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우리 언제 집에 가요? - 아빠, 엄마, 네 살, 두 살. 사랑스러운 벤 가족의 웃기고도 눈물 나는 자동차 영국 일주
벤 해치 지음, 이주혜 옮김 / 김영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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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가족여행을 꿈꾼 벤 가족 일행은 출발부터 난관에 부딪히며 좌충우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여행을 펼치게 된다. 브라이턴을 출발하여 버밍엄, 노팅엄, 리버풀, 체스터, 요크셔 등을 거쳐 와이트섬으로 갈 때까지 영국 주요 관광지와 여행지의 구석구석을 방문한다. 한편의 가족 여행 시트콤을 본 듯 하다.

 

 

우리는 지금 영국을 여행 중이다. 우리가 태어난 이 나라에서 모든 추억의 퍼즐 조각을 맞추는데,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그 일을 하고 있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모두 목청껏 노래했다. P. 150

 

 

 

 

몇 년 전에 가족과 함께 제주도 여행을 계획할 때 같이 가는 자녀들에 어떤 추억을 남겨줄까?를 고민하면서 여행 일정을 짰던 기억이 난다. 체험이나 놀이보다 견학 위주의 박물관 투어가 주요 스케쥴이 되었는데, 결국에 애들은 별로 즐거워하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책에도 어린 자녀들을 동반하여 영국의 구석구석을 누빈다. 방문하는 지역을 대표하는 다양한 주제의 박물관들을 견학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들을 생생하게 전해준다.

 

 

이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가끔 심장이 떠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이상하게도 순식간에 지나가버리는 불가사의한 속성이 있어서 제대로 파악하기도 전에 불쑥 사라져 과거가 되어버리곤 한다. P. 84

 

 

 

 

주인공 벤은 매일 짐을 싸고, 아이들을 챙기면서, 틈틈이 가이드북 작업을 하는 과정속에서 한 가정의 가장으로 멋진 남편으로 그리고 훌륭한 아빠로 변해가는 감동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 투병중인 아버지를 걱정하는 마음을 뒤로한 채 여행을 떠나지만, 여행내내 아버지에 대한 걱정과 아버지와의 추억들을 회상하는 따뜻한 모습과 함께 여행중인 가족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아빠의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다.

 

 

막상 메리가 게라즈크로스 Gerrards Cross 역까지 데려다 줄 시간이 되자 몸속에서 뭔가가 폭발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 한 번 더 아버지를 끌어안았다. 점점 가늘어지는 아버지의 은색 머리카락을 쓰다듬는데 눈물이 걷잡을 수 없이 흘러나왔다. P. 124

 

 

 

 

책을 읽는 내내 영국이 아닐지라도 돈으로 해결하지 않는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이젠 훌쩍 커 버린 애들이 더 자라기전에 아빠, 우리 언제 집에 가요? 한국판을 만들어보고 싶다. 5개월이 안된다면 단 일주일짜리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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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 전2권
리처드 도킨스 지음, 김명남 옮김 / 김영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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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으로 구성되어 있는 자서전의 1권은 ‘어느 과학자의 탄생’을 부제로 저자의 출생부터 아프리카에서 보낸 유년기, 지적으로 깨어나는 계기였던 옥스퍼드의 교육, 과학계에 파란을 일으킨 첫 책 《이기적 유전자》를 발표한 35세까지의 인생 전반부를 다루고, 2권은 ‘나의 과학 인생’을 부제로 ‘이기적 유전자’ 출간 이후 십여 권의 책을 더 쓰고, 옥스포드에서 튜터로서의 생활과 수 많은 방송에 출연하며 세상에서 제일 유명한 생물학자가 된 인생 후반부를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1941년 당시 영국령이었던 케냐의 나이로비에서 태어난다. 그의 부모는 영국 식민지를 관리하는 관료였으며, 아프리카에서의 그의 삶은 귀족적 삶 그 자체였다. 2차 대전이 끝난 후 가족은 그가 8살 때 영국으로 돌아왔으며, 농장을 물려받은 그의 부유한 아버지 덕분에 그는 지속적으로 풍족한 삶을 영위하게 된다.

1959년 영국의 명문 옥스퍼드 대학교에 진학하게 된다. 옥스포드에서 동물학을 공부하게 되는데, 당시 저명한 동물 행동학자였던 네덜란드 출신의 니콜라스 틴베르헌(Nikolaas Tinbergen)에게 큰 영향을 받게 된다. 1951년 그는 본능에 관한 연구를 통해 자신의 주장을 정교화했으며, 그 공로로 1973년 노벨상을 수상하게 된다. 1976년에는 《이기적 유전자》를 출판하며 진화론의 대중화에 앞장선다.

저자의 명저인 《이기적 유전자》를 쓰게 된 사연도 공개하고 있다. 1973년 전국광부노조의 파업으로 제한된 전력 공급과 잦은 정전으로 귀뚜라미 연구를 잠시 멈추고 첫 책을 쓰기 시작하는데 그 때 쓰여진 책이 바로 《이기적 유전자》다. 1976년 출판된 《이기적 유전자(The Selfish Gene)》는 저술 활동의 첫 결실이고, 이 책에서 기존의 자연선택을 통한 적응이라는 다윈의 진화론을 유전자 수준에서 적용하여 진화론을 새롭게 현대화해 이를 대중에게 소개했다. 대표작인 《이기적 유전자》는 1976년 출간 이후 30년 넘게 과학계를 떠들썩하게 한 문제작이며, 출간과 동시에 과학계와 종교계에 뜨거운 논쟁을 몰고 온 《만들어진 신》 (2006)은 신이 존재하지 않음을 과학적 논증을 통해 증명하면서, 그동안 종교의 잘못된 논리가 세계사에 남긴 수많은 폐단을 지적한 명저로 평가 고 있다.

영국의 행동생물학자이자 진화론자이며, 대중적인 과학 저서를 활발하게 저술하는 과학저술가로 더 명성이 높다. 그는 1995년부터 2008년까지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대중 과학 이해 교수(Professor for Public Understanding of Science)로 활동했으며, 그 기간 동안 진화론에 대한 대중 서적을 통해 현대과학이 우리의 삶에 주는 여러 함의에 대한 대중과 적극 소통하며 논의의 장을 펼쳐 나갔다. 그는 진화론에 대한 여러 저술을 통해 과학의 입장에서 창조론과 지적 설계론을 비판하며 진화론의 종교적, 문화적 의미에 대한 여러 저술을 발표했다.

저자의 개인적인 시각을 보여주는 회고록은 진화생물학자이자 세계적으로 유명한 무신론자인 그가 회고한 어린 시절과 지적 성장기, 화려한 지적 인생을 깊이 있게 파고든다. 분주한 삶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났던 탁월하고 영향력 있는 저서들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며, 과학자로서 연구 과정, 종교관 등 자신의 70세 인생에 기억하고 싶은 일들을 되돌아 보는 회고록이자 자서전이다.

자연선택을 낙천적으로 해석한 이론 중에서, 제대로만 작동한다면 '모든 것이 최선을 추구하는' 낙원이 만들어질지도 모르는 이론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이론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그 이론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독자들에게 설득하는 것이 내가 《이기적 유전자》를 쓴 목표 중 하나였다. 그것은 바로 '집단선택' 이론이다.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1 《어느 과학자의 탄생》, P. 335

유전자는 어떤 의미에서 불멸이다. 유전자는 세대를 거치면서도 계속 살아남고, 부모에서 자식으로 전달될 때마다 뒤섞인다. 동물의 몸은 유전자가 임시로 머무는 장소일 뿐이다. 유전자가 그 이상 생존하려면, 최소한 동물이 번식할 때까지는 그 몸이 생존해주어야 한다. 그래서 유전자는 다른 몸으로 전달되어야 한다. ··· 유전자는 자신에게 필요한 집을 스스로 짓는다. 그 집은 일시적이고 유한하지만, 유전자에게 필요한 기간 동안만큼은 충분히 효율적이다. ··· 그러니 만일 우리가 ‘이기적’이라느니 ‘이타적’이라느니 하는 표현을 쓸 수 있다면, 신다윈주의적 정통 진화 이론이 기본적으로 예상하는 바는 유전자가 ‘이기적’이라는 것이다.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1 《어느 과학자의 탄생》, P. 339

《만들어진 신》에는 통계적 불가능성이라는 중심 논증 외에는 많은 이야기가 담겼다. 종교의 진화적 기원, 도덕성의 근원, 종교 경전의 문학적 가치, 종교에 의거한 아동 학대를 다룬 대목도 있다. 가끔 이 책을 성마르고 거친 비난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지만, 나는 오히려 유머 있고 인간적인 책이라고 여기고 싶다.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2 《나의 과학 인생》, P. 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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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미래의 대이동
최윤식.최현식 지음 / 김영사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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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한국과 아시아를 대표하는 전문미래학자 Professional Futurist이다. 2008년부터 미래의 대변화를 차근차근 설명하고 예측해오고 있었다. <2030 대담한 미래> 1,2권과 <2030 대담한 도전> <2030 기회의 대이동> 등의 예측서를 발표하면서 미래 변화의 큰 윤곽을 독자들에게 설명해왔다. 이번 책은 그 동안 출간된 미래 예측서의 방대한 분량을 요점만 간추린 요약본이자, 미래변화를 좀 더 쉽게 접근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입문서로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다가올 미래에 대한 변화를 지구물리학 이론인 판 구조론을 통하여 거대한 판의 이동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엄청난 자연의 대변화만큼 우리에게 다가올 미래에 대한 변화는 다시 되돌릴 수 없을 정도의 큰 변화이기 때문에, 이 책을 통해서 미래에 대한 변화가 어떻게 진행되고, 변화의 핵심과 구조를 파악하고, 불확실한 미래를 논리적 사고와 확률적 판단에 근거하여 미래의 대변화를 지혜롭게 대응해야 한다고 전하고 있다.

불의 고리(Ring of fire)는 환태평양 조산대로서, 세계 주요 화산대와 지진대가 밀집되어 있는 곳으로, 지구에 있는 10개의 지각판들 중에서 가장 큰 태평양판이 유라시아판, 인도판과 맞물려 움직이는 지역에서 일어나는 지각활동이다.

최근 불의 고리에서 유난히 대형 지진과 화산폭발이 많이 일어나는 판구조론 plate tectonics으로 설명되고, 판구조론은 지구의 지각은 10개의 거대한 판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 판들은 마치 바다 위를 떠다니는 얼음 덩어리들처럼 지구의 맨틀 mentle 위를 둥둥 떠다닌다는 지구물리학 이론이다.

21세기 들어 일어나는 경제, 사회, 정치, 산업, 글로벌 패권 등의 격변이 '불의 고리'를 따라 일어나기 때문이다. 거대한 판을 움직이게 하는 힘은'거대 변화의 대류'이고 거대한 판이 움직이면서 '누적된 힘'이 충돌하면서 불의 고리를 따라 경제적 지진, 정치 및 글로벌 패권 화산이 발생하고, 이로 인한 산업 및 사회, 환경 쓰나미 재앙이 뒤따른다. 즉 지금의 변화는 우연한 사건이 아니다. 잠시 후면 끝나는 일시적 현상도 아니다. 조금만 버티면 예전 상태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되돌아가는 일도 아니다. 거대한 판들이 이동하고 충돌하면서 나타나는 지각변화 현상이다. 예전으로 되돌릴 수 없는 변화다. - P. 020

1부 판의 이동에서는 과거는 판의 충돌의 연속으로 서구와 아시아의 충돌, 미국과 중국의 충돌,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충돌, 20세기 산업과 21세기 산업의 충돌, 안정 세대와 불안정 세대의 충돌 등 다양한 판의 충돌을 통하여 거대한 판이 이동되었고 지금도 이러한 현상들이 발생하고 있다.

변화가 복잡하고 크기에, 미래를 예측하거나 새로운 기회를 붙잡는 일이 불투명하지만 관심을 집중하면 이동하는 미래의 기회를 통찰할 수 있다. 변화의 방향과 속도를 가늠할 수 있는 통찰과 전략을 가져야 한다.

2부 판의 이동과 기회의 산 사이에서는 판의 이동은 곧 기회의 이동이며, 기회의 이동 중에도 예상하지 못한 위험과 위기는 항상 도사리고 있다. 그 위험과 위기 상황에 대해 다루고 있다.

3부 기회의 산에서는 미래의 대이동을 기회의 이동발판으로 삼을 수 있는 미래의 변화 아니라 이미 현재에도 진행중인 변화들을 알려준다.

4부 어떻게 기회의 산에 오를 것인가?에서는 미래를 통찰하고 차근차근 대비하면 기회의 산에 오를 수 있다고 한다, 많은 변화를 통해 다가오는 미래를 주도하기 위한 대비책을 전하고 있다.

거대한 판이 충돌하고 이동하면서 일어나는 지각변동을 통찰하라. 지각이 변동하면서 지진이 일어나고 화산이 폭발하듯 충격적 사건들이 계속 일어날 것이다. 쓰나미도 발생하여 휘몰아칠 것이다. 미래절벽도 건너야 한다. 하지만 거대한 기회의 산이 새로이 힘차게 솟아오르고 있다.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 미래변화를 통찰하고 대담한 도전을 하라. 다가오는 문제를 해결할 한 방, 미래의 바람도 곧 불어닥칠 것이다. 바람을 이용할 준비를 하라.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최고의 방법, 미래를 예측하는 최고의 방법은 스스로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 - P. 391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만드는 것이다! P. 118

예측이 불가능할 때는 미래를 주도하기 위해 우리가 갖추어야 하는 방법들을 알려주고 있다. 당장 내일의 일이 될 수도 있고, 아주 먼 미래의 이야기일수 있다. 그렇지만 언제간 우리에게 다가올 미래임은 확실하다. 그 미래를 위기로 만들 것인가 기회로 만들 것인가는 우리의 몫이다. 다가오는 미래를 통찰할 수 있는 힘을 길러 전략적으로 차근차근 준비한다면 미래의 대변화는 위기라기보다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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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아름다움을 강요하는가
나오미 울프 지음, 윤길순 옮김, 이인식 해제 / 김영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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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에 여성이 불공평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인식이 널리 공유되기 시작하면서 조직적인 움직임으로 발전한 페미니즘은 여성의 법률적 권리 신장을 목표로 전개되며, 미국의 여성들이 마침내 참정권을 쟁취하는데 성공한 1920년은 '첫 번째 물결 페미니즘 first-wave feminism'의 마지막 해로 여겨진다.

1960년대 초에 미국에서 시작된 '두 번째 물결 페미니즘 second-wave feminism' 1980년대 초까지 지속되며 여성에 대한 사회문화적 차별 문제를 해결하는데 주력한다.

1990년대 초에 시작되어 오늘날까지 지속되는 '세 번째 물결 페미니즘 third-wave feminism'은 백인 이외의 여성이나 동성애 문제 등으로 관심의 폭을 넓힌다. 세 번째 물결을 선도하는 대표적 이론가가 다름 아닌 이 책의 저자인 나오미 울프이다.

우리 사회가 여성의 외모와 옷차림을 옳고 그르다는 도덕적 기준에 근거하여 평가하고, 왜 끊임없이 아름다움을 추구할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해 일, 문화, 종교, 섹스, 굶주림, 폭력 등 6대 영역에서 아름다움의 신화에 의해 여성의 삶이 파괴되는 실상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우리의 일상에 뿌리내리고 있는 여성은 아름다워야 한다는 현실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다. 90년대 초반에 나온 저서이지만, 2016년 현재에도 사회적으로 많은 이슈를 만들고 있으며 시사하는 바가 큰 책이다.

1<아름다움의 신화>에서는 여성이 법적·물질적 장애를 돌파할수록 여성의 아름다움이라는 이미지는 더 엄격하고 무겁고 무자비하게 여성을 짓누른다면서 여성에게 통제력을 발휘하는 아름다움이라는 이데올로기는 여성에 관한 낡은 이데올로기 중 마지막으로 남은 것이라고 강조하고, 2 <>에서 노동시장의 요구는 아름다움의 신화가 정치적인 것이지 성적인 것이 아님을 증명하며 노동시장은 아름다움의 신화를 다듬어 여성에 대한 고용 차별을 정당화하는 수단임을 밝히고, 3 <문화>는 여성을 '아름다우면 지성이 없고 지성이 있으면 아름답지 않는 존재'로 단순화함으로써 아름다움의 신화에 맞게 정형화된 여성 문제를 다루고, 4 <종교>에서 아름다움의 의식은 현대 여성에게 삶을 두려워하는 신경증 neuroses을 불러일으키는 한편, 새로운 자유가 여성에게 의미하는 바도 무의미하게 만든다고 비판하고, 5 <섹스> 포르노 pornography와 사도마조히즘 관점에서의 아름다움을 다루고, 6 <굶주림>에서는 아름다움의 신화에 의해 거식증 anorexia과 폭식증 bulimic으로 고통을 받는 서구 여성들이 피할 수 없는 형벌인 것으로 밝혀내고, 7 <폭력>에는 성형 수술하는 의사들이 여성의 몸에 칼을 대는 행위를 폭력에 버금가는 범죄로 간주하며 성형으로 인하여 왜곡된 아름다움을 비판하고 있으며, 8 <아름다움의 신화를 넘어서>에서는 마음대로 입고 만지고 먹고 마시자면서 우리가 아름답다는 느낌이 확고해지면 그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꾸미고 과시하고 한껏 즐기기를 바라며, 감각의 정치학 sensual politics에서는 여성이 아름답다고 결론을 낸다.

저자는 미국 사회에 만연해 있는 성·인종 차별을 비롯한 민주주의를 저해하는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을 세상에 알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진보적 사회비평가이자 페미니스트이다.

그녀가 세상에 알려지며 대중적 인기를 얻게 된 것은 28세 때 출간한 첫번 째 저작 <무엇이 아름다움을 강요하는가 The Beauty Myth>를 통해서였다. <뉴욕타임스>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책 가운데 하나'라고 극찬했다.

수많은 저작을 통해 여성운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도한 그녀는 1997년 여성 지도자 양성을 위한 우드헐연구소를 창립하여 젊은 여성이 양심에 따라 행동하는 지도자가 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뻔뻔해지자. 탐욕스러워지자. 쾌락을 추구하자. 고통을 피하자. 마음대로 입고 만지고 먹고 마시자. 다른 여성의 선택을 받아들이자. 우리가 원하는 섹스를 찾고, 우리가 원하지 않는 섹스와 맹렬히 싸우자. 자신의 이상과 대의를 선택하자. 규칙을 깨부수고 바꾸어 우리가 아름답다는 느낌이 확고해지면, 그러한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꾸미고 과시하고 한껏 즐기자. 감각의 정치학에서는 여성이 아름답다. P. 458

아름다움의 신화에 의해 여성의 삶이 파괴되는 현실을 벗어나려면 무엇보다 아름다움 속에 갇힌 허상을 깨고 진정한 여성의 본질과 가치를 찾고, 왜곡된 아름다움의 신화에 얽매여있는 삶으로부터 해방되어, 자신만의 참모습의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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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지 않으면 좋겠어 - 탁재형 여행 산문집
탁재형 지음 / 김영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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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간 50개의 나라를 찾아 다녔지만, 저자 스스로가 원한 여행이기보다는 다큐멘터리 PD라는 직업에 얽매여 다닌 여행이었다. 자신을 위한 여행이기보다는 다큐멘터리 작품을 보게 될 시청자들을 위한 여행이었지만, 저자는 비자발적인 여행 속에서도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며 저자만의 여행 철학을 책의 곳곳에 담아내고 있다.

누구나가 쉽고 편하게 다닌 여행지가 아니고, 힘들고 어려움을 감내하며 찾아 다닌 여행지에서 저자가 느낀 감정들을 솔직하고 꾸밈없이 기록해 놓은 여행 일기장을 엿본 것 같다.

일상 밖으로 탈출할 것을 권유하는 일상을 살았다.
정작 자신은 어디에 있든 일상의 무게를 모두 짊어진 채였다.
떠나보아도 떠날 수 없다는 생각이 들 무렵,
붙잡고 있던 것을 놓아보기로 했다.
그리하여 즐겁게 떨어지고 있는 중이다.
짜릿함과 두려움과 궁금함을 모두 지닌 채. - 표지 저자 소개 글

저자는 <세계테마기행> PD이자 오지 전문 여행자이며, <PD의 여행수다> 진행자로 세계 술 예찬서 스피릿 로드, 여행 충동을 강력하게 부추긴 PD의 여행수다에 이은 세 번째로 출간된 책이다.

삶의 모든 순간을 그러쥐려 애쓰는 것처럼 부질없는 일도 없다. 잊을 수 있다는 것은, 그리고 때로 잊힌다는 것은 축복이다. - P. 038

 

기록되지 않은 여행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진다. 같은 나이의 두 사람 중 더 긴 시간을 살아온 사람은 누구일까. 더 많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닐까. 기억이 사라진 사람이, 살아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기억에 없는 여행이, 거기 있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수첩을 덮고 커피를 한 모금  마신다.
가봤지만 기억나지 않는 장소들을 떠올린다.
만났지만 희미해져버린 사람들을 생각한다.
기록되지 않아 존재조차 하지 않는 사람들을 사무치게 그리워한다. - P. 041

 

사람들은 도약을 꿈꾼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라면 당연히
더 높은 곳을 향해 뛰어올라야 한다.
하지만 언제나 가장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래를 향한 도약이다. - P. 094

 

나와 생긴 것이 다르고 하는 말이 다르다고 해서 거리낌 없이 '짱깨' '깜씨' '연탄' '쪽발이'를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에게, 여행을 권해주고 싶다. 여행이야말로 '안전하게' 약자가 되어볼 수 있는 최고의 시뮬레이션 게임이니까. '나그네'라는 천하에 다시없는 눈칫밥 캐릭터가 되었다가, 원래의 ''로 돌아올 수 있는 구운몽이자 크리스마스 캐롤이니까. - P. 218

 

흰 모니터 앞에 앉은 사람을 가장 괴롭히는 것은 어느 방향으로 가도 된다는 가능성의 무한함이다. 아무런 바퀴자국이 없는 사막 한가운데에서 느끼는 막막함. 벽이 없지만, 길도 없다. 360˚중에서 어느 방향을 택하든 그것은 나의 자유다. 하지만 그 방향으로 사흘을 갔을 때, 더 이상 견딜 힘이 없어 모래 위에 쓰러져 죽는 결과가 나오더라도 아무도 탓할 수 없다. 자유라는 것은 때로 이토록 썸뜩하다. - P. 250

 

소년은 나이를 먹었다.
더 이상 추억이라는 것이 물건에 깃드는 것이 아니라
기록과 생각 속에 존재한다는 것을 어렴풋이 깨닫는 중이다.
빛나는 것을 모으고 또 모으고 까마귀의 유희를 그만둘 만큼,
존재에도 유효기간이 있다는 것을 이해할 만큼,
주변을 채우고 있는 물건의 가짓수가 줄어들면
더 쉽게 떠나고 더 쉽게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느낄 만큼,
소년은 자랐다. - P. 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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