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노희경 지음 / 김영사on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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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가벼이 읽을 수 있는 수필이다. 드라마 작가의 독특한 글쓰기를 만날 수 있다. 특히 저자의 솔직함이 내게 큰 공감을 주었다. 인생의 곡절이 없는 사람과 어찌 인생을 논할 수 있겠는가! 노희경 참 좋은 ...작가다. 하지만 고백하건대, 지금까지 난 노희경의 드라마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그래도 드라마 작가로서의 노희경은 특별한 존재라고 내 머리에 박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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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H.Carr의 <역사란 무엇인가>는 역사학계의 대표적 명저다. 그의 역사관이 포스트모던 역사학의 도전을 받기도 했지만 여전히 그의 주장은 유효해 보인다. 부끄런 얘기지만 대학생 시절엔 이 책을 이해하지 못해 그냥 던져버렸다. 그러다 교육대학원에 들어가서야 다시 읽게 되었다. 그것도 사상사 교수님의 도움으로 근근히. 일반인들에게 쉽지 않은 책이다.


한동안 잊고 지내던 이 책이 영화 '변호인'을 통해 다시 세상의 주목을 ...받는 모양이다. 그것도 장하준의 <나쁜 사마리아인들>처럼 말이다. 차이가 있다면 전자는 검찰에 의해, 후자는 국방부에 의해 불온 서적으로 지정되었다는 점일뿐. 이 때문일까? 두 책은 스테디셀러가 되기에 충분하다. 이렇게 정부가 지지해주니 말이다. ㅎㅎ


영화 속 내용이지만 검찰은 왜 스스로 <역사란 무엇인가>를 스스로 분석하지 못하고 외부 전문가(?)의 자문을 구했을까? 이런 책이 요즘엔 어느 고등학생 필독서로 지정되 있기도 하다. 한때 불온 서적이기도 했고 서른이 넘어서도 이해하기 어려웠더 책이... 나의 무지함에 그리고 시대의 변화에 웃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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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인들의 사랑 - 그 용기와 열정의 흔적을 찾아서, 문학 이야기 지식전람회 2
최정선 지음 / 프로네시스(웅진)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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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삼국유사>에 실린 신라인들의 사랑이야기 그리고 저자의 해석. 문자 그대로의 해석보다 그 뒷면에 실린 속살을 들여다보는 게 재밌기에 선택한 책. 하지만 솔직히 기대이하였다. 내용이나 수준이 뒤쳐진다기보다 내가 기대했던 것이 아니어서 아쉽다는 것이다. 게다가 저자의 친절하지만 과분한 해석으로 어딘지모르게 과잉된 느낌이라 그저 열심히 읽기만 했다. 그래서 해석보다 사랑이야기의 원전을 읽어야겠다는 다짐만 하게 됐다. 어쩌면 당연하기 않을까 싶다. 고대인들의 사랑에 관계되는 문서가 거의 없으니 말이다. 게다가 <삼국유사>는 짧은 설화적 수준이니. 입맛만 다시다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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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하지 않은 손님, 전염병의 진화 - 의학 이야기 지식전람회 19
최석민 지음 / 프로네시스(웅진)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총,균,쇠>를 이은 2탄이었다. 이 책으로 인해 병원균 혹은 전염병에 대한 관심이 많던 차에 서점에서 우연히 눈에 띄어 충동 구매했다. 충동 구매한 책들은 대체로 실패작이었는데 이번에는 나름 전문적 소양을 기를 수 있어 의미 있는 독서 활동이 되었다. 너무 깊이 있는 부분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설명에 좌절하기는 했지만 저자가 무엇을 전달하려 했는지 느낄 수 있어 만족했다.

 

  전염병은 대체로 인류의 출현, 더 구체적으로 말해 인간이 정주 생활을 하면서 나타나기 시작한다. 인간이 정착하면서 동시에 동물을 가축화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동물(특히 소나 돼지)의 병원균들이 돌연변이를 일으켜 인간에게 옮게 된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아는 많은 전염병들이 나타나게 된다. 천연두, 홍역, 콜레라 등. 이들은 원래 동물의 질병이었으나 인간에게 전염된 이후로는 그 동물들은 이 병에 걸리지 않게 되었다.

 

  문제는 인간이 도시를 만들어 대규모 집단생활을 하면서부터다. 이로인해 병원균들의 서식환경은 매우 좋아지게 된다. 게다가 농경생활과 가축화까지 이어지면서 전염병은 더욱 심화된다. 콜레라, 티푸스, 천연두, 페스트 등이 갑자기 등장하기도 했고, 말라리아처럼 천천히 나타나 오랜 기간 사회를 위협에 빠트리는 경우도 있었다. 이들 전염병들은 역사에 등장하여 큰 영향을 끼쳤고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그 길을 인도했다. 로마의 멸망, 나폴레옹의 러시아 침략 실패, 서양 중세의 붕괴 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던 것이다.

 

  인류의 발전은 전염병들에게도 기회를 주었다. 즉 교통의 발달은 전염병의 전파에 지대한 공헌을 하게 되었다. 이것은 지난 2000년대 초 사스의 발병과 그 전파에서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중국 남부에서 출발한 사스는 홍콩을 경유해 전 세계에 퍼졌고 수 백 명의 피해자를 남겼다. 아시아 교통의 허브였던 홍콩이 전염병의 전파에 공헌을 했다.

 

  또한 인간의 탐욕도 새로운 전염병의 확대에 기여했다. 무분별한 산림 벌채, 식탐, 실종된 기업 윤리 등으로 동물들의 서식 환경이 줄어들고 인간들에게 의해 남획되면서 그들의 질병이 인간에게 전해진 것이다. 즉 사스, 광우병, 조류독감, 에이즈 등이 바로 여기에 해당된다. 이 질병들은 동물들이 인간에게 전해준 것이 아니라 인간 스스로 이 질병들을 초대한 것이다. 소를 빨리 키우기 위해, 사향 고양이를 먹기 위해, 가금류들을 집단 사육하면서, 유인원들을 함부로 대하면서...

 

  전염병들은 위에서 밝혔던이 인류와 출현과 그 궤를 같이 하고 있다. 따라서 쉽게 그들을 물리치거나 박멸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들과 우리는 함께 가야 할 동반자일지 모른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더욱 과욕을 부려서는 안된다. 20세기에 초래된 질병은 결국 인간의 욕심이 부른 것이기에 말이다.

 

  책을 읽자니 주위 환경에 부쩍 신경이 쓰인다. 중국이나 아프리카 여행도 부담스럽다. ㅎㅎ 그런데 갈 수는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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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균 쇠 (무선 제작) - 무기.병균.금속은 인류의 운명을 어떻게 바꿨는가, 개정증보판
제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사상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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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뭐랄까... 구매한지 2년이 넘어서야 읽게 된 이 책은 쉽게 손이 가질 않았다. 7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에다 다루는 내용과 범위가 일반 학술 서적의 수준을 넘어서는 것이어서 책을 펼치는 것만으로도 부담스러웠다. 그리하여 오랜 시간 집에서 장식용으로만 쓰였다. 물론 중간중간 시도는 했었다. 하지만 얼마 못가 내려놓고야 말았다. 그러니 이 책을 읽은 것만으로도 뿌듯해진다. ㅍㅎㅎ

 

<,,>는 거시적 입장에서 인류의 역사와 문화를 관조하는 느낌을 갖게 한다. 저자가 딱 세 가지 주제, 즉 총, , 쇠만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것들을 중심으로 현재의 인류가 어떻게 형성되어 왔는지를 각종 학문적 근거를 바탕으로 추론해내고 있다. 독자의 입장에서 보면 재레드의 추론 능력은 탁월함을 넘어서는 무언가가 있다. 언어학, 고고학, 역사학, 인류학, 생리학 등 그가 넘나드는 영역은 개인이 혼자하기에는 벅찬 것들이지만, 그는 마치 지구를 자기네 집 앞마당 다루듯 가볍게 한다. 개별 학문 영역에 매몰되어 타학문을 경원시하는 한국의 학문 풍토에서는 나오기 힘든 인물이다.

 

재레드는 이론적 측면에서는 흔히 말하는 환경결정론적 판단을 내린다. 그렇다고 그의 업적 전부를 환경결정론이라고 하기에는 섣부른 느낌이 있지만, 아무튼 그는 환경이 인류 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음을 주장한다. 인류는 각자가 처한 환경에 적응하고 발전하는 과정에서 타 지역과는 다른 생활 습관과 사고를 가지게 되었고 이것이 유전에도 그 흔적을 남겼다. 이런 결과로 구세계(유라시아와 북아프리카)와 신세계(아메리카, 사하라 이남, 오세아니아)는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되었다. 여기에 총과 균과 쇠가 결정적으로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그의 주장에는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정말이지 한국에서는 듣도 보도 못한 근거와 이론들이 나오니 그의 재주는 당해낼 자가 없어 보인다. 어쩌면 반론을 펼칠 수 없는 독자의 한계에서 나오는 착각일지 모르겠지만.

 

재래드는 지구가 동서축(유라시아)와 남북축(아메리카, 사라하 이남)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이중 동서축에 있는 지역이 발전했으며 남북축은 발전에 장애가 많았다고 주장한다. 비슷한 위도와 환경에 있던 국가와 민족들은 서로 경쟁하고 생존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부단한 발전을 이루었지만 남북축에 있던 국가와 민족은 그러지 못했다. 즉 남북축에 있는 지역은 위도와 환경이 서로 달라 문화의 전파에 어려움이 많았다. 아메리카를 예로 들자면 파나마 지역의 좁은 협곡, 멕시코의 사막 등에 가로막혀 잉카, 아즈텍, 마야 등의 문명은 서로 교류하지 않았다. 게다가 대형 동물마저 없어서 문물의 교류에는 장애가 많았다. 오죽했으면 말을 탄 백인(스페인의 침략자)을 신이라고 착각했겠는가. 이런 환경에서 신세계는 구세계와 접촉하면서 그들이 가지고 온 병균들에 의해 완전히 몰락하고 만다. 물론 여기에 총과 쇠의 역할도 있었지만. 신세계의 환경이 구세계와 같은 병원균들을 만들지 못한 탓이다. 문자와 철의 사용도 늦었고.

사하라 남부와 오세아니아 지역의 문화도 그들만의 독특한 환경에서 나왔다. 대형 동물이 없고, 갖혀 살아온 이 지역민들은 서구의 침략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많다. 이것은 서구 근대인들이 말하는 인종적 편견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처한 환경에 적응한 결과라고 재레드는 주장한다. 나는 그의 주장에 절대적으로 동의한다. 이미 흘러간 주장인 듯 하지만 여전히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인종주의를 그를 단호히 거부하는 것이다.

 

독자로서 나는 고대한다. 한국에서도 재레드 다이아몬드와 같은 학자이자 저술가가 나오기를. 수많은 이론과 지식을 전해주지만 그의 책은 전혀 어렵지 않다. 오히려 소설만큼이 술술 익힌다. 이 책은 호기심만 있으면 그 두께에 상관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왜 많은 곳에 이 책을 권장도서로 추천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읽지 않은 이라면 도전해보시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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