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다보면 때로는 울고 있는 어린아이가 보여 토닥토닥 안아주고 싶다가도 어떤 때는 마흔이 넘은 나보다 깊은 사유를 하는 20대 중반의 작가에게 놀라기도 한다.그녀의 화려한 이력 보다 하버드 로스쿨에서도 1년에 150권의 책을 읽었다는 사실에 놀라움과 질투심을 느낀다. 그토록 화려한 이력으로 쉼 없이 달려 왔으면서도 넘치는 사랑과 인류애, 사회적 현상을 정확히 읽는 통찰력을 지녔다는 건 분명 책으로 단련된 균형감각과 특별한 은총이 아닐 수 없다. 그녀의 재능이 어디서든 우리 사회를 조금 더 밝게 비출 것을 확신한다. 그리고 작가와 나의 책 취향이 묘하게 겹친다는 점도 반가웠다. 우리는 다른 공간에서 오랫동안 같은 책을 읽어왔던 것이다.
불을 운반하는 아버지와 아들..소년은 남자의 마지막 남은 희망이자 양심이다. 아들은 계속 우리는 좋은 사람이냐고 아버지에게 묻고 아버지의 행동을 선으로 이끈다. 네가 모든 일을 걱정해야 하는 존재라도 되는 것처럼 굴지 마..그렇다고요. 제가 그런 존재라고요. 소년은 마지막 희망이자 구원이었기에..남자의 양심이자 모든 것이 불타버린 지옥과 같은 세계에서 꺼져가는 불씨 같은 인류의 양심이었기에...이 끔찍하고 치명적인 소설을 내 생애 두번이나 읽었다. 눈이 멀어버릴 것만 같았다. 다시는 읽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