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명은 비밀입니다 창비청소년문학 129
전수경 지음 / 창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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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명은비밀입니다 #전수경 #창비

*가제본 서평단으로 먼저 읽었다.

다 읽고 든 생각은 역시, 에에올.
멀티유니버스를 주제로 쓴 청소년 소설이다.
엄마와 딸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하루종일 텔레비전만 보는 엄마와,
나를 보호할 수 있는 건 공부밖에 없다고 생각하며 열심히 공부하는 딸.

어느날 밤에 잠에서 깨어난 제갈희진은, 새로 산 텔레비전 안에서 엄마가 튀어나오는 걸 보고 만다. 알고보니 엄마는 다중 우주를 조사하는 새로운 직장에 취직을 했다. 하루종일 텔레비전만 보는 엄마에게 가장 적성에 잘 맞는 직업이다. (‘거의 안으로 들어갈 기세다.’)

엄마의 비밀을 지켜주는 중에 중간고사 중에 전학을 온 친구 ’소미’를 만나게 된다. 희진과 친한 윤아와 초등학교를 같이 다녔다고 한다.

그런데 소미는 다른 세상에서 온 것 마냥 세상물정을 통 모른다. 꼭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어서 전학을 왔다며 상우, 희진, 윤아와 같은 독서실에 다니게 된다.

엄마는 절대로 텔레비전 안으로 들어가면 안 된다고 했지만 희진은 어느날 엄마 걱정에 티비 안으로 들어가고 그 곳에서 엄마의 의외의 모습을 발견한다. 그리고 소미에게서도 수상한 점을 찾아내는데…

흥미롭게 쭉쭉 읽을 수 있는 책.
다중 우주와 그 안에 존재하는 ’나‘를 다루어서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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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도 동정탑 - 2024년 제170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구단 리에 지음, 김영주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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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타가와상이 170회나 되었구나.
1935년에 시작, 1년에 두 번이라 170이란 숫자가 나왔구나.
역대 최단기간 심사, 라는 띠지를 보고 호기심이 동했고
범죄자를 위한 아름다운 공간을 도쿄 신주쿠 한복판에 짓는다는 설정에도 끌렸다.

‘Sympathy Tower Tokyo’
마키나 사라가 그토록 혐오하는 가타가나로 쓰고 읽었을, ’심파시 타워 도쿄.‘

‘일본인들이 일본어를 버리고 싶어하기 때문’에, ‘불평등이나 차별적 표현을 회피하기 위해’(18쪽) 지었을 이름 심파시 타워. 영어나 라틴어로 부르면 교도소가 교도소가 아니게 되는 걸까.

소설은 ‘도쿄도 동정탑’을 짓게 되는 건축가 마키나 사라의 독백으로 시작해서, 2030년 동정탑 바깥에서 여전히 ‘걸어다니는 탑’으로서의 인간과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그녀의 독백으로 끝난다.

사이 사이 ‘호모 미세라빌리스’라는 말을 만들어내고, 동정받아 마땅한 사람들을 위해, 행복해질 수 있는 공간을 주어야 한다고 주장한 마사키 세토의 글, 2030년 도쿄도 동정탑을 취재하러 온 미국인 기자(황색 언론) 맥스 클라인의 기사, 마키나 사라의 열다섯 살 어린 연인에서 동정탑에 근무하는 서포터(교도관)이 되는 다쿠토의 독백.

소설은 끊임없이 언어와 말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동정탑이라는 감옥아닌 감옥을 바벨탑에 빗대며, 같은 말을 하면서도 소통하지 못하는 지금을 담아낸다. 동정탑에서 금지는 ‘비교’. 그러므로 자연스럽게 SNS도 금지.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가운데, SNS와 비교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동정탑은 그런 현실, 말에서 비롯되는 비교와 차별에서 벗어난, 천국 아닌 천국을 그려낸다. 아이러니.

동정받아 마땅한 사람들을 위해 동정탑을 지어야 한다고 주장한 마사키 세토의 최후가 그런 식(동정을 호소한 사람답지 않은 마지막)이라는 아이러니.

읽고 나서 마음이 복잡하고 이런 저런 생각이 드는 작품이다.
짧지만 강렬한. 일본에서 읽고 어떤 ‘말(言葉)’ 들이 오고 갔을 지 무척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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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있어요 창비 아기책
김효은 지음 / 창비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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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일단 따뜻해요. 어린이들이 처음 만나는 보드북의 그림이 참 중요하지요. 귀엽고 오동통한 아기와 아기가 보는 대상을 잘 담아냈습니다. 아래, 옆으로 보며 결국에는 ‘내’가 있다는 것을 알아내는 내용도 아기에게 알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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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 소설Y
조은오 지음 / 창비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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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가제본이라 작가 이름도 모른 채 읽었다. 아는 작가일까 싶어 여럿을 떠올리며 읽었는데 알고보니 이 책이 처음이신 듯 하다. 조은오라는 이름을 서점에 검색해보니 '버블'만 나온다. 물론 습작을 쓰고 준비를 여러 해 하셨겠지만 첫 책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청소년SF소설을 처음부터 끝까지 힘있게 끌고 나갔다.

SF소설이라는 장르는 청소년 소설과 참 잘 맞는 것 같다. 근미래, 또는 아주 먼 미래의 세계를 설정하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여러 일을 지금을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삶과 빗대어서 이야기할 수 있어서 그렇다. <버블>도 마찬가지다. '버블' 이라는 제목만 들었을 때는 거품 안에서 살아가는 이야기인가? 비눗방울처럼 뭔가 영롱하고 귀엽기까지 한 이야기인가? 여러 생각을 했다. 막상 이야기를 열어보니, 다툼, 분쟁을 막기 위해 '버블'이라는 체제 속에서,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라고 할 만 것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세계관이었다.

제 2인류 원칙

  1. 서로 공유하는 정보의 양을 제한할 것

  2. 최소한의 단위로 버블에 거주할 것.

  3. 버블의 밖에서는 눈을 감을 것.

상대의 눈을 보지 못한다는 것. 최소한의 정보도 주고 받지 못하는 사회, 인간. 이런 사회 속에서 평가원에서 일하는 주인공은 어느날 126이라는 사람을 만나고 처음으로 눈을 마주보고 이야기하게 된다. 어딘가 이 속에 완전하게 스며들지 못했다는 생각을 하던 나는 126의 제안을 따라 처음으로 버블 밖으로 나가게 된다. 이후에 벌어지는 일들은 예상을 조금 벗어나긴 했다. 살짝 아쉬움도 있었지만(후반부의 설정이나 서술이 너무 빨리 끝나버리는 느낌...) 버블과 사람, 사회와 그 속의 사람들의 관계에 대해서 여러모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버블을 벗어나면 안된다는 설정, 눈을 감고 접촉을 줄인다는 설정에서는, 우리가 겨우 지나온 팬데믹 3년이 떠오르기도 했다. 루이스 로리의 <기억 전달자>와 비슷하기도.

거리에서는 서로 2미터씩 떨어져서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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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이의 빛 - 빛의 세계에서 전해 주는 삶을 위한 교훈
로라 린 잭슨 지음, 서진희 옮김 / 나무의마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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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클럽문학동네 서평 이벤트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영매이자 고등학교 교사.

영매라니. 이 책 서평을 쓰겠다며 신청할때만 해도 믿지 않는 마음이었다.

책의 내용이 어떨지도 걱정이었다. 허무맹랑한 내용이면 못 믿을 것 같았다.

걱정과는 달리, 작가 스스로도 자신의 영적인 능력을 의심하고 두려워하며 밀어내고 싶어했다.

세월이 흐르고 여러 사람을 만나고 본인이 성숙해지면서 능력을 제대로 사용해야 함을 알고

여러 과학실험을 통해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알아내고자 했다.

작가가 전하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우리가 죽으면 저세상이라는 곳에 간다. 영혼은 사라지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 곁에 머무른다.

저세상은 천국과 지옥이 아니라 빛과 사랑으로 가득한 곳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어진 삶을 아끼고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

이런 메시지를 전하는 방법을 참 여러 가지다.

영화로, 노래로, 소설, 시, 그림....'사랑'이 모든 가치 가운데 으뜸이라는 것을 꾸준히 알린다.

그러나 그러한 사실을 믿고 있더라도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나면 절망하고 분노한다.

이 책은, 그렇게 세상을 떠난 사랑하는 이들이 빛과 사랑으로 가득한 곳에 있으며, 우리가 세상을 떠날 때 마중 나온다는 말을 해준다. 이만큼 위로가 되는 말이 또 있을까.








드디어 내담자가 함께 참여했던 2차 상담의 점수를 알게 되었다. 한 내담자는 내 진술의 90퍼센트가 정확하다고 채점했다. 다른 한 명이 매긴 정확도는 95퍼센트였다. 이것은 무엇을 뜻할까? 나는 이 결과를 통해 바이셜 박사가 어떤 결론을 이끌어낼지 궁금했다.

바이셜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 과학자로서 저는 영매들이 고인과 소통한다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우리의 연구 자료가 그런 방향을 향해 있는 것은 사실이에요. 과학이 그 방향으로 따라가고 있지요. 우리의 연구 자료들은 세상을 떠난 이들과의 소통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한편 인증서는 나에게 또 다른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그것은 내가 삶의 다음 단계로 나아감을 의미했다.


- P236

나중에 듣기로는, 교장 선생님도 나와 영적 상담을 한 후 삶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한다. 상담을 하기 전 그녀는 사후 세계에 대해 별로 생각해 보지 않았다. 자신이 영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동시에 매우 현실적인 사람이라고 믿었다. 선하고 정직하며 다정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으나 자신의 존재는 유한하다고 생각했다. 이 삶 너머에 무언가 있다면 그것도 좋겠지만 그것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지는 않았다. 그렇게 의미 있게 여기지 않았던 것이다. 그저 지금 이 세상에서 최대한 가치 있게 살다 가고자 했다.

그러나 상담 이후 교장 선생님의 세계관이 바뀌었다.

교장 선생님이 나에게 말했다.


"나는 그냥 죽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나중에 정말 놀라운 일이 생길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내 삶도 그 일을 위한 준비가 되었고요.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그 빛과 사랑의 시계와 연결되는 경험을 하면서 지금 여기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야겠지요."(269~270)

- P269

슬픔은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지만, 저세상은 그러한 고통에도 불구하고 사랑이 없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랑은 계속된다는 사실을 가르쳐 준다. 이 세상에서 누군가와 연결된 눈부신 사랑의 끈은 저세상에서도 계속 이어진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참을 수 없는 고통을 느낄 때, 그것은 마치 사랑의 끈을 잡아당기는 것과 같다. 끈이 진짜 이므로 고통 또한 실재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의 사랑은 끝나지 않는다. 사랑은 계속된다. - P282

우주는 우리가 서로를 위해 존재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고통과 슬픔 속에 마냥 홀로 남겨져서는 안 된다. 우리를 이어 주는 환한 빛과 사랑의 끈을 기려야 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을 사랑할 때 가장 큰 치유의 힘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런 강력한 힘으로부터 스스로를 차단할 이유가 무엇인가? 우리는 방대하고 끝없는 사랑의 순 환 속에 머물면서 다른 이들로부터 사랑받기도 하고, 그 사랑을 또 다른 사람에게 전해야 한다.
- P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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