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개개인은 고대의 어떤 현자보다도 더 많은 정보와 지식에 접근할 수 있고, 그 결과 우리는 소비와 여가, 직업, 결혼, 자기 정체성의 선택이라는 측면에서 과거의 어느 세대보다 더 큰 자유를 누린다. 그런데 우리는 과연 더 자유롭다고, 더 현명하다고, 더 인간적이라고 느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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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야기에서 의식 업로드나 싱귤래리티, (Singularity, 특이점), 포스트 휴머니즘 같은 소재를 많이 다룬다. 그러나 핵심만 놓고 보면 이러한 이야기들은 모두 같은 질문을 던진다. 지난날의 지혜가 설득력을 잃은 것처럼 느껴지는 시대에 인간으로 산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8p (저자 머리말)
나는 에마에게 작품의 손가락을 세공하느라 애를 먹었다고 털어놓았다. 손가락 주위의 신경에 수술칼을 댈 때면 여지없이 내 손가락에 따끔거리는 감각이 느껴졌던 것이다. 그래서 종종 일손을 놓고 마음을 다잡아야 했다. 32p
“낭자, 알아듣기 힘든 말이 너무 많습니다. 하지만 처음에 하신말씀은 이해했습니다. 저도 낭자를 사모합니다. 그래서 저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맛을 연밥과 함께 버무려 낭자께 드릴 겁니다. 우리 둘의 사랑이 결코 지루해지지 않게요.˝ 93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