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민생을 염려하노니 - 조선을 움직인 4인의 경세가들
이정철 지음 / 역사비평사 / 201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읽고 나니 마음 한켠이 따뜻해진다. 역사학자가 쓴 역사인물에 대한 평전인데, 일견 딱딱하기 그지 없을 것 같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책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언제나 민생을 염려하는‘ 조선 시대 4명의 지식들인들 이야기는 당파 싸움을 넘너 오로지 백성을 걱정하는 이들의 행적들로 채워져 있다. 그래서 사실의 전달을 넘어 감동의 물결이 전해져 온다.

이이, 이원익, 조직, 김육이 이 책의 주인공들이다. 일반인들에게는 이이정도만 알려졌지만 나머지 인물들도 그 면면이 가벼이 넘길 위인들이 아니다. 그래서 수 백 년의 시간을 넘어 그들의 업적은 전해져 오는 것이다. 가히 유방백세라 할 수 있겠다. 청백리로 살면서 민생을 구한 이들의 삶은 전기로 엮어도 충분할 것이다.

내 삶이 어떠해야할지 좋은 지침이 된다. 단순히 청백리여서가 아니다. 공부하고 실천하며 헌신하는 인생이다. 어느 당색에 치우치지 않고 오로지 민생이라는 목표만을 향해 나아간 그들의 진심은 당대보다 오히려 시간이 지나서 더 인정받게 된다. 현실에 연연하지 않고 백성들의 삶을 나아지게 하려는 마음이 전해진 것이다. 내가 지금 서 있는 자리에서 나도 이러해야 하지 않을까. 계속 자문해 본다.

좋은 책이다. 역사인물을 통해 삶을 배울는 이들의 일독을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선을 뒤흔든 아버지와 아들
이종호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책의 제목이 주는 부담이 있기는 했지만 무난히 읽을만한 책이다. 최근 조선 후기사에 관심을 가지면서 그와 관련된 인물들의 이야기를 주로 읽고 있는 데 그 일환으로 보게 되었다. 깊이 있는 역사서라기보다 조선시대 인물, 특히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에 집중하여 그들이 조선 사회에 끼친 영향을 주고 탐구했다. 그래서인지 모범이 될만한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보다는 인조와 소현세자, 송갑조와 송시열, 윤선거와 윤증 등 다분히 논란거리가 있는 인물들을 주제로 택했다. 나름 흥미롭게 읽었다.

이 책은 다분히 역사평설이라 할만하다. 그래서 저자의 주관적인 평이 많다. 역사 사실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가진 이라면 저자의 주장에 고개를 갸웃거릴만한 곳도 있다. 그리고 책의 제목처럼 정말 조선을 뒤흔들었는지도 의문이다. 물론 강한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제목이 다소 부담스럽다. 아쉬운 점이 하나 더 있는데 저자는 다양한 글들을 인용하였지만 출처가 전혀 없다. 독서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출전을 직접 탐구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었다. 개별적으로 다 찾기에는 부담스럽다. 조금만 더 수고해주시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선 명가 안동김씨 표정있는 역사 4
김병기 지음 / 김영사 / 2007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개인적으로 ‘명문가‘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을 좋아한다. 그들은 돈만 많은 부자가 아니요, 한 두 세대 정치 권력을 잡은 이들도 아니다. 누대에 걸쳐 가풍을 만들고 정치나 사회적으로 선한 영향력을 미친 가문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과연 그들에게는 일반 가문이나 집안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다. 이에 대한 궁금증을 가진 이들이 이미 좋은 책을 냈다. 이 분야의 훌륭한 선구자인 조용헌은 <5백년 내력의 명문가 이야기>와 <조용헌의 명문가>를 냈다. 이어 최효찬도 <5백년 명문가 지속경영의 비밀>과 <5백년 명문가의 자녀교육>을 출간했다. 전자가 주로 풍수지리나 인물의 입장에서 접근했다면, 후자는 주로 교육적 입장에서 논하고 있다. 큰 틀에서는 명문가들을 중심으로 사회지도층의 올바른 역할에 대해 논하고 있다. 흥미롭게 읽은 책들이다.

반면 <조선명가 안동 김씨>는 조선 후기 최고 가문으로 부상한 안동 김씨 집안만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당연히 누구를 시조로 하여 어떠한 경로를 통해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까지 오를 수 있었는지 앞서 언급한 책들에 비해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고려 초에 시작된 안동 김씨는 조선 전기에야 안동을 떠나 서울에 자리잡게 된다. 그저 그런 평범한 양반 집안이었지만 병자호란을 거치며 세인들에게 명확히 이 집안은 각인된다. 항복을 거부하고 자폭해 죽은 김상용과 화친을 거부하며 끝까지 항거를 주장한 김상헌 두 형제에 의해 가문은 이름을 날리게 된다. 그들의 자손인 김수항, 김창집, 김조순 등이 차례로 정승이나 권력의 정점에 오르며 조선 후기 최고 가문이 된다. 다소 불명예스런 이름이기도 하지만 정조 사후 시작된 세도정치 60년 동안에는 안동 김씨는 왕권을 능가하는 위치에 서게 된다. 이후 김옥균이나 김좌진과 같은 인물도 배출된다.

위와 같은 사실들을 알게 된 점도 좋지만 안동 김씨가 단순히 정치 권력 쟁취를 통해 명문가 된 점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들은 몸소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쳤으며 이를 사회가 인정했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왕이나 양반 사대부들도 동의했다. 후손들은 조상의 유산이 자신들에게는 짐이 될 수 있었으나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것이 세도정치의 이름으로 더럽혀지기도 했으나 자신들 어깨에 올려진 전 세대의 업적을 자신의 대에서 바로 갈아 엎지는 않았다. 어쩌면 자신들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조선은 이들 어리석은(?) 후손들 탓에 19세기 변화의 흐름을 놓치고 수동적 개방 및 근대화의 길로 나서게 된다.

재밌게 읽었다. 새롭게 안 사실도 많다. 15명의 정승, 35명의 판서, 6명의 대제학, 3명의 왕비를 배출한 집안이라면 눈길이 가지 않는가? 게다가 왕의 총애를 업고 절대 권력을 휘두른 그들이기에 더 읽고 싶어졌다. 어쩌면 이 책을 통해 조선의 역사에 대한 남다른 시야를 가지게 될지도 모르겠다.

사실 이 책은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1000원에 산 것이다. 제값 이상의 가치를 내게 주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윤동주 지음 / 책만드는집 / 200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읽는 사람 마음이겠지만, 윤동주의 시는 적적한 가을밤에 잘 어울린다. 무심히 꺼내 읽자니 시대의 우울과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나란 인간은 위기 상황에 직면하면 회피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기에 윤동주의 소극적(?) 저항를 지지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의 시적 감수성과 내면의 예민함은 그대로 인정하여 그의 감정을 그대로 느끼고자 한다. 여전히 가슴 한켠이 아리다. 나의 아픔이 아닌 그의 아픔인데도. 이런 시의 언어는 나를 힘들게 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7-09-28 23: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knulp 2017-09-30 09:25   좋아요 0 | URL
ㅎㅎ 그렇죠? 즐건 연휴 보내세요.
 

읽는 사람 마음이겠지만, 윤동주의 시는 적적한 가을밤에 잘 어울린다. 무심히 꺼내 읽자니 시대의 우울과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나란 인간은 위기 상황에 직면하면 회피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기에 윤동주의 소극적(?) 저항를 지지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의 시적 감수성과 내면의 예민함은 그대로 인정하여 그의 감정을 그대로 느끼고자 한다. 여전히 가슴 한켠이 아리다. 나의 아픔이 아닌 그의 아픔인데도. 이런 시의 언어는 나를 힘들게 한다.

https://youtu.be/WsgKWqXR5CI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