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절대 당하지 마라 - 동경대 출신 일본인 교수가 쓴 통렬한 일본 비판서!
호사카 유우지 지음 / 답게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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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 귀화하여 독도문제 등 한국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언하고 있는 호사카 유지 교수가 쓴 한일비교문화론이다. 이 책에서는 대체로 한국과 일본의 차이를 한국인과 일본인의 국민성의 차이로 환원시켜 분석하고 있다. 글 곳곳에 한국에 대한 저자의 애정이 느껴지지만, 상식적으로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부분이 많다.


 예를 들어 저자는 신오쿠보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 취객을 구하려다 사망한 한국인 유학생 이수현씨의 사연을 이야기하며, "한국은 살신성인의 나라"라고 말한다.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 하는 일본인들은 남의 사건에 말려 들어가는 것 또한 피하려고 한다. 그러므로 자신의 위험을 생각하지 않고 남을 구한다는, 상상을 초월한 선행은 일본에서는 현재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미담이라 할 수 있다. 일본인들이 하지 못한 용기 있는 행동을 외국인이 그것도 지난 역사에서 일본이 짓밟았던 나라의 청년이 증오의 대상이 될 만한 일본인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감행한 일은 앞으로도 일본에서 역사적 사실로 남을 것이다. (65,66)

 그러나 이러한 기술은 취객을 구하려 이수현씨와 함께 철로에 뛰어들어 같이 죽은 일본인이 있다는 사실을 무시하고 있다. "일본인들이 하지 못한 용기 있는 행동"인 것만은 아닌 것이다.

 또한 저자는 일본의 자살 문제를 언급하며 한국인들은 좌절은 해도 자살은 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인간적인 삶으로 가늠해보면 일본이 선진국이라고는 해도 한국이 훨씬 사람답게 살고 있다. (중략)
 많은 일본인들이 한국을 깊이 알아가면서 한국인에게서 느끼는 것은 따뜻한 정의 세계다. 자신의 나라 사람들에게서 느끼지 못했던 깊은 인정을 느껴본 일본인들은 한국을 진정으로 사랑하게 된다. (중략)
 한국인이 일본인과 달리 좌절은 해도 자살하지 않는 건 바로 이처럼 따뜻한 정의 세계가 실의에 빠진 사람들의 손을 잡아주기 때문이다. (74)

 물론 이 책이 나온 2002년 당시에는 한국의 자살 문제가 지금처럼 심각하지 않았지만, 일본의 자살률을 추월해 몇년째 OECD 1위를 차지한 한국의 자살률을 생각하면 타당성이 없어 보이는 주장이다.

 그 밖에 합스부르크 왕가를 "하프스브르그"(123)라고 표기하는 오류도 보인다.

 한국과 일본의 비교문화론을 한국인과 일본인의 국민성의 차이로 환원시키는 저자의 시도는 설득력 있게 느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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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노 교수와 일본 우익
장팔현 지음 / 동북아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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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사이 일본에서는 한국에 대해 사실이 아닌 것까지 지어내서 무조건 비판하며, 한국과 한국인, 재일 코리안에 대한 증오를 부추기는 소위 혐한책들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러한 일본의 혐한우익들의 발호는 일본사회 내에서도 큰 문제가 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혐한책 열풍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10여년 전부터 이미 오선화, 김완섭, 구로다 가쓰히로 등의 혐한책들이 일본에서 공공연하게 팔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 책에서 주로 비판하고 있는 미즈노 슌페이 역시 일본의 우익매체에 한국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은 글들을 게재한 전력이 저자에 의해 폭로되었다.

 

사실 미즈노 교수 폭로 및 "추방(?)" 사건에 대해서는 인터넷 상에서 여러 논란이 있고, 실제로 미즈노 슌페이의 혐한 행각을 폭로한 저자의 글을 보면 문제가 있는 것 같지만, 어쨌든 미즈노 슌페이가 일본에서 혐한적인 글들을 쓰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책 자체는 가독성이 좋은 편이 아니다. 일단 저자의 논지 자체가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애국적이다. 구성도 좋지 않아서 같은 이야기가 몇 번이고 반복된다. 이 책에서 몇 번이고 반복되는 저자의 주장을 요약하자면, 일본인들은 겉과 속이 달라서 믿을 수 없고, 한국에 대한 야욕을 결코 버리지 않기 때문에 우호적인 관계를 맺을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그러한 주장도 아베정권 이후의 혐한 분위기를 보면 일리가 없지는 않지만, 바람직한 한일관계를 바라는 한 사람으로서 발전적인 결론이라고는 수긍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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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시간들 - 이보영의 마이 힐링 북
이보영 지음 / 예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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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정말 본인이 쓴 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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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하는 글쓰기 - 스티븐 킹의 창작론
스티븐 킹 지음, 김진준 옮김 / 김영사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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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혹하는 글쓰기>는 2002년 내가 중학교 때 유행했던 책이다. 올해까지 12년동안 36쇄를 찍었으니, 엄청난 스테디셀러, 베스트셀러다.

  일단 이 책은 저자 스티븐 킹의 자서전 격인 '이력서' 부분부터 시작한다. 킹의 말썽꾸러기 어린 시절의 자질구레한 에피소드들이 나와 있는데, 글쓰기에 대한 노하우를 담은 책일 것으로 기대하고 이 책을 손에 든 나로서는 당황스러웠다.

  이 책의 진가는 '창작론' 부분에 있다. 영어 글쓰기와 한국어 글쓰기에 차이가 있어서 이 책의 노하우를 곧바로 응용할 수 없는 부분도 많다. 그렇지만 기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한국어로 글을 쓸 때도 유용한 내용들로 생각된다. 무엇보다 저자의 문장이 맛깔나고 재미있다. 자신이 소설을 집필할 당시의 에피소드들을 예로 들며 논하고 있기에 흡인력 있게 읽힌다.

  사실 나는 스티븐 킹의 소설을 <캐리> 밖에 읽어본 적이 없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스티븐 킹이라는 작가에 관심이 생겼고, 앞으로 읽어보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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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개 이외수 장편소설 컬렉션 2
이외수 지음 / 해냄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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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다. 담담하고 냉소적인 문장과 흡인력 있는 스토리는 매력적이다. 1인칭 주인공은 돈이 없어서 대학을 자퇴한 여자, 그녀는 철거 직전의 폐건물에서 숙식을 해결하는데, 우연히 만난 화가 지망생 남자가 그 건물에 들어와 살게 된다. 같은 건물에서 여자는 글을 쓰고, 남자는 99마리의 들개를 그리는 생활을 보내는 가운데 벌어지는 일들이 이 소설의 스토리다. 

  사회에 대한 냉소와 비판을 소설 속에서 풀어내려는 시도는 훌륭하다. 그러나 주인공들의 입으로 사회 비판을 늘어놓게 하는 것에 그친다면 소설로서는 수준이 낮다고 할 수밖에 없다. 사회 비판을 하면서도 그 비판을 향하고 있는 자기 자신의 자의식에 대해서도 충분히 객관적으로 인식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진정한 냉소주의자라면 자기 자신도 냉소할 수 있어야 하고, 진정한 비평가라면 자기 자신 또한 비평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세상에 대해서 무언가 알고 있다는 듯이 떠들지만, 정작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소위 '중2병' 환자의 넋두리에 지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이 뛰어난 1인칭 소설인 것은 그 때문이다. 1인칭 주인공 홀든 콜필드의 사회비판은 독자들을 매료시킨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샐린저는 주인공 홀든 콜필드와 충분히 거리를 둔다. 그래서 독자들은 홀든 콜필드의 사회비판에 공감하면서도, 홀든 역시 치기를 제어하지 못하는 설익은 젊은이일 뿐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게 된다.

  <들개>의 경우, 그러한 주인공과의 거리 두기에 성공했을까? 소설 속에서 1인칭 화자가 쓴 <새 우리말 사전>을 예로 들어보자. 

 미친개: 사람을 물었을 때 가장 개다운 개. 개 중에서는 어느 모로 보나 가장 품위가 있다고 함.
 돈: 인간을 가장 빨리 더럽히기 위해 인간이 만들어낸 오물.
 도덕: 아담과 이브 이후 사람이 입어야 할 옷.
 빙하시대: 인류가 냉동 시설의 혜택을 가장 공평하게 받았던 시대.
 도둑: 이 세상의 모든 물건에는 특별한 임자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또는 그렇게 만드는 일
. (176, 177)

   만약 중학교 2학년생인 사촌동생이 노트에 적었다면, 귀엽게 봐 주어야 하겠지만, 소설에서 "언어를 통해 고정관념을 파괴"(21)시킨다고 치켜세운다면 무슨 표정을 지어야 할까?(이외수는 2006년에도 <감성사전>이라는 어떤 단어를 냉소적 의미로 정의하는 책을 출판한 것으로 보아 이러한 말장난이 무척 마음에 드는 모양이다)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세상의 어두운 측면을 자신 혼자만 보고 있다고 우쭐대며 냉소적인 체 하는 모습은 어떻게 보면 민망하기조차 하다.

  그나마 소설 후반부에 가면, 1인칭 화자는 인간적 고뇌와 갈등을 겪는 모습을 보여준다. 돈이 없고, 먹을 것이 없어 쥐고기를 먹고, 술집에 나가는 등, 사회와 어쩔 수 없이 타협해야 하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 어느 정도 통찰력을 보인다. 반면에 들개를 그리는 화가 지망생은 아무런 인간적 갈등 없는 완전무결한 성자처럼 그려지고 있다. 여성인 1인칭 화자가 자신의 노트를 훔친 화가 지망생 남성에 호감을 가지게 되고, 나중에는 숭배하게 되는 과정도 제대로 묘사되지 않아 아쉽다. 과연 소설 속의 남자가 우상화될 정도로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중2병적 요소만 참는다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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