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하는 지성 - 21세기 뉴 노멀 사회의 도전 나남신서 1977
염재호 지음 / 나남출판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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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졸업식을 마치고 서점에서 샀던 책이 앨빈 토플러의 <3의 물결>이었다. 학창시절 어떤 선배는 <3의 물결>이 책꽂이에 꽂혀 있는 걸 보고 나를 포섭대상으로 삼았다고 했다. 읽지 않았던 그는 책을 불온서적으로 본 거다. 아마도 15년이 지나서야 직장에 정보사회에 들어섰다는 느낌을 받았다. 새로운 여러 정책들이 만들어지고 공유되기 시작했고, 연수에 참석하면 정보화 사회를 준비해야 한다고 떠드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나에게 앨빈 토플러의 책처럼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기를 바라며 <개척하는 지성>을 선택한 거다. 저자는 고려대 염재호 총장이다. “미래사회와 조직이란 강좌를 여러 해 가르치며 부모, 선생님이라는 기성세대의 경험에 따라 학생들에게 조언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안타까워 책을 쓰게 되었다고 밝힌다. 책을 읽어가며 나이 먹었다고 모두 꼰대는 아니다.’ 꼰대는 자기계발하지 않고 과거 자신이 경험에만 의지해 충고하는 사람이다. 염총장은 21세기를 이끌어갈 후배들에게 역사를 끌어들여 문명사적 전환기에 있었던 고통과 극복 사례를 들려준다. 두려워하지 말고 준비하자고 다독인다.

 

5개장으로 구성한 <개척하는 지성>

1장에 21세기 문명사적 대전환이란 주제로 18~20세기까지 역사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자고 제안한다. 불확실한 미래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빅토르 위고를 입을 빌려 미래는 여러 가지 읾을 갖고 있다. 약한 자들에게는 불가능이고, 겁 많은 자들에게는 미지이고, 용기 있는 자들에겐 기회이다.”라고 말한다.

18세기 러다이트 운동을 극복하고 19세기에 기술 진보의 혜택을 누렸고, 전기를 사용한 대량생산체제라는 새로운 생산시스템은 표준화를 통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였다. 풍요로운 20세기는 과잉소비로 심각한 환경파괴라는 부작용을 겪었다. 실업 문제는 서유럽과 북유럽의 사회민주주의 전통으로 이어지는 코포라티즘coporatism(노동자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정책결정에 참여케 하는 보수정치와 진보노동의 정책 연합)으로 해결하기도 했다. 이처럼 기술 진보로 인한 사회적 갈등과 모순은 다양한 정책적 대응이나 새로운 사회 시스템 설계로 해결해왔다. 그러니 20세기말 기술 진보로 기업의 다운사이징 등 노동의 종말이라는 사회적 위기도 새로운 사회 시스템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가장 충격적이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은 기업 조직을 통해 고용이라는 방식으로 자신의 전 생애의 생계를 영위하겠다고 인생을 설계하는 것은 어리석은 직업선택의 길이 될지 모른다.”는 거다. 수치로 제시한 우리나라의 청년 실업률은 스페인, 그리스, 프랑스, 중동국가의 청년 실업률이 비하면 낮다. 저자는 청년 실업 문제는 전 지구적 문제라고 본다. 적은 근로시간만 이하고 보다 많은 시간을 자신과 가족과 함께 보내며 삶의 질을 높이라는 리프킨의 조언을 소개한다. 워라벨 말이다. 노동시간이나 작업량보다 프로젝트 결과나 일의 질적 가치를 평가하는 방향으로 노동의 변화가 빠르게 나타남을 보여 준다.

우리가 두려워하는 원인을 저자는 지난 50여 년간 고도경제성장을 통해 비약적으로 발전한 성공의 신화에서 한국이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20세기에 성공한 모델이 21세기에도 유효할 것이라는 환상을 버리고 지난 성공비결보다는 새로운 문제해결 방식에 도전해야한다고 주장한다. ‘형식지와 추격형모범생을 버리고 암묵지선도형인재가 필요하다.

 

2, 인류의 진화와 변화의 속도에서 반도체와 컴퓨터의 발전으로 인간이 보유한 정보량이 급속히 팽창하고, 통신기술 발전에 따라 네트워크화 되었으며, 인간 수명이 빠르게 연장되고 생명공학이 비약적 발전을 하는데 이 모든 것이 빠르게 발전하며 상승효과를 일으키고 있다고 판단한다. 수명 연장에 따라 가족, 결혼, 교육, 직업, 성 등에 관한 사회적 인식들도 변하고 있음을 본다.

 

3, 새로운 미래와 일에서 고용시대는 끝났다며 일본의 프리터와 우리나라 단기 계약 노동을 소개한다. 고용보다 네트워크를 활용한 단기적 참여가 많아질 것이라 예견한다. 개인화된 노동의 시대가 올 거라며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기모경제’gig economy라는 경제방식을 직업의 새로운 형태로 주목하고 있단다. ‘기모상황에 알맞게 문제를 잘 찾아내고 그 해결책을 재치 있게 처리할 수 있는 슬기나 지혜를 뜻한다. 단기 계약과 보상이란 시스템이 일반화될 거라는 얘기다. '9 to 5'로 일하는 방식은 급격하게 줄어들 거란다. 정보화, 자동화, 로봇화, 무인화 등 제 4차 산업혁명이 확산되니 개인들은 새로운 일에 적응하기 위해 끝없이 새로운 학습을 해야 하는 평생학습사회가 될 거란 예측이다.

 

4장 뉴 노멀사회에서, 게임, 여행, 워라벨, IoT, 로봇, 인공지능, 항공여행의 일상화가 뉴 노멀이 될 것으로 본다. 뉴 노멀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정부가 대응할 방향으로 매슬로우의 인간의 욕구 5단계설에 따라 기초적 생리욕구의 관점에서 주택문제를 보고, 안전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등 정부의 서비스 기능을 찾아보라는 흥미로운 제안을 한다. 기업은 인재개발과 육성 패러다임을 바꾸고 협업하고 기업과 제품의 이미지를 중요한 가치로 봐야하며 사회적 가치에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대학의 대응에서 우리나라 인구의 2% 정도가 박사학위를 잦고 있단다. 지식의 반감기가 7(역사학)~13(물리학) 정도니 학위로 먹고사는 시대는 갔다고 본다.

 

5장 뉴 노멀에 적응하기와 개척하는 지성에서,

하나, “기존의 노멀에서 성공적이라고 생각했던 요소들을 포기해야만 뉴 노멀에 쉽게 적응할 수 있다.”

하나, “뉴 노멀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것을 포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하나, “ 새롭게 변화하는 뉴 노멀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도전의 자세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자신만의 개척하는 지성의 능력을 키우라고 조언한다.(좋은 조언이나 손에 잡히지 않는다. 기득권을 지키려고 애쓰지 마라 정도는 받아들인다)

20~30년 후를 생각하면, 5만 달러 이상의 소득을 누리게 돼 돈보다는 문학, 역사, 철학에 관심을 더 많이 갖게 될 것이라고 한다. 케나다 아이스하키 선수 웨인 그레츠키의 훌륭한 아이스하키 선수는 퍽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지만 위대한 아이스하키 선수는 퍽이 향하는 곳으로 달려간다.”는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전한다.

뉴 노멀에 적응하기 위한 조건들로 포기’(청일, 러일전쟁의 승리라는 성공신화가 태평양 전재의 실패 원인이라는 일본 내 분석 : 함포사격을 중요한 승리요인으로 본 것이 레이더에 견줄 때 실수다)를 들며, 기득권으로 평생 보장을 받으려는 생각을 빠르게 포기해야 뉴 노멀에 적응하라 한다. 역사상 제국은 타민족에게 얼마나 개방적이었는가에 달렸었다(스페인의 유대인과 이슬람 문화 수용 발전, 그리고 유대인의 네덜란드로 이주. 미국의 저력)고 말하며, 도전 없는 성공이 없음도 강조한다.

 

개척하는 지성의 특징으로 컴퓨터나 인공지능으로 대체 불가능한 노동력을 소유한 프로페셔널이 돼라. 자신만의 암묵지, 독창적인 상상력, 남다른 문제 해결력, 지적 능력과 감성능력, 실천능력을 함께 갖추라 한다.

암묵지와 관련하여 몽테뉴의 말을 빌려 다른 사람의 지식을 전수받아 지식인이 될 수는 있지만, 다른 사람의 지혜를 통해 지혜로운 사람이 될 수는 없다.”는 말과 함께 엄청나게 많은 양의 독서와 형식지 습득을 통해서 다른 사람이 갖지 못한 암묵지를 새롭게 개발하라. 지연현상, 사회현상, 인간에 대한 끝없는 호기심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노력과 열정’(1만 시간의 법칙), ‘공감능력 키우기’(인문학에 대한 이해), ‘역사학 배우기’, ‘독창성도 키우라고 조언한다.

 

<개척하는 지성>은 나남출판사에서 201811월 본문 335쪽 분량으로 내놓은 신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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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턴의 프린키피아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하학
안상현 지음 / 동아시아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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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턴의 프린키피아

2019.1.3.()

유클리드의 <기하학>을 먼저 읽는 것이 바른 순이다. 문과 출신으로 고전을 하나씩 읽어가며 더 이상 미룰 일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기하학><프린키피아>는 넘어야 할 산이다. 졸저 <독서로 말하라>에 밝힌 대로, 대학에 가서 제일 좋은 일은 미팅에 대한 로망보다 수학을 배우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이었다. 수학에서 반만 맞췄어도 하늘에 있는 대학을 골라 갈수 있었을 텐데...... <프린키피아>를 읽는 것은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보려는 시도다. 읽기를 잘했다. 어디까지 알고 어디부터 머리아파 포기하는지 수학의 한계를 확인했으니까. 나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책 이름은 알아도 읽은 사람이 드물다는 저자의 판단에 의지해 드문 일을 해낸 거다.

저자의 프로필과 책으로 보아 뉴턴의 프린키피아를 100% 이해하고, 중국과 우리나라, 일본의 프린키피아 번역사까지 파악하고 썼다. 저자 안상현은 글을 재미있고 쉽게 쓴다. 덕분에 무지한 독자가 <프린키파아>에서 일부분이라도 기쁨을 맛볼 수 있는 거다.

 

뉴턴이 말한 내가 조금 더 앞을 볼 수 있었던 것은 거인들의 어깨 위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에서 어떤 학문이든 역사를 알아야함을 확인한다. 천재의 생각과 발명도 앞서 누군가 짧고 엉성하지만 비슷한 생각을 했었음을 알고 배워 발전시킨 거다. 서산대사의 시가 떠오른다. 踏雪野中去 不須胡亂行 今日我行跡 遂作後人程(안대회 교수는 서산대사의 시가 아니라 이양연(李亮淵·1771~1853)의 시라고...... 아무튼.

 

기하학(geometry)'도형의 모양, 크기, 위치, 그리고 공간의 성질을 연구하는 수학분야'. 중학교 수학 시간에 배우는 평면기하학은 기원전 300년 경 <기하원론 The Elements>에 바탕을 둔 거다. <기하원론>은 비잔틴 세계에는 알려져 있었으나 서유럽에는 1120, 중국에 16세기말에 전해져 얼마냐?’라는 뜻의 중국말인 지허(幾何)’에서 착안하여 산술과 기하를 아우르는 수학이란 뜻의 마테마티카 mathematica에 기하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청의 강희제도 기하학을 배우면서 이 책보다 짧고 쉬운 책은 없는가?” 불평했단다.

유럽의 기하학은 17세기 르네 데카르트가 좌표계를 발명함으로써 해석기하학이라는 새로운 기하학 분야가 성립된다. 해석기하학은 현대의 대수기하학, 미분기하학, 전산기하학의 기초가 된 중요한 발명이란다. 해석기하학은 좌표기하학, 데카르트기하학이라고도 하며, 고등학교 수학시간에 배우는 게 이거란다. 요런 건 처음 듣는 소리다. 데카르트기하학의 이해를 위해서 공리에 대해 알아야 한다. 공리란 증명이 필요 없거나 증명할 수 없지만 항상 참인 명제. 데카르트가 철학의 공리를 찾는데 사용한 방법이 방편적 의심이다. “이 세상의 모든 생각은 그것이 참인지 거짓인지 의심할 수 있으나, 그러한 의심을 하는 순간에도 그런 생각을 하는 주체인 나는 반드시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은 증명할 필요도 없이 반드시 참이라는 공리를 발견한 거다.” 데카르트는 이 공리를 바탕으로 우주 만물을 연역적으로 서술해 <철학의 원리>를 내놓았다. 책은 인간 지식의 원리와 물질의 원리를 서술한다. 모든 주장에 하나씩 번호를 매기고 그 각각에 대해 유클리드가 명제를 기하학으로 증명한 것처럼 논증한 것이다. 아하! 비트켄슈타인의 <논리철학 논고>도 기하학처럼 논증한 거였구나!

정신세계는 목적을 가지나 물질세계는 목적을 가질 수 없음으로 정연한 역학(물리학) 법칙을 따른다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은 모든 물체는 목적을 가지고 움직인다고 주장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생각과 전혀 다른 거다. 예를 들어 아리스토텔레스는 사과가 원래 땅에서 기이한 물체임으로 원래 자기가 있던 곳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목적이 있다고 떨어지는 사과를 설명하는데, 데카르트는 떨어지는 사과가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 단지 물리 법칙에 따라 운동할 뿐이라는 거다. 이렇게 저자 안상현은 쉽게 설명한다.

데카르트를 꺼내는 이유는 뉴턴도 데카르트의 영향을 크게 받았기 때문이다. 뉴턴의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의 제목을 데카르트의 <철학의 원리>에서 따올 정도였다. “뉴턴은 데카르트의 <철학의 원리>에 도입된 공리 체계와 같은 방식으로 물체의 운동에 관한 세 가지 법칙을 공리로 세운 다음, 그것을 기초로 하여 우주 삼라만상의 운동을 다룬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를 저술한 것이다. 이 공리 체계는 유클리드가 <기하원론>, 톨레미가 <알마게스트>에서 사용한 방식으로 고대 학문을 근대 학문으로 탈바꿈하게 한다. 대표적인 예로 수학을 과학의 언어라고 하는데, 수학이 갖고 있는 공리 체계가 자연과학이나 공학, 사회과학에 이르기까지 우리 지식을 체계화하는 강력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공리 체계를 사용한다는 것은 사고하는 방법을 연습하는 것이다. 수학을 배우는 까닭이란다.

 

중학교 수학에서 배우는 평면기하학은 유클리드의 <기하원론>에서 요점만 추린 것으로 피타고리스의 정리가 대표적이다. 저자 안상현은 도형의 성질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나 공리 체계의 아름다움을 깨닫는 거라며 공리에 포함된 정의, 상식, 공준을 설명한다. 설명 과정에 주어진 유한한 직선위에 정삼각형 작도’, ‘삼각형에서 각의 이등분선’, ‘삼각형의 닮음 조건’, ‘삼각형의 합동조건’, ‘삼각형의 내심과 내접원’, ‘오심(무게중심, 수심, 내심, 외심, 방심)에 대하 도형을 그려가며 쉽게 설명하고 있어 수학과 담쌓은 독자도 이해할 수 있게 배려한다. 중학교에서 기하학을 배울 때 소홀히 하기 쉬운 것이 작도(눈금이 없는 자와 컴퍼스만 가지고 점, , , 각도, 도형 등을 그리는 작업)라며, 작도를 하면 기하학 지식을 확실히 깨달을 수 있다고 말한다. 아이고 40년 전에 좀 알려 주시지...... 여기 까지가 <뉴턴의 프린키피아> 1장 기하학의 내용이다.

 

2장 원뿔곡선 :

원뿔은 직각 삼각형의 빗변이 아닌 한 변을 축으로 하여 회전시킬 때 생기는 입체도형을 원뿔리라하고 원, 타원, 포물선, 쌍곡선 등을 원뿔곡선이라 한다. 태양계 천체들의 궤도가 원뿔곡선이라 뉴턴의 프린키피아를 이해하기위해 원뿔곡선과 관련된 기하학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정신 차리고 읽었다.

고대 그리스의 아폴로니우스가 <원뿔곡선>에 대한 명제를 여덟 권에 오로지 기하학적으로 증명한 것이 최초다. 1710년에 옥스퍼드대의 에드먼드 핼리가 나름대로 복원하고 번역하여 출간하는데, 내용이 너무 훌륭해 후대의 톨레미, 케플러, 뉴턴, 데카르트에게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원뿔곡선은 중국에 알려져 천문도나 지도를 제작할 때 사용한 평사도법이 기하학적 원리를 담고 있단다. 원을 평사도법으로 투영시키면 크기는 달라져도 평면에 원으로 그려진다.

다음부터가 골치 아프다. 박명(薄明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후 주위가 얼마동안 희미하게 밝은 상태. ‘늑대의 시간일 듯......)을 구하는 데 여각 공식, 보각 공식, 음각 공식에 사인, 코사인, 탄젠트 함수가 나온다. 항복.

 

3장 원 :

원이란 그 도형 내부에 있는 한 정점으로부터 곡선에 이르는 거리가 똑같은 하나의 곡선에 의해 둘러싸인 평면도형이다이는 유클리드 <기하원론>의 정의다. ‘원의방정식’, ‘ 원주각의 정리(원주각은 중심각의 이분의 일)’, ‘원의 지름에 해당하는 원주각은 90도다’, ‘원의 접선과 접점을 지나는 ()지름은 접점에서 직교한다’, ‘원 위의 한 점에서 그 점을 지나는 원의 반지름과 직교하는 직선은 접선이다’, ‘원의 외부에 있는 한 점에서 원에 접하는 두 직선을 그릴 때, 그 점에서 두 접점까지의 거리는 같다’, ‘원에 접선을 그렀을 때, 접선과 접점을 포함하는 현이 이루는 각도는 그 현의 원주각과 같다’, ‘어떤 원에서 현이 수직이등준선은 원의 중심을 지난다’, ‘원의 중심’, ‘세 점을 지나는 원’, ‘원 위의 한 점에서 접선그리기’, ‘원 바깥의 한 점에서 원에 접하는 두 직선’, ‘주어진 두 원에 바깥에서 접하는 직선’, ‘주어진 두 원의 안쪽에서 접하는 직선까지는 작도 과정을 증명을 따라갈 수 있겠다. 그러나 원의 원멱 정리는 개념부터 막힌다.

 

4장 타원 :

타원은 두 점 F, F' 에서 떨어진 거리의 합이 일정한 점들의 자취라고 정의한다. 타원을 그리려면, 일정한 길이의 실을 두 초점에 고정하고 연필로 실을 팽팽하게 하면서 빙 둘러 곡선을 그리면 된다.

빛의 입사각과 반사각은 같다라는 타원 반사의 법칙은 빛은 최단 경로 또는 최소 시간 경로를 따라간다는 페르마의 원리에 기초를 두고 있다. 이러한 기하학은 병원에서 체외 충격파 쇄석술로 용용한다. ‘타원의 접선’, ‘타원의 켤레지름’, ‘타원의 수직지름’, ‘타원의 중심과 초점 찾기도 작도를 따라가다보면 이해가 된다. ‘타원의 원멱 정리타원에 외접하는 평행사변형은 143~169p까지 설명이 나오는데, 따라가지 않고 넘겼다. 포기했다.

 

5장 쌍곡선 :

쌍곡선은 일정한 거리만큼 떨어진 두 점으로부터 거리의 차이가 같은 점들의 집합으로 정의한다. 정의가 이미지로 그려지지 않으니 이해할 수 없는거다. 그러니 쌍곡선 반사의 법칙’, ‘쌍곡선의 접선’, ‘직각쌍곡선의 특성’, ‘쌍곡선의 원멱 정리’, ‘쌍곡선의 켤레지름’, ‘쌍곡선의 중심과 점근서과 초점찾기도 이해 불가다. 이해하려고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6장 포물선 :

포물선은 고등학교 수학시간에 배우는 해석기하학의 정의를 써 놓았는데, 정의조차도 모르겠다. 그러니 포물선의 접선’, ‘포물선의 초점은 알지 못하겠으나 포물선의 수직지름’, ‘포물선의 반사 법칙은 작도한 도형을 보면서 간혹 끄덕였다. 자동차 헤드라이트와 손전등의 반사경 단면이 포물선 모양인 것은 빛을 흩어지지 않고, 포물선 축방향으로 beam을 이루어나가니 멀리까지 빛이 전달됨을 알겠다. 파라볼라안테나의 접시는 전파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전파가 초점에 모이도록 해 주는 거다.


7장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 :

두 물체 사이의 중력은 물체 각각의 중력질량의 곱에 비례하고 두 물체 사이의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는 잡아당기는 힘이다.” 요건 도시간의 영향력을 설명하는 도시지리학에서 응용하는 내용이다.

저자는 뉴턴이 대단한 천재라서 어느 날 갑자기 중력 법칙을 발견해낸 것이 아닙니다. 뉴턴 이전에 갈릴레이나 케플러와 같은 과학자들이 발견한 몇 가지 사시를 바탕으로 중력 법칙을 찾아낼 수 있었던 것이다며 케플러의 행성 운동에 관한 세 가지 법칙으로 타원 궤도의 법칙(행성은 태양을 한 초점에 두고 타원궤도로 공전한다)’, ‘면적 속도 일정의 법칙(행성과 태양을 연결하는 선이 단위 시간 동안 휩쓸고 지나가는 면적은 일정하다)’, ‘ 조화의 법칙(행성의 공전 주기의 제곱은 행성 궤도의 장반경의 세제곱에 비례한다)’을 소개한다.

갈릴레이는 관성의 법칙(물체에 외부의 힘이 작용하지 않는다면 원래의 운동 상태를 유지한다)’낙체의 법칙(자유 낙하하는 물체가 떨어지는 거리는 시간의 제곱에 비례한다)’을 발견했다. 뉴턴은 이런 발견을 바탕으로 운동에 관한 공리를 생각해내고, 그 공리로부터 천체가 타원 궤도를 그리려면 중력은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해야 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뉴턴은 유클리드의 <기하원론>, 데카르트의 <철학의 원리>를 본받아 <프린키피아>공리 체계로 이론을 서술한 것이다.

 

<뉴턴의 프린키피아>를 읽으며, 내용을 100% 이해하지 못했을지라도, ‘공리 체계를 세운다는 것이 어떤 뜻인지 명확하게 이해했고, 비트겐슈타인의 <논리철학 논고>를 재독해야겠다는 동기를 얻는다. 더불어 생각한다’, ‘방편적 의심’, ‘사고한다’, ‘사색한다’, ‘思而不學則殆의 의미와 중요함을 알겠다. 나아가 지식이 지혜에 이르는 PROCESS’知思識見解라는 절차적 개념을 사용하는 내 知論을 단단하게 할 수 있었다.

그 어렵고, 아무도 읽지 않는다는 뉴턴의 <프린키피아>를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온전히 저자 안상현 님 덕분이다.

<뉴턴의 프린키피아>201512월에 도서출판 동아시아에서 초판을 본문 361쪽 분량으로 내놓았고, 독자는 201712월 초판 4쇄를 읽고 공부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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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술문화와 문자문화 - 출간 30주년 기념판
월터 J. 옹 지음, 임명진 옮김 / 문예출판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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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와 글쓰기의 다름이 우리의 사고체계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연구한 책이다.

말은 사라지나 글은 남는다는 라틴 격언을 떠올린다. 글을 쓰는 일이 두려운 까닭은 정확한 진실이 아니면 책임과 비난이 따르기 때문이다. 평범한 독자라도 책을 읽으며 근거 없는 주장인지, 지나친 생각인지, 불필요한 중복인지를 안다.

<구술문화와 문자문화>를 읽어 글쓰기의 두려움을 이기기 위함이다.

 

책은 핵심을 파악하기 어렵다. 지루하다 싶을 정도로 많은 연구자들이 중복돼 나온다. 언어학 전공자에게 필요한 책이란 생각으로 읽었는데, 출판사는 인문, 사회 과학 전 분야를 아우르는 교양서로 평가한다.

구술문화가 문자문화로 바뀐 것은 청각에서 시각으로 정보를 인식하는 체계를 바꾼 것’, ‘문자는 의식을 구조화한다’, ‘학술 언어와 일상 언어의 차이에서 여성의 일상어 기반 소설 등장’, ‘중세는 물론 낭만주의 시대까지 구술문화의 흔적이 남아 있음’, ‘한글에 대한 외국 학자의 평가’, ‘방언이 지배적 언어가 되는 과정’, ‘왜 유럽에서 라틴어가 그토록 오랜 기간 동안 문자로 존속하는가’, ‘유럽 내 학교에서 라틴어가 학술 언어가 된 까닭’, ‘말하기에서 문자로 쓰기에 대한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의 거부감등이 책을 덮고 정리할 수 있는 내용이다.

 

지식 조각들을 정리해 나중에라도 스키마가 잡아당길 때 까지 기억하려한다.

- 미국주의는 하버드 대학이 제공하는 이념들의 영향력을 확대하려하며, 예일대는 정치적인 목적으로 미국학을 확립한다. 오리엔탈리즘의 뿌리가 여기에 있는지 모른다. 미국의 헤게모니는 군사력 못지않게 대중매체, 문화, 과학의 힘에 토대를 둔다. 중국은 미국의 soft power를 통제하려 할리우드 영화에 엄격하다.

 

1: 언어의 구술성

언어학의 아버지 소쉬르는 구술로 하는 말이 가장 우선적이고 모든 언어적 의사소통의 근저를 떠받치고 있음을 강조한 바 있으며, 쓰기가 언어의 기본 형태라고 생각하는 (잘못된) 경향이 학자사이에 존재함을 주의할 것을 촉구한 바가 있다

일차적 구술성이란 쓰기를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구술성을 가리킨다. 수사학은 과거 2 천 년 동안 서양문화 전체에서 가장 포괄적인 학문의 주제였다. 수사학은 기본적으로 대중 앞에서 말하는 것이나 연설이기에 오늘날에도 강연자에겐 의미 있다. 고대에는 준비한 텍스트에 따라 말한다는 건 무능한 일이었다.

 

2: 일차적 수술성에 대한 현대의 발견

호메로스의 존재와 그의 작품인가라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일리아드와 오디세이는 서구의 문화유산 중 가장 모범적이고 진정하며 뛰어난 세속시란 것이 고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변함없고 일반적인 견해다두 서사시는 여러 세기에 걸쳐 형성되고 손질된 끝에 기원전 700~650년경 그리스 알파벳으로 적힌 것이다. 플라톤은 쓰기가 지식을 처리하는 수단으로서 기계적이고 비인간적이며 질문에 무책임하고 기억력을 손상시킨다며 쓰기를 유보하자는 의견을 냈다. 기원전 4~5세기 플라톤 시대에 이미 그리스인은 글쓰기의 실효성을 알았고, 독창적이고 추상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되었다.

 

3장 구술성의 정신역학

구술문화에 입각한 사고와 표현의 특징으로 첨가적이다. 정형구에 의지한다. 장황하거나 다변적이다. 보수적이거나 전통적이다(박식한 노인들이 높이 평가 받는다) 인간생활 세계에 밀착된다. 논쟁적 어조가 강하다. 객관적 거리를 두기보다 공감적이며 참여적이다. 추상적이기 보다 상황 의존적이다. “구술문화는 기하학적 도형, 추상적 카테고리에 의한 분류, 형식논리적인 추론, 수속, 정의 등과 관련이 없고, 텍스트를 통해 형성된 사고에서 유래한다

본문에는 고타마 싯다르타가 태어나자마자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며 걸었다는 문장을 떠올리게 하는 다른 사례(만능의 므윈도 : 그에 대한 통상적 형용구는 ‘’태어나자마자 바로 걷기 시작한 조그만 이다)가 있다.

 

어떤 사물의 물리적 내부를 확인하는 데 소리만큼 직접적으로 효과가 있는 감각은 없다. 우리 눈은 불빛에 끌리지만 불꽃의 어느 곳에도 응시점(fix)’을 가질 수 없다. 시각은 토막 내는 감각이고 청각은 통합하는 감각이다. 시각의 이상은 명확성과 명료성이며, 청각의 이상은 하모니다. 내면성과 하모니는 인간 의식의 특징이다. 지식이란 궁극적으로 분리가 아니라 통합이며 하모니를 이루는 일이다.

내부나 외부라는 개념은 수학 개념이 아니며 인간 존재에 기초를 두는 개념으로서 인간 자신의 신체 경험에 입각한다. 화자와 청자 사이에는 일체가 형성된다. 화자가 청자에게 자료를 건네주고 읽도록 하면 청중의 일체성은 무너진다. 쓰기와 인쇄는 대상을 분리한다. “신앙은 듣는 것으로부터 온다”(로마서 1017) “문자는 사람을 죽이고 영혼은 사람을 살린다”(고린도서 36)

 

4장 쓰기는 의식을 재구조화한다.

델포이 무녀는 신탁을 말한 것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았다. 신의 목소리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책에 이렇게 쓰여 있다고 말하면 그것은 진실이다와 동일한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텍스트의 내용이 거짓임을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다고 해도, 이 세상이 존재하는 한 그 텍스트는 계속 거짓을 말하는 셈이다

소크라테스는 쓰기는 비인간적이다’, ‘기억을 파괴한다’, ‘쓰인 것은 대답하지 않는다’, ‘쓰인 말은 스스로를 변호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쓰기는 기술이다. 쓰기는 소리를 정지된 공간으로 환원하고, 현재로부터 말을 분리시킨다. 쓰기는 무의식에 나타나지 않는다. 쓰기는 의식을 높인다. “쓰기는 인간의 모든 기술적 발명 중에도 가장 영향력이 컸으며, 말하기를 구술-청각의 세계에서 시각의 세계로 이동시킴으로써 말하기와 사고를 함께 변화시켰다

종이는 중국에서 기원전 2세기, 중동에는 8세기, 유럽에는 12세기에 만들어진다.

“12세기 영국에는 벽시계도 달력도 없었다. 중세나 르네상스시대에도 지금이 달력상 몇 년에 해당되는지 일상생활에서 거의 의식하지 않았던 것 같다. 자신이 달력상으로 몇 년에 태어났는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지 못했으며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문학이 나타난 것은 17세기가 지나서 였다. 어휘가 풍부해진 것은 인쇄된 사전 덕택이다. 17세기 라틴어 학교에서 라틴어를 가르쳤는데 남성이 대상이었다. 여성들은 훨씬 덜 연설적인 목소리로 스스로를 표현했으며 이것이 소설의 발생에 큰 영향을 주었다. 겨우 50마일만 떨어져도 주민들이 서로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일상어들이 달랐기에 실질적으로 취할 수 있는 유일한 방식은 한정된 수의 소년들에게 라틴어를 가르치는 것이었다. 라틴어는 학술라틴어, 즉 쓰기를 통해 완전히 통제된 언어가 되었다. 학술 라틴어는 1000년 이상 남성만이 쓰고 말하는 언어였다. 근대과학은 라틴어의 정신 위에서 성장한 것이다. 낭독은 19세기까지도 일반적이었다.

 

5장 인쇄, 공간, 닫힌 텍스트

인쇄는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유럽 르네상스로 바꾸었고, 종교개혁, 근대 자본주의 발전에 영향을 미쳐 서유럽이 전 지구를 탐험하게 했고, 가정생활과 정치, 근대과학을 융성케 했다.

사고와 표현의 세계에서 오래 지속되던 청각의 우위는 인쇄를 통해 시각의 우위로 바뀌게 되었다. 텍스트가 한층 읽기 쉽다는 것은 궁극적으로 속독과 묵독을 가능케 한다. 인쇄는 수사법이란 옛 기술을 학문 교육의 중심에서 추방했다. 영어 사전이 만들어진 것은 18세기다. 인쇄는 폐쇄감각을 부추긴다. 인쇄된 텍스트는 저장의 말을 최종적인 형태로 나타낸다고 여긴다.

 

6장 구술적 기억, 줄거리, 성격화

 

<구술문화와 문자문화>는 잘 읽히지 않는다. A41~2장이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다 담을 수 있다. 이를 276페이지에 늘여둔 것으로 보인다. 임명진이 옮겨 문예출판사에서 19951쇄가 발행됐고, 나는 20188월 개정판 1쇄를 읽은 거다. 엄청나게 지루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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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어떻게 기후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가
윌리엄 F. 러디먼 지음, 김홍옥 옮김 / 에코리브르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인류는 어떻게 기후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가

PLOWS, PLAGUES, and PETROLEUM

2019.1.1()

지리교육학에 전공필수로 기후학이 있었으니 전공서적이려니 생각하며 구입해 읽었다. 저자 윌리엄.F.러디먼이 이 책으로 과학도서상을 받았다니 과학 서적이다.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처럼 <농경, 전염병, 석유>가 원제나 출판사에서 <인류는 어떻게 기후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가>로 제목을 정했으리라. 다이아몬드가 총균쇠로 인류 문명의 발전 과정을 풀었듯이 리디먼도 지구 기후의 변화와 전망을 농경, 전염병, 석유(화석연료)로 풀어간다.

 

산업혁명과 함께 사용량이 폭증한 화석연료인 석탄과 석유가 환경오염의 주범이고, 지구온난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상식 수준으로 받아들이는 상황이다. 고생물학을 전공한 윌리엄.F.러디먼은 40여 년 간 연구의 결과로 농경의 시작과 전염병이 지구 기후에 미친 영향이 결코 적지 않음을 밝힌다. 장구한 시간동안 누적된 농경과 전염병의 영향은 18세기 이후 화석연료가 기후에 미친 영향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농경의 시작이 기후에 영향을 미쳤다전염병이 기후에 영향을 미쳤다는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이다. 윌리엄.F.러디먼은 수많은 표와 그림을 제시하며 연구 방법과 결론을 이끌어 내는데 이는 책 제목 중 어떻게에 해당한다.

 

<인류는 어떻게 기후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가>

‘1부 지구 기후를 통제하는 요인에서 지구과학 분야에서는 지구는 오래된 행성이다’, ‘거대운석이 지구와 출동하여 유기체의 대다수를 멸종으로 몰아감으로써 진화에 얼마간 기여했다’, ‘알프레드 베게너의 대륙이동설’, ‘기후과학 혁명을 네 가지 혁명으로 다룸을 알려 준다.

 

‘2부 자연이 통제하다에서 지질학에서 시간을 표기하는 방법을 배운다. 예를 들어 지금으로부터 250만 년 전이면 ‘BP 250만 년이다. BPBefore Present. 150여 년 전에 지구 궤도의 작은 변화가 기후에 규칙적이고 예측 가능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지질학과 천문학이 어우러져 만든 결과다.

하늘에서 태양의 높이, 태양이 전달하는 복사 에너지의 양은 지축의 기울기와 지구궤도에서 지구의 위치가 상호 작용한 결과라는 사실을 16세기 천문학자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고 한다.

지구 궤도면에 대한 지축 기울기의 변화가 기후를 변화시키는 첫 번째 방법이다. 지축 기울기는 41000년 주기로 작게 변화하는데 위도 45도 이상 지방에 전달되는 태양 복사에너지양에 유의미한 차이를 만든단다. 기후를 변화시키는 두 번째 방법은 지구의 공전 궤도가 타원형인 까닭에 태양과 지구의 거리를 달라지게 만드는 이심률(타원율 ellipticity 이라는 이심률은 10만 년 주기로 변화한다)과 지축의 세차운동(precession 회전하는 팽이에서처럼 자전축 자체가 이리저리 흔들리는 운동)이 원인이다. 이심률과 세차운동은 함께 작용해 지구에 실제로 다다르는 태양 복사 에너지양을 결정한다.

1940년대 말 윌러드 리비(Willard Libby)와 동료들이 개발한 방사성 연대측정법이 빙상에 남아있는 일부 퇴적물의 연대를 측정할 수 있게 해 기후학 발전에 크게 이바지 했다.

놀라운 사실은 태양 복사에너지가 최대일 때는 축 기울기 주기(41000)와 세차운동 주기(22000)가 만들어내는 최고점이 거의 일직선을 이룰 때였다. 가장 최근에 그러한 현상이 벌어진 것은 16000~6000년 전이었고, 그때 북반구의 거대 빙상은 거의 다 녹아내렸다는 연구 결과다. 지구 궤도 변화가 몬순의 주기를 결정한다는 사실도 몬순을 대기대순환으로 이해했던 수준을 벗어나게 한다. “지구 궤도가 몬순을 좌우한다는 존 쿠츠바흐의 학설은 지구 궤도가 빙상을 좌우한다는 밀란코비치의 학설과 그 중요성에서 쌍벽을 이룬다"(p.98)

저자는 기후 변화가 포유류 멸종의 주요인이라는 주장에 반대하며, 그 원인이 인간과 관련 있다고 여길 만한 타당한 이유를 찾아보고자한다고 하는데 이것이 책을 낸 이유다. 여기에서 장 자크 루소가 200여 년 전 고결한 야만인(noble savage 생존을 위해 필요한 만큼만 사양할 뿐 그 이상은 조금도 탐하지 않고 환경과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던 원주민)’이라 정의한 개념에 반기를 든다. 농업의 발견이 기후 변화의 주요인이라는 주장을 이어간다.


‘3부 인간이 통제를 시작하다에서 저자는 농사를 자연저긴 것이라기보다 인류가 지금껏 한 일 가운데 지표면을 자연 상태로부터 가장 멀리 벗어나도록 만든 일대 사건으로 본다. 3부는 자연적 요소로는 온실가스(메탄과 이산화탄소) 농도의 변화를 설명하지 못하며, 늘어가는 인간 활동이 대안적 설명이 될 수 있음을 다룬다. 메탄과 이산화탄소의 농도 변화는 지구 귀도 주기에 따라가는 것이 자연스러워 만일 예측치에서 벗어난 것을 인위적 현상으로 본다. 자연만이 기후에 대한 통제권을 갖고 있다라면 지구 기후는 제법 추워졌어야한다. 그런데 저자는 인위적인 온실가스가 자연적인 냉각화 현상을 상쇄하면서 온난화 효과를 낳았다고 본다. 인간이 기후 시스템을 좌우하는 힘으로 자연에 맞서게 된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농업의 시작, 가축 사육, 관개 확산, 석탄 채굴, 화약 등 인간 활동이 기후 시스템을 좌지우지하는 요인으로 떠올랐다.

닐 로버츠의 <홀로세 : 5000년 전부터 시작되는 시기를 다룬 장에서 자연 길들이기라는 제목으로 육지는 이제 개척해야할 자원으로 떠올랐으며, 이러한 접근법에 대한 인간 활동 탓에 환경은 인류 역사상 최초로 심각하게 훼손되기 시작했다.>” 이는 유발 하라리의 견해와 비슷하다. 환경오염의 역사를 철학적으로 살필 때 중요한 요소로 활용할 수 있다. 꼭 참고 해야지.

인간과 인간 활동(벼농사를 위한 관개, 가축의 사육, 바이오매스의 연소)은 지난 수천 년간 메탄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한 원인이다.(p.145) 자연적인 과정은 약 15000년 전 대기 중 이산화탄소 수치가 초고였고 8000년 전까지는 수치가 줄어들었다. 그 이후 이사화탄소양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한 것은 인간이 농사를 짓기 위해 숲과 초목을 대거 잘라낸 까닭이라고 둠스데이 조사(Domesday Survey 1089년 잉글랜드 1000미터 이하 경작지의 90퍼센트, 전원지역의 85퍼센트에서 삼림이 파괴됨)를 자료로 활용한다.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 기후 시스템이 두 배의 이산화탄소에 반응한 결과는 지구 전반에 기온이 평균 2.5도 정도올라간다는 것이다. 만약 인간이 전()산업시대에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았더라면 캐나다 북동부 일부 지역에서 비아작용이 시작되었을 것이고, 만약 전산업 시대와 산업시대의 온실가스가 연합작전을 펼치지 않았더라면, 오늘날 이 지역에 비하가 존재할 거라는 의미다. 인간이 방출한 온실가스가 빙하작용을 중단 시킨 것으로 보인다는 거다.

새로운 과학 개념은 테제, 안티테제, 진테제, 이론의 형성과정을 밟는데 저자는 머지않아 진테제와 이론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4부 질병이 기후 변화에 개입하다에서 따뜻한 바다보다 차가운 바다가 이산화탄소를 더 많이 흡수할 수 있다는 화학작용의 기본법칙을 배웠다. 세계적 규모의 전염병 통계와 얼음 코어 기록에 나타난 주요 이산화탄소 감소 시기는 전쟁이나 기근이 일어난 시기보다 세계적 유행병에 따라 인구가 감소한 시기와 더욱 분명하게 연관됨을 찾아냈다. 상관관계가 인과 관계는 아닐지라도 세계적 유행병은 대규모 인구 손실을 초래하고, 이산화탄소를 감소시켜 기후가 추워지는데도 기여한다. 추운 기후가 인구 손실을 초래한 것은 아니다.

 

‘5부 인간이 통제권을 쥐다에서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 온난화를 거북이와 토끼의 경주에 비유하며, 반응시간이라는 기후의 지체 시스템에 대해 설명한다. 북반구에서 태양 복사 에너지 강도가 가장 높은 날은 621일이나 육지 여름 기온은 7월 중순이후가 되어야 가장 높아지는 것이 기후 시스템의 반응 지체다. 순수한 자연 세계라는 개념은 신화라며, 전 지구적 기후 변화를 바라보는 과학과 정치를 견준다. 환경보호주의자와 기업은 통계와 연구 결과를 아전인수하여 활용함을 개탄한다.

저자는 맺음말에서 우리 손자손녀 세대는 1800년대 말에서 21세기 초반까지 짧았지만 운 좋은 버블시기’, 즉 억세게 재수 좋은 인류 몇 대가 대체로 자기네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인식하지도 못한 채 그 선물들을 대부분 써버린 시기였노라고 회고할 것이라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인류는 어떻게 기후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가>는 에코리브르에서 본문 382쪽 분량으로 20176월 초판을 내놓았다. 윌리엄.F.러디먼의 연구 결과인 지구 기후 변화에 농사와 전염병이란 인간과 인간 활동을 찾아낸 것으로부터 카프카가 말한 책은 도끼여야 한다는 말에 공감하는 기쁨을 느낀다. 저자의 40년 연구 결과를 한 권 책으로 배울 수 있어 멋진 겨울 추억을 만든다. 환경에 대한 철학적 배경에 <홀로세>로부터 지식을 추가할 수 있음도 기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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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터 비에리의 교양 수업
페터 비에리 지음, 문항심 옮김 / 은행나무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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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서점에서 검색하다 세 가지 이유로 사 읽는다.

하나는 교육은 타인이 나에게 해줄 수 있지만 교양은 오직 혼자 힘으로 쌓을 수밖에 없습니다.”는 카피에 100% 공감했고,

둘째, 양장본이고

셋째, 책값도 9,000원이라 쉽게 사기로 결정했다.

 

교양이란 무엇인가?에서 세상을 대하는 태도, 깨인 사상, 역사의식, 자아 인식, 주체적 결정, 도덕적 감수성, 시적 경험으로서의 교양을 말한다. 교양을 가지려면 열정이 있어야 한다고.

 

교양이란 사람이 자신에게 행하는, 그리고 자신을 위해 행한 어떤 것을 말합니다. 교양은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것입니다. 교육은 타인이 나에게 해 줄 수 있지만 교양은 오직 혼자 힘으로 쌓을 수밖에 없습니다. 교양을 갖추려고 할 때는 이 세상에서 특정한 방식으로 존재하고자 하는 의식을 품고 노력하게 됩니다. 자기 자신과 세계를 대면하는 방식이 교양이란다.

 

교양은 호기심으로부터 시작되고 호기심을 지탱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아는 것이고 어째서 그런지 이해하는 것이다. 알고 이해한다는 것은 비율적 관계, 정확함에 대해 의식하는 것이다. 지식의 힘은 희생자가 되는 것을 막아주는데 있다. 언제나 깨어있는 사람은 회의적 거리를 유지하는 사람이다. 교양을 쌓은 이는 단순한 궤변적 외양과 올바른 사고를 구별한다.

역사의식으로서의 교양은 전체주의적 형이상학을 무너뜨릴 수 있다. 사람, 죽음, 도덕, 행복에 관한 문제에 대해 자기 것이 아닌 남이 만든 기준에 맞춰 사는 한, 사람은 자신의 생에 완전한 책임을 진다고 말할 수 없다. 교양이라는 것은 다양함에 대한 인지, 남의 것에 대한 존중, 처음에는 우월감을 가졌더라도 곧 그 마음을 거두어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교양인이란 책을 읽는 사람이며, 책을 읽은 후에 변화하는 사람이다. 내면의 변화와 확장을 이끌어내 결국 행위로 이어지는 것이 교양이 가진 뚜렷한 특징이다.

교양이 있는 사람이란 자신에 대해 아는 사람, 그 앎을 얻기가 어째서 어려운지를 아는 사람이다. 자아상에 대해 고민하고 비판적인 민감성을 견지하며 자신을 고정시키지 않는 사람이다.

주체적 결정으로서의 교양이란 내가 지금 가진 생각과 의지와 감정이 돌이킬 수 없는 운명 같은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고 언제든지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관용과 공감 능력은 도덕적 감수성으로서의 교양을 구성한다.

 

교양이 주는 행복들 :

"세계를 좀 더 잘 이해하고 그 세계 안에서 자신의 방향성을 더 잘 세우는 것, 어리석은 미신을 떨쳐냈을 때 느낄 수 잇는 해방감, 역사적인 인식을 향해 새로운 문을 활짝 열어주는 책을 읽을 때 느끼는 행복, 다른 곳에서는 인간의 삶이 전혀 다르게 흘러간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가 안겨주는 감동, 자신의 경험을 신만의 방식과 언어로 느낄 때의 황홀한 기쁨, 어느 한 순간 자신의 생애에서 주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채게 되었을 때의 신선한 행복, 그동안 달려오던 귀도에서 이탈해 내면의 모습을 바꾸고 결국 자신의 삶을 스스로 만들어 갈 때의 느낌을 일궈냈을 때의 해방감, 사회적 상상력을 길러 도덕적 감수성에 관한 자신의 내적 지평을 넓혔을 때 겪게 되는 예기치 못한 경험"(p.39)

 

2부 격인 이해의 다양한 모습(학문의 언어와 문학의 언어)에서는 지식을 안다는 것은 자신의 말로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는 칸트적 결론을 확인한 소득 말고는 밑줄 칠 것이 없다.

 

<페터 비에리의 교양 수업>은 은행나무 출판사에서 201881쇄를 내놓았고, 내가 읽은 것은 113, 본문 87쪽이다. 출판사가 광고 문구를 제대로 잡아 나를 꼬시는데 성공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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