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1월 4주
이제 몇일만 지나면 12월이다. 날씨는 이미 쌀쌀해졌고, 어느 지방에서는 첫눈도 왔다고 하니 지금도 겨울이라고 말하기에는 부족함 없는 날씨이긴 하지만 그래도 어쩐지 본격적인 겨울은 12월이 되어야 시작되는 것 같은 생각이 드는건, 아마도 12월에 크리스마스가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시작되려면 아직 조금의 시간이 남긴 했지만 올 극장가에는 크리스마스 영화가 조금 빨리 찾아왔다. 짐 캐리가 주인공의 목소리를 맡아 화재가 된 크리스마스 캐롤이다. 동화로도 이미 유명하고, 영화나 아이들이 보기 좋은 크리스마스 연극으로도 해마다 인기를 끌고 있는 크리스마스 캐롤이 이번에는 짐캐리의 목소리를 등에 업고 3D 애니메이션으로 태어났으니, 이 영화로 한달 정도 먼저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를 만끽해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크리스마스 캐롤 - [개봉일] 09.11.26
동네를 얼어붙게 만들정도로 지독한 구두쇠인 스크루지 영감. 자신의 동업자가 죽은 자리에서도 무덤에 들어갈 동전부터 주머니에 넣고보는 구두쇠 스크루지는 7년의 시간이 지난 크리스마스이브밤 먼저 죽은 동료 말리의 방문을 받는다. 온몸에 생전에 행했던 잘못들을 무거운 짐으로 엮어 달고 나타난 말리는 이제 스크루지에게도 그런 날이 오래 남지 않았으며 스크루지는 자신보다 더 많은 무게를 달고 끝없는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할것이라고 말한다. 단, 스크루지에게는 살아있을 시간이 더 남아있으니 그 짐들을 덜어낼 기회를 주려고 방문한 것이라는 이야기와 함께 말이다. 그리고 그날 밤 스크루지는 자신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안내하는 유령과 함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혹은 앞지르는 여행을 시작한다.
크리스마스 악몽은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동화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물론 워낙 어릴때부터 들어왔거나 읽었던 이야기이기 때문에 오히려 자세한 내용보다는 구두쇠 스크루지가 크리스마스이브에 찾아온 유령과의 여행에서 깨달음을 얻고 개과천선했다더라라는 주요골자만 기억나기도 하지만 모르는 사람 없고 한번쯤 들어본적 없는 사람이 없는 이야기가 바로 이 크리스마스 캐롤이 아닐까 싶다. 바로 그 유명한 크리스마스 캐롤이 올 겨울에는 크리스마스보다 한달 먼저 디즈니의 손을 빌려 개봉했다. 특별히 짐 캐리와 콜린 퍼스, 그리고 개리 올드만이라는 걸출한 배우들의 목소리를 등에 업고 말이다. 물론 목소리 더빙을 맡은 배우들 이외에도 특별히 심혈을 기울여 만든 애니메이션이니만큼 놀랍도록 닮은 그들의 캐릭터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한 요소이니 주의깊게 보면 재미가 배가 될것이다. 특히나 스크루지의 조카 프레드 역을 맡은 콜린 퍼스와 그 캐릭터는 정말 실사와 거의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닮은꼴 베스트는 스크루지의 과거의 유령이 되겠지만 말이다.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이 선보이는 아름답과 황홀한 화면 이외에 우리가 잠시 잊고 있었던 스크루지의 디테일한 내용들도 기억을 더듬어 보는 것 역시 즐거움의 한가지가 아닐까 싶다. 스크루지의 고집스런 구두쇠 정신이 만들어지기까지를 보여주는 과거의 유령과의 여행은 스크루지를 이해하게 하는데 큰 일조를 하니 말이다.
주인공인 스크루지와 과거, 현재, 미래의 유령역을 맡은 짐캐리는 사실 두말할 필요없는 코미디 배우이기도 하지만 이미 여러애니메이션의 목소리 역할을 맡은 베테랑 성우(?)이기도 하다. 사람얼굴이 맞나 싶을정도로 다양한 표정을 지어내는 그의 얼굴근육만큼 개성강한 목소리와 그 목소리만으로도 느껴지는 짐 캐리의 캐릭터 강한 연기력이 1인 3역의 역할을 전혀 어색함 없이 소화해내고 있다. 편안하고 점잖은 느낌을 가진 영국배우 콜린 퍼스는 스크루지의 조카인 프레드를 맡았고, 연기력이라면 두말할 나위 없는 개리 올드만은 스쿠르지 앤 말리 상회의 유일한 직원인 크라칫 역을 맡았다.
폴라 익스프레스 - [개봉일] 06. 01.20
산타를 믿지 않는 소년에게 어느날 꿈처럼 찾아온 폴라 익스프레스라는 기차, 자신의 방 창문 앞에 떡하니 버티고 있는 그 기차에 놀랄 새도 없이 기차의 차장이 소년에게 기차에 올라탈것을 제안한다. 소년은 산타를 믿지 않지만 이 기차는 산타의 마을로 향하는 기차이다. 기차에 올라탄 소년은 자신이 믿지 않던 산타의 존재를 의심하는 채로 기차여행에 응하게 되고, 기차 안에서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을 만나 그동안 잊고 지낸 소년으로서의 과정들을 경험하게 된다.
폴라 익스프레스는 사실 영화의 내용보다는 영화의 제작과정에 관심이 집중되었던 영화였다. 당시에는 드물게 사람의 몸에 센서를 붙여 사람의 동작과 거의 흡사한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내리라는 제작진의 집념의 산물이기도 했고, 그 덕분에 온 몸에 센서를 더덕더덕 붙이고 같은 동작을 수십번 되풀이 했던 이가 저 유명한 명배우 톰행크스였다는 점에서 말이다. 기억을 더듬어보자면 이 영화가 개봉할 당시에 이미 많은 매체들에서 이 영화의 제작환경이나 제작기법등을 홍보와 함께 소개하곤 했었는데 수많은 수상경력이 증명해주는 뛰어난 배우 톰행크스가 수십개의 센서를 몸에 달고 컴퓨터와 블루스크린 앞에서 엉거주춤 동장을 반복하는 모습은 새록새록 신기하고 즐거운 장면이었던것 같다. 아마도 이 영화의 감독인 로버트 저메스키와 톰 행크스의 돈독한 우정이 아니었으면 볼 수 없을 장면이 아니었을까? 크리스마스를 소재로 한 영화치고는 다소 개봉일이 늦었었지만 그래도 한겨울 특별한 애니메이션에 목말랐던 이들에게는 참 반가운 영화였고, 스토리나 화면의 아름다운 구성등이 아주 인상깊었던 영화이기도 하다. 한가지 이 영화에서 눈에 띄었던 점은 1인 다역을 했다던 톰 행크스의 얼굴을 애니메이션타입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기차의 차장님은 그냥 딱 봐도 톰 행크스이다.
그린치 - [개봉일] 00.12.16
즐겁고 복된 크리스마스. 정신없이 즐겁기만한 마음으로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마을 사람들과는 어울리지 못한채 혼자 살아가다시피하는 심술궂고 못되어먹은 그린치가 살고 있다.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못마땅함을 느낀 그린치는 마을 사람들의 크리스마스 속으로 들어가 자신만의 즐거움을 채워줄 크리스마스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다. 바로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완전히 망치는 것이다. 마을에는 호기심 많은 소녀 신디가 살고 있는데 신디는 크리스마스에도 즐거워하지 않고 늘 못되고 심술궂은 짓만 하는 그린치가 궁금하기만 하다. 그리고 신디는 그린치가 크리스마스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를 알고싶어 그린치를 만나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
그린치는 요즘 등장하는 3D애니메이션만큼 화려하고 뛰어난 그래픽을 선보이는 영화가 아니다. 사람이 직접 분장을 하고 탈을 쓴 다음 애니메이션의 효과를 내는 아름답과 화려한 세트장에서 실사로 촬영된 영화이다. 때문에 지금보면 어딘지 촌스럽고 어이없을지도 모르지만 당시엔 코미디의 제왕 짐 캐리가 등장하고 그가 괴물 분장을 한채로 다양한 표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짐 캐리를 활용한 영화라는 말들을 했던 기억이 난다. 뛰어나고도 다양한, 혹은 엽기스러울만큼 과장된 표정연기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배우 짐 캐리인만큼 그 표정연기들을 십분 발휘하기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한 크리스마스 영화만큼 효과적인 것이 어디있겠는가? 크리스마스를 싫어하는 괴물과 괴물과 소통하는 어린여자 아이의 동심이라는 내용도 크리스마스에 딱 들어맞았던 영화이기도 하다. 요즘 개봉하는 애니메이션들과 비교해본다면 새록새록 기술의 발전을 느낄 수 있는 비교의 묘미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주인공인 그린치는 짐 캐리가 그린치와 교감하는 어린소녀 역에는 가십걸의 제니 험프리역으로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는 테일러 맘슨이 출연했다.역시 헐리웃 아역들의 내공은 장난이 아닌가보다.
크리스마스 악몽 - [개봉일] 95.01.14
매일매일을 할로윈만을 그리며 사는 마을. 그리고 그날 사람들을 놀래키기 위해 갖은 궁리를 하며 살아가는 마을의 할로윈 왕자 잭은 매해 할로위마다 사람들을 놀래키는 새로운 방법을 연구해 마을의 할로윈 왕자자리를 지키는 인기남이다. 어느날 그렇게 매일 같은 형식으로 살아가고 있는 자신들의 모습에 싫즐을 느낀다. 그러던 중 크리스마스 마을의 즐거운 분위기를 보게 된 잭은 그 마을의 즐거움을 시기하게되고 그 질투심을 이기지 못해 산타를 납치해 자신이 산타가 되어 크리스마스를 즐기기 위해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다.
크리스마스 악몽은 아마도 크리스마스 시즌이 찾아올때마다 가장 먼저 생각나는 크리스마스 애니메이션이 아닐까 생각한다. 언제나 독특한 그만의 세계가 있음을 너무도 확실하게 보여주는 천재 감독 팀버튼이 감독한 너무도 팀버튼스러운 영화이기도 했고 스톱모션이라는 새로운 기법을 활용했다는 점에서도 인기를 끌었던 영화이다. 사실 크리스마스를 축하하는 분위기에서 보기에는 다소 음침하고 어둑스러운 배경이 주를 이루는 작품이긴 하지만, 어쩌랴.. 팀버튼인걸.. 언제나 푸른 혹은 남빛의 배경색을 깔고 살짝은 괴기스러운 영화들을 만든 팀버튼의 이력을 살펴본다면 크리스마스 악몽은 그나마 아주아주 달콤한 영화라는 것을 공감하게 될 것이다. (07년 1월에 개봉한 스위니토드는 피가 낭자하고 목이 수없이 잘려나가는 통에 뮤지컬영화임에도 불구하고 18세 관람가를 받았고, 05년에 개봉했던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전제관람가이긴 했지만 말 안듣는 못된 어린이는 보라색으로 변하거나 엿가락처럼 길게 늘어난다는 무시무시한 엽기공포를 담고 있다.) 그를 본격적으로 주목받게 한 작품을 들라면 조니뎁주연의 가위손을 들겠지만 이미 그 이전 비틀주스등의 영화로 그만의 독특한 호러세계를 애니메이션적인 요소들과 버무려 독특한 영화세계를 구축한 천재감독이기도 하다. 크리스마스 악동은 그의 작품중에서는 드물게 그의 연인 헬레나본햄카터나 그의 페르소나격인 조니뎁 중 누구도 출연하지 않은 작품이기도 하다.
목소리 출연은 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