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빨개지는 아이

얼굴 빨개지는 아이 ㅣ 장자크 상페의 그림 이야기
장 자크 상뻬 지음, 김호영 옮김 / 별천지(열린책들) / 2009년 9월

제목 :  얼굴 빨개지는 아이

글 그림 : 장 자끄 상뻬

출판사 : 별천지

읽을 만한 책이 많지 않았던 학창 시절 소설류를 읽기 위해 학교 도서관을 열심히 드나들었습니다.

그중 꼬마 니콜라는 아이들의 자유분방한 세계를 거침없이 보여 준 책으로 기억됩니다.

당시 친구들과 놀면서도 책을 틈틈히 읽을 정도로 문학소녀를 꿈꿨습니다.

지금은 전혀 다른 길을 가고 있지만 아직도 그 시절에 읽고 감명 받았던 책들을 떠올리면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장 자끄 상빼 의 얼굴 빨개지는 아이를 읽게 되었을 때 저자가 꼬마 니콜라 의 저자와 동일인 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설레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얇은 책이라 가지고 다니며 읽기에 딱 좋은 사이즈입니다.

덕분에 출퇴근 시간의 지루함을 얼굴 빨개지는 아이와 함께 날려버릴 수 있었네요.

꼬마 마르슬랭 까이유는 아무런 이유 없이 얼굴이 빨개지는 병이 있답니다.

부끄러워야 할 순간에는 빨개지지 않으니 더더욱 문제였죠.

요정은 이름이 까이유-붉은 조약돌 이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마르슬랭은 그 이름이 마음에 드는 걸요..

그렇게 점점 외톨이가 되어 가는 마르슬랭은 혼자 노는 것을 더 좋아하게됩니다.

어느날 감기 기운이 없는데도 자꾸만 재채기를 하는 병에 걸린 르네 라토라는 바이올린 연주자를 만나게 됩니다.

둘은 늘 함께였어요

르네가 황달에 걸렸을 때도 마르슬랭이 홍역을 앓았을 때도..

어느날 르네의 가족은 이사를 가고 르네가 남긴 편지는 부모님이 잃어버리고 말죠..

시간이 지나 친구가 늘어가고 어른이 되고 여전히 얼굴은 빨개지지만 적응하고 살아갑니다.

그리고..쉬지 않고 재채기 하는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바로..르네.

둘은 다시 단짝이 되고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집니다.

책을 읽다 마르슬랭이 점차 어른이 되어가고 세상에 적응해 나가는 모습이 반가우면서도 서운한 마음이 드네요.

어른이 된다는 것. 점차 무뎌지는 것..

어렸을 때는 그렇게 되는 걸 못 견딜 거 같았는데 어느새 잘 적응하고 동심도 거의 잃어버린 어른이 되어버린 나..

내 모습이 투영되었기 때문입니다.

다시금 재회한 마르슬랭과 르네.

둘은 어린시절의 모습 그대로 서로를 대할 수 있게 됩니다.

부럽기도 하고 내게도 어렸을 적 서로를 사심 없이 대했던 친구가 있었는지,,,생각해 보게 되는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