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카의 대화 : 인생에 관하여 (라티움어 원전 완역판)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지음, 김남우 외 옮김 / 까치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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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세네카를 영접했다.
심리학과 철학 책을 읽다 보면 스토아학파와 함께 매번 등장하는 그분. 검색해 보니 1세기 사람이란다. 이천 년도 휠씬 더 지난 그 시대에도 인간은 똑같은 고민을 하고 이상적인 인간상을 토론한다. 이런 고전 중의 고전을 읽다 보면, 어느 시대건 사람 사는 건 변함이 없는 것 같다. 누구나 다 고뇌에 빠지고 고통을 감내하고 인생의 철학에 의미가 생긴다.

네가 고통받는 건 한걸음 성숙해지기 위한 기회라는 뻔하디 뻔한 이야기도 기원전부터 이야기했으면 인정해야 된다. 착한 사람에게 왜 나쁜 일이 닥치냐는 물음. 어떤 시련도 성장하기 위한 기회일 뿐이라는, 결국 모든 일을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아주 완벽한 삶의 방향을 첫 장에서 설명해 준다. 무려 1장. 시작하자마자 거론하는, 거부할 수 없는 삶의 철학에 무릎을 끌고 감사합니다 하고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책은 완독이 크게 의미가 없다. 곁에 두고 살아가야 한다. 해설도 알차다. 종교에 큰 반감을 가진 사람들에게 철학이야말로 완벽한 대체제가 아닐까. 특히 스토아학파는 강력한 후보 중 하나다. 이런 글이 진정한 자기계발서다.

——

중요한 것은 견디는 대상이 아니라, 견디는 방식입니다. -11p

무엇이 든지 약한 것은 본성상 불평을 늘어놓습니다. -73p

복수 가운데 가장 모욕적인 복수는, 복수할 가치가 없다는 여김을 받은 것입니다. -116p

어떤 사람이 할 수 없는 것과 하려고 하지 않는 것을 구분합시다. -158p

겉보기에 좋은 것보다는, 견실하고 여일하며 속으로 아름다운 것을 찾도록 합시다. -218p

실로 실천하지 않는 관조란 없기 때문입니다. -256p

특히 창피해서 실제 이유를 털어놓지 못하고 고통을 안으로 억누를 때, 좁은 곳에 갇힌 욕구는 출구를 찾지 못해 자신을 옥죕니다. -266p

많은 사람들의 삶은 가식적이고 과시적입니다. -293p

현재에 충실하십시오. -309p

하지만 당신이 슬픔에 빠져 있는 한, 당신은 그들의 비탄을 막아줄 수 없을 것입니다. -33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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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상학의 근본개념들 - 세계-유한성-고독
마르틴 하이데거 지음, 이기상 옮김 / 까치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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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세계에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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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와 배신자 -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이중 스파이, 올레크 고르디옙스키
벤 매킨타이어 지음, 김승욱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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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전문에는 <걱정할 것 없다>고 적혀 있었다. 따라서 걱정할 것이 있음이 분명했다. -372p

———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스파이들의 실제 역사를 묵묵하게 그리고, ‘만들어낸’ 뛰어난 연출을 가볍고 시시하게 만드는 역사상 가장 중요한 진짜 스파이의 리얼한 탈출기와 결국 실수투성이인 인간들의 이야기.

지금 러시아를 보면 소련이랑 무엇이 그렇게 다른진 모르겠지만 소련 공산당의 정신적 상징적 지주였던 KGB의 부패와 몰락이 소련의 해체로까지 이어졌고 올레크 고르디옙스키가 그 역할에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끼친 건 대처 총리와의 만남과 영국 여왕의 훈장, 레이건 미 대통령과의 40분에 가까운 독대에서 그 위력을 알 수가 있다. 실화이지만 스파이 소설이나 정치 소설로도 완벽한 필체와 구성, 차가운 몰입감.

-마틴 스콜세지나 리들리 스콧 영감님 빨리 이거 제작해 주세요.
-CIA 자폭이 하이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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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권력에 관한 담대한 질문 - 홉스부터 후쿠야마까지 12인의 시선으로 오늘날의 정치·권력·국가를 다시 묻다
데이비드 런시먼 지음, 강은지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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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볼 것이냐, 짧게 볼 것이냐. 이것이 문제로다.

목차를 보았을 때, 국가론에 대한 역사적 인물들을 소개 분석하는 내용이 주를 이룰 거란 느낌이 들었고 실제 그랬지만 이 책이 마음에 들었던 건, 각 장이 단독적으로 움직이지만 앞서 소개했던 인물들을 지속적으로 등장시켜 비교시켜준다. 그리고 당대 그 시대를 살았던 인물이 어떤 경험과 역사적 배경 위에서 그들의 이론이 머릿속에서 탄생했는지도 분석한다. 그래도 원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주인공은 토머스 홉스의 리바이어던이다.

리바이어던, 마르크스 공산당선언 같은 기념비적인 국가 권력에 대한 맛보기 역할에 아주 충실하다. 누군가에겐 정말 재미없는 소재이겠지만, 누구나 한 번씩 이런 어젠다를 심사숙고하며 고민을 해봐야 된다. 꼴랑 책 한 페이지 읽는데 수많은 방해 자극이 넘쳐나는 세상이지만, 그 역경을 이겨내고 국가란 무엇이고 그 속의 일원으로서 어떤 역할과 철학을 가져야 될까라고 자문해 보자.

권력이 있는 곳에 부패는 기생충처럼 따라다닌다. 증오는 나의 치부를 감추고 상대에게 눈을 돌리는 가장 쉽고 효율적인 방법이다. 끝이 없는 싸움에 지치더라도 싸움은 계속된다. 자국의 이익 앞에 모든 것은 평등하다. 국익이 전부라는 소리다. 거짓말은 디폴트가 되어버리고 큰 틀안에 작은 틀은 무시당하고 소외된다. 해결책은? 없다. 있었으면 이미 해결했겠지. 그러나 아무것도 하지 않는 지도자만큼 최악인 경우도 없다. 그냥 필요악이라고 치자. 아무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숭배에 저항하라!


——
무엇보다도 '회의적'은 '냉소적'과 결코 같은 뜻이 아니다. -42p

그러나 대부분의 혁명에서 수레바퀴는 완전히 한 바퀴를 돌아 제자리에 오게 된다. -97p

•••전 세계 여러 사회민주주의 성향의 정당들은 더 이상 노동자의 당이 아니 다. 교육받은 자들이나 젊은 세대를 대변하는 당이다. -175p

그런 점에서 인도와 중국 모두 일관되게 이중적이다. -205p

•••그 강연의 핵심은 가장 중요한 정치적 결정을 내려야 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결정한 이유를 절대로 말할 수 없다는 것이 었다. -216p

만약 결과보다 희망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이미 길을 잃은 것이다. -229p

또 정치인들이 선거에서 쉽게 이기기 위해 경쟁자보다 더 많은 것을 약속하는 상황도 두려워했다. -251p

그런데 진정한 회의론자는 어떤 것에 대해서든 알고 있다고 추정하지 말아야 한다. -264p

또한 국가에 끔찍한 불의와 범죄를 저지른다며 서로 상대편을 비난하지만, 실제로 그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고, 진정한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다. -37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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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었더니 시가 되네! 폰카 동시
이묘신 지음 / 마음이음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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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랑 처음같이 읽은 시집.
생각지도 못한 감동이 밀려온다.

이제 막 한글을 읽을 수 있게 된 아이와 같이 단어 하나하나 어설프게 읽어가며 웃긴 상황들은 글에게도 친해지게 하는 마법의 연출을 가진 책이다. 아이들에게 그림은 필수인데, 그걸 폰카로 포착한 웃긴 상황과 소재에 함박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이야기를 읽어주는 그림책이 아닌, 상황을 이해하고 함께 웃으며 글 읽는 것이 아직은 스트레스인 아이들에겐 읽기 쉬운 짧은 시와 유익한 성공 루틴을 만들어주고, 부모들에겐 혼자서 떠드는 긴 글에 목이 아플 상황까지 방지해 주며 시간까지 절약할 수 있는 윈윈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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