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즘의 노래에 대해 비판적이다. 빠른 템포의 멜로디와 댄스 위주이다보니 유치하기 짝이 없는 가사들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주 듣기 싫다고 말한다. 가끔은 쓰레기 같다며 극단적으로 말하곤 한다. 물론 내 생각이 지나치다는 것을 안다. 지금 노래가 듣기(가사)보다 보여지는 데(댄스) 치중하다보니 이런 상황에 이른 것은 아닌가 싶다. 그런데 이게 최선일까?
가령 트와이스의 '우아하게'나 카라의 '미스터'에서 대체 무엇을 들을 게 있는가. 다만 듣기 좋은 멜로디와 예쁜 그녀들의 몸짓만 눈에 들어올 뿐. 아이돌을 폄하고픈 마음은 없다. 그들의 노력에는 언제나 박수를 친다. 그저 부박해 보이는 내용에 안타까움을 느낄 뿐. 그들을 가수가 아닌 댄서로만 키우는 듯한 기획사의 꼼수를 비난하지 않을 수 없다. 그에 비해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 같은 노래는 한 편의 '서정시'다. 글쓴이가 얼마나 고심하며 내면의 아픔을 노래에 새겼는지 귀와 마음이 느낀다. 나는 그래서 옛노래가 좋다. 하지만 슬프게도 이렇게 나이 들었음이 티난다. ㅎㅎ
바람이 분다
작사:이소라/작곡:이승환
바람이 분다
서러운 마음에 텅 빈 풍경이 불어온다
머리를 자르고 돌아오는 길에
내내 글썽이던 눈물을 쏟는다
하늘이 젖는다
어두운 거리에 찬 빗방울이 떨어진다
무리를 지으며 따라오는
비는 내게서 먼 것 같아
이미 그친 것 같아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
바람에 흩어져 버린 허무한 내 소원들은 애타게 사라져간다
바람이 분다
시린 한기 속에 지난 시간을 되돌린다
여름 끝에 선 너의 뒷모습이
차가웠던 것 같아 다 알 것 같아
내게는 소중했던 잠 못 이루던 날들이
너에겐 지금과 다르지 않았다
사랑은 비극이어라 그대는 내가 아니다
추억은 다르게 적힌다
나의 이별은 잘 가라는 인사도 없이 치러진다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
내게는 천금같았던 추억이 담겨져 있던
머리위로 바람이 분다
눈물이 흐른다
https://youtu.be/vpFKpHwgw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