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것을 담은 핫도그
쉘 실버스타인 지음 / 살림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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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학창 시절 실버스타인의 <폴링업>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번에 미발표작을 모은 새 책이 나왔다는  소식을 접했다.  
독특한 그림체와 엉뚱하지만 발랄한 글들은 여전히 반가웠다.
 
어린 시절에는 어른들의 생각과는 정반대로 생각하고 행동했다.
왜 이건 이렇지. 이렇게 하면 어쩔까 하며 행동한 일은 어른들에게 사고뭉치로 보이기 일쑤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나도 보통의 사고를 갖게 되고, 톡특한 생각을 하거나 튀는 사람을 이상한 사람이라 여기는
어른이 되었다.
 
이 책은 펄펄 살아 숨쉰다.
고정관념을 단박에 날려버린다.
내가 얼마나 고정된 틀 안에 나를 맞추며 살아왔는지 다시 한번 느끼며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낄낄거릴 수 있었다.
 
핫도그를 주문하면서 모든 것을 넣어달라고 했더니 개구리, 손목시계, 앵무새 등 기상천외한 것들이 들어있지를 않나,
마법 유리병 속 요정이 사실은 악당이었고, 세상에서 제일 긴 핫도그를 만들었는데, 그에 맞는 빵이 없는 식이다.
 
또한 색다른 표현으로 단어를 설명해 놀라게 만들기도 한다.
 
 
학교
폭포와 우박,
폭포와 눈보라가 결석을 시켜주는 곳
 
사인
이 사인의 뜻은 승리
이 사인의 뜻은 평화
또 다른 뜻은 햄버거 두 개 주세요.
 
또한 역자의 말대로 실버스타인의 글들은 운율이 있어 읽다보면 노래 같이 글들이 춤춘다.
원서와 비교해 읽어도 재미있을 것 같다.
 
엉뚱하고 기괴한 생각을 했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 한바탕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책이다.
자, 동심의 세계로 떠나고 싶은 사람은 탑승해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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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기도 - 이해인 시집
이해인 지음 / 열림원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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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잘 읽는 편이지만 시집은 왠지 어려울 것 같아(모호한 시어들) 선듯 손이 가지 않았다.

 

이해인 수녀님의 시집이라니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읽기 시작했는데 역시나 마음 

이 따뜻해지고, 조금은 착한 사람이 된 것 같았다.  

믿고 있는 종교가 없어 기도란 말이 조금은 낯설었지만(물론 큰일이 있을 떄는 내 맘대로 기 

도 를 하지만)  평범하지만 가슴 따뜻하고, 일상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시어들이 나를  

행복하게 했다.

 

<차를 마시며> 중

날개 없어도 마음먹으면 천사가 될 수 있어 기쁘다고
가슴속에선 자꾸 웃음이 차오르고 '차를 마시면 마음이 맑아진대,몸에도 좋대, 오래 살아주렴' 하는친구의 다정한 목소리가 내려 앉아 꽃으로 피어나는 아침을 기도처럼 마시는 삶의 고마움이여.

 

수녀님의 현실에 감사하며, 삶을 사랑하라는 단순하지만 큰 울림이 잊고 있었던 순순한 감성들을 다시 한번 끄집어내 조금 더 인생을 즐기고, 감사하며 살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마음이 답답하거나, 짜증 나는 일이 가득할 떄마다 시집을 들춰보며 정말 중요한 것을 잊고 지냈던 나를 반성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내 시선을 조금 더 여유롭고,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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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미친 바보 - 이덕무 산문집, 개정판
이덕무 지음, 권정원 옮김, 김영진 그림 / 미다스북스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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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책에 미친 바보>를 통해 이덕무를 만나서 참으로 행복하고 즐거웠다.

 

새롭게 단장하고 나온 <책에 미친 바보>는 여전히 향긋한 향을 품고 있었고, 다시 만난 이덕무는 오래된 옛 벗을 다시 만난 것처

 

럼 반가웠다. 바쁘다는 핑계로, 피곤하다는 핑계로 세월에 뒤떠밀리듯이 정신없이 살았는데, 이 친구 이덕무는 여전히 책에 빠져

 

살고 있었다. 세상 물정 모르고, 가난과 굶주림에 허덕이면서도 늘 책과 함께하며 자신을 책에 미친 바보, 간서치라 이르며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면 "에잇, 이 딱한 사람아"  하고 안쓰러운 마음이 들다가도 한평생 책에 파묻혀 산 그의 모습을 보면 숙연한 마음까

 

지 든다. 특히 벗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상상도 하지 못할 이덕무의 인간적인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새 책을 빌리게 되면 자신에게도 꼭 보여달라는 당부나 단것을 좋아하는 이덕무를 챙겨 주지 않는 박제가를 나무해 달라는 글을

 

보면 절로 웃음이 난다.

 

 

책을 읽는 내내 맑고 곧은 이덕무의 성정을 느낄 수 있었다.

 

자연을 벗삼아 즐기고, 평생 책을 가까이 하며 자신의 내면 성찰에 힘쓴 그의 모습을 보면 지금의 나의 안일한 모습이 부끄러워진

 

다. 왠지 어디선가 이덕무가 장맛비를 여기저기 피해 다니며 곧은 자세로 책을 읽고 있을 것 같다. 

 

시대는 변했지만, 한평생 책을 사랑했던 그에게 아직도 푸른 향이 내뿜어져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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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조절구역
츠츠이 야스타카 지음, 장점숙 옮김 / 북스토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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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노인은 공경의 대상이었지만 이젠 천덕꾸러기도 모자라 사회 문제의 주범 취급을 받는다.

사실 노인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SF 작가인 츠츠이 야스타가가 실버배틀이란 충격적인 소재를 들고 왔다.

물론 일본 영화 <배틀로얄> 에서도 학생들을 무인도에 가둬놓고, 서로 피튀기는 서버이벌을 벌이도록 했다.

주인공이 학생에서 노인으로 바뀌었지만, 누구나 노인이 되기 떄문에 그 충격은 더 크다.

 

일본 정부에서는 늘어나는 노인 문제와 파산 직전인 연금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 70세 이상 노인들이 서로 죽이는 실버배틀을 실행한다. 내가 살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을 죽여야 한다.

좀더 좋은 조건을 차지하기 위해 권총, 수류탄을 비싼 가격에 사거나, 약한 사람 여러 명이 모여 강한 한 사람을 공격하기도 한다. 서로 죽이고, 죽여 달라 하고, 아비귀환이 따로없다.

내 이웃이며, 친구며, 첫사랑이었던 소중한 사람들이 죽지만 그들을 돌아볼 여유가 없다. 그들은 생존을 위해 살인머신이 되어간다. 비정한 정부는 더 분발해 달라며 독촉 전화를 돌리고, 로마시대로 역행한듯(물론 사자나 호랑이 대신 사람이 싸우지만) 실버 배틀 승자 결정전이란 해괴한 경기가 호황리에 열린다.

 

돌아가신 많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그리고 할아버지, 할머님들, 수고하셨습니다.

정말 고마웠습니다. 우리를 이렇게 즐겁게 해주시고, 우리 젊은 사람들을 위해 이렇게 흥미롭게 죽어주셨네요.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안녕히 가십시오. 할아버님 할머님들, 안녕히 가십시오. 안녕히 가십시오. P295

 

 

그들의 죄라고는 단지 늙었다는 것.

젊은 시절 열심히 일했지만 이젠 나이 들어 연금에까지 부과된 세금을 내야 하는 처량한 신세가 된 노인들.

생산성 떨어지고, 젊은 세대에게 짐만 되는 폐기물 신세가 된 노인에게 가한 정부의 극단적인 선택에 분노와 충격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다양한 인물들, 매스컴, 정부 기관 등 여러 요소가 잘 버무려져 긴 악몽을 꾼듯하다.

무엇보다 노인을 없애야 할 존재 본 정부가 소름끼치도록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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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관계학 - 상처투성이 인간관계를 되돌리는 촌철살인 심리진단
송형석 지음 / 청림출판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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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편중된 독서 습관으로 심리학 관련 책은 거의 읽지 않았다. 그렇다고 심리학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도 아니면서 말이다.

방송은 보지 못했지만, <무한도전>에 출연해 멤버들의 심리를 정확하게 집어내어 인기를 얻은 송형석 박사가 쓴  두 번째 책인

<위험한 관계학>

사람들과 관계 맺는 것에 어려움을 느꼈고, 그 관계가 어떻게 형성되는지 궁금해서 집어든 <위험한 관계학>

이 책은 크게 관계맺기, 여러 종류의 관계들, 좋은 관계를 위한 기술로 나뉜다.

중간에 일러스트가 있어 책 내용을 쉽게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었고, 각 장이 끝날 때마다 써머리 노트가 있어 앞에서 읽었던 내용

을 머릿속에 다시 한번 정리할 수 있어 좋았다. 그런데 정말 핵심만 콕콕 집어 놓아서 바쁜 사람들은 책을 읽지 않고 써머리 노트만 봐도 되겠다란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나란 존재는 애초 부모님이 지정해주신 저점에서 시작했고 여전히 그 근처에서 살고 있지만, 이후에 만난 수많은 사람들이 내 안에 들어오고 나가길 계속해왔으며 그래서 내가 스스로 문을 닫지 않는 한 앞으로도 계속해서 변해갈 것이다. p.23

 

내 자신에게 선을 긋지 않는 한 변할 수 있단 말에 사뭇 비장감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저자의 전작인 <위험한 심리학>의 덕을 보려는 듯 제목도 <위험한 관계학>이라고  정한 것 같은데, 정말 책을 읽을수록 관계학이 무섭다란 생각이 들었다.

나와 아버지의 관계를, 조부모와 아버지의 관계에 대입할 수 있고, 어긋난 관계로 한번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관계를 바탕으로 배우자를 선택하고, 부부 사이에 문제가 없더라도 아이가 생기면서 또다른 관계의 문제가 생기고. 유전자뿐만 아니라 관계까지도 그대로 유전된다니 이런 무시무시한 족쇄가 어디 있겠는가.

 

다양한 인간관계의 모습을 통해 나를 대입해 보고, 나와 내 주변의 관계를 다시 돌아볼 수 있었다.

반면 마지막 장의 해법에 관해서는 어디서나 알고 있는 내용이 나와 아쉬었다.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는 그 해법이 가장 궁금한데, 너무나 가볍고 일반적인 내용만 담아 턱하고 맥이 풀렸다.

이런 건 이미 알고 있었다고! 좀더 다른 해법을 원했는데 뻔한 나물들만 잔뜩 상에 올려졌을 뿐아니라 내용도 가벼워 처음에 가졌던 비장감이 사그라들었다.

 

그래도 관계학의 무시무시학 모습을 조금 맛보았고, 앞으로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살아야겠단 생각이 절로 들었단 것으로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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