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
우리와 덴마크의 현실은 상당히 다르다.
그들을 무조건 받아들일 수는 없지만 그래도 배울 점은 많다.
그래도 이런 건 부럽구나.

덴마크의 부모들은 자식의 연봉이나 직장의 안전성을 걱정하지 않습니다. 대신 이걸 걱정합니다.
내 아이가 열정을 가지고 행복하게 할 수 있는일을 과연 스스로 찾을 수 있을까?‘
-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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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란의 글은 현실적이고, 세련되고, 군더더기가 없고, 차분하고, 예리하고, 몰입도가 높다. 적어도 독자인 내겐 그리 다가온다. 독후감은 천천히 쓰겠지만 오늘 이 말을 남기고 싶었다. 반면 애정하는 김훈 작가와는 문체가 확연히 다르다. 문학을 논할 수준은 못되지만 눈으로 둘 사이의 간극을 체험하는 맛도 즐겁다. 그렇지만 김애란의 글은 읽고나면 마음이 찜찜하다. 지금 내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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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이런 상상을 할 수 있지?
미래에서 봄이 새다니.
작가의 상상력에 경의를 표한다.

뉴욕 한낮 기온도 십팔 도를 넘었다 했다. 여러모로 올겨울은 겨울 같지 않았다. 파이프에서 물이 새듯 미래에서 봄이새고 있었다.
- P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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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란은 어떻게 이리 글을 잘 쓸까.
‘계절이 하는 일과 시간이 맡은 몫‘이라니!

신기한 건 그렇게 짧은 잠을 청하고도 눈뜨면 그사이 살이 오르고 인상이 변해있다는 거였다. 아이들은 정말 크는 게 아까울 정도로 빨리 자랐다. 그리고 그런 걸 마주한 때라야 비로소 나는 계절이 하는 일과시간이 맡은 몫을 알 수 있었다. 3월이 하는 일과 7월이 해낸 일을알 수 있었다. 5월 또는 9월이라도 마찬가지였다.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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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도서] 순이삼촌 2 현기영 중단편전집 1
현기영 지음 / 창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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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에는 묵혀둔 책들이 많다. 다 내가 사둔 책들이다. 주로 충동구매로 우리집에 왔다가 주인의 버림을 받아(?) 구석 어딘가에 박혀 있다. 읽지 않고 오래두면 읽고픈 마음이 좀처럼 생기지 않는다. 원래 그 자리에 있어야 할 존재로밖에 보이질 않는다. <순이 삼촌>은 내게 그런 책이었다.

그렇게 힘들게 마주한 <순이 삼촌>은 쉽게 책장을 넘기지 못했다. 우선은 외계어격인 제주도 방언의 역할이 그랬다. 제주도 친족간의 대화에 방언이 빠질 수 없는 노릇이니 충분히 이해했다. 그들이 서울 사투리 쓰는 게 더 어색하지 않는가. 하지만 이것이 결정적인 것은 아니었다.

<순이 삼촌>의 어려움은 문장이나 문체 때문이 아니라 그 내용이 주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순이 삼촌의 기행이 어디에서 연유하는지 그 원인을 찾고자 하는 대화는 독자로 하려금 약 70년 전의 제주도를 떠올게 한다. 1948년 4월 3일에 시작된 사건. 거기에서 소설의 줄거리가 나온다. 한국전쟁 전 제주도는 육지로부터의 핍박과 멸시, 지독한 가난 외에도 군경에 의해 고립되어 있었다. 특히 한라산 지역이다. 좌익이니 빨갱이니 공산주의자니 하는 색깔 놀음에 무고한 민간인이 희생되었다. 그 와중에 살아남은 순이 삼촌의 삶은 어떠했을지는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그것이 인간의 삶일 수 없었다.

지금 보면 지독한 트라우마에 고통받았을 삼촌이지만 사건 자체를 터부시해야 했던 사회적(국가적) 억압은 그녀를 더욱 병들게 했을 것이다. 이 책은 순이 삼촌을 통해 우리 사회의 아픈 손가락을 되돌아보게 한다. 절대 외면할 수 없는 진실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저자는 출판 당시의 험한 분위기에도 당당히 글을 썼다. 그리고 출판사 창비는 여기에 힘을 보탰다. <순이 삼촌>은 단순한 창작물이 아니다. 거짓을 가장한 진실이요 창작을 가장한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순이 삼촌>은 힘을 가진 소설이다.

제주4.3사건의 상징 ‘동백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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