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가 바꾼 세계의 역사 - 교과서가 생략한 민주주의 역사 이야기 민주주의 역사 시리즈 2
한효석.김대갑 지음 / 노느매기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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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국가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는 정치제도' 그 역사를 파고들기 위해서 그 첫번째로 마주해야 하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이에 이 책을 포함하여, 가장 일반적으로 떠오르는 단어는 바로 '고대 그리스' (득히 아테네)이다. 심지어 교과서조차도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 체제를 중심으로 발전한 독특한 정치제도를 정의하며, 소위 민주정치의 뿌리를 찾으려 하지만... 허나 안타깝게도 오랜 인류의 역사에서 보여지는 통치의 형태를 살펴보게 된다면, 소위 현대 민주주의의 출현과 그 발전과정에서 찾을 수 있는 '최초의 의의'는 그저 권력자의 독재를 지양했다는 것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지 않는다는 감상이 들때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의 독자들이 굳이 '민주주의의 역사'를 들여다보아야 한다면?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이 있을까. 이에 저자는 그 해답으로 민주시민의 양성이라는 (교육의) 목표를 제일로 삼는다. 특히 오늘날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며, 더욱이 최근에 이르러 국가와 사회의 발전 등에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권장되는 분위기 등이 만들어진 계기를 살펴보아도, 분명 이는 훗날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국민의 움직임이 그 변화를 이끌어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때 그러한 변화를 추구한 국민이 만들어진 계기는 과연 무엇인가? 이것을 그저 단순한 교육과 학습의 결과로 치부해야 하는 것인가? 아니면 당시 특수한 환경과 계기를 바탕으로 표출된 특수한 움직임으로 보아야 하는 것일까? 이에 그 해답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분명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를 구하고, 또 기존과는 다른 보다 진보된 사상을 발전시키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때문에 고대 그리스, 미국의 남북전쟁과 노예해방과 같은 세계사적인 사건과 그 발자취를 살피는 과정도 필요하지만, 그에 앞서 인류가 해방되기를 소망한 여러 속박... 예를 들어 종교, 사상, 정치, 신분, 경제 등과 같은 여러 가치의 (권력의)지배에서 역사에 비친 인류는 어떻게 민주주의의 사상을 만들고 발전시켜 나아갔는가. 이에 나는 위와 같은 질문을 바탕으로 이 책을 마주해 보았다.

이 책은 민주주의의 본질을 탐구하는 철학서나 정치학 서적은 아니다. 역사 속에서 민주주의가 어떤 모습으로 진행되었는지를 소개하는 역사서다. (...)

329쪽

각설하고, 분명 인류는 소위 민주주의의 바탕으로 '자유의 가치'를 표현하고자 했다. 그러나 그 자유를 위해 정치의 관점에서, 그리고 다른 많은 환경 속에서 결국 그 국민을 위한 가치가 어떻게 지켜지는가는 결국 이 해당 공동체의 국민들이 스스로의 권리와 자유를 어떻게 이해하고 또 지켜내려 했는가에 대한 '행동'에 따라 크게 달라졌다. 특히 최근 많은 사람들이 '민주적 선택'을 이른바 '최선의 선택'으로 일반화 하는 잘못을 저지르지만... 적어도 이 책을 통해 바라본 바에 따르면 국민은 때때로 민주주의의 원칙보다 또 다른 무언가를 위해 민주주의를 변질시키기도 한다.

물론 그것이 딱히 무엇이라고 정의 할 수는 없다, 어쩌면 정치적 이익, 경제적 이익... 특히 국제 사회에 있어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비민주적인 선택을 나름 국익의 단어를 통하여 미화시키는 행위 속에서, 분명 과거 역사 속에서도 국민은 그러한 지지를 통해 본래 민주주의의 가치를 후퇴시킨 적이 있을 것이다.

정치가 '진리'가 된다는 것은 다양한 의견을 부정하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는 진리가 아니라 계속 민주화되어야 할, 그리고 끝임없이 추구되어야 할 어떤 지향이자 경양이다(...)

"민주주의는 진리가 아니다" 위의 글에서도 보여진 것과 같이, 역사는 민주주의를 완벽한 정치제도 또는 사상이라 비추지 않는다. 세상 그 무엇도 완벽한 것이 없고, 또한 영원한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에 결국 민주제 라는 집을 지어 삶을 살아가는 '나'를 포함한 수 많은 사람들이 추구해야 할 것은 무엇이겠는가? 결국 그 민주제라는 공동체가 낡고 고장나고 무너지지 않도록, 끝임없이 이를 보수하고 더 나은 것으로 교체하며 발전시켜 나아가는 것이야 말로 실로 민주주의 국가에서 살아가는 국민으로서 마땅히 인식하고 있어야 하는 소양(또는 상식)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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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우치노 겐지 지음, 엄인경 옮김 / 필요한책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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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 속에 기록되어 있는 여러 '시'를 마주하다 보면, 분명 많은 한국인들은 과거의 문화 또는 정서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더 나아가 저자의 생예와 그 시대의 모습에 비추어 그 내용을 바라보게 되면... 결국 까치는 단순히 그 시대의 정서를 비추는 문학작품이라는 영역을 넘어, 또 다른 감상을 가져다 주기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결과적으로 저자 우에노 겐지는 점차 제국주의에 물드는 일본사회에서 억압당한 문학가 중 한명이였다. 특히 식민지조선의 문인들과 교류를 이어가며 그 시대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 그의 작품의 대부분은 조선총독부에 의하여 금지되고 또 그의 직업(대전중학교 교사)을 잃게했다.

(...) 너희들은 땅에 들어박히지

낙엽은 위로 떨어지겠지

그리고 썩겠지

초겨울의 찬바람은 헐벗은 나무들을 때려눕히겠지

눈은 대지를 얼리겠지

너희들은 마침내 죽어 버린 듯 싶으리라

초록 갑옷을 입은 젊은이들아

봄까지 견디는 거란다

19쪽 겨울의 문

때문에 근대 일본에 불었던 여러 정치, 사회운동 사이에서 피어난 곳곳의 파편을 접하는 것은 과거 억압을 받았던 역사를 간직한 나라의 국민으로서, 더욱 의미가 있는 일이라 믿는다. 과거 자유민권운동이 일어나고, 이후 프롤레타리아 문학적 개념이 생겨나는 와중 이에 제국주의에 제동을 걸 수 있었던 수 많은 '이념' 이 스러진 이유는 과연 무엇이었는가? 물론 전쟁을 국가의 성장과 부강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한 것, 그리고 그 결과로 취한 (달콤한) 과실은 당시 많은 일본인들의 사고를 마비시켰다.

그러나 그것이 빨래터의 아낙을 표현하고, 김치의 계절을 노래하고... 더욱이 일본이 한 잘못을 성토하는 것을 금지하고 억압한 사실은 결국 이들이 마주한 나라의 멸망에 있어 하나의 이유가 되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예를들어 현대의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자유'의 내면에 과거 이러한 억압이 있었다는 것을 이해하지 않고 있다면, 어쩌면 그 자유가 의미하는 무게는 그 본래의 것보다 더욱 가볍고 또 의미를 상실한 것이 아닐까.

결국 까치에서 마주해야 하는 것은 문학으로서의 의미와 나름의 한국의 정서를 발견하는 것을 넘어, 그 표현과 비판 그리고 그것을 수용하지 않았던 당시의 사회의 면면까지 모두 들여다 보고, 또 그것을 오늘날에 비추어 새롭게 비판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오늘날의 세상은 보다 진보하고 또 자유롭다 하지만, 최근 대한민국의 주변 많은 곳에서 보여지는 '억압'을 바라보면, 인류사회는 어쩌면 과거의 근대의 정서에서 완전히 졸업하지는 못한 모양이다.

(...) 새로운 목표 하에 두 사람의 잡지 [징] 을 시작했다. 나와 그녀는 여기에 끓어오르는 혈맥의 파도를 담았다. (...) 무산 계급의 진영을 척척 쌓아올리고자 했지만, 조선이라는 분위기가 [징]에 어떠한 압박을 가했던가.

111쪽 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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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의 발견 - 동서고금을 통틀어 가장 흥미로운 독 이야기
후나야마 신지 지음, 공영태.나성은 옮김 / 북스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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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은 '독을 다루어볼 생각이 있는가?' 아니면 본의 아니게 독을 접하게 되더라도 그것은 무엇을 이유로 접근하게 되었는가? 이처럼 (일반인의)상식에 기대어 생각해보면 독극물을 접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시도일 뿐만이 아니라, 그 의도에 있어서도 커다란 악의가 녹아있음을 의심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몸에 해가 되는 물질은 의외로 일상생활에 쓰이는 물품 여러곳에서 사용되거나, 아니면 본의 아니게 접촉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 물론 이는 아직 인류사회가 그 해로움을 알지 못하는 무지에서도 일어날 수 있지만, 반대로 경제적 이익과 같은 인위적인 행동에 의하여 그 위험에 노출되기도 한다. 때문에 독극물에 대한 여러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약학과 같은 관련 지식 뿐만이 아니라, 미생물과 화학 또는 실제로 이를 사용하면서 일어난 여러 사건(시사.범죄 등)을 통해 보다 방대한 영역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때문에 이 책 역시 오늘날까지 그 효과와 증상 등이 증명된 다양한 약물에 대한 정보를 뛰어넘어, (결국)인간 사회가 이러한 효능을 무엇을 위해 사용하는가에 대한 (어느) 여러 현상을 정리하고 있다. 각설하고 이미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독은 일반적으로 인체에 치명적인 해를 끼치는 물질이기는 하나, 결과적으로 이를 어떻게 이용하는가에 따라, 그것은 인체의 고통을 덜어주거나, 아니면 일상에 활력을 더해주는 각성제의 역활을 수행하기도 한다.

약을 탐색하는 과정과 독을 탐색하는 과정 사이에는 경계가 없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63쪽 독은 무엇인가

물론 그 밖에도 중독과 금단현상을 일으키는 마약류 또한 마땅히 독의 영역으로 해석한 저자의 주장은 크게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았다. 무엇보다 지식의 영역을 넘어, 현실사회 속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독'의 형태가 있다면... 결국 그것은 치사량의 독을 섭취하는 것이 아니라, 쾌락과 각성의 유혹에 굴복해 약물 등에 의지하게 되는 것이라 여겨진다.

합성 마약은 환각 작용이 그만큼 강하지 않고, 사기가 고양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원래는 애정을 느끼게 하는 약으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 화학적 구조상 기본 골격은 각성제이며, 필로폰과 같은 종류라는 것이 분명합니다.

266쪽 마약과 관련 물질

실제로 최근의 언론을 들여다 보아도, 약물은 의외로 (대한민국) 사회 속에 깊숙히 침투해 있지 않은가 한다. 물론 이는 도핑과 같이 어느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흔히 약물의 힘을 빌리는 현상이 일반화 된 것과 어느정도 연관이 있을 수 있으나, 문제는 그 약물의 존재 자체가 약과 독의 경계에서, 이를 활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도 그 모호함을 통해 '해로움'을 강하게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되지 않는가 한다.

때문에 독을 이해하는 과정은 크게 합성 화학물을 이용(활용)하는데 익숙한 현대사회의 인간을 모두에게 어느정도의 경각심을 만들게 하는 계기를 마련하여 준다는 감상이 든다. 이에 굳이 마약이 아니더라도 과거 대기업이 당당이 상품화 했던 여러 제품이 '인간의 건강을 해치는 원인이 된 사건'을 떠올려 보게 되면, 결국 불안정한 물질과 미지의 물질에 대한 여러 접근을 통해 인류는 어쩌면 보다 이익이 되는 약이 아닌, 여러 독을 스스로 만들어내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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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동~ 말 도감 딩동~ 도감 시리즈
이원중 엮음, 권승세 감수 / 지성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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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이만 지금도 내가 이 책을 접하려는 '명확한 이유'를 알 수가 없다. 물론! 이는 이 책의 내용을 비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책이 지어진 목적과는 달리 나 스스로가 (의외로)그 의도에 이끌린 탓이다. 정리하자면 분명 이 책은 보다 주제를 분명히 하고, 또 다양한 이미지를 통하여 아직 '신체와 정신이 성장중'인 소아청소년들의 '성장발달'을 위해 지어졌다. 때문에 이미 어른인 '나'로서는 그러한 목적에 부합하지 않으며, 특히 인류와 말 사이의 연결점을 발견하고 싶었다면? 역시 이 책 보다는 다른 전문서적을 접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보다 자유로운 형태의 지식욕... 또는 여느 다큐멘터리를 마주하는 자세로 책을 바라보게 되면 의외로 그 내용은 (어른들에도) 그에 충분한 만족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이 된다.

말은 품종이나 성별보다 먼저 털색으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5쪽 들어가는 글


솔직히 나는 160페이지 분량에 녹아들어있는 다양한 품종의 말들을 보며, 내심 모르는 것을 배울때 느끼는 만족감을 얻었다. 당연히 세상에는 기후와 환경 등에 적응해 살아가는 많은 동물들이 있으며, 이에 그 각각의 특징 또한 색다를 것이 분명하다. 허나 막연하게 알고 있는 것과 달리, 실제로 그 실체를 이미지로 접했을 때에 느끼는 감상은 분명 하늘과 땅의 차이만큼 클 것이다.

이처럼 책 속에서 등장하는 말들의 종류와 특징은 매우 다양하다. 그저 날렵하고 빠르고 건장한 말을 떠올려온 나에게 있어서... 특히 군사용 경주용에 걸맞는 가장 효율적인 말의 품종만을 보고 알고 있었던 '일반화된 지식'을 가지고 있었던 나에게 있어, 분명 이 책은 보다 풍족한 이미지로 그 틀을 깨뜨린 역활을 해주지 않았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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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과 배신의 시대 - 격동의 20세기, 한·중·일의 빛과 그림자 역사의 시그니처 1
정태헌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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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의 역사를 통틀어 소위 '근대'가 가지는 영향력은 현대의 오늘날에도 막대하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의 역사에 있어서 경술국치와 오랜 (일제의)식민지배, 그리고 6.25와 같은 전쟁과 분단이 일어난 원인 등을 따져보게 되면, 결국 그 중심에는 서구의 근대화를 받아들이는데 당시 조선의 조정이 이를 배척하거나 소극적이였던 탓이 크다. 물론 이에 해당하는 서구의 근대화는 단순히 위력적인 무기나 선박과 같은 물질 뿐만이 아니라, 당시 지식층 사이에서 생겨나는 국가.사회의 발달을 위한 여러 철학적 개념도 포함된다.

결국 이와 같은 변화에 둔감했던 동북아의 두개의 문명(조선과 청나라)는 이후 일본이라는 통로를 이용하여 근대의 가치를 들여온다. 허나 이미 근대화를 마무리한 일본은 크게 제국주의를 앞세워 이웃나라의 미숙함을 이용하고 또 그들을 정복하려 시도한다. 이때 각 국가에서 영향력 있는 지식인이자 정치인들은 과연 그 무엇을 목적으로 움직이려 했는가? 아니... 적어도 오늘날 현대의 최고의 가치를 지닌 '자유와 평등'의 개념이 완성되기 이전의 시대에 '과거의 지식인'들은 앞으로의 미래를 위한 지향점을 각각 무엇이라 믿고 행동하여 왔는가? 이에 이 책은 그러한 과정 속에서 후대의 존경을 받는 혁명가, 독립운동가 뿐만이 아닌 나라에 해를 끼친 무능과 매국을 아루르는 보다 다양한 인물들을 대상으로 앞서 언급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드러내려 한다.

근대주의를 수용하면서도 주체성과 존엄성을 바탕으로 끝임없이 고투했던 루쉰과는 전혀 달랐다. 그러나 '이광수의 생각'은 오늘날 한국에도 여전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261쪽

각설하고 대한민국의 근대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어쩌면) 자주와 독립이 아닌가 한다. 실제로 당시 많은 인물들은 위의 가치를 위해서 다양한 행동을 했으나, 결정적으로 이를 실현하기 위한 믿음 가운데 어떠한 논리를 따랐는가에 의하여, 역사는 그 평가를 다르게 한다. 결국 동북아에 불어닥친 제국주의의 폭풍이 지나간 이후 현대의 대중들은 과거의 힘과 국력을 바탕으로한 (민족을 아루르는) 우월주의가 지닌 치명적인 단점을 뒤돌아보고 또 이를 경계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많은 시간이 흐른 오늘날 다시끔 '힘의 논리'가 부활하고, 또는 앞선(다른이보다 뛰어난) 능력 등을 앞세워 이른바 격차(또는 갈등)를 만들어내는 현상을 바라보며, 다시끔 근대의 시대가 주었던 경고를 마주해야 할 때가 왔다는 생각도 든다.

도조는 일본이 중국과의 불평등조약 잔재를 일소하고, 동아시아 각 민족의 독립 또는 자치를 인정했으며, (...) 이런 역사 인식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일본의 주류적 흐름을 이룬다.

124쪽

물론 자유로운 시대 보다 다양한 역사의 해석과 주장이 등장하는 것은 우려할 만한 현상이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러한 흐름 가운데, 과거의 잘못이라 인식되는 사실과 사건, 그리고 교훈을 망각하게 하는 추종과 왜곡(또는 이데올로기)이 늘어나 결국 그러한 인식이 주류가 되어가는 날... 결국 그 대가 또한 과거와 비교하여 더욱 더 커다란 재앙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이 든다.

결국 오늘날 서로의 국가가 공유하는 역사와 문화 등의 흐름 가운데, 적어도 '이것만은 지켜야 한다'는 철칙이 있다면? 이에 이 책은 그것을 독재와 특권을 지양하고, 그 무엇보다 인류 사이에 평등을 추구하는 이상의 실현을 위한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것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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