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하지 말라 - 당신의 모든 것이 메시지다
송길영 지음 / 북스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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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지난 20여년간 수많은 데이터를 읽고 분석한 후 그 함의를 해석하여 한국 사회에 깊은 통찰력을 준 국내 최고 데이터 분석가 송길영 박사의 신작이다. 개개인 총합으로써 현재 우리의 모습과 다가올 미래상을 엿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개인 각자의 삶의 방향성은 어떻게 정립해야 하며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성장해야 하는지 그 방향타 역할을 해준다.
나이키의 유명한 광고 문구는 Just Do It!으로 시작한다. 나이키 광고를 보면 가슴이 뛰고 열정이 불타올라 당장이라도 나이키를 신고 뛰고 싶은 마음이 들곤 한다. 그러나 데이터를 통해 사람의 마음을 읽는 마인드 마이너 (Mind Miner) 송길영 박사는 그냥 뛰기 전에 먼저 생각하라고 한다(Don’t Just Do It! Think First!). 뛰는 목적과 방향성을 정립하지 않은 채 그저 열정만을 탑재한 채 근면한 마음으로 뛰다 가는 시대의 흐름과 맞지 않아 성과 없이 소진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적응하며 사는 것이 요즘처럼 숨가쁘게 느껴진 적이 있었나 싶다. AI, 빅데이터, 자동화, 메타버스라는 키워드만 들어도 덜컥 겁이 나는데 설상가상으로 코로나로 인해 변화에 가속도까지 붙었다. 당연한 것으로 여겨져 별다른 고민없이 받아들였던 삶의 전제가 급속도로 무너져가는데 새로운 지향점이나 전제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관리자는 정말 필요한가? 회사에 나와서 동료들과 부대끼며 함께 일하는 방법만이 옳은가? 100년을 넘게 이어온 근대적 방식의 교육은 여전히 유효한가? 결과만 좋으면 과정은 문제가 있어도 눈감아 줄 수 있는가? 취업을 위해 스펙 9종은 꼭 장착해야만 하는가? 국룰을 따르지 않으면 나는 눈치 없고 가성비도 따지지 못하는 호구가 되는가? 송길영 박사는 책에서 변화는 중립적이어서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며, 내가 준비했으면 기회가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위기라고 말한다. 어제까지 정답으로 여겨져 의심없이 받아 든 답지를 옆으로 밀쳐 두고 생각을 현행화하여 성장을 통한 삶의 주도권을 꿈꾸라고 말한다. 워딩 자체만 놓고 보면 또 하나의 자기계발서 내지는 트렌디한 세상을 읽어주는 다른 책들의 주장과 유사할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결론 자체가 아니라 책을 숙고하며 읽어 나가는 과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구체적이면서도 통합적인 시각이다.
철학자 최진석은 우리나라가 처해있는 중진국의 함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생각의 결과를 재빠르게 복제하여 적용하는 삶의 태도에서 벗어나 생각하는 과정을 심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생각의 결과를 받아들여 최단기간에 정해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지름길을 찾아 적용하는 것(벤치마킹)에서, 생각하는 과정을 통해 문제 자체를 정의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길을 하나씩 만들어가는 것이 선도국가로 갈 수 있는 방안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자세는 개개인에게도 필요하다. 개인이 모여 우리가 되기 때문이다. 송길영 박사의 책은 지금까지의 삶을 지탱해온 패러다임이 바뀌어 삶의 방향성을 재정립해야 하는 이때 독자에게 때로는 냉철하게 그러나 인간에 대한 애정을 담은 시선으로 넌지시 조언해준다. 길 없는 길을 떠나기 위해 발걸음을 떼기 전에 필연적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는 세상의 변화를 먼저 관찰하고 생각을 정리한 후 먼 길 떠나 보는 건 어떻겠냐고. Don’t Just Do It, Think Fir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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