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러 심리학에 전부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깊이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세상과 인간관계를 긍정적으로 볼 것! 도피하지 말고 직면하라!

왜 자네가 다른 사람을 ‘적‘으로 보고 ‘친구‘로 여기지 못하는 것일까? 그것은 용기를 잃은 자네가 ‘인생의 과제(task)‘로부터 도피한 탓일세.
- P125

먼저 행동의 목표로는 ‘자립할 것‘과 ‘사회와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것‘ 이라는 두 가지를, 이러한 행동을 뒷받침하는 심리적 목표로는 ‘내게는 능력이 있다‘는 의식을 갖는 것과 그로부터 ‘사람들은 내 친구다‘ 라는 의식을 갖는 것을 제시했네.
- P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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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심리 - 행복한 교실을 만드는 희망의 심리학
김현수 지음 / 에듀니티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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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고, 경험을 쌓아가면서 같은 사람에 대해 드는 생각은 주로 부정적일 때가 많다. 폭력적인 사람, 교활한 사람, 거드름 피우는 사람 등 가까이하기 싫은 사람들로 인해 세상을 더욱 부정적으로 보고 인간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런데 이런 경우는 비단 ‘사회’라고 하는 거시적 차원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학교’ 또는 ‘교실’과 같은 미시적 차원의 세계에서도 이런 일들은 비일비재하다. 이는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도 해당한다. 나 역시도 그런 부정적 인식에서 자유롭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런데 <교실 심리>의 저자인 김현수 선생님은 예외다. 그의 저작을 몇 권 더 읽고 다시 만난 이 책에서도 그는 학생과 교실에 대해서 무한히 긍정적이다. 막다른 상황에서도 그는 학생들을 이해하고 그들이 처한 상황에 공감한다. 왜 학생들이 그런 행동을 하고 어려움에 처하는지 교사보다 더 파악하고 그들의 아픈 속내를 보듬는다. 아울러 그는 교실 속 분위기를 교사보다 더 잘 분석하고 파악하고 있다. 정신과 전문의라는 그의 직업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의 부드럽지만 예리한 시선은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교실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요인들 가운데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학생들 간의 상호작용이다. 이것이 바로 ‘보이지 않는 교과 과정’에 해당한다. 교사들은 대개 가르치는 일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아이들은 교사가 가르치지 않은 것에서도 배운다. 어쩌면 요즘 아이들은 교사가 가르치지 않은 것에서 더 많이 배운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교사는 자신이 가르치지 않았는데도 아이들이 배우는 것이 무엇인지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60쪽)

그렇다고 저자가 학생들의 입장에서 교실 심리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교사가 번아웃(소진)되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제안한다. 교사가 스스로 자신을 가득 채우려 노력해야 한다. 또한 학교 관리자와 상부 관청에서도 학생들을 위해 교사가 ‘배부르도록’ 해야 한다. 교사가 배고프면 학생들을 잡아먹기 때문이다. 이것은 단순히 금전적 보상의 문제가 아니다. 교사 배불러야 그것이 학생들에게 흘러갈 수 있기 때문이다. 교직을 성직으로 바라보는 관점은 이제 물리쳐야 한다. 직업적 소명 의식을 스스로 질 수 있겠으나 그것을 강요할 수는 없다.

˝교사로 사는 일이 재미없어지고 지치는 가장 큰 이유는 내 안에 없는 것을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나는 정의를 모르는데 정의를 얘기해야 할 때, 수학적 정리를 모르는 데 문제만 풀 때 교사는 소진된다. 이것이 바로 파커 파머가 내린 소진의 정의이다. 가르치는 자, 배움을 나누는 자가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 꽉 차 있어야 한다. 내 안이 가득 차 있어야 남에게 줄 수 있다. 줄 수 있는 게 없는데 매번 수업에 들어가는 행위를 반복해야 한다면 교사는 자신에게 화가 난다. 교실 안에서 절대적인 권력을 가지고 있는 교사는 자신에게 난 화를 쉽게 아이들에게 돌리게 된다.”(220쪽)

책을 덮자니 지금이 학기말이란 사실에 진한 아쉬움을 느낀다. 내가 있어야 할 곳은 학생들이 있는 그곳, 교실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강하게 말한다. 학생 중심이어야 한다고. 그들이 숨 쉬고 행복해야 할 교실이 어떤 분위기인지 교사들은 잘 파악하고 거기에 알맞은 조치를 취하자고 주장한다. 어서 학급을 맡아 모두 웃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

아울러 이런 교실이 되려면 작금의 행정 중심 학교 체제가 바뀌어야 한다. 학교는 학생 중심이어야 하지 더는 상부의 명령에 복종하는 시스템이어서는 안된다. 교사들을 학생들에게 보내야 한다. 교무부, 연구부, 학생부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고 승진하는 교사가 아니라 학생들을 위해 봉사하고 수업하는 교사들을 길러야 한다. 그들이 함께 웃어야 행복한 교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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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김현수 선생님은 대체 어떤 분일까 궁금하다. 비유를 통해 교사의 역할을 일깨워주는 것은 물론 교실은 교사에게 자신의 삶 최대의 진보를 이루는 공간이라는 혜안을 일러준다. 당연한 얘기지만 당연하지 못한 삶을 산 내가 절로 고개 숙여진다. 얼른 교실에서 담임으로 학생들을 만나고 싶다.

끝으로, 의사가 환자에게 군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치료하기 위해진료실에 있는 것처럼 교사가 학교에 있는 것, 교실에 서 있는 이유는아이들을 돕기 위함이지 아이들에게 군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 자신에게 자주 일깨워주자. 교실, 이곳은 내 삶 최대의 진보를만드는 곳이다.
김현수, 《교실심리》, 에듀니티, 2019. - P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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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2 04: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knulp 2021-01-02 08:14   좋아요 0 | URL
단어 자체는 잘못이 없잖아요. 그 속에 어떤 의미를 담을지는 인간이 결정하니까요. 여튼 좋은 의사인 듯합니다. 감사합니다. cyrus님도 복 많이 받으세요!
 

웃으며 읽다 너무 깊이 공감이 되어 밑줄긋기에 남기고 싶어졌다. 탁상공논보다 역시 현장이 중요하다.

"교사를 먹이지 않으면 교사는 아이들을 잡아먹는다." 미국에서 나온교장 매뉴얼의 제목이다. 교장, 교육 기관, 교육청의 역할은 교사를 먹이는 것이다. 상급 관리자가 교사를 풍요롭게 먹이지 않으면 교사는 교실에서 아이를 잡아먹게 된다. 이 말은 상급 기관이 교사들의 어려움을 잘 살펴야 한다는 의미에서 나온 것이지만, 교사들 스스로 소진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할 이유를 말해주기도 한다. 비유적 표현이지만 공감이 가는 이야기다. - P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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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성장 없는 교사의 성공 없다. - 셀레스탱 프레네

무릎을 치게 하는 명언이다.
아니다.
당연한 말을 내가 너무 높였다.
한국의 현실은 어떨까?
교사의 성공을 무엇으로 가늠할까?
그것은 승진 뿐이다.
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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