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국가 '조선의 여러 장점' 을 소개하고자 할 때, 나는 제일 먼저 관료제를 떠올렸다. 예를 들어 조선왕조실록을 포함하여 승정원 일기와 같은 다양한 기록이 남아 있을 수 있었던 것은 결과적으로 직무 체계와 역활이 효율적으로 분배된 제도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물론 위의 장점과는 달리, 위기 상황에 대한 유연한 대처라던가 혁신과 변화 보다는 '전례에 따른다는 경직성'을 통틀어 큰 단점 또한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본래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다는 말과 같이, 제도 또한 당시의 상황과 필요성에 따라, 저마다의 장.단점을 감내하고 필요한 것을 선택함으로서 최선의 것을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
그렇기에 이 책에 소개된 어전 회의에 대한 기록은 단순히 왕과 신하 사이에 주제를 의논하는 것을 넘어, 상대의 논리를 가늠하고 또 최대한 자신의 주장을 드러냄으로서, (결국)나라의 중요한 결정을 위한 국정에 있어서도 조화를 이끌어내려 했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실제로 조선왕조의 역사 속에서 크게 군왕의 카리스마와 리더십을 바탕으로 국정이 운영되어진 때는 태조 이성계와 태종 이방원...그리고 세종대왕 정도가 아닐까? 물론 왕조국가였던 만큼 군왕의 자질이 크게 중요한 것은 사실이나, 때때로 왕 개인의 어리석음과 같은 원인뿐 만이 아니라, 세도정치가 성행하는 등 조직 자체가 타락하는 일이 일어나, 위기에 빠진 여러 사실들을 떠올려 보게 되면... 어쩌면 조선왕조 500년의 시간을 지탱해 온 제도의 중요성을 깨닫기 위하여 이 책의 내용을 들여다 본다는 것은 크게 의미가 있을 것이 분명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