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천룡팔부 7 - 진롱기국의 비밀 천룡팔부 7
김용 지음, 이정원 옮김 / 김영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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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이 자자할수록 남들로부터 시기를 받기 마련이고 기대하는 바도 더 큰 법이오."

오노대가 입으로는 답했지만 속으로는 줄곧 허죽의 19대, 20대 조상에게까지 저주를 퍼부어댔다. 이런 독한 욕은 며칠 전에 이미 했던 것들이었지만 지금 또 욕을 새로 만들어내기는 어려운 처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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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천룡팔부 7 - 진롱기국의 비밀 천룡팔부 7
김용 지음, 이정원 옮김 / 김영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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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에도 이런 말이 있다. "색色은 무상으로 보아라. 그럼 염리厭離27가 생기고 희탐喜貪이 사라지며 이는 곧 심해탈心解脫28인 것이다. 색은 무상이니 무상은 곧 괴로움이며 괴로움은 내가 아니다. 색을 싫어하게 되면 싫어하기 때문에 즐겁지 아니하고, 즐겁지 아니하기 때문에 해탈에 이르게 된다."’

‘천산동모’라는 이름이 거론되자 사방의 군호 입에서 잇 하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다들 격분하는 듯한 목소리였다. 두려움에 떠는 사람도 있고 분노하는 사람, 당혹스러워하는 사람, 침통해하는 사람 등 각양각색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또한 뒤로 몇 걸음 물러서며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공포에 질린 사람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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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지음, 이정원 옮김 / 김영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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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숙 …."
허죽이 말했다.
"전 당신 사숙이 아닙니다. 그쪽 장문인 같은 것도 아니고 말입니다. 전 소림사 화상일 뿐 그쪽 소요파와는 아무 관계 없습니다."
강광릉이 말했다.
"사숙, 어찌 인정을 안 하십니까? 소요파라는 이름은 본문 사람이 아닌 외부인들은 들을 수 없습니다. 누군가 의도적이든 아니든 간에 그 이름을 들었다면 본문의 규칙상 당장 죽여야만 합니다."

"사숙, 그건 사숙 잘못입니다. 소요파는 도가의 최고봉으로 속박에 얽매일 필요가 없으니 얼마나 자유로이 살아갈 수 있습니까? 사숙께선 본 파의 장문인이니 천하의 그 누구도 간섭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속히 가사를 벗어던지고 머리카락을 기른 다음 아리따운 낭자 열일고여덟 명쯤 아내로 맞으십시오. 불문이고 뭐고 무슨 상관입니까? 악구계고 선구계고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고소모용가에서 자랑하는 최상의 절기는 바로 두전성이斗轉星移라 불리는 차력타력 기술이었다. 남들은 속사정도 모르고 모용씨가 그저 ‘상대가 쓴 방법을 상대에게 펼친다’는 신묘한 무공으로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것이며 상대방이 명성을 떨친 절기를 그 사람에게 가한 것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마치 고소모용씨가 천하 각 문파의 절기를 모두 구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것도 아주 정묘하게 구사할 것이라 여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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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천룡팔부 7 - 진롱기국의 비밀 천룡팔부 7
김용 지음, 이정원 옮김 / 김영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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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난대사께서는 선리禪理에 정통하시니 선종의 요지가 돈오頓悟7에 있다는 것을 잘 알고 계실 것이오. 기도棋道 역시 마찬가지라 재기가 넘치는 여덟아홉 살 어린아이가 대국에서 일류고수들을 꺾는 경우가 왕왕 있지요. 재하가 비록 깊은 뜻을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천하에 재기가 넘치는 인물들이 많으니 이를 못 풀지는 않으리라 생각하고 있소. 선사께서 과거에 남겨두고 가신 이 심원心願을 누군가 풀 수 있다면 이는 선사의 심원을 푸는 일이 될 것이니 선사께서 이승에 계시진 않지만 구천에서라도 이를 아시고 크게 기뻐하실 것이오."

현난은 속으로 생각했다.
‘이 총변선생의 사부도 제자와 성격이 비슷하구나. 둘 다 평생 총명한 재기와 지혜를 이런 쓸데없는 곳에 투여하는 바람에 정춘추가 아무 거리낌 없이 횡포를 저질러도 이를 저지할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정말 개탄스럽도다.’

단예가 그녀의 눈빛을 따라가보니 스물여덟아홉 정도 나이의 간편한 담황색 복장을 하고 허리에 장검을 찬 공자 하나가 천천히 걸어나왔다. 그의 얼굴은 맑고 준수했으며 품위가 넘쳐 보였다.
단예는 그를 보자마자 몸이 오싹해지고 눈이 빨갛게 충혈이 돼서 하마터면 눈물이 나올 뻔했다.
‘사람들이 모용 공자는 인중용봉이라더니 과연 명불허전이로다. 왕 낭자가 저 사람을 그토록 앙모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어. 에이, 내 평생 운명은 고난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으로 정해져 있나 보구나.’

모용복은 눈앞이 점점 흐릿하게 변해만 갔다. 바둑판 위의 백돌과 흑돌이 마치 장수들과 병사들로 보이며 동쪽에 한 무리의 인마가 있고 서쪽에는 진영이 있어 서로가 서로를 에워싼 채 어지럽게 뒤엉켜 서로 마구 죽이는 모습처럼 보였다. 그는 눈을 똑바로 뜨고 다시 쳐다봤다. 백기에 백색 갑옷을 입은 아군 군마가 흑기를 들고 흑색 갑옷을 입은 적에게 포위돼 있었다. 백색 군마가 좌충우돌하며 시종 포위망을 뚫고 나갈 수가 없는 상황이 되자 갈수록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나 모용씨가 천수를 다한 것인가? 그동안 도모했던 수천 가지 책략이 모두 헛된 것이 되어버리고 쓸데없는 애만 쓴 것이란 말인가? 우리 모용씨 일가에서 수백 년 동안 전심전력을 다해 준비한 것이 결국 일장춘몽이었다는 것인가? 모든 것이 운명이라면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는 별안간 큰 소리로 울부짖다 검을 뽑아 들어 자신의 목에 가져다 댔다.

단연경이 바둑판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한참을 사색했다. 그렇게 한참을 있다가 왼손 철장을 바둑돌 상자에 넣어 찍자 철장 끝에 흡착력이 있는 듯 백돌 하나가 달라붙었다. 그는 달라붙은 백돌을 가져가 바둑판 위에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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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천룡팔부 6 - 천하제일의 독공 천룡팔부 6
김용 지음, 이정원 옮김 / 김영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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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참자. 때가 되면 알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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