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주의를 ‘자유주의‘나 ‘파시즘‘보다는 ‘친족‘이나 ‘종교‘와 같은 부류로 취급하면 난점은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인류학적인 정신에서 나는 다음과 같이 민족을 정의할 것을 제안한다. 민족은 상상된 정치적 공동체로서, 본성적으로 제한적이며 주권을 지닌 것으로 상상된다. 민족은 상상되었다.
가장 작은 민족의 일원들조차도 같은 겨레를 이루는 이들 절대 다수를 알거나 만나보지 못한다. 그들에 대한 얘기를 들어볼 일조차도 거의 없으리라. 그럼에도 각자의 가슴속에는 그들의 교감(communion)에 대한 심상이 살아 숨쉬고 있다. 25p.


일단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 특히 라디오와 텔레비전의 진보는 인쇄물에게 한 세기 전에는 없었던 동맹군을 선사했다. 다언어 방송은 문맹과 모어가 다른 인구 집단들에게 상상된 공동체를 소환해 낼 수 있다. ... 무엇보다 ‘민족‘이라는바로 그 관념이 이제 사실상 모든 활자어에 확고히 둥지를 틀고 있으며, 민족됨을 정치적 의식으로부터 분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203p.


민족을 이루는 것은 외부의 관찰자들이 판단하여 정하는 기준에 의한 것이 아니라 민족 구성원들의 수평적인 동지애 위에 세워진, 주권을 가진 정치공동체를 향한 ‘상상‘ 이라는 정치적 행위라고 이 책은 주장한다.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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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s’ by Henri Matisse

‘The Bridge’ by Grandma Moses


예술가들의 삶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모두 빛나고 있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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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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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상상도 못 할 곳에, 수많은 순록 떼가 켄 리우 한국판 오리지널 단편집 1
켄 리우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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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이름에 🐳를 넣은 건 엄마가 너만 할 때 그 동물을 엄청 좋아했기 때문이야.˝ 엄마가 생각한다. ˝그때는 아주 희귀한 동물이었거든.˝ 나는 물 위로 솟구치고 꼬리지느러미로 수면을 때리는 고래들을 바라본다. 내 이름에 들어 있는 🐳하고는 하나도 안 닮았다. 260p.


엄마가 나한테 주려고 가져온 선물이 있었다. 너무 작은 드레스, 너무 오래된 책들, 엄마가 타고 온 로켓의 모형이었다. “나는 되게 오랫동안 우주여행을 했어. 우주선은 속도가 너무 빨라서, 그 안에서는 시간이 천천히 흐른단다. 고작 석 달밖에 안 지난것 같은 느낌이야.˝ 엄마는 그렇게 말했다. 아빠가 전에 다 설명해 준 이야기였다. 엄마가 시간을 속이는 방법이 바로 그거라고 했다. 엄마한테 남은 시간인 2년을 길게 늘여서, 내가 자라는 모습을 보려고. 410p.


“ 2년이 넘었어. 이번엔 다시 돌아가지 않을 거야.˝ 414p.


아무래도 우주선은 같이 타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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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상상도 못 할 곳에, 수많은 순록 떼가 켄 리우 한국판 오리지널 단편집 1
켄 리우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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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개개인은 고대의 어떤 현자보다도 더 많은 정보와 지식에 접근할 수 있고, 그 결과 우리는 소비와 여가, 직업, 결혼, 자기 정체성의 선택이라는 측면에서 과거의 어느 세대보다 더 큰 자유를 누린다. 그런데 우리는 과연 더 자유롭다고, 더 현명하다고, 더 인간적이라고 느낄까?

나는 이야기에서 의식 업로드나 싱귤래리티, (Singularity, 특이점), 포스트 휴머니즘 같은 소재를 많이 다룬다. 그러나 핵심만 놓고 보면 이러한 이야기들은 모두 같은 질문을 던진다. 지난날의 지혜가 설득력을 잃은 것처럼 느껴지는 시대에 인간으로 산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8p (저자 머리말)


나는 에마에게 작품의 손가락을 세공하느라 애를 먹었다고 털어놓았다. 손가락 주위의 신경에 수술칼을 댈 때면 여지없이 내 손가락에 따끔거리는 감각이 느껴졌던 것이다. 그래서 종종 일손을 놓고 마음을 다잡아야 했다. 32p


“낭자, 알아듣기 힘든 말이 너무 많습니다. 하지만 처음에 하신말씀은 이해했습니다. 저도 낭자를 사모합니다. 그래서 저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맛을 연밥과 함께 버무려 낭자께 드릴 겁니다. 우리 둘의 사랑이 결코 지루해지지 않게요.˝ 9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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