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2010년 1월 1주 !
시대가 변하고,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의미로 남는 이름들이 있다.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고, 세상을 감동시키는 이름, 그리고 누구에게나 존재하기에 가끔은 그 의미를 잊는 이름. 너무도 당연했기에 사라지는 순간 더욱 아프고 고통스러운 이름. 바로 가족이 아닐까..그리고 그 중에서도 언제나 나를 지켜주는 아버지라는 존재는 어머니와는 또 다른 사랑의 이름으로 가슴을 떨리게 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언제나 나의 모든것을 지켜보고 지척의 거리에서 사랑의 눈길을 가득담아 보내는 어머니와는 다르게 한걸음 떨어져 더 넓은 세상과 아름다운 인생을 만들어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세상을 모르는 아이에게 세상을 보는 눈이 되어주는 아버지라 불리우는 그 위대한 존재에 대한 영화, 그 영화중 한편이 이번주 더 로드라는 이름으로 개봉했다.
더 로드 - [개봉일] 2010.01.07
인류가 재앙이 몰아닥친 후, 세상에는 몇몇의 생존자들과 폐허가 되어버린 세상의 잔해들만이 남아있다. 폐허가 되어버린 세상에서 점점 자신의 생존을 위해 극한의 공포와 싸워야 하는 사람들, 재앙과 공포를 넘어, 사람이 사람을 먹어야만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끝에 다다른 세상에서 한 남자가 아들과 함께 길을 걷는다. 추위와 공포를 피하기 위해 무작정 남쪽을 향해 걷는 아버지와 아들. 아버지는 아들을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생존이라는 숙제를 풀어가고, 아들은 아버지를 자신의 유일한 버팀목으로 한걸음한걸음 앞을 향해 나아간다. 그 무엇도 그들을 지켜주지 못하는 멸망해버린 세상. 스스로를 지키지 못하면 누구도 자신을 지켜주지 못하는 망해버린 세상에서 유일하게 빛을 잃지 않는 가족과 부성에 대한 이야기. 더 로드이다.
<더 로드>는 이미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라는 제목의 영화를 만들어낸 위대한 작가 코맥 매카시의 두번째 영화화된 작품으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은 작품이다. 매카시의 작품을 읽은 이라면, 그의 소설에서 종종 등장하는 극단적으로 비극적인 현실에 대한 확인이라는 차원에서,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면 비고 모텐슨이나 샤를리즈 테론등의 연기력으로 입증된 유명배우들의 연기가 빚어내는 부성이라는 감동을 확인하고 싶어서 극장으로 발길을 끌 작품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더 로드>라는 동명의 원작을 이미 읽은 상태에서 극장을 찾았고, 코맥 매카시라는 작가의 여러 작품들을 이미 읽은 후의 극장행이었기에 그가 말하고자 하는 극단의 좌절과 비극이 어떤 모습으로 영화로 모습을 드러냈을지 궁금했던 면이 더욱 강했던 영화이기도 하다. 결론 부터 말하자면 <더 로드>는 영화자체만으로도 감동을 느낄 수 있는 배우들의 명 연기와 원작의 느낌을 잘 살려낸 스크린속의 비극적 상황들이 잘 어울린 또 다른 감동의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비고 모텐슨이 연기하는 아버지는 이 배우의 얼굴에 있는 주름하나하나까지도 모두 그들이 처한 처절한 고통을 말해주는 듯한 사연이 느껴지고, 아름다웠던 기억을 악몽처럼 꾸곤 하는 그의 꿈과 현실의 괴로움이 피부로 느껴지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이니 말이다. 아버지라는 이름의 존재, 더 로드의 처참한 현실은 그 이름의 가치와 희망, 그리고 인류에게 마지막까지 남을 단 하나의 존재에 대한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하는 절실한 마음으로만 이겨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분명, 더 로드가 아니라도, 아버지라는 이름과 가족의 존재는 사람들의 마음에 부정할 수 없는 커다란 빛이겠지만 이 영화를 보고 난 다음과 보고 난 다음의 그 크기는, 분명 다를 것이다. 그리고 더욱 절실한 마음으로 나의 아버지를, 나의 가족을 사랑하게 될 것이다.
더 로드의 마지막 희망이자 아들의 성장을 위해 생을 바친 존재, 아버지역에는 반지의 제왕으로 알려진 비고 모텐슨이, 절망스러운 현실을 이겨내지 못하고 남편과 아들을 떠나 생을 마감한 아버지의 악몽이자 그리움인 어머니 역에는 몬스터로 수 많은 상을 수상한 샤를리즈 테론이, 그리고 아버지의 유일한 삶의 이유이자, 처절했던 생존의 투쟁, 그 목적이었던 아들의 역에는 코디 스밋이 출연한다.
인생은 아름다워 - [개봉일] 1999.03.06
사랑하는 인연을 만난 귀도와 도라, 그들은 서로를 사랑하여 가족을 이루고, 아들 조슈아를 가진다. 행복한 가족간의 사랑을 느끼며 아름다운 인생을 살아가던 그들, 그러나 독일의 유태인 말살정책은 이 가족을 고통으로 몰아넣고, 유태인인 귀도와 그의 아들 조슈아를 그대로 둘 수 없었던 아내 도라는 유태인이 아님에도 스스로 자원하여 강제수용소로 그들과 함께 갇히기 원한다. 아직은 세상을 잘 알지 못하는 아들 조슈아가 인생의 아름다움을 알기도 전에 공포와 좌절을 알게 되기를 원하지 않았던 아버지 귀도, 그는 조슈아에게 그들이 처한 상황을 게임이라고 설명하고 최후에 이기는 사람에게 상품으로 탱크를 준다는 말로 아이를 안심시킨다. 강제수용소의 공포와 수 많은 위기 속에서 귀도와 조슈아가 기적적으로 생을 이어가는 동안 독일은 패망하지만 귀도와 조슈아는 수용소를 탈출하는 동안 후퇴하는 독일군에게 귀도가 사로잡히는 상황에 놓인다. 아들을 위해 이 또한 게임의 하나라고 말하며 독일군에게 잡혀 살해당하는 귀도를 모른채 조슈아는 게임을 이기기 위해 밤새 좁은 나무 상자에 숨어 게임을 이기기 날이 밝기를 기다린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개봉한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난 영화이지만 아버지,라는 이름을 상기할때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이기도 하다. 아직 어린 아들에게 인생의 아름다움은 보다는 공포와 좌절을 경험하게 할것이 두려워 목숨이 갈리는 위험한 상황에도 아이에게 인생의 즐거움을 보여주기 위해서 노력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코미디 영화라는 영화적 장르와 독일의 유태인 학살이라는 공포의 순간이 어울려 가장 아름다운 부성의 모습을 극대화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 수 많은 수상경력이 말해주듯 영화적 가치와 함께 영화를 자주 보는 매니아층이든, 그렇지않은 관객이든 모두가 느낄 수 있는 감동이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특히 영화의 막바지에 독일군에게 잡혀가면서도 아들에게 공포스러운 현실을 느끼게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익살맞은 표정으로 마치 마임을 하는듯한 동작으로 잡혀가는 아버지 귀도의 모습은 너무도 익살맞고 즐겁지만 그래서 더욱 감동적이고 눈물을 흐르게 하는 최고의 장면이자 이 영화를 상징하는 단 한순간의 장면이기도 하다. 10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아버지라는 이름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지금 보아도 감동와 뭉클함을 동시에 던져주는 작품이 아닐까 한다.
아들의 희망과 인생을 지켜주기 위해 마지막 목숨이 달린 순간까지도 아름다운 인생을 스스로 보여주고자 했던 아버지 귀도역에는 로베르토 베니니가, 자신은 유태인이 아님에도 가족을 떠날 수 없어 스스로 강제수용소에 들어간 아내 도라역에는 니콜레타 브리치스가 출연하며, 우리 나라에서는 자주 만날 수 없는 이탈리아의 영화이기도 하다.
미세스 다웃파이어 - [개봉일] 1994,01,22
어린이용 만화를 더빙하는 성우 다니엘은 어른이지만 아직 천진하고 즐거운 인생을 꿈꾸는 조금은 철없고 개구장이 같은 아버지이자 남편이다. 아내인 미란다는 젊은 시절 그의 그런 모습을 사랑하고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었지만 절대 철이 들지 않을것 같은 다니엘의 철 없음에 점점 지쳐가고, 끝내는 버거워하며 이혼을 결심한다. 경제적으로 안정된 삶을 유지할 수 없었던 다니엘 대신 자녀들의 양육권은 미란다에게로 넘어가고 다니엘은 단지 일주일에 1번의 만남만을 보장받게 된다. 미란다는 다니엘과의 이혼 후 아버지가 없는 집에서 아이들을 돌볼 가정부를 구하려하고 우연히 다니엘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며 다니엘은 스스로 자신의 아이들 옆에 있을 수 있는 방법으로 가정부가 되기를 결심한다. 특수 분장을 하는 동생의 도움을 받고, 성우인 자신의 특기를 살려 아이들의 아버지인 다니엘이 아닌, 미세스 다웃파이어가 된 다니엘은 가정부로 다시 자신의 집에 돌아가 아이들과의 새로운 시간을 만들어가고 조금씩 아내의 외로움과 힘겨움도 이해하기 시작한다.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앞의 두 작품보다 더욱 즐겁고 유쾌한 헐리우드식 영화이다. 로빈 윌리암스라는 재능많은 중년의 배우를 위해 만들어진 작품처럼 그에게 딱 맞는 옷을 선사하고 그가 아닌 다른 배우들이 이 작품을 했을 상황에 대해 생각도 못할만큼 정확히 로빈 윌리암스가 만들어낸 로빈 윌리암스식 감동의 영화이기도 한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여전히 꿈을 간직한 아이들같은 모습의 아버지와, 현실을 인식하고 삶을 현실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남편의 몫까지 현실에 치어야 했던 어머니의 각자 다른 모습의 사랑이 충돌하는 조금 더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각자가 놓인 위치가 다르고 서로 나누어 맡아야 할 일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는 지극히 현실적인 부부들의 문제가 이혼으로 이어지며 일방적으로 이별을 경험하게 되는 아이들의 마음과 부모님들의 안타까움 역시 이 영화를 통해 살펴보아야 할 현실에서 자주 만나게 될 문제이기도 하다. 로빈 윌리암스라는 배우의 재능과 그가 보여주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며, 10년 넘는 시간이 흐른 지금 당시의 특수분장이 어땠는지 살펴볼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현실보다는 꿈을 쫓는 아이같은 아버지 역에는 재능많은 배우, 로빈 윌리암스가, 현실에 치여 아이같은 남편 다니엘에게 지쳐 이혼을 요구하는 아내 미란다 역에는 샐리 필드가 출연하며, 미란다에게 새로운 로맨스의 상대로 나타난 스튜어트 역에는 007로 유명한 배우 피어스 브로스넌이 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