 '전집'을 마주하지 않는 이상 사람이 접할 수 있는 선택지는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향에 큰 영향을 받는다. 특히 고대 로마의 정치체제, 군사, 오락, 건축 법률...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정보를 가진 매체는 분명 그에 걸맞는 방대한 양과 더불어 나름의 높은 난이도를 통해 나름 이를 접하는 이들에게 좌절감을 주기도 한다.

각설하고 결국 어느 분야에 대한 철저한 학습이 아닌, (단순히) 어느 것에 대한 호기심을 풀기 위한 목적이라면, 분명 이 책은 그 나름의 장점을 발현 할 수 있다. 특히 고대 로마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자 하는 본문의 수 많은 내용을 통하여, 분명 많은 사람들은 현대와는 다르지만, 본질적으로는 공감할 수 있는 국가의 모습과 역활 그리고 문명인의 삶 전반에 깔려 있는 어느 '본질'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 분명하다.

결국 이 책 또한 여느 일본의 '트리비아' 서적과 크게 다르지 않은 구성과 내용을 가지고 있다. 그야말로 글로 접하고, 그림으로 이해를 돕는 '로마인의 상식'을 깨우칠 수 있는 책... 이에 그 이상의 가치를 바랄 수는 없지만, 나름 때때로 즐기기 위한 역사공부를 하고 싶다면, 조금씩 들여다보아도 좋을 책이라는 감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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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스부르크, 세계를 지배하다
마틴 래디 지음, 박수철 옮김 / 까치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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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흔히 대중 사이에서 인식되는 '제국'의 모습은 크게 거대한 중앙집권의 국가로 압축 할 수 있다. 그러나 정작 역사 속에서 발견 할 수 있는 제국은 과거 로마제국과 같이 저마다 다른 인종과 문화를 아울러 어느 공동체에 합류시킬 수 있는 영향력을 바탕으로 그 나름의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는 체제이다. 때문에 합스부르크 왕가의 역사 또한 사뭇(동북아시아 특유의 사상이나 상식에 비추어) 그 체제를 접하며 '낮설다'는 감상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느나, 결국 수 많은 나라들의 대표로서, 특히 어느 공동체가 추구하는 방향성과 역활을 주도했다는 면에 비추어 볼때, 그 나름 왕가의 (지배에 대한)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을 통해서 그 '제국의 성격'을 알 수 있게 된다.

망자의 시신을 삼분하는 관습은 합스부르크 가문과 성체의 밀접한 연관성을 상징했고, (...) 군사적, 종교적 사명을 기꺼이 받아들였을 뿐 만이 아니라 중앙 유럽과 합스부르크 가문에도 신성한 목적을 부여했고(...)

221쪽 페르디난트2세

결국 과거 로마제국의 붕괴 이후 유럽의 새로운 질서, 또는 거대한 외국세력의 칩입에 대항하기위한 수단으로서 이 '모래알을 뭉칠 수 있는 조직'은 크게 기독교적 가치의 수호자 또는 실질적인 안정을 보장하는 맹주?라는 역활을 앞세워 명맥을 이어 나갔다. 때문에 곧 역활을 수행해야 하는 합스부르크 가문은 곧 이전 고대 그리스와 로마 제국의 뛰어난 문명과 강대한 이미지, 그리고 기독교세계에 보편적으로 널리 퍼져 있는 신성한 사명 등을 버무려 '왕가의 이미지'를 강화했다. 때문에 이들의 통치와 영향력은 비록 각각의 통치자와 그 세력 등에 큰 영향을 받았으나, 결과적으로 이에 속한 무리들?이 해당 왕가의 정치력을 인정함으로서, 이후 오래도록 연합체 특유의 의식을 발전시켜 유지하는 모습이 드러난다.

그밖에도 왕가가 지속됨으로 인하여, 유럽에서의 오스트리아 또는 합스부르크의 이름과 그 일족들은 분명 (유럽)세계사에 있어서 매우 영향력 있는 모습을 보인다. 예를 들어 7년전쟁의 마리아 테레지아와 그의 딸인 마이 앙투아네트... 그리고 그 무엇보다 세계1차대전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사라에보 사건'의 당사자인 프란츠 페르디단트 대공 부부 또한 합스부르크 왕가의 일원들이였다는 것을 생각해보자.

일시적인 충동과 강조점은 약700년간의 세월에 걸쳐 바뀌었지만, 무엇보다 카톨릭 신앙을 향한 헌신적인 자세, 그리고 이단과 튀르크인들에 맞선 투쟁을 주도하는 그들의 태도는 한결같았다. (...) 합스부르크 제국의 개념에는 보편성이 담겨 있었다. 즉 합스부르크 가문 사람들은 결코 단일한 민족 집단을 바탕으로 본인들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없었다.

513쪽

이처럼 해당 왕가가 지니는 유럽사회에서의 영향력은 다른 여느 (전통적인) 왕가와 비교하여 뒤떨어지지 않는 전통과 역활을 드러냈다. 물론 이후 근현대에 이르러, 민족자결주의와 독립의 의지를 바탕으로 오랜 전통적 지배력을 상실하는 등의 그 역활이 끝나버리기는 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들 왕가의 역활이 끝난 이후의 '유럽이 걸어간 길'을 생각하면 나름 서로의 보편성을 인정한 융합의 시대가 도리어 (정치적인 면에서) 안정적이였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결국 이루 유럽은 저마다의 독립을 쟁취하며, 그들 국가와 민족 스스로의 정체성을 확립해야만 했다. 물론 과거 신성로마제국 (또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공동체) 체제에서도 저마다의 '급'이 있었고, 또한 차별도 존재했지만, 문제는 이제 현대의 새로운 국제정치의 장에서 필요한 것은 어느 체제 속의 서열이 아니라, 각각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공동체의 결집 그리고 무엇보다 '소수집단을 괴롭힘으로서 스스로들의 우월성을 증명해야 했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합스부르크왕가와 그 지배의 상실은 곧 당시 시대에 (일시적인) 공동의 유대감의 상실을 의미했다. 이는 그만큼 오래도록 유럽의 접착제로서의 역활을 수행한 체제가 그때까지의 유럽에 어떠한 의미였는가를 알 수 있는 가장 거다란 예라고 할 수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이후 역사의 흐름 속에서 등장한 세계대전과 비극 그리고 현대의 유럽의 정세 속에서 등장한 유로와 나토 등의 새로운 공동체의 출연을 바라보며, 과연 오늘날 현대의 유대감을 다시 회복하기 위하여 유럽이 걸어가는 길... 그리고 그것이 곧 세계화에 있어서 어떠한 영향력을 미치게 될지에 대한 나름의 분석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이 책을 마주하며) 다시끔 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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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의 과학 - 나와 세상을 새롭게 감각하는 지적 모험,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사라 에버츠 지음, 김성훈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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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무더운 여름날! 나는 여지없이 (일하며) 많은 땀을 흘리고 있다. 물론 그 와중 옷이 달라붙고, 찝찝하며 더욱이 괜스레 짜증이 나지만, 허나 혹여 내가 땀이 나지 않는 신체를 가졌다면... 결국 나는 이 여름날 열사병은 커녕 목숨을 걱정해야 했을 것이다. 이처럼 대중들에게 널리 퍼진 '땀의 역활'은 크게 의학(또는 생리학)의 영역에 머문다. 실제로 인류가 땀을 흘리는 덕분에 (그 후손인)우리들 또한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나름) 체온을 유지하고, 또는 문명 속에서 강제된 고된 노동에도 견딜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결국 땀은 몸 속의 수분이나 노페물을 배출하는 생리현상에 불과하다는 생각이든다. 결국 생존에 필요한 신체의 특징이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밖에 과학은 땀에 대하여 또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 것인가?

각설하고 이 책은 미래의 과학이 땀을 이용하여, 인류의 수많은 편의성을 부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오늘날 지문을 이용하거나, 동공과 같은 신체적 특이점을 이용하여 '보안 기술'을 발전시켜 나아가는 것과 같이 혹여 신체에서 배출되는 땀 속에서 보다 다양한 정보를 뽑아내거나 또는 분류할 수 있다면, 결국 그 기술은 오늘날 수 많은 한계를 드러내는 과학수사 등에서도 보다 유요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 분명하다.

분석 기법을 통해 용의자의 냄새 지문에서 나타나는 화학적 구성이 범죄현장에서 발견된 물체에서 나오는 냄새와 정확하게 일치한다는 걸 보여줄 수 있다면 (...) 체취에서 발견되는 373가지 화학물질의 농도를 추적함으로서 개인 식별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109쪽 땀은 알고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사회는 땀을 흘리는 것... 아니 땀을 흘리고 방치해 두는 것에 대하여 그다지 긍정적으로 보아주지 않는다. 예를 들어 개인의 땀이 아닌 인종적인 특징으로서 독특한 땀의 체취(냄새)가 나는 경우, 결국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향수나 바디워시 등 (나름)화장품이 기술이 발전한 것을 알 수 있다. 더욱이 고전적인 향료를 뛰어넘는 생산성과 강렬함을 이용하여 '상품'을 만들고 또 그 상품의 필요성을 어필하기 위하여 현대적 가치의 '에티캣'이 광고되어 온 현상을 바라볼때... 결국 많은 땀을 흘리는 불쾌함 또는 (개인)스스로의 의지 따위로는 도저히 어쩔수 없는 생리현상을 감추기 위해서, 어쩌면 인류는 이길 수 없는 그러나 사치스럽기 짝이 없는 저항을 계속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내 피부에 땀이 비치는 것을 보여주지 않고 옷에 땀이 배는 것을 막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모두 한 세기에 걸쳐 기업들이 우리를 세뇌한 결과다. 그들은 사회적 소외에 대한 두려움을 사냥감으로 삼는다.

345쪽

이처럼 땀은 현대 사회에 보여지는 이중성, 특히 기술과 사회적인 인식 사이에서 저마다의 해답을 찾고 있는 나름의 방황?을 유발하는 대상이 되었다. 물론 앞으로 이 책이 소개하는 어느 기술이 실현될 것인가? 또는 미래 사회에 어떻게 스며들것인가에 대해서는 (안타깝게도) 오늘날에는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다만 중요한 것은 인류의 기술이 발전함으로서, 보다 인체의 특징과 그 활용에 대한 방법론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또 실현하려고 하는 모습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마주하는 것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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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함 속 세계사 - 129통의 매혹적인 편지로 엿보는 역사의 이면
사이먼 시백 몬티피오리 지음, 최안나 옮김 / 시공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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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어떠한 순간을 마주한 '목격자들' 또는 이후 이를 기념하거나 기억하며 정리한 기록은 모두 세상에 역사의 기록라는 가치를 부여받았다. 때문에 기록은 이전의 어느 상황과 또는 글쓴이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귀중한 척도가 되어주지만, 적어도 이 책의 주제인 우편은 개인 사이의 통신수단으로 활용되는 부분 그리고 일반적으로 사생활(또는 내용)이 보호될 수 있는 (우편) 고유의 특징 덕분에 단순히 역사의 기록으로 치부하기에는 조금 난해한 부분이 있다.

허나 세세히 들여다 보면, 이 책에 등장하는 수 많은 인물들은 모두 세계사 속 높은 명성을 얻은 위인들이다. 때문에 당시의 역사적 배경을 연구하는 사람이나, 아니면 인물 본연의 역사적 평가는 내리려는 사람이나, 모두 이후 남겨진 편지를 '각각의 자료로서 참고하는데 거리낌이 없다. 물론 이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면 훌륭한 사행활 침해 행위이다. 그러나 속된말로 그들 스스로가 공개하고 싶지 않은 내용이라면 죽기 전 "마땅히 불태웠어야 하지 않았겠는가?" 물론 나름 유서를 통해 파기를 요청한 인물들도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인류의 바람직한??? 발전을 위하여! 그들의 편지는 곧 세상에 경매로 곧 잘 올라오고는 했다.

(...) 당신이 16일과 21일에 쓴 편지를 받았소. 편지를 쓰지 않는 날이 많더군, 그때는 무얼 하고 있소? 아니요, 나의 사랑. 질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떨 때는 걱정이 돼서 그러오 (...) 오시오, 나의 사랑스러운 여인이여, 나는 당신을 자주 생각한다오(...)

1776년 4월 24일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조제핀에게

그렇기에 (다행스럽게도!) 이후의 세상을 살아가는 '독자'는 이전 위인들의 인간적인 면 뿐만이 아니라, 어느 행동에 대한 고뇌, 그리고 무엇보다 어느 역사적 사건에 대한 그의 인식과 책임이 어느정도가 되는가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 책 속에는 단순한 편지의 내용 뿐만이 아니라, 역사에 어떠한 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이 언제 누구에게 또 무엇 때문에 그러한 편지를 쓰게 되었는가에 대한 해석을 함께 곁들인다.

결국 편지를 매개체로 한 '어느 인물의 탐구'는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 상당히 새로운 형태로 역사를 접하게 해주었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어느 이가 상대에게 무엇을 전하는 과정을 통해, 대부분 많은 사람들은 그 스스로의 (마음의) 빗장을 열게 된다. 물론 어느 편지 중에는 어디까지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가식적이거나 정치적이거나, 또는 철저하게 상대의 비위를 맞추는 내용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 또한 결국 편지를 쓰는 발신인 스스로의 성격이나 목적을 마주할 수 있게하니, 결국 이 모두의 편지는 곧 발신인 모두를 발가벗기는 가장 유효한 열쇠가 되어준다는 감상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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