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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수집가의 시대 - 의미, 재미, 상징을 수집하는 새로운 소비 인류
송수진 지음 / 청림출판 / 2026년 3월
평점 :
경제적, 물질적인 발달이 최고조인 지금, 스마트폰 하나면 모르는 사람과의 관계는 금세 이어지고 편리한 사회이지만 청년들의 상황은 다르다. 학위와 스펙보다는 '경험'을 중시하며, 전문가가 아니어도 중출한 지식이 있는 사람을 신뢰하는 분위기다.
비싼 레스토랑보다 레트로 맛집, 분위기있는 카페, 심지어 포장마차까지도 섭렵한다. 길을 잃어도 굴하지 않는다. 분위기를 읽고 느끼며 그 순간까지도 사진으로 남긴다.
느끼는것만큼 보이는 것도 중요하다. 차를 살 땐 승차감보다 하차감이 중요하다. 이는 MZ세대로 오면서 새롭게 생긴 은어라고 한다. 내가 차에서 내릴 때 어떻게 보이는가도 중요하다는 것.
내 년도의 경우 M세대라고 하기도 Z세대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어떤 것은 공감이 되고 어떤 것은 공감하기 힘들었다.
소유하지 않고 경험하는 건 우리 세대에 오면서 시작했지만, 확실한 단점은 있다. 바로 '보여주기' 에도 경험만큼 열중한다는 것이다. 인증샷을 좋아하고 온라인 소통을 좋아한다. 그치만 그 안에서도 내가 보여주고 싶은것, 보여주고 싶지 않은 것을 구분한다.
그만큼 우리는 소유뿐만 아니라 경험조차도 선택할 수 있는 시대가 욌다. 나는 이 부분이 내 상황을 포함해서 우려하는 부분도 있다. 인터넷에서도, 오프라인 소비에서도 선택하고 행동하다 보니, 필연적으로 겪는 것엔 피로를 느낀다.
회사에선 팀장급의 인력이 없어서 곤란해하고, 취업시장에선 인기가 있는 직종과 없는 직종이 극명하게 나뉜다.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겪는 것들 조차 선택하려고 한다.
트렌드를 즐기는 사람이 사원이 되기보다 트렌드를 잘 읽고 MZ와 친한 사람이 과장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그 트렌드를 즐기지만 그 조직 안에 있지 않다.
우리가 없는 곳은 우리 의견이 반영되어 있지 않다. 우리 스스로의 다양한 경험과 의견을 위해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 내 리스크를 감수하고 사회에 목소리를 내는 것이 내 세대의 변화에 필요한 용기이다.
경험을 수집하고 소비하며 선택하고 있다. 장점과 단점을 선택하고 옮길 수 있다면 어떤 장점만 겪을 수가 있는지가 아닌 어떤 단점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차분하게 생각하고 중심점을 잡아 우리도 소비 시장을 이끄는 주체가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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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픈서베이와 <DBR> 이 젊은 세대의 가치관을 설명하는 말로 '제로 리스크'라는 표현을 쓴 것도 흥미롭다. 할 수 있어도 하지 않기로 선택하는 태도, '할 수 없음'이 아니라 '하지 않음'의 선택을 강조하는 개념이다. 못해서가 아니라 위험과 부담을 감수하는 삶의 형태를 굳이 원하지 않기 때문에 결혼과 출산을 하지 않고, SNS를 통해 사람을 얼마든지 만날 수 있지만, 관계에서 비롯될 리스크를 감당하기 싫어 일부러 거리를 둔다. 그리고 더 높은 직위와 더 큰 프로젝트를 맡으면 성취와 보상이 커질지 몰라도 그에 따른 책임과 감정 노동이 너무 크다고 느껴, 과감히 팀장이나 중간 관리자의 자리 자체를 피한다. 이 모두가 '제로 리스크 정서'의 표현이다.
실제로 많은 기업에서 팀장급 인력을 구하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인센티브는 크지 않은데 관리 책임은 늘고, 윗세대와 아랫세대의 소통 방식 사이에서 계속 중재해야 하는 위치에 서야 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되었다. 큰 성장을 위해서는 큰 도전이 필요하고, 어려운 프로젝트에 스스로를 던져야 빠르게 성장한다는 믿음이 있었다. 그러나 워라밸이라는 단어가 일터의 기본 언어가 되면서, 많은 이들이 묻기 시작했다. '그렇게까지 해서 얻는 것이 과연 나에게 이득인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리스크를 줄이는 방향의 선택을 하겠다'는 제로 리스크 정서가 등장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