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이 끝났다. 작년 이맘때,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리라고 예상한 사람이 있었을까? 트럼프 대통령 당선은 전세계 사람들에게 큰 충격이었다. 도대체 최근 20여년간, 미국에 무슨 일이 생겼길래 트럼프가 당선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는 책 10권을 선정해 보았다.

 

1. <도널드 트럼프> 강준만

 

 

작년 11월, 미국의 대통령 선거를 전후하여 '도널드 트럼프'를 제목으로 달고 나온 책은 족히 스무 권은 넘을 것 같다. 그 가운데 한 권을 고르자면, 미국사, 미국정치에 대한 책을 꾸준히 집필해 온 강준만의 책을 고르고 싶다. 도널드 트럼프의 인생 역정을 밀도 있게 소개하면서, 미국 정치사에서 그가 차지할 위치까지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도널드 트럼프에 관해서 읽을 만한 최선의 책이라 생각한다.

 

2. <우리는 왜 어리석은 투표를 하는가> 리처드 솅크먼(강순이)

 

 

조지 W. 부시의 당선을 보며 저자는 유권자가 현명하다는 신화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미국 현대사에서 유권자들이 잘못된 선택을 한 사례들을 추적한다. 유권자들은 편향된 정보만을 믿거나 선동당하거나 근시안적 사고를 하는 탓에 선거에서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된다.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에 도사린 함정들을 파헤침으로써 보다 나은 민주주의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는 책이다.

 

3.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조지 레이코프(유나영)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는 말을 들었을 때, 우리는 코끼리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된다! 이것이 인지언어학자인 저자가 주장한 '프레임'이라는 것인데, 최근 몇 년간 한국의 진보좌파 진영에서 주목을 받으며 유행한 담론이기도 한다. 공화당과 민주당의 정치적 논쟁과 선거에서 프레임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분석한 책이다.

 

4. <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들을 위해 투표하는가> 토마스 프랭크(김병순)

 

 

가난한 사람들이 왜 그들을 실질적으로 대변할 민주당 대신에 부자들을 위한 정당 공화당에 투표하는가, 라는 질문을 품은 저자는 캔자스의 공화당 지지자들을 취재하여 그들이 왜 "계급배반투표"를 하는지를 분석한다. 이번 트럼프 당선에도 이른바 "러스트 벨트"라 불리는 전통적 민주당 지지 지역의 노동자들이 트럼프를 선택한 것이 큰 요인이었다고 한다.

 

5. <실패한 우파가 어떻게 승자가 되었나> 토머스 프랭크(함규진, 임도영)

 

 

2008년 금융위기라는 큰 실패를 야기한 공화당 정권이 불과 몇 년 사이에 다시 선거에서 승리했따는 사실은 이해하기 힘든 일인 것 같기도 하다. 왜 미국인들은 민주당은 무능하다고 믿는 반면, 공화당의 실패에 대해서는 쉽게 망각하는가? 오바마 정권은 경제적 성과를 냈고, 임기 마지막까지 높은 지지율을 자랑했음에도 불구하고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이유를 생각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6. <그것은 정말 애국이었을까> 클레어 코너(박다솜)

 

 

이슬람, 멕시코인, 이민, 중국, 여성 등에 대한 노골적 혐오발언을 통해 인기를 끌고 당선까지 된 트럼프는 미국의 극우주의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만든다. 이 책은 극우 인종차별주의 단체 회원이었던 저자가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며 반성하는 책이다. 적대와 증오, 공포를 선동하는 극우주의에 대한 내재적 접근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7. <다운사이징 데모크라시> 벤저민 긴스버그, 매튜 크렌슨(서복경)

 

 

미국 민주주의가 나빠졌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출판된 책이다. 정치의 장에서 시민이 고객으로 변화하면서 대중민주주의가 개인민주주의가 쇠퇴하는 과정을 민영화, 이익집단, 여론조사, 사법과 시민운동의 다양한 영역에서 벌어진 현상들을 통해 분석하고 있다.

 

8. <보수는 어떻게 지배하는가> 앨버트 허시먼(이근영)

 

 

프랑스혁명 시대부터 현대까지 보수의 수사를 저자는 다음 세 가지 명제로 요약한다. 1.변혁은 문제를 개선시키지 못한다, 2.변혁은 문제를 오히려 악화시킨다, 3.변혁은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문제를 야기한다. 서양사에서 보수의 수사가 어떻게 되풀이되며 등장했는가를 분석하고 있는 책이다.

 

9. <미국의 반지성주의> 리처드 호프스태터(유강은)

 

 

어떻게 트럼프가 클린턴을 이길 수 있었을까? 혹은 어떻게 조지 W 부시가 고어나 켈리를 이길 수 있었을까? 선거의 결과를 이변으로 여기는 대전제는 '유권자는 지성이 더 높은 후보를 선택할 것이다'라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에 한해서는 이러한 대전제가 사실이 아닐 수 있다. 미국사회에 뿌리깊은 반지성주의 때문이다. 반세기도 더 전인 1963년에 출판되었던 반지성주의 연구의 고전이 최근에 한국에 번역되었다. 일독을 권하고자 한다.

 

10. <미국의 민주주의> 알렉시스 드 토크빌(임효선, 박지동)

 

 

마지막에는 최근의 시사적 내용을 다룬 책들 대신에 고전으로 돌아가 보자. 19세기 미국을 방문한 프랑스의 사상가 토크빌은 미국의 민주주의가 가진 특징을 간파했다. 미국의 민주주의가 가진 특유의 의의와 위험성을 고찰해 보고자 한다면 200여년 가까이 읽혀 온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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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1987년 6월항쟁으로부터 30주년이 되는 해다. 민주화를 통해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하고, 6공화국 헌법을 수립한 6월항쟁을 기념하며 민주화와 민주주의에 관해 읽어볼 만한 책 10권을 골라보았다.

 

1. <100도씨> 최규석

 

 

6월항쟁의 전체적인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입문용으로는 이 만화가 적역이 아닐까 싶다. 만화지만 1980년대 당시를 살아갔던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역사적 사건들과 함께 그리고 있어 감동적으로 읽을 수 있다.

 

2. <특종 1987> 신성호

 

 

6월항쟁의 도화선이 된 것은 "탁 치니 억하고 죽었다"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며 공분을 산 것이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 당시 중앙일보 기자였던 저자가 이 사건을 보도하게 된 경위를 풀어내고 있다. 독재 정권 치하에서의 언론인의 용기있는 보도가 가진 큰 힘을 생각하게 한다.

 

3. <유월의 아버지> 송기역

 

 

박종철 열사의 부친인 박정기 전 유가협 회장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민주화 이후를 살아온 유가족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르포다. 아들을 먼저 떠나보내고 슬픔 속에서도 고군분투해 온 노인의 이야기가 감동적이다.

 

4. <L의 운동화> 김숨

 

 

6월항쟁에서 최루탄을 맞고 세상을 떠난 이한열 열사가 남긴 운동화를 복원하는 과정을 추적한 소설이다. 유품의 복원을 통해 아직 치유되지 않은 기억들을 소설로 담아내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5. <민주화 20년의 열망과 절망> 경향신문 특별취재팀

 

 

많은 사람들의 희생을 통해 성취한 민주화가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민주화와 민주주의에 대한 환멸이 들이닥쳤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07년에는 민주정권을 표방한 김대중, 노무현정부에 대한 실망과 환멸이 극대화되어 있던 시기였다. 그 무렵 경향신문에서 진보좌파 세력의 문제를 반성하며 내었던 책이다.

 

6.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최장집

 

 

한국 정치학의 석학인 최장집 교수가 한국 민주주의의 과거, 현재, 미래를 한 권으로 담아 낸 책이다. 21세기에 출판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의 고전으로 자리잡은 정치학의 명저라 할 수 있다. 민주주의에 대한 실망과 환멸을 넘어선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희망을 얻을 수 있다.

 

7. <민주화 20년, 지식인의 죽음> 경향신문 특별취재팀

 

 

민주화 시대 대중을 선도했던 참여적 지식인이 민주화 이후 어떻게 변질했는가에 대해 묻는 책으로, 한국 지식인의 현주소를 다루고 있다. 10년 전에 나온 책이지만, 그 문제의식은 아직도 유효하다는 점이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불행이라고 해야 할지.

 

8. <민주주의의 모델들> 데이비드 헬드(박찬표)

 

 

'민주주의'라고 해도 그 종류는 직접민주주의, 자유민주주의, 참여민주주의, 숙의민주주의 등등 수없이 많으며, 각각이 의미하는 바는 서로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나기도 한다. 서로 다른 민주주의 모델들이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발전해 왔는가를 다룬 이론적 저서로서 어떤 민주주의를 추구할지에 대해 시사를 준다.

 

9. <민주주의는 어떻게 망가지는가> 조수아 컬렌칙(노정태)

 

 

일단 민주화가 이루어진지 오래된 민주주의 역시 망가지기도 한다. 민주주의의 미래에 대해 다소 비관적 전망을 하고 있는 책이다. 경제윅, 포퓰리즘 등으로 인해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는 전세계의 경향에 대해 잘 설명하고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10. <박근혜 퇴진 촛불 행동> 최영준, 최일봉

 

 

6월항쟁 30주년이 되는 올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되었다. 헌법이 규정한 절차에 따라, 국민을 대의하는 입법부의 투표와 헌법재판소의 판결로, 무엇보다 국민들의 행동으로 행정부의 수반이 그 자리에서 쫓겨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1조 2항의 의미를 되새기며, 지난 10월부터 계속되었던 촛불집회에 대한 책을 읽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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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분과 싸우겠다는 거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어록 가운데 하나로 지난 대선 당시에 박정희 논란에 대해 반발하며 했던 말이다. 사실 20대인 나는 박정희에 대해 산업화세대나 민주화세대가 느끼는 애증을 느끼지 못했다. 박정희에 대해서 관심이 없었던 내가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역시 박근혜의 대통령 취임이었다. 현재까지도 여전히 살아있는 박정희라는 인물은 누구였는가에 대해 알 수 있는 책을 10권 선정해 보았다.

 

1.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 강상중, 현무암

 

 

다카기 마사오라는 이름이 화제가 되었듯이 '박정희 비긴즈'라고 할 수 있는 시기는 만주국에서 장교로 임관한 시절의 이야기다. 물론 임관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일제가 패망했기에 박정희가 실제로 친일행위를 적극적으로 한 것은 아니지만, 만주국에서의 경험은 이후 박정희가 집권한 이후에도 국가 운영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이 책에서 분석하는 바다. 아베 신조의 할아버지이자 박정희와도 친교가 있었던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의 정치적 행적을 교차시키며 논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2. <박정희 장군, 나를 꼭 죽여야겠소> 김학민, 이창훈

 

 

박정희에게 친일 행적과 더불어 또 하나의 흑역사는 친북 행적이다. 공산주의자였던 형 박상희가 죽은 이후 남로당에 투신하여 사형까지 구형되었다가 한국전쟁에서 다시 재기하여 쿠데타로 집권하기까지의 '박정희 라이즈'를 다루고 있는 책이다. 박정희가 5.16 쿠데타로 집권한 직후 북한에서 박정희와 접촉하도록 남파되었다가 체포되어 처형된 황태성 사건을 중심으로 박정희와 레드 컴플렉스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3. <1960년을 묻다> 권보드래, 천정환

 

 

4.19 혁명으로 펼쳐진 새로운 대한민국의 비전에 대한 여러 담론이 발생했던 1년 남짓의 시기는 5.16 쿠데타로 귀결된다. 정치적 혼란기에 나타났던 담론적 상황을 <사상계>를 비롯한 당시의 잡지와 책들을 통해 문화 연구의 틀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잘 알려져 있지 않던 1960년대를 다룬 책으로 읽을 만하다.

 

4. <1970, 박정희 모더니즘> 권보드래, 천정환, 황병주, 김원, 김성환

 

 

선데이서울, 새마을운동, 대마초, 의료보험 등 1970년대 한국의 문화적 현상들을 분석한 책이다. 당대 서민들의 생활이나 문화를 통해 역사를 분석하는 틀은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 특히 박정희의 유신과 문화적 상황들을 연결시켰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5. <유신> 한홍구

 

 

1972년의 유신 이후로 박정희 정권은 김대중 납치사건이나 인혁당 사건, YH사건 등을 거치며 폭압의 정도를 더해가다가 부마항쟁과 10.26사건으로 막을 내린다. 근대화의 그늘에 가려진 박정희 시대의 그림자를 주목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는 책이다.

 

6. <건국과 부국> 김일영

 

 

박정희 시대의 그림자가 아닌 빛에 주목한 책도 한 권 들고자 한다. <건국과 부국>은 한국 보수 논단에서 명성이 높았던 고 김일영 교수가 한국 현대사를 보수주의의 관점에서 재해석한 대표적 저서다.

 

7. <동원된 근대화> 조희연

 

 

박정희 시대의 근대화에 대해 위로부터 가해진 억압의 결과로 보거나 아래로부터 동의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는 이분법을 저자는 비판하면서 동원이라는 관념을 통해 박정희 시대를 조명한다. 대중을 동원한 근대화라는 박정희 시대의 복잡한 성격을 다루고 있다.

 

8. <박정희 정부의 선택> 기미야 다다시

 

 

박정희 시대를 논할 때, 경제발전에 대해 논하지 않을 수 없다. 박정희 신화와는 별개로 박정희 시대에 한국이 눈부신 경제 발전을 이루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박정희의 수출지향적 중공업 정책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지 경제적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읽어볼 만하다.

 

9. <개발독재와 박정희 시대> 이병천 외

 

 

이상의 책들을 통해 박정희 시대의 여러 측면들에 대해서 알아볼 수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박정희 시대는 어떤 시대였는가를 어떻게 논할 수 있을까? 한 권의 책으로 박정희 시대를 전체적으로 어떻게 보아야 할지를 총괄한다면 여러 저자들의 글들로 모은 이 책이 도움이 될 듯 싶다.

 

10. <최순실게이트> 한겨레 특별취재반

 

 

박정희의 후광으로 당선된 박근혜 정권에 대해서도 한 권 추천하고 싶다. 박근혜의 파탄난 국정운영에 대해서는 전여옥, 강준만, 안민석 등의 책이 있지만, 최순실게이트를 밝히는 데 큰 활약을 한 한겨레 신문 취재반이 쓴 책을 추천하고자 한다. 최순실게이트 발각부터 탄핵 인용까지의 과정을 추적했다는 점에서 박근혜 시대를 이해하는 데에는 필수적인 한 권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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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각당 대선 후보의 윤곽이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탄핵 인용 후 2개월만에 치러지는 이번 대선은 여느 때보다 후보 검증의 기간이 짧을 수밖에 없다. 나처럼 최순실게이트를 보며 이번 대선에는 꼭 투표를 해야겠다고 다짐했지만, 막상 누구를 찍어야 할지 고민되는 유권자도 많으리라 생각된다. 그런 의미에서 투표하러 가기 전에 대통령 선거의 의미를 고민해 볼 수 있는 책을 10권 선정해 보았다. 개별적인 후보나 이슈가 아니라, 정치의 근원으로 거슬러 올라가 생각해 볼 수 있는 책들을 중심으로 선정하였다.

 

1. <정치의 생각> 아담 스위프트(김비환)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몇 년 전 화제를 끌었는데, <정치의 생각>은 자유, 평등, 정의, 민주주의 등 정치사상의 중요한 개념들에 대한 고찰을 유도하는 책이다. 롤즈, 노직, 하이에크, 벌린 등의 영미 정치사상의 대가들의 사상과 문제의식을 쉬우면서도 깊이있게 담아냈다는 점에서 정치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문제의식으로 되돌아가 사유해 볼 수 있는 책이다.

 

2. <한나 아렌트의 말> 한나 아렌트

 

 

20세기 정치사상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로 평가받는 한나 아렌트의 저작들은 한국에도 여러 권 번역되어 있지만, 이 책은 그녀의 인터뷰를 모은 책으로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그의 사상을 포괄적으로 소개하고 있어 정치사상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도 읽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3. <에드먼드 버크와 토머스 페인의 위대한 논쟁> 유벌 레빈(조미현)

 

 

흔히 정치 하면, 보수와 진보, 우파와 좌파라는 카테고리로 이해하고는 한다. 하지만 이러한 구분의 틀이 과연 어디까지 정치적 현실을 설명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드는 것 또한 사실이다. 보수와 진보의 구분의 기원이 된 프랑스혁명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면, 에드먼드 버크와 토머스 페인의 이름을 만나게 되는 듯하다. 근원으로 되돌아가 보수와 진보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는 작업을 해 보고자 추천한다.

 

4. <일반의지 2.0> 아즈마 히로키(안천)

 

 

민주주의의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어떻게 메울 수 있을까에 대해 일본의 철학자 아즈마 히로키는 흥미로운 논고를 전개한다. 루소의 사상에서 핵심이 되는 일반의지를 인터넷을 통해 현대사회에서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기능부전에 빠진 정치를 다시 작동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하나의 해답이 되리라 생각한다.

 

5.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대런 애쓰모글로우, 제임스 로빈슨(최완규)

 

 

왜 어떤 국가들은 성공하고, 어떤 국가들은 실패하는가에 대해 역사상 존재했던 여러 국가들의 사례를 비교 분석하며 설명하고 있다. 흥미있는 주제를 세심하게 다루고 있어 국가란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는 데는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6. <대한민국의 대통령들>

 

 

이 책은 이승만부터 박근혜까지 역대 대통령들의 공과를 한 권으로 간략하게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우리는 역대 대통령들에 대해 박한 평가를 내리기 마련이지만, 새로운 대통령을 뽑기 위해서 과거의 대통령들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7. <양손잡이 민주주의> 최장집, 박찬표, 서복경, 박상훈

 

 

한국 정치의 현재라고 하면 작년 연말부터 탄핵 인용까지 있었던 촛불혁명에 대해 논하지 않을 수 없다. 역사적 사건임에 분명한 촛불혁명을 어떻게 해석하고, 정치적으로 어떻게 정착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 논한 책으로 이 책이 가지는 의미가 있다.

 

8. <외교상상력> 김정섭

 

 

다음 정권이 해결해야 할 현안 가운데 외교안보 문제가 시급하다. 트럼프가 거침없는 보호무역주의로 선회한 미국, 사드 보복으로 압박해오는 중국, 대사 소환까지 한 일본, 핵실험 징후가 포착되는 북한 등 쉽지 않은 문제뿐이다. 국제정치의 이론과 역사를 통해 외교 현안들을 알기 쉽게 해설한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다.

 

9. <대한민국 어디로 가야 하는가> 이광재

 

 

전 강원도 지사인 이광재가 대한민국 원로들에게 인터뷰를 한 책이다. 통일, 경제, 교육, 정치 등 다양한 분야들을 다루고 있어, 한국의 문제를 전체적으로 알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추천하고자 하는 책이다.

 

10. <지금 다시, 헌법> 차병직, 윤재왕, 윤지영

 

 

헌법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모두 인지하고 있지만, 의외로 헌법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고 있지는 못한 게 현실인 것 같다. 기나긴 민주화 운동을 통해 쟁취한 헌법을, 지금 다시 한 번 읽어볼 필요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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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11일의 동일본대지진으로부터 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개인적으로 당시 일본에 유학 중이던 사람으로서 이날의 사건은 내게도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할 수 있다.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사고에 대한 책은 한국에서도 적지 않게 출판되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도대체 어떻게 일어나게 되었고, 그 이후 어떤 과정을 겪고 있고,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한국에 시사하는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기 위해 참조가 될 만한 책을 10권 선정해 보았다.

 

1. <천공의 벌> 히가시노 게이고 (김난주)

 

 

추리소설 작가로 유명한 히가시노 게이고가 1995년 발표한 소설인데 한국에는 작년에 출판되었다. 정체불명의 테러리스트가 헬리콥터를 납치해 일본 내 원전의 즉시 중지를 요구하며 그러지 않으면 헬리콥터를 원전에 추락시키겠다고 협박한다는 스토리의 소설이다. 어찌 보면 시대를 예견한 소설인데, 사실 한국에서는 자연재해나 과실에 의한 사고 못지 않게 북한이나 제3의 테러단체에 의한 원전 사고 역시 걱정이 아닐 수 없다. 탄탄한 취재를 바탕으로 한 소설답게 등장인물들의 입을 빌어 원전 찬반양론을 소개하고 있기에, 장르소설로서의 재미와 함께 원전 문제에 대한 지식 또한 얻을 수 있어 원전 문제에 대한 입문자에게 추천하고 싶다.

 

2. <관저의 100시간> 기무라 히데아키(정문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직후 7시간 동안의 행적에 관해서는 지난 3년간 숱한 추측과 음모론을 불렀고, 어제 헌재의 탄핵 심판에서도 중요한 쟁점 중 하나였다. 개인적으로는 음모론에 관해서는 믿지 않지만, 국가 지도자의 위기상황에서의 대응을 사후적으로 검증이 불가능하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동일본대지진 직후 간 나오토 당시 일본 수상의 행적을 추적한 <관저의 100시간>은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겠다.

 

3. <멜트다운> 오시카 야스아키(한승동)

 

 

<멜트다운>은 <관저의 100시간>과 마찬가지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 대응에 관해 추적한 논픽션인데, 이 책은 사고 직후부터 간 정권의 붕괴까지를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보다 전체적인 관점을 제공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그 자체에 관해서 알고 싶다면 입문서로서는 이 책이 자세한 개요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것 같다. 

 

4. <후쿠시마 이후의 삶> 한홍구, 서경식, 다카하시 데쓰야

 

 

한국의 현대사학자 한홍구, 재일 조선인 미학자 서경식, 일본의 철학자 다카하시 데쓰야, 한일 양국의 진보적 지식인 세 사람이 후쿠시마 원전사고에 대해 좌담을 한 책이다. 동아시아라는 보다 넓은 지역적 맥락에서 인문사회학적 고찰을 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는 책이다. 특히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한국에 의미하는 바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5. <다시 후쿠시마를 마주한다는 것> 서경식, 다카하시 데쓰야 외

 

 

후쿠시마의 현재를 담은 사진들과 함께 그에 대한 사상적 고찰을 담은 책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도 있듯이 사진을 통해 후쿠시마의 현실을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러 가지로 생각할 거리가 많다.

 

6. <사회를 바꾸려면> 오구마 에이지(전형배)

 

 

후쿠시마 원전사고 직후 일본에서는 전국적으로 원전 반대 데모가 대규모로 벌어졌다. <사회를 바꾸려면>에서 사회학자인 오구마 에이지가 직접 데모에 참가하면서 사회학적 의미를 부여하는 한편, 데모의 의의를 역설한다. 사실 사회운동으로서의 성과라는 측면에서 보면 한국사회가 탄핵집회를 통해 엄청난 성과를 거둔 직후에 굳이 일본 책을 읽을 필요가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사회를 바꾼다는 의미에 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도 있을 것 같다.

 

7. <우리의 민주주의거든> 다카하시 겐이치로(조홍민)

 

 

<사회를 바꾸려면>이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한 일본사회의 변화에 대해 희망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면, <우리의 민주주의거든>은 절망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소설가 다카하시 겐이치로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 직후부터 5년간 <아사히신문>에 연재한 논단시평을 <우리의 민주주의거든>이라는 책으로 만들었다. 그 5년간 있었던 일본사회의 우경화, 아베정권의 성립, 원전재가동, 안보법안 성립 등의 변화를 그리고 있어, 일본이 어쩌다 저렇게 되었는가에 대한 설명을 제공하고 있다.

 

8. <이 폐허를 응시하라> 리베카 솔닛(정해영)

 

 

동일본대지진 직후 일본인들의 질서정연한 모습에 대해 전세계인들은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이 폐허를 응시하라>를 보고 그것이 일본인의 국민성에 기인한 것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리베카 솔닛은 1905년의 샌프란시스코지진부터 2005년의 카트리나까지 북미대륙의 재난상황들을 분석하며, 일반적 통념과 달리 대재난이 혼란을 야기하는 게 아니라 상호부조의 유토피아적 공동체를 출현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대재난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하는 좋은 책이다.

 

9. <체르노빌의 목소리>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김은혜)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1986년에 있었던 구소련의 체르노빌 원전사고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노벨 문학상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는 체르노빌 원전사고를 목격한 평범한 사람들의 인터뷰를 탁월한 문학 작품으로 구성했다. <체르노빌의 목소리>를 읽는다면 작가의 뛰어난 문장력에 감탄함과 동시에 체르노빌의 비극을 절실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10. <탈핵 탈송전탑 원정대> 밀양 할매할배들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나온 책을 한 권 선정한다. 밀양 송전탑에 항의하는 주민들이 한국 전역의 송전탑과 핵발전소를 가 보고 쓴 책이다. 당진, 영광, 고리, 월성, 영덕 등 지방의 문제는 수도권 주민들에게는 낯설 것이다. 현지의 목소리를 통해 한국 원전의 현재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추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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