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이끄는 곳으로
백희성 지음 / 북로망스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탁월한 설계, 뛰어난 스토리텔링에 쏟아지는 찬사!

소설의 새로운 판도가 탄생했다.


제목에 이끌려 단숨에 읽어버린 책이다.

작가는 건축가이다. 건축가 이기에 이런 묘사가 가능한 걸까?

건물에 대한, 집에 대한 너무나 멋진 묘사가 책속에 그대로 묻어난다.


나는 파리에 산다.

길을 지나다가 문득 아름다운 집을 볼 때마다 그 집의 우편함에 편지를 적어 넣곤 했다.

"당신의 집에 담긴 이야기를 듣고 싶은 한 건축가로부터……."

건축가의 호기심으로 집에 담긴 이야기를 찾아냈고, 추억과 사랑을 얘기해주고 있다.


어느 날 주인공은 외로운 부자들의 무덤이라 불리는 요양병원을 가게된다.

아주 오래되어 보이는 수도원이나 저택쯤으로 보이는 건물.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을 가진 병원으로... 그리고 비밀을 마주하게 된다.

통로나 복도 같은 길은 사람만을 위한 것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 물길도 길이고 바람 골도 길이다.

세상 만물이 지나는 길. 길은 사람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대상이 무엇이든 흐르게 해주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옮겨주는 길도 존재하는 것이다.

자연의 통로 혹은 자연의 나팔관이라 불리는 공간에 다시 가보고 싶었다.


"먼지도 공간의 절정을 이루는 순간을 만드는데 도구로 쓰일 수도 있다.

빛을 먹는 순간 빛의 비행을 하는 생명으로 다시 태어난다.

빛은 세상의 모든 것을 깨우는 존재였다. "


마치 오래전에 항해를 떠난 배의 낡은 갑판 아래, 나무 틈 사이로 보이는 하늘 같았다.

이 건물은 과거의 상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었고 새로운 삶을 부여받아 지금의 병원으로 되살아났다.

건물에 있는 수수께끼를 풀어내기 위해

아버지가 아들에게 전하는 메세지를 찾아내기 위해

건축가의 호기심으로 접근한다.

4월 15일의 비밀!

시테섬의 저택, 프랑스와가 남긴 흔적을 찾아 예전의 모습을 복원해나간다.

이 책의 시작은 비밀을 풀기 위한 건축요소의 묘사로 흥미롭게 다가왔고

끝부분에선 아버지가 남긴 메세지의 궁금함에 손을 놓을 수 없었다.

보석처럼 반짝이는, 빛과 함께 하는 건물 생각만 해도 좋다.

기분좋은 결말이다.

인생책으로 추천한다.♥


"이 집은 나의 가족에 대한 기록입니다. 지켜주십시오."


당신의 집에 담긴 이야기를 듣고 싶은 한 건축가로부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