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의 일본 - 상상력이 거세된 논픽션의 제국
신지홍 지음 / 디오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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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뉴스에서 일주일에 두세 번은 아베 신조 일본 수상을 보게 된다. 작년 연말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고, 연일 우경화 행보를 계속하고 있는 아베 신조는 한국에서 보기에 무척 걱정스러운 존재임에 틀림없다.

 이 책, <아베의 일본>은 사실 7년 전 2007년 제1차 아베정권 시절에 나온 책이다. 당시에도 평화헌법 9조를 개헌하려는 아베 신조의 우경화에는 일본 내외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목가적인 시대였다는 생각도 든다. 지금처럼 매주 도쿄에서 혐한시위가 벌어지지도 않았고, 고이즈미와 달리 아베는 야스쿠니신사도 참배하지 않았고, 한일간에 정상회담도 이루어지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아베가 참의원선거에서 고배를 마시고 1년만에 수상 자리를 걷어찼다가, 6년여만에 수상으로 복귀하여 승승장구하고 있는 지금 읽어도 의미가 있는 책이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야스쿠니 참배나 개헌 같은 문제들은 현재도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제2차세계대전부터 시작하여, 마루야마 마사오나 요시모토 다카아키 등의 전후 사상가들을 원용하며 일본 우경화에 대한 사상적 기원을 찾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책이다. 저자가 3년동안 연합뉴스 특파원으로 일본에서 산 기자라서 그런지, 기본적인 상황에 대해서 잘 취재해서  적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나 같은 경우는 이 책에 나오는 내용들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딱히 새로운 깨달음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흥미롭게 생각된 것은 이 책이 마루야마 마사오를 모델로 한 듯한 "선생"에게 화자로 보이는 "특파원"의 가상 대담이라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각 장의 에피그래프로 오에 겐자부로, 무라카미 하루키, 나쓰메 소세키 등의 문장을 인용하고 있다는 점 또한 흥미로웠다. 현재의 정치적 상황을 문학이나 사상으로부터 분석하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 아닐까 싶다.

 반면에 고유명사들에 대한 사소한 오타들도 눈에 띈다. '신바시(新橋)'를 서울시 같은 시(市)로 봤는지, '신바新橋시'라고 표기하는가 하면, 전범인 '가야 오키노리(賀屋興宣)'를 '가야오 키노리'로 오기하기도 한다. 저자가 그 정도로 일본어를 모르는 것 같지는 않고, 단순한 교정 실수 같은데, 어쨌든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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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의 성리학 성리총서 13
피터 K. 볼 지음, 김영민 옮김 / 예문서원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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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도 대한민국학술원 선정 우수학술도서"라고 하는데, 학술서다보니, 내용이 비전공자에게는 어렵고, 페이지 수도 400페이지를 넘는다. 물론 가격도 어마어마하다.

 그래도 이 책을 읽으며 흥미로웠던 것은, 그동안 단순히 공자왈 맹자왈로 이해되었던 성리학이 등장하게 된 배경을 그야말로 "역사 속"에서 발견했다는 것이다. 당나라가 쇠퇴하고, 송나라가 등장하면서, 중국은 더이상 세계제국이 아니라, 요와 서하에 압박당하는 국가가 되었다. 동시에 강남 지방을 중심으로 화폐경제와 상업이 발달하였고, 그에 걸맞는 새로운 이데올로기가 요구되었다. 그때 등장한 것이 왕안석의 신법이었다.

 그러나 왕안석의 신법은 곧 큰 반대에 부딪혔고, 특히 남송대에 정호, 정이형제, 주희가 소위 성리학이라 불리는 이데올로기를 발명했다. 명대에 이르며, 주희가 주석을 달고, 오경에서 분리해 낸 사서가 과거시험의 기초가 되는 텍스트가 되면서 그 확고한 위치를 자리잡게 되었다. 명대 후기에는 왕수인(왕양명)이 경험과 실천을 중시하는 양명학을 주장하며, 주자학과 대립하기도 했다. (이 책에서는 성리학과 양명학 모두 신유교의 일종으로 다루고 있다.)

 성리학, 더 정확하게는 신유교가 중국 사대부들의 정통으로 자리잡으며, 정치와 사회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신유교는 고대의 정전제와 봉건제의 이상을 부활시키려 했고, 공동체보다는 개인의 윤리를 중시했다. 구체적으로는 서원과 향약을 만들었고, 사물의 리를 탐구하는 학문을 발전시켰다. 성리학이 어느 날 갑자기 주자가 만든 것이 아니라, 역사적 요구로 인해 만들어졌음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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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오션 - 그들은 어떻게 이권의 성벽을 쌓는가
박창기.윤범기.남충현 지음 / 필로소픽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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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창기씨, 윤범기씨, 남충현씨, 세 사람의 공저로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박창기씨의 경제이론을 현역 기자인 윤범기씨가 인터뷰하고, 남충현씨가 보충설명을 하는 식의 대담집이다. 경제에 대해서 막연한 이해밖에 없는 내게는 충격적인 이야기가 가득했다. 

 박창기씨가 발명한 블랙오션(이권경제)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자신이 오랫동안 몸담아 왔던 설탕업계의 예를 들고 있다. 한국의 설탕업계는 CJ 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이 세 회사가 과점하고 있다. 한국전쟁 직후부터 설탕업계를 장악해 온 이들 세 회사의 시장점유율은 1983년 약간의 조정을 거친 이후, 제일제당 48.1%, 삼양사 32.4%, 대한제당 19.5%로 고착되었다고 한다. 놀랍게도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단 0.1%의 변동도 없었다는 것이다. 담합에 의해 높은 가격을 고정시켜 폭리를 취해온 것이다. 그리고는 정부로 하여금, 국내산업 보호를 명목으로 외국산 설탕에 30%의 관세를 부과하도록 만들었다. 국내에 보호해야 할 사탕수수 농가가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설탕업계만이 아니라, 수많은 산업이 소수의 재벌들에 둘러싸여 결과적으로 한국의 성장을 가로막고, 분배를 저하시키는 원흉이 되고 있다.

 이러한 이권경제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건전한 시장질서를 바로세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이 책은 역설한다. 특히 법치와 시장경제를 적대시하는 진보좌파 진영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한국의 진보세력이 무조건 신자유주의를 비판하고 있지만, 한국에 신자유주의가 있지도 않을 뿐더러, 한국사회의 문제로 신자유주의가 지목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건전한 시장질서를 보호함으로써 이권추구세력을 제어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마찬가지로 말로만 법치와 시장경제를 내세우며, 실제로는 이권만을 추구하는 보수세력 역시 이 책에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러한 비판은 실로 정곡을 찌르고 있다. 그동안 한국사회에서 경시되었던 법치와 시장원리를 바로세우는 것이 더 나은 미래로 갈 수 있는 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아마도 기존의 진보/보수 프레임에서 벗어난 한국판 제3의 길을 제시하는 책이 될 것 같다. 저자들의 다음과 같은 지적은 한국사회의 중도세력이 지향해야 할 하나의 시사점을 제공해 주고 있다.

 남충현: 우리가 알게 모르게 공정한 경쟁을 가로막는 장벽이 있고, 이로 인해 엄청난 규모의 국민 손실이 발생하고 있어요. (중략)
 제3의 길이란 맥주와 위스키를 섞어서 폭탄주를 만드는 것처럼 진보와 보수의 주장을 단순하게 섞기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진보도 보수도 외면하고 있는 이런 이슈들을 부각시켜야 진정한 제3세력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런 중요한 문제를 외면하는 진보와 보수 중에서 산술적으로 중도를 취하는 세력 따위는 아무런 존재 가치가 없습니다. 그냥 중도 코스프레일 뿐인 것이죠.
 윤범기: 재밌는 주장이네요. (중략) 유권자들의 건전한 상식에 입각해 안보는 보수, 경제는 진보 등 이슈에 따라 진보, 보수 주장을 넘나들 수 있어야 하고, 정치권이 주목하지 않았던 새로운 영역의 이슈를 개발해서 의제화하는 게 진정한 중도세력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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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투사,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 - 합격부터 제대까지, 선배가 알려주는 카투사에 대한 모든 것
임희조 지음 / 다락원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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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해 카투사에 지원할 때만 해도 설마 합격할 줄은 몰랐다. 경쟁률이 9:1을 넘어가고, 한 번 불합격하면 다시 지원할 수도 없는 카투사. 물론 지원자 수가 낮은 달에 지원하기는 했지만, "안 되면 말고"라는 심정이 컸다. 그런데 다행히도 카투사에 합격했다. 주위에서는 "천운까지 타고 났네" "무작위 추첨으로 뽑는 거 맞아? 아닌 것 같아"라는 얘기까지 들었다.

 

 어쨌든 붙긴 붙었는데, 한국군과는 다른 점이 많은 카투사 생활이 어떤 것인지 알 수가 없어 인터넷을 검색하던 중, 발견한 것이 이 책이었다.

 

 실제 카투사를 다녀온 분이 쓴 책이라서 실감나는 이야기가 많은 것은 물론이고, 쉽고 재미있게 잘 써진 카투사 입문수기다. "합격부터 제대까지 선배가 알려주는 카투사에 대한 모든 것"이라는 제목이 말해주듯이 정말 카투사에 대해 자세하게 알 수 있다. 부대 안에 극장에 클럽까지 있는 데다가, 살찌기 싫으면 조심해야 될 정도로 기름진 서양음식들에 대한 이야기는 카투사가 좋기는 좋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역시 모병제 국가인 미국에서는 군인에 대한 처우가 징병제 국가인 한국과는 비교도 안 된다. 9 to 5를 철저히 지키고, 일과가 끝나면 군복을 못 입게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군대가 의무가 아니라 직업이구나 싶어 부러웠다.

 

 이미 합격해 놓은 상태에서 읽은 데다가 토익 점수도 꽤 높은 편인지라 아는 이야기도 많았지만, 실제로 군생활을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이 책을 읽는다고 카투사 합격이 더 쉬운 것도 아니고, 카투사 합격한 사람이 아니면 읽을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수기로서 읽으면 상당히 재미있지만). 일단 체력시험에서 불합격하면 외박도 못 하고, 한국군으로 원대복귀할 수도 있다니까, 헬스클럽을 다니며 체력을 단련해 두어야겠다. 토익학원도 다니며 토익 점수도 좀 더 올려두고.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배웠다. 미군들 중에서는 한국군 카투사를 얕보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나는 좀 숫기가 없고, 말을 잘 못하는 편인데, 덩치 큰 미군들을 상대로 주눅들지 말고 당당하게 행동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세계 미군기지가 있는 나라들은 많지만, 카투사처럼 미군들과 함께 행동하는 제도가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고 한다. 그런 귀중한 기회를 손에 넣은 만큼 보람되고 충실한 군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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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범들의 도시 - 한국적 범죄의 탄생에서 집단 진실 은폐까지 가려진 공모자들
표창원.지승호 지음 / 김영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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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사법,경찰, 검찰제도의 총체적 문제를 잘 드러내고 있다. 개별적인 사건이나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라는 데 공감. 다만 광범위한 내용을 두서없이 정리하다 보니 산만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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