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의 펼침면
이제야 지음 / 먼곳프레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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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언제나 어렵다, 내가 교훈이나 답을 얻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항상 정답을 요구하는 독서는 시를 더욱 난해하게 읽도록 유도한다.

물론 <슬픔의 펼침면>도 그랬다. 항상 그렇듯 모든 앞뒷 문장과 연결하려 했고, 유도리없이 주제가 무엇인지 파악하려 했다.

해설을 보고 알았다. 시에는 정해진 주제란 없다. 그저 서사만 있을뿐이다. 우리에게 필요한건 해설하는 능력이 아니라 다르게 읽는 능력이다.

🔖 인용한 시의 '나' 는 한 사람의 죽음을 평범한 이야기로 바꾸려는 보편적인 서사의 폭력에 맞서 다르게 읽기를 수행한다. 죽은 시인의 시집을 펼쳐 죽음과 관련한 단어와 문장을 찾아 읽으면서도 시의 맥락과 저자의 죽음을 등치시키는 연결을 거스르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_ 142

여러번 펼쳐보아야 한다. 저자의 의도가 그렇듯 마음을 담아 손톱으로 꾹꾹접어 여러번 접은 후 여러번 펼쳐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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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야의 시에는 같은 해설을 반복하는 사람들이 자주 등장한다. 그런데 이 행동들이 하나같이 평범하지 않다. 창에 입김을 불어 시를 쓰고 버석하게 말린 꽃에 꾸준히 물을 주는가 하면, 시간과 언어 그리고 마음까지도 종이처럼 꼭꼭 눌러 접어 선명한 선을 넘기려 애쓴다. 의도와 목적을 이해하기 어려운 일을 지치지도 않고 해내는 모습이 낯설게 느껴지면서도 한편으로는 자꾸만 마음을 끌어당긴다. 이들은 무엇을 어떻게 어째서 반복하고 있을까_127 (해설)

🔖 꼭 한 번은 슬픔의 펼친 면을 보고 싶다.
아끼는 것들이 나란히 접히는 모양을

잘 지내, 새로 쓴 시가 문을 열고 나간다.

_ 13 <시소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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