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와 진보, 우파와 좌파 모두가 각기 나름의 역할을 가지고 있는 사회야말로 건전한 사회일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서로 상대방을 "빨갱이"니 "수꼴"이니 매도하며 서로 다투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보수주의에 관해서는 태극기집회나 일베, 친일, 독재 옹호 등의 부정적 이미지가 따라다닌다. 실제로 한국현대사에서는 그러한 비판이 틀렸다고 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진정한 보수주의란 무엇이고, 보수주의가 나아갈 길이란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을 10권 골라 보았다. 

 

1. <프랑스 혁명에 관한 성찰> 에드먼드 버크(이태숙)

 

 

그야말로 진부한, 혹은 보수적인(!) 초이스인 것 같기도 하지만, 역시 보수주의에 관한 책이라면 에드먼드 버크의 책부터 꼽지 않을 수 없다. 자유, 평등, 박애를 주장한 프랑스혁명을 비판한 이 책은 오늘날까지 보수주의의 불후의 고전으로 꼽히고 있다. 역시 보수주의의 기원에 해당하는 버크의 <프랑스혁명에 관한 성찰>을 읽어야 할 것이다.

 

2. <오크숏의 철학과 정치사상> 김비환

 

 

버크와 더불어 보수주의 사상의 대표로 꼽힐 수 있는 인물이 마이클 오크숏이다. 그런데 오크숏의 글이 난해한 탓도 있고 해서 국내에는 잘 소개되어 있지 않다. <오크숏의 철학과 정치사상>은 오크숏에 대해서 치밀하고도 방대한 연구서로 그의 사상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

 

3. <노예의 길>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엄밀히 말해서 하이에크는 보수주의보다는 자유주의 경제학자로 분류되지만, 그의 경제학은 국가에 의한 복지정책을 비판하고 자유방임주의를 주장했다는 점에서 경제적 보수주의의 대표적 선수로 분류되고 있다. 한국의 진보좌파에서는 신자유주의 체제를 주적으로 삼고 있는데, 과연 신자유주의란 무엇인지 하이에크의 대표작을 읽어보자.

 

4. <합리적 보수를 찾습니다> 로저 스크러튼(박수철)

 

 

합리적 보수를 찾는다는 제목은 그만큼 합리적 보수가 보기 드물다는 방증일 것이다. 제목만 보면 보수주의를 비판하는 책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저자는 영국의 대표적 보수주의자라고 한다. 보수주의자가 보기에도 오늘날의 보수는 문제가 많다는 뜻이다. 진정한 보수주의란 무엇인지 이 책을 통해 고찰해 볼 수 있다.

 

5. <품격있는 보수를 꿈꾸다> 김일영

 

 

합리적 보수만큼이나 드문 게 품격있는 보수인가보다. 한국 보수의 이데올로그였던 고 김일영 교수의 칼럼집이다.   

 

 

6. <공부하는 보수> 이상돈

 

 

지금은 국민의당으로 가 버렸지만, 보수 논객으로 이름을 날렸던 이상돈 교수의 서평집이다. 보수의 입장에서 이명박, 박근혜 정권을 날카롭게 비판했던 특이한 포지션이 흥미롭기도 하고, 보수주의에 대한 책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어 북가이드로서의 가치도 있다.

 

7. <자유의 적들> 전원책

 

 

인기 프로그램 <썰전> 등으로 유명한 보수 논객 전원책의 책이다. 과격한 주장 때문에 거부감이 들기도 하지만, 보수주의의 관점에서 진보 좌파를 비판한 논점이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것 같다.

 

8. <해방 전후사의 재인식> 박지향 외

 

 

흔히 뉴라이트 사관이라고 하면, 친일사관이라는 비판을 많이 받기도 하지만, 민족주의에 경도되어 있던 한국사 이해에 균형을 가져온 긍정적 의의도 있을 것 같다. <해방 전후사의 재인식>은 그런 정치적 맥락과는 별개로 진지하고 새로운 시각의 근현대사 연구라는 점에서 일독의 가치가 있다.

 

9. <한국의 보수와 수구> 이나미

 

 

보수와 수구는 구분되어야 한다고들 하는데, 과연 그 구분은 어떻게 정의되는지를 한국 현대사를 통해서 분석한 책이다. 보수주의의 이념과 역사에 대해서 가장 명료하게 분석한 책이라 할 수 있다.

 

10. <보수정치는 어떻게 살아남았나> 강원택

 

 

최순실게이트 이후로 한국의 보수 정당에게 '보수정치는 어떻게 살아남았나'라는 의문이 절실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전세계적으로 오랜 역사를 가진 당인 영국 보수당의 역사는 배울 만한 점이 많을 것 같다. 공화당의 트럼프나 자민당의 아베보다는 보수당의 메이가 상식인에 가까운 것처럼 보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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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법치주의 국가다. 입법, 행정, 사법의 3부는 각각 법을 만들고, 집행하고, 법에 어긋나는 행위를 처벌하는 역할을 한다. 말 그대로 법이야말로 국가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법이란 여전히 일반인들에게는 어렵고 낯선 분야로 남아있는 것 같다. 법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책을 10권 선정해 보았다.

 

1. <부러진 화살> 서형

 

 

영화로도 만들어져 큰 화제를 모은 책이다. 김명호 교수가 해임에 반발하여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하자 판사를 석궁으로 쏜 실제 사건을 논픽션으로 만들었다. 김명호 교수라는 특이한 캐릭터와 한 개인이 법원에서 마주하게 되는 부조리를 실감나게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아주 재미있게 읽힌다. 하나의 사건을 통해 한국사회와 사법부의 문제를 엿볼 수 있다.

 

2. <신들을 위한 여름> 에드워드 라슨(한유정)

 

 

미국에서 있었던 재판에 대한 논픽션도 소개하고자 한다. 1925년, 테네시의 어느 고등학교에서 진화론을 가르쳤다는 이유로 고등학교 교사가 고발 당한다. 이 재판은 진화론과 창조론, 과학과 종교의 일대 법정 대결로 비화되면서 오늘날까지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이 역사적 재판을 추적한 <신들을 위한 여름>은 퓰리처상을 수상하였다.

 

3. <사법부> 한홍구

 

 

해방 이후 오랜 기간 지속되었던 독재정권 시절, 한국의 사법부는 법의 지배를 관철시키는 대신,당대의 권력자들의 독재를 정당화하는 판결을 내렸다. 한국 현대사에서 사법부가 저지른 문제적 역사를 되돌아 봄으로써 오늘날의 사법부가 얼마나 다를 수 있는가에 대해서 사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4. <대법원, 이의 있습니다> 권석천

 

 

중앙일보 권석천 논설위원의 칼럼의 칼럼은 언제나 명쾌한 논리 전개를 바탕으로 하며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믿고 보는 권석천 칼럼" 중에서도 특히 전문분야인 사법 관련 기사들은 남다른 통찰과 분석을 바탕으로 하여 신뢰가 갈 만하다. 그가 최근에 대법원의 역사에 대한 책을 출판하였으니 꼭 읽어볼 만하다.

 

5. <헌법재판소, 한국 현대사를 말하다> 이범준

 

 

이번 탄핵정국에서 헌법재판소는 말 그대로 탄핵의 가부를 결정하는 기관으로서 몇 달간 언론과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헌법재판소란 도대체 무엇인가에 대해서 그 역사를 그린 책이다. 1988년 탄생부터 노무현 대통령 탄핵과 수도 이전까지 헌법재판소가 걸어온 길을 다루고 있다.

 

6. <법은 정치를 심판할 수 있을까?> 최강욱

 

 

그동안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판검사들의 엘리트주의와 권위주의, 줄서기 등 한국 사법부의 문제들을 낯낯이 알 수 있는 가장 흥미로운 책이다. 대중강연을 바탕으로 책으로 출판된 것이라 내용도 쉽고 재미있다.

 

7. <저주 받으리라, 너희 법률가들이여> 프레드 로델(이승훈)

 

 

1939년 뉴딜 시대 미국에서 법률가들을 비판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던 책이지만, 오늘날 한국에서 읽어도 재미있다. 고대에는 주술사들이, 중세에는 성직자들이, 현대에는 법률가들이 있다는 저자의 말에 법률가들이 말하는 법률이 일상생활에서 유리되어 난해한 용어들만이 남게 되었다는 그의 문제의식이 담겨 있다.

 

8. <혐오에서 인류애로> 마사 누스바움(강동혁)

 

 

동성애를 법으로 금지하던 시절에서 2015년 동성결혼 합헌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사법부 역사에서 동성애에 관한 판결이 변화해온 과정을 그리고 있다. 한국사회에서도 뜨거운 감자라 할 수 있는 동성결혼의 문제에 대해 생각하기 위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9. <헌법논쟁> 하세베 야스오, 스기타 아쓰시(김일영, 아사바 유키)

 

 

헌법학자 하세베 야스오와 정치학자 스기타 아쓰시가 각자 입헌주의와 민주주의의 관점에서 헌법에 대해 토론한 책이다. 대담 형식으로 쓰여진 책이지만, 논의는 상당히 수준이 높은 편이라 비전문가가 읽기에는 어려운 부분도 있다. 하지만 헌법과 입헌주의, 민주주의에 대해 깊이있는 사고를 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 생각된다.

 

10. <지금 다시 헌법> 차병직, 윤재왕, 윤지영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도 있지만, 헌법 조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는 것이 가장 필요한 일일지도 모른다. 조문마다 이해하기 쉬운 해설들이 있어 이해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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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이 끝났다. 작년 이맘때,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리라고 예상한 사람이 있었을까? 트럼프 대통령 당선은 전세계 사람들에게 큰 충격이었다. 도대체 최근 20여년간, 미국에 무슨 일이 생겼길래 트럼프가 당선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는 책 10권을 선정해 보았다.

 

1. <도널드 트럼프> 강준만

 

 

작년 11월, 미국의 대통령 선거를 전후하여 '도널드 트럼프'를 제목으로 달고 나온 책은 족히 스무 권은 넘을 것 같다. 그 가운데 한 권을 고르자면, 미국사, 미국정치에 대한 책을 꾸준히 집필해 온 강준만의 책을 고르고 싶다. 도널드 트럼프의 인생 역정을 밀도 있게 소개하면서, 미국 정치사에서 그가 차지할 위치까지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도널드 트럼프에 관해서 읽을 만한 최선의 책이라 생각한다.

 

2. <우리는 왜 어리석은 투표를 하는가> 리처드 솅크먼(강순이)

 

 

조지 W. 부시의 당선을 보며 저자는 유권자가 현명하다는 신화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미국 현대사에서 유권자들이 잘못된 선택을 한 사례들을 추적한다. 유권자들은 편향된 정보만을 믿거나 선동당하거나 근시안적 사고를 하는 탓에 선거에서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된다.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에 도사린 함정들을 파헤침으로써 보다 나은 민주주의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는 책이다.

 

3.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조지 레이코프(유나영)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는 말을 들었을 때, 우리는 코끼리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된다! 이것이 인지언어학자인 저자가 주장한 '프레임'이라는 것인데, 최근 몇 년간 한국의 진보좌파 진영에서 주목을 받으며 유행한 담론이기도 한다. 공화당과 민주당의 정치적 논쟁과 선거에서 프레임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분석한 책이다.

 

4. <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들을 위해 투표하는가> 토마스 프랭크(김병순)

 

 

가난한 사람들이 왜 그들을 실질적으로 대변할 민주당 대신에 부자들을 위한 정당 공화당에 투표하는가, 라는 질문을 품은 저자는 캔자스의 공화당 지지자들을 취재하여 그들이 왜 "계급배반투표"를 하는지를 분석한다. 이번 트럼프 당선에도 이른바 "러스트 벨트"라 불리는 전통적 민주당 지지 지역의 노동자들이 트럼프를 선택한 것이 큰 요인이었다고 한다.

 

5. <실패한 우파가 어떻게 승자가 되었나> 토머스 프랭크(함규진, 임도영)

 

 

2008년 금융위기라는 큰 실패를 야기한 공화당 정권이 불과 몇 년 사이에 다시 선거에서 승리했따는 사실은 이해하기 힘든 일인 것 같기도 하다. 왜 미국인들은 민주당은 무능하다고 믿는 반면, 공화당의 실패에 대해서는 쉽게 망각하는가? 오바마 정권은 경제적 성과를 냈고, 임기 마지막까지 높은 지지율을 자랑했음에도 불구하고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이유를 생각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6. <그것은 정말 애국이었을까> 클레어 코너(박다솜)

 

 

이슬람, 멕시코인, 이민, 중국, 여성 등에 대한 노골적 혐오발언을 통해 인기를 끌고 당선까지 된 트럼프는 미국의 극우주의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만든다. 이 책은 극우 인종차별주의 단체 회원이었던 저자가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며 반성하는 책이다. 적대와 증오, 공포를 선동하는 극우주의에 대한 내재적 접근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7. <다운사이징 데모크라시> 벤저민 긴스버그, 매튜 크렌슨(서복경)

 

 

미국 민주주의가 나빠졌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출판된 책이다. 정치의 장에서 시민이 고객으로 변화하면서 대중민주주의가 개인민주주의가 쇠퇴하는 과정을 민영화, 이익집단, 여론조사, 사법과 시민운동의 다양한 영역에서 벌어진 현상들을 통해 분석하고 있다.

 

8. <보수는 어떻게 지배하는가> 앨버트 허시먼(이근영)

 

 

프랑스혁명 시대부터 현대까지 보수의 수사를 저자는 다음 세 가지 명제로 요약한다. 1.변혁은 문제를 개선시키지 못한다, 2.변혁은 문제를 오히려 악화시킨다, 3.변혁은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문제를 야기한다. 서양사에서 보수의 수사가 어떻게 되풀이되며 등장했는가를 분석하고 있는 책이다.

 

9. <미국의 반지성주의> 리처드 호프스태터(유강은)

 

 

어떻게 트럼프가 클린턴을 이길 수 있었을까? 혹은 어떻게 조지 W 부시가 고어나 켈리를 이길 수 있었을까? 선거의 결과를 이변으로 여기는 대전제는 '유권자는 지성이 더 높은 후보를 선택할 것이다'라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에 한해서는 이러한 대전제가 사실이 아닐 수 있다. 미국사회에 뿌리깊은 반지성주의 때문이다. 반세기도 더 전인 1963년에 출판되었던 반지성주의 연구의 고전이 최근에 한국에 번역되었다. 일독을 권하고자 한다.

 

10. <미국의 민주주의> 알렉시스 드 토크빌(임효선, 박지동)

 

 

마지막에는 최근의 시사적 내용을 다룬 책들 대신에 고전으로 돌아가 보자. 19세기 미국을 방문한 프랑스의 사상가 토크빌은 미국의 민주주의가 가진 특징을 간파했다. 미국의 민주주의가 가진 특유의 의의와 위험성을 고찰해 보고자 한다면 200여년 가까이 읽혀 온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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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1987년 6월항쟁으로부터 30주년이 되는 해다. 민주화를 통해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하고, 6공화국 헌법을 수립한 6월항쟁을 기념하며 민주화와 민주주의에 관해 읽어볼 만한 책 10권을 골라보았다.

 

1. <100도씨> 최규석

 

 

6월항쟁의 전체적인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입문용으로는 이 만화가 적역이 아닐까 싶다. 만화지만 1980년대 당시를 살아갔던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역사적 사건들과 함께 그리고 있어 감동적으로 읽을 수 있다.

 

2. <특종 1987> 신성호

 

 

6월항쟁의 도화선이 된 것은 "탁 치니 억하고 죽었다"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며 공분을 산 것이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 당시 중앙일보 기자였던 저자가 이 사건을 보도하게 된 경위를 풀어내고 있다. 독재 정권 치하에서의 언론인의 용기있는 보도가 가진 큰 힘을 생각하게 한다.

 

3. <유월의 아버지> 송기역

 

 

박종철 열사의 부친인 박정기 전 유가협 회장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민주화 이후를 살아온 유가족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르포다. 아들을 먼저 떠나보내고 슬픔 속에서도 고군분투해 온 노인의 이야기가 감동적이다.

 

4. <L의 운동화> 김숨

 

 

6월항쟁에서 최루탄을 맞고 세상을 떠난 이한열 열사가 남긴 운동화를 복원하는 과정을 추적한 소설이다. 유품의 복원을 통해 아직 치유되지 않은 기억들을 소설로 담아내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5. <민주화 20년의 열망과 절망> 경향신문 특별취재팀

 

 

많은 사람들의 희생을 통해 성취한 민주화가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민주화와 민주주의에 대한 환멸이 들이닥쳤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07년에는 민주정권을 표방한 김대중, 노무현정부에 대한 실망과 환멸이 극대화되어 있던 시기였다. 그 무렵 경향신문에서 진보좌파 세력의 문제를 반성하며 내었던 책이다.

 

6.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최장집

 

 

한국 정치학의 석학인 최장집 교수가 한국 민주주의의 과거, 현재, 미래를 한 권으로 담아 낸 책이다. 21세기에 출판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의 고전으로 자리잡은 정치학의 명저라 할 수 있다. 민주주의에 대한 실망과 환멸을 넘어선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희망을 얻을 수 있다.

 

7. <민주화 20년, 지식인의 죽음> 경향신문 특별취재팀

 

 

민주화 시대 대중을 선도했던 참여적 지식인이 민주화 이후 어떻게 변질했는가에 대해 묻는 책으로, 한국 지식인의 현주소를 다루고 있다. 10년 전에 나온 책이지만, 그 문제의식은 아직도 유효하다는 점이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불행이라고 해야 할지.

 

8. <민주주의의 모델들> 데이비드 헬드(박찬표)

 

 

'민주주의'라고 해도 그 종류는 직접민주주의, 자유민주주의, 참여민주주의, 숙의민주주의 등등 수없이 많으며, 각각이 의미하는 바는 서로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나기도 한다. 서로 다른 민주주의 모델들이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발전해 왔는가를 다룬 이론적 저서로서 어떤 민주주의를 추구할지에 대해 시사를 준다.

 

9. <민주주의는 어떻게 망가지는가> 조수아 컬렌칙(노정태)

 

 

일단 민주화가 이루어진지 오래된 민주주의 역시 망가지기도 한다. 민주주의의 미래에 대해 다소 비관적 전망을 하고 있는 책이다. 경제윅, 포퓰리즘 등으로 인해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는 전세계의 경향에 대해 잘 설명하고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10. <박근혜 퇴진 촛불 행동> 최영준, 최일봉

 

 

6월항쟁 30주년이 되는 올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되었다. 헌법이 규정한 절차에 따라, 국민을 대의하는 입법부의 투표와 헌법재판소의 판결로, 무엇보다 국민들의 행동으로 행정부의 수반이 그 자리에서 쫓겨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1조 2항의 의미를 되새기며, 지난 10월부터 계속되었던 촛불집회에 대한 책을 읽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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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분과 싸우겠다는 거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어록 가운데 하나로 지난 대선 당시에 박정희 논란에 대해 반발하며 했던 말이다. 사실 20대인 나는 박정희에 대해 산업화세대나 민주화세대가 느끼는 애증을 느끼지 못했다. 박정희에 대해서 관심이 없었던 내가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역시 박근혜의 대통령 취임이었다. 현재까지도 여전히 살아있는 박정희라는 인물은 누구였는가에 대해 알 수 있는 책을 10권 선정해 보았다.

 

1.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 강상중, 현무암

 

 

다카기 마사오라는 이름이 화제가 되었듯이 '박정희 비긴즈'라고 할 수 있는 시기는 만주국에서 장교로 임관한 시절의 이야기다. 물론 임관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일제가 패망했기에 박정희가 실제로 친일행위를 적극적으로 한 것은 아니지만, 만주국에서의 경험은 이후 박정희가 집권한 이후에도 국가 운영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이 책에서 분석하는 바다. 아베 신조의 할아버지이자 박정희와도 친교가 있었던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의 정치적 행적을 교차시키며 논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2. <박정희 장군, 나를 꼭 죽여야겠소> 김학민, 이창훈

 

 

박정희에게 친일 행적과 더불어 또 하나의 흑역사는 친북 행적이다. 공산주의자였던 형 박상희가 죽은 이후 남로당에 투신하여 사형까지 구형되었다가 한국전쟁에서 다시 재기하여 쿠데타로 집권하기까지의 '박정희 라이즈'를 다루고 있는 책이다. 박정희가 5.16 쿠데타로 집권한 직후 북한에서 박정희와 접촉하도록 남파되었다가 체포되어 처형된 황태성 사건을 중심으로 박정희와 레드 컴플렉스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3. <1960년을 묻다> 권보드래, 천정환

 

 

4.19 혁명으로 펼쳐진 새로운 대한민국의 비전에 대한 여러 담론이 발생했던 1년 남짓의 시기는 5.16 쿠데타로 귀결된다. 정치적 혼란기에 나타났던 담론적 상황을 <사상계>를 비롯한 당시의 잡지와 책들을 통해 문화 연구의 틀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잘 알려져 있지 않던 1960년대를 다룬 책으로 읽을 만하다.

 

4. <1970, 박정희 모더니즘> 권보드래, 천정환, 황병주, 김원, 김성환

 

 

선데이서울, 새마을운동, 대마초, 의료보험 등 1970년대 한국의 문화적 현상들을 분석한 책이다. 당대 서민들의 생활이나 문화를 통해 역사를 분석하는 틀은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 특히 박정희의 유신과 문화적 상황들을 연결시켰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5. <유신> 한홍구

 

 

1972년의 유신 이후로 박정희 정권은 김대중 납치사건이나 인혁당 사건, YH사건 등을 거치며 폭압의 정도를 더해가다가 부마항쟁과 10.26사건으로 막을 내린다. 근대화의 그늘에 가려진 박정희 시대의 그림자를 주목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는 책이다.

 

6. <건국과 부국> 김일영

 

 

박정희 시대의 그림자가 아닌 빛에 주목한 책도 한 권 들고자 한다. <건국과 부국>은 한국 보수 논단에서 명성이 높았던 고 김일영 교수가 한국 현대사를 보수주의의 관점에서 재해석한 대표적 저서다.

 

7. <동원된 근대화> 조희연

 

 

박정희 시대의 근대화에 대해 위로부터 가해진 억압의 결과로 보거나 아래로부터 동의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는 이분법을 저자는 비판하면서 동원이라는 관념을 통해 박정희 시대를 조명한다. 대중을 동원한 근대화라는 박정희 시대의 복잡한 성격을 다루고 있다.

 

8. <박정희 정부의 선택> 기미야 다다시

 

 

박정희 시대를 논할 때, 경제발전에 대해 논하지 않을 수 없다. 박정희 신화와는 별개로 박정희 시대에 한국이 눈부신 경제 발전을 이루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박정희의 수출지향적 중공업 정책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지 경제적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읽어볼 만하다.

 

9. <개발독재와 박정희 시대> 이병천 외

 

 

이상의 책들을 통해 박정희 시대의 여러 측면들에 대해서 알아볼 수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박정희 시대는 어떤 시대였는가를 어떻게 논할 수 있을까? 한 권의 책으로 박정희 시대를 전체적으로 어떻게 보아야 할지를 총괄한다면 여러 저자들의 글들로 모은 이 책이 도움이 될 듯 싶다.

 

10. <최순실게이트> 한겨레 특별취재반

 

 

박정희의 후광으로 당선된 박근혜 정권에 대해서도 한 권 추천하고 싶다. 박근혜의 파탄난 국정운영에 대해서는 전여옥, 강준만, 안민석 등의 책이 있지만, 최순실게이트를 밝히는 데 큰 활약을 한 한겨레 신문 취재반이 쓴 책을 추천하고자 한다. 최순실게이트 발각부터 탄핵 인용까지의 과정을 추적했다는 점에서 박근혜 시대를 이해하는 데에는 필수적인 한 권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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