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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과 남미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5년 8월
평점 :
나라 요시토모의 삽화를 보기위해 샀던 "하드보일드 하드럭" 을 계기로
티티새, 키친, N.P, 암리타에 이은 불륜과 남미에 이르기까지 난 이 작가의 책을 읽고있다
죽음, 근친상간,불륜,,,등의 자극적요소를
섬뜩하리만치 담담한 어조로 읊조리는 그녀의 방식은
나의 깊숙한 내면까지 그 소설들에 빠져들게 하는 무서운 구석이 아주 많아 ,
책을 읽고나면 어김없이 우울해지는 나의 모습이 달갑지않아,
바나나씨를 좋아하지 않는다
어쩌면 싫어한다
그렇지만 왠지 버릴 순 없어 지금까지 읽고있다
이번소설은 아르헨티나가 아득히 펼쳐지는 단편모음집이다
무턱대고 사버려서 단편모음집인줄 몰랐다
난 짧은장편 - 티티새 정도의 흐름이 개인적으로 가장 만족스럽기에 이번도 그런류라고
혼자 너무도 당연히 그렇게 생각을 했나보다
"전화" 를 읽다 갑자기 내용이 바뀌는듯하여 혼자 놀라기도 했지만 ㅋㅋ
어색하진 않았다
불륜.. 이라는 것을 난 정의하지 않는다
단지 사랑을 하는 본인이 괴롭다면
그것은 좋은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할 뿐이다
이번 소설에서 느껴지는 사람들은, 사랑들은,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그냥 일상 정도 인 것 같아
not bad... 촌스럽게 "나쁘지않다" 라고 말하고 싶었다
울며 절규하며 화내고 복수하고 좌절하는 류의 지나친감정이 없어서
한편으론 섬뜩하기도 하지만
C'est La Vie
인생이란 그런것! 이라며 혼자 웃는다
광장 반대쪽에서는 다른 엄마들이 역시 검은 옷에 하얀 스카프를 두르고 매점을 벌여놓고 있었다.
나는 그 곳으로 걸어갔다. 비디오와 팸플릿과 그림엽서와 티셔츠를 팔고 있었다. 수익금은 인 운동을 위한 자금으로 쓴다고 쓰여 있다. 티셔츠나 살까 싶어 들춰보자, 하얀스카프를 두른 한 엄마가 뭐라고 말을 걸었다. 스페인어를 몰라 난감해하고 있었더니, 가까이에 있던 저널리스트인 듯한 젊은이가 영어로 통역해 주었다.
" 요즘은 작은 사이즈의 티셔츠가 유행하니까, S사이즈가 좋지 않겠느냐고 하는데요."
나도 모르게 웃고 말았다. 생활력, 그리고 어린 자식이 과거 언젠가 있었다는 것...... 역시 엄마는 어느 나라에서나 엄마고, 그것은 아주 슬픈일이다.
<하치하니 中>
나는 이렇기때문에 요시모토 바나나를 버릴 수 없는 것 같다
내가 머리속으로만, 마음으로만, 나혼자서만,,, 느끼는 것을
뚜렷한 활자로 또 다시 느끼게 해줘서
이렇기때문에
난 요시모토 바나나를 버릴 수 없는 것 같다
폭력적일정도로 녹음이 우거진 그 곳에서 이 소설을 다시 한번 더 읽으려한다
나의 그곳!!이었던 남미가 왠지 더 가까이에 와 있는 듯 하다
사진과 삽화의 절묘함이 조금은 답답한 문체에 힘을 실어준 것 같다
남미 라는 공간적배경도 단편의 짧은 호흡에 숨이 가쁘지않게 해준다
여행일지를 토대로 "바나나 아르헨 투어" 를 해보는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