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편의점 2 (단풍 에디션) 불편한 편의점 2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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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은 내게 그냥 주전부리나 음료수를 사러 가는 곳이었다. 때로는 하도 자주 가서, 주인 아저씨가 폐기 상품을 주기도 하고, 카운터에 숨겨 두었던 하나 남은 허니버터칩을 팔기도 하고, 이런 저런 얘기를 시키기도 했지만.
이제, <불편한 편의점> 시리즈를 읽고 나자 편의점이 많은 사람의 생의 무대로 보이기 시작했다. 사장님과 알바들의 사연이 얽히고, 단골 손님들과 직원들의 인연이 더해지며, 누군가는 편의점을 배경으로 인생을 건 도전을 할 수도 있는 곳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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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편의점> 1권에서 이어지는 이 이야기는, 알바였던 오선숙 아주머니가 ALWAYS 편의점의 점장이 되고 난 후의 이야기부터 이어진다. 염 사장님은 말썽꾸러기 아들 민식에게 사장 자리를 넘겨준다. 민식은 편의점 일에는 관심이 없다. 그래서 알바였던 선숙 아주머니를 점장으로 승진시켜 모든 일을 다 시키고 자신은 집에서 그저 술이나 먹는다. 그러면서 알바들의 주휴 수당을 주지 않으려고 하는 등 악덕 사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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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에서처럼 단골 손님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며 이야기는 고조된다. 소고기집을 하다가 코로나의 일격을 맞아 가게가 기울고, 가족들과의 관계도 삐걱대는 사장님이 ALWAYS 편의점에서 퇴근 후 소맥을 말아 마시고 간다. 불편한 편의점의 오지랖 알바는 소고기집 사장님에게 상꼰대라고 놀리고, 직접 소고기집을 찾아가 곰탕을 먹는다. 그리고 가족들의 말을 한 번 들어보라고 조언한다.
아빠가 막노동을 하고 엄마가 청소일을 하는 집 아들 민규는 매일 엄마 아빠의 싸움에 기가 질려 ALWAYS 편의점을 찾는다. 2+1 상품을 사서 아껴 먹으며 세 시간을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며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다. 그러던 어느 날, 민규는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를 읽기 시작하고 곧 알바 아저씨가 이를 기특하게 여겨 폐기 상품도 챙겨 주고 책도 빌려주며 민규의 마음을 어루만져준다.
이야기는 ALWAYS 편의점의 오지랖 알바 홍금보의 사연으로 달아오른다. 자신의 정체를 감추고 편의점에 알바로 취업하여 그가 벌이는 일이 이 소설의 백미다. 그는 ALWAYS 편의점의 분위기를 바꾸고 염 사장님과 민식을 도우며 그 자신의 꿈을 화려하게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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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으로 이어진 불편한 편의점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는 분위기로 끝난 이 소설이 참 멋지다. 1권의 마지막도 아주 인상적이었지만, 2권의 결말도 한겨울의 얼음도 녹일 듯 훈훈하다. 불편한 편의점 ALWAYS가 아주 쾌적하고 멋진 편의점으로 탈바꿈하는 이야기를 저물어가는 봄날, 당신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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