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민음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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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멋지고도 당연한 말이다. 기억은 주관적이고 다른 이들에 의해 편집되기도 하지만 역사는 바꿀 수 없다. 그럼에도 이 나라엔 손으로 하늘을 가리듯 역사를 마음대로 주무르려는 해괴한 사람들이 있다. 분노가 자주 치미는 요즘이다.

"기억을 감출 수는 있어도 역사를 바꿀 수는 없어" -무라카미 하루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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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문장 나쁜 문장 살림지식총서 376
송준호 지음 / 살림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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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래서 자꾸 흔적을 남기고 싶어하는 모양이다.
이런 글쓰기를 통해서라도 삶의 의미를 느끼기 위해서 말이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한 생각과 느낌이 필요한 시점이다.
난 지금 너무 갇혀 있다. ㅎㅎ

사람은 느끼고 생각하는 존재다. ‘느낌‘과 ‘생각‘이야말로 삶의 본질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글은 살아가면서 얻은 생각과 느낌을 정리해서 표현하는 중요한 방식이다. 다양하고 풍부하게 느끼고 체계적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힘의 원천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진정 인간다운 삶은 글쓰기에서 비롯된다.

송준호, <좋은 문장 나쁜 문장>, 살림, 3쪽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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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7-03-04 07: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간다움이 총체적으로 어떻해야 할지는 모르겟지만 글쓰기도 분명 포함되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짐승은 글을 쓰지 않거든요.^^.멋진 문장.ㅎㅎㅎ

knulp 2017-03-04 08:21   좋아요 1 | URL
이 문장에 정말 반했습니다. 비록 어설픈 글이나마 어쩌나 써보고 싶었던지^^

2017-03-04 08: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knulp 2017-03-04 09:05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캘리그리피 완성하시면 북플에 올려주세요. 기대됩니다.

cyrus 2017-03-04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쓰든 못쓰든 생각한 걸 기록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글을 쓰면 생각했던 순간이 금방 잊히지 않거든요. ^^

knulp 2017-03-04 11:59   좋아요 0 | URL
네 공감합니다. 그런데 그놈의 게으름에게 자주 지네요. ㅎㅎ
 
노동 없는 민주주의의 인간적 상처들
최장집 지음 / 후마니타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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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마인드를 가지고 이런 연설을 할 수 있는 대통령을 기대한다. 이 척박한 토양에서 가능한 일일까?

"우리는 경제의 힘을, 억만장자들이 몇 명이고 포춘지 5백 대 기업들의 이익이 얼마인지로 평가하지 않는다. 우리는 아이디어를 가진 누군가가 새로운 사업에 도전할 수 있는지, 손님에게 받은 팁으로 살아가는 웨이트리스가 일자리 잃을 걱정을 하지 않고도 아픈 아이를 돌보기 위해 하루 휴가를 낼 수 있는 지를 가지고 평가한다. 우리는 노동의 가치와 존엄성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경제를 만들려 한다."

- 2008년 버락 오바마의 민주당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 중에서.
- 최장집, <노동 없는 민주주의의 인간적 상처들>, 폴리테이아, 2012에서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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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서, 시대를 읽다 - 문화투쟁으로 보는 한국 근현대사
백승종 지음 / 산처럼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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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목을 읽으며 잠시 웃었다. 작가 조정래는 참 독한 시아버지라고 생각하면서 ㅋㅋㅋ

소설 <태백산맥>은 "원고지 분량으로 치면 200자로 1만 6,500장을 썼답니다. 이것은 여담인데, (전남 보성군 벌교읍 태백산맥)문학관에 가면 그 원고가 두 벌이나 있어요. 누런 원고지는 작가가 직접 쓴 것, 하얀 원고지는 그의 며느리가 정서한 것이랍니다. 작가에게는 아들 하나가 있는 그가 장가를 가게 되자 예비 며느리에게 이 작가가 이랬답니다. "우리 집안에 시집오려면 <태백산맥>을 필사해야 한다. "참 지독한 시아버지죠. 며느리는 그 말에 따라 무려 3년 반 동안 원고지 1만 6,500장을 그대로 베껴 썼다고 합니다. 이렇듯 작가와 그 가족의 정열이 녹아들어 있는 작품이 바로 소설 <태백산맥>이죠."
백승종, <금서, 시대를 읽다>, 산처럼, 2012, 258쪽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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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부인 2017-03-04 0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가는 독자중에서 이를 전부 베껴 써줄 사람을 찾고 있다고도 들었습니다. 그런 원고가 생기면 그것 또한 조정래 문학관에 같이 보관될거라고 하더군요.

knulp 2017-03-04 03:13   좋아요 1 | URL
허걱! 그런가요? 역쉬 대단한 성격의 작가네요. 손글씨를 힘들어하는 저로서는 언감생심 불가능한 일이네요. ㅎㅎ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 - 인생도처유상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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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도처유상수라는 부제처럼 세상에는 뛰어난 재주를 가진 사람들이 참 많다. 소설 삼국지에 나오는 서원직(서서)이나 제갈량같은 이들도 당시에는 재야에 뭍혀 있던 그런 전문가들이었다. 인터넷을 통해 만나게 되는 이들도 꼼꼼이 따지고 보면 전문가인 분들도 많다. 그들이 반드시 대학교수이거나 연구원이 아니어도 그렇게 느끼게 되는 분들이 적지 않다고 느껴짐은 나만의 착각일까?

각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권이라는 제목이 신간의 이름으로 인터넷에 뜨자 나의 손과 뇌는 부르르 떨리는 감정을 주체하기 힘들었다. 청년기 나의 손과 발을 흔들어 자꾸만 움직이게 했던 그 책이 6권의 이름을 달고 세상에 나왔으니 나 같은 이들은 얼마나 반가웠겠는가. 책의 좋고 나쁨을 넘어 그간 잘 모르고 있던, 깊은 눈길 한 번 못줘서 미안하던, 애정을 주고픈데 어떻게 줄지 몰라 고민하던 나를 문화유산의 세계와 답사의 길로 안내해준 길라잡이기에 어찌 흥분이 쉬 가라앉을 수 있겠는가.

책을 읽자니 유홍준의 문화재청장 시절 경험담이 참 많이 나온다. 나는 이 점이 눈에 거슬린다. 본의는 아니겠지만 자신의 치적을 자랑하는 것 같아. 더 눈에 고까운 것은 유영구 전 KBO 총재의 이름이다. 그는 잘 알다시피 명지대와 관동대 재단이사장으로써 얼마나 많은 돈을 유용해 말아 먹었던 놈 아니던가. 유홍준의 진의는 아니겠지만 저자의 글에서 자꾸 그런 것들이 눈에 먼저 들어와 짜증이 이는 것은 어쩔 수 없네.

내게 이 책이 이전의 책들과 달리 이채롭게 다가오는 것은 작은 것들에 대한 관심일 듯 싶다. 그 첫번째 예로 나무에 대한 저자의 애정과 관심이다. 문화유산이 혼자 그렇게 덩그러니 서 있는게 아니고 주위 환경과 어우러져 그 맛을 더해내고 있다면 그 주위를 깊이 봐야하지 않겠는가. 그러니 주위에 널린 그 많은 나무들을 어떻게 그냥 휙~ 지나쳐버리고 말 수 없다. 나무의 이름을 하나하나 외고 공부하여야 그 아래에 있는 문화재의 깊은 참맛을 알 수 있다. 유홍준은 이를 실천하고 있다. 이점은 승주 선암사 부분을 읽으면 실감할 것이다.

둘째, 나의 시선을 확 끈 작은 주제는 돌담길이다. 내가 태어나 살던 곳은 경상남도의 작은 시골이다. 이곳의 담들은 흙과 짚을 섞은 다음 돌 위에 발라가며 세운 것들이다. 돌로만 지은 것은 아니지만 나름 운치 있고 정겨운 것들이다. 고향집 마을에도 적잖은 돌담길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들은 이제 정 없고 매력 없는 시멘트 담벼락으로 변해 있다. 그래서 일까? 담에 눈길을 주지 못했다. 이 책을 통해 내 주위의 작은 것도 문화재가 될 수 있음을 배우게 되었다.

셋째, 저자가 답사를 다니며 만나게 되는 사람과 지역 문화에 대한 소개는 다음을 위한 좋은 길잡이가 될만 하다. 그가 소개해주는 종가집 어머니들, 식당 주인, 지역 식당 등은 여행을 관광이 아닌 진정한 여행으로 가게 해준다. 여행이 눈만 즐거우면 무슨 재민가. 몸도 마음도 함께여야 그 여행이 진정 추억에 깊에 남을 것 아닌가.

이렇게 책에서 찾은 작은 것에 대한 관심 외에도 이 책이 가진 장점들이 많다. 그것은 전작에도 나오듯이 저자의 해박한 지식이다. 물론 책이 100% 완벽하지 못해 실수가 있을 수 있고, 잘못된 정보를 전할 수 있겠으나 이것만 가지고는 이 책이 가지는 흥미와 의의를 퇴색시키진 못할 것 같다. 해당 문화재에 대한 설명은 그 어느 곳에서도 찾기 힘들 정도로 세세하고 친절하다. 전문 답사가로서 아마추어들이 가져야 할 자세에 대해 어느 책보다 설명이 우수하다. 한 두 번 다녀본 곳에 대한 글이 아니라 스스로 수 십년 간 다닌 곳들에 대한 글이기에 그의 애정과 진실함이 책 속에 잘 녹아 있다.

나 같은 아마추어에게 이 책은 답사에 대한 일종의 성전과 같다. 자신의 대한 자랑과 변명 등에서 눈꼴 시린 내용도 찾을 수 있겠으나 이보다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더 클 듯하다. 법정 스님이 그랬다. 좋은 책은 책장을 넘기기 아쉬워 몇 번을 읽고 또 읽고 지나간다 했는데, 아무래도 답사기는 내게 그런 책을 듯 싶다.
(2011.06.27.에 쓴 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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