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칭찬 - 어떻게 그렇게 많은 사람들과 잘 지낼 수 있지요?
이창우 지음 / 모아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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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줄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한다. 교직에 있을 때,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와 ‘칭찬만 받아 버릇이 나빠졌다.’는 논란거리였다. 실험으로 칭찬과 긍정의 말이 가진 힘을 소개하기도 한다. 인간관계에서 칭찬의 힘이 얼마나 크냐는 호소는 밀물처럼 사회를 휩쓸고 지나갔다. 동기부여를 목적으로 하는 많은 강사의 소재가 됐다. 하지만 아직도 실천은 부족하다. 왜 그럴까?
칭찬을 실천하지 못하는 이유부터 원칙이란 단어로 칭찬을 내면화하고 실천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칭찬이 바꿔놓은 기적’, ‘칭찬의 힘’, ‘상황별 칭찬법’등을 쉽게 설명한다. 쉬운 글로 쓴 문장이라 뒤에 남는 게 없는 점이 아쉽다. 이런 경우를 대비한 것인지 장마다 tips로 요약문을 달아 놓았다.
기억하고 실천하고 싶은 문장에 밑줄을 그었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나에게 유순함을 가르치고, 나를 미워하는 사람은 나에게 조심성을 가르쳐 준다. 그리고 나에게 무관심한 사람은 나에게 자립심을 가르쳐 준다.
소크라테스는 “성찰하지 못하는 인생은 살아갈 가치가 없다”고 하는데,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성찰해야 하는가? 좋은 인간관계의 조건은 존중, 배려, 공감, 경청이다. 잘못된 인간관계의 문제점을 상대방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먼저 변하라 한다.
존중은 높이어 귀중하게 대하는 것이다. (고객보다 직원을 존중한 스타벅스 전 회장 하워드 슐츠)
배려는 도와주거나 보살펴주려고 마음을 쓰는 것이다. (저자는 유재석을 예로 드는 데 잘 모른다)
공감이란 남이 감정, 의견, 주장에 대해 자기도 그렇다고 느끼거나 그렇게 느끼는 기분이다. (오프라 윈프리)
경청은 몸을 기울여 잘 듣는 것이다. 상대의 관점에서 듣고 마음의 소리까지 이해하는 것이다. 대화의 출발점은 경청이다. 네 가지가 몸에 배어야 한다.
잘 나가는 사람들의 공통점에는 좋은 습관을 꾸준히 실천했다는 사실이다. 성공학 이론에 따르면, 실패하더라도 그 실패를 즐기고 발판 삼아 다시 일어선다. 끌리는 사람에게는 칭찬의 비밀이 있다. 유머의 본질은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데 있다. 위트와 해학, 풍자, 농담은 사람의 마음과 상황 전체를 알아야 한다. 웃길 자신이 없다면 내가 웃으면 된다.
“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남의 좋은 점을 발견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남을 칭찬할 줄도 알아야 한다. 그것은 남을 자기와 동등한 인격으로 생각한다는 의미가 있다.”(괴테)
인간은 습관상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다양한 능력을 소유하고 있다. 저자는 칭찬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유교 문화, 지속적인 학습과 교육부재, 자기애적 성향, 물질만능주의에 촛점을 맞추어 설명한다.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다. 내가 먼저 변하는 것이 빠르다. 칭찬의 목적은 내적 동기를 높이는 데 있다.
“밥을 먹여 주면서 사랑을 주지 않으면 돼지를 키우는 것과 같고, 사랑만 주되 존중하지 않으면 짐승을 키우는 것과 같다.”(맹자)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기분을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데 있다.(실제는 아내의 불평을 들어주는 데 남편들은 지친다.)
“사람들은 누구나 건강, 장수, 수면, 맛있는 음식, 돈, 미래의 행복, 만족스러운 성생활, 자식들의 건강과 행복, 중요한 사람으로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 등을 소망한다. 이들 대부분은 대대 노력으로 성취할 수 있지만 오로지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만은 혼자 힘으로 해낼 수가 없다.”(데일 카네기)
칭찬 거리는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시각과 해석에 따라 만들어진다.
“세상에서 가장 현명한 사람은 모든 사람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사람이요, 가장 사랑받는 사람은 모든 사람을 칭찬하는 사람이요, 가장 강한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줄 아는 사람이다.”(탈무드)
부모는 항상 자녀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 방법이 잘못된 것일 수는 있어도. 말이 변해야 사람이 변한다. 목소리만 조절해도 몸값이 달라진다는데, 빠르기, 크기, 높이, 길이, 쉬기, 힘주기를 다양하게 사용하라.
<최고의 칭찬>은 모아 북스에서 본문 268쪽 분량으로 2019년 7월에 내놓았다. 강의를 잘하려는 사람, 가르치는 사람, 부모라면 읽어보면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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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여는 교육 -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만들기
박하식.임호순 지음 / 글로세움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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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세 시간 동안 흥에 겨웠다. 마약을 하면 이런 기분일까?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떠난 교직에 대해 아쉬움은 잊었다. 마치 내가 그곳에 있는 것처럼, 내가 기획하고 행동하고 참여하는 것처럼, 그래서 뿌듯한 성취를 느꼈다. 기업형 자율형사립고등학교인 충남삼성고등학교가 개교해서 자리 잡기까지 4년의 노력과 성과를 담은 책이 <미래를 여는 교육>이다. 박하식 교장과 개교 TF 팀의 일원이었던 임호순의 분투기다.

 

우리나라 고등학교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입시 위주의 교육에 매몰돼 있다는 것이다. 프롤로그에서 삼성고등학교는 성인의 세계로 들어갈 단순한 준비의 시기가 아니라 지금보다 나은 세상을 새롭게 만들어 갈 준비를 하는 시기로 만들어주겠다.” 다짐한다. 이런 교육철학이어야 한다. MSMP(Miracle of Sixty six day Melting Pot ; 66일간의 신입생 교육 초기 적응화 프로그램)은 기숙사를 운영하는 학교라면 벤치마킹할 프로그램이다.

 

분투기인 까닭에

1: ‘교육 불모지에 뿌리내리다.’에서 명문고 프로젝트나 귀족학교가 아니며, 몸집만 큰 나이가 아닌 예비 성인을 기르기 위해 대학을 넘어 학교다운 학교를 만들고, 공부만이 아니라 미래를 가르치기 위해 33무 학교, 교직원 회의 문화 개선의 사례를 만날 수 있다.

2: ‘66일 기적의 용광로에 열정을 태운다는 이론과 실천이 결합한 프로그램이다. 신입생들은 66일간 기숙사 생활을 통해 휴대폰, 인터넷, 군것질, 게으름, 불규칙한 생활습관, 저질 체력을 극복하고 새로운 출발을 할 준비를 마친다.

3: ‘체력을 바탕으로 예술의 혼을 심다<운동화 신은 뇌>를 읽은 전 교사가 체육 선생님과 함께 모닝스파크를 운영한다. 모닝스파크는 아침 620분부터 40분간 기숙사생 모두가 참여하는 체력 증진 프로그램이다. 유도, 검도, 태권도 중 하나를 배우고, 악기를 배워 콘서트를 연다.

4: ‘세상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만든다는 세계에서 인사를 가장 잘하는 학교, 전교생 이름을 외우고 불러주는 교사, 80시간 봉사활동, 품격있는 학생이 되려는 노력을 볼 수 있다.

5: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한다는 사교육이 필요 없도록 자기주도 학습에 의한 명품수업이 이루어지고, 적게 가르치고 많이 배우는 학교를 만들어가는 사레를 볼 수 있다. 4차 산업 혁명 시대를 준비하는 11능도 주목된다.

6: ‘꿈을 찾아 내 삶을 설계한다에서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려는 15, 진로교육, 위인 페스티벌, 17시간 진로 직업 체험 프로그램, 진학과정별 디플로마를 배울 수 있다.

 

독서노트에 여러 가지 창의적인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 내용, 효과를 일일이 열거하는 것은 불필요하다. 책을 읽어보고 가능하다면 학교 방문도 해보면 좋겠다. 가르치는 사람이라면, 학교장이 되려는 사람이라면, 읽어봐야 할 분투기다. 교육은 머리띠 두르고 떼를 지어 소리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미래를 여는 교육>은 글로세움에서 20194월에 본문 271쪽 분량으로 세상에 나왔다. 이 책을 선물해 주신 연산중학교  교장 선생님께 큰 고마움을 드려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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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책의 정신
강창래 지음 / 알마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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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팔리는 책이 좋은 책인가? 나는 잘 팔리는 책과 좋은 책은 다르다고 본다. 팔리고 안 팔리고는 시장과 돈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한걸음 물러나서, 좋은 책과 많이 읽는 책도 다르다고 본다. 좋은 책은 독자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다. 카프카의 말대로 의식을 깨우치게 하든, 지식을 얻든, 결국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독자에게 다양한 관점을 갖게 해 주는 것이 좋은 책이다. 페이스북에서 좋은 글(때로는 감춘 슬픔이 보여 안타까운)을 보고 온라인상에서 알게 된 분의 책이다. 이미 그의 글에서 <본성과 양육>,<구술문화와 문자문화>를 사 읽었다. 좋은 책을 추천하는 안목을 믿고 강창래님이 2013년에 내놓은 <책의 정신>을 읽는다. <책의 정신>은 메타북이다.
"책이란 무엇인가, 책을 읽는 행위는 무엇인가, 책에 담긴 생각의 정체는 무엇인가를 다룬 책"이 메타북이다." 강창래님의 말이 글로 남아있다. 쉽게 말하자면 메타북이란 ‘책에 관한 책’이다.
졸저 <독서로 말하라>는 독자가 책을 읽으면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고, 그 조각들이 모여 새로운 관점을 만들어 간다는 단순하고 소박한 실천 기록이다. 이런 독서의 기쁨을 느끼기에 <책의 정신>은 독자에게 좋은 책이다. 저자의 말대로 ‘커피 한잔 마시며 읽어 교양과 상식을 얻을 수 있는 책’이 아니다.
들어가는 말에서 저자가 말한 달콤한 독서라면 세 가지를 충족하여야 한다는데, 두 번째 ‘독후감을 끝낼 때’가 책을 제대로 다 읽었다고 말할 수 있다. 세 번째 ‘공유’의 정신에 공감한다. 첫 번째 ‘즐겁고 행복한 일’은 그렇기도 하고, 배우려 정독할 때는 그렇지 않기도 하다.
첫 번째 이야기, ‘포르노소설과 프랑스 대혁명’에서 장 자크 루소의 <사회계약론>보다 그의 연애 소설 <신 엘로이즈>가 프랑스 대혁명에 영향을 주었을 거라는 이야기다. “계급과 상관없이 섹스가 ‘호환’되는 것이라면 지배계급 역시 하층민과 같은 종류의 인감임을 증명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귀족들만이 천부적인 특권을 가진다는 사회제도는 설득력을 잃게 된다.”(p.57) 이런 걸 알고 세계사를 가르치는 교사가 몇이나 될까? 나는 교직을 떠났으니 다행이다. 푸르노그라피의 역사와 계몽사상가 테레즈, 포르노그라피의 긍정성에 대한 글도 재미있다.
두 번째 이야기, ‘아무도 읽지 않은 책’에서는 “어떤 종류의 고전은 원전 읽기보다 그 작품의 ‘시대적 배경’을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해 보인다.”(p.104)고 말한다. 루터의 경직성, 갈릴레오도 코페르니쿠스의 ‘천구의 회전에 관하여’를 읽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 토마스 아퀴나스의 역할, 번역의 중요성, 노이즈가 걸작을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 등을 담았다.
세 번째 이야기, ‘고전을 리모델링 해드립니다’에서는 고전은 ‘소크라테스의 문제’를 안고 있다고 이야기를 풀어간다. ‘소크라테스의 문제’란 소크라테스의 글이 남아 있지 않고, 해석이 남아있어 생기는 문제를 말한다. <논어>도 소크라테스의 문제를 지닌다. 고전은 시대에 맞는 것에 편집자의 의도가 담겨 있기 쉬움을 주의하자고 한다. 예로 이 땅에서 ‘악법도 법이다.’가 악용된 사례를 보여 준다. 플라톤의 소크라테스보다 크세노폰의 소크라테스를 더 읽었으니 다행이다.(알려진 소크라테스는 제자 플라톤의 기록에서 존재하고, 크세노폰이 기록한 소크라테스가 덜 알려졌음을 예로 들었다.) <논어>가 싱겁다는데, <묵자 : 공자를 딛고 일어선 천민 사상가>로 그 맛을 알아보려고 주문한다.
네 번째 이야기, ‘객관성의 칼날에 상처 입은 인간에 대한 오해’는 <책의 정신>에서 약 50% 비중(20개 챕터 중 9개다)으로 다룬다. 본성과 양육이란 역사적 갈등과 교육, 심리학, 사회과학에 미친 영향을 정리한다. 양육이 대세인 시대(사범대학, 82학번)에 배웠으니 강창래님이 소개한 <본성과 양육>은 정독하며 흩어진 퍼즐을 맞춰보는 기쁨을 느꼈다. 중고등학교에서 가르치는 사람(윤리 도덕 교사, 세계사 교사뿐만 아니라)이라면 읽어 보길 바라는 책이다. 베스트 셀러였던 리처드 디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나 스티븐 핑거의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그리고 <진화 심리학>은 물론 최재천 교수의 번역서인 <통섭>까지도 본성에 치우쳐 있음을 알게 된다. <본성과 양육>을 읽지 않았다면, 앞 네 권의 배경을 제대로 이해하기까지 많은 세월이 필요하거나 모르고 지날 수 있다.
마지막 이야기, ‘책의 학살, 그 전통의 폭발’은 이야기 제목에 딱 맞는 이야기다. ‘책은 지혜이지만 적의 책은 두려움이다’는 관점에서 책의 학살은 오래전부터 있었고 21세기에도 진행되는 일이다.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방화는 서구에 의해 윤색됐을 거라는 이야기, 17세기 이전의 문맹과 책의 권력화, 20세기 책의 학살, 도서관은 감옥일 수 있다는 는 이야기 등을 담았다.
다섯 가지 이야기가 저자의 혼자 생각을 풀어놓은 것이 아니다. 모두 관련된 책을 읽고, 근거를 대며 쓴 글이다. 저자 이력(1995년에는 <전문가가 투표로 선정한 한국 최고의 대중문화기획자-출판부문>에 선정되었으며, )을 보면 이 책이 어떤 책인지 알 수 있다. 너무 늦게 본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책의 정신>은 알마에서 2013년 12월에 본문 375쪽 분량으로 세상에 나왔다. 광주에 사시는 S태동 선생님이 독서노트를 보시고 읽어 보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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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본성에 대한 풍자 511 - 라로슈푸코의 잠언과 성찰 인간의 본성에 대한 풍자 511
프랑수아 드 라로슈푸코 지음, 강주헌 옮김 / 나무생각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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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본성에 대한 풍자

- 라로슈푸코의 잠언과 성찰 -

2019.7.16.

 

17세기 프랑스 모랄리스트 프랑스아 드 라로슈코프의 잠언과 성찰을 번역한 책이다. 시공간이 달라서라고 말할 수 없다. 성경의 잠언과 솔직한 그라시안, 길 위의 철학자 에릭 호퍼의 글은 쉽게 공감할 수 있다. 시공간을 떠나 울림이 있는 글이 좋은 글이다. 이 기준에 비출 때 <인간의 본성에 대한 풍자>는 부족하다. 인간의 심성에 대한 사색과 성찰의 결과가 염세적이라는 역자의 평가 보다, 독자의 평가에 귀 기울여야 한다. 504개의 잠언 중 기억하고 싶은 몇 가지를 골라본다.

 

우리의 미덕은 대개의 경우 위장된 악덕에 불과하다. 우리 마음대로 생명을 연장할 수 없듯이 열정도 그렇다. 철학은 과거의 불행과 미래의 불행을 그럴듯한 이유로 극복하라고 설명하지만, 현재의 불행 앞에서는 아무 말도 못한다. 우리에게 의지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이상의 정신력이 있다. 따라서 어떤 일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 자신에게 변명거리를 만들기 위한 핑계일 뿐이다. 우리에게 결점이 없다면 다른 사람의 결점을 보고 그렇게 기뻐하지 않을 것이다. 욕심에 눈이 머는 사람도 있지만 욕심에 새로운 눈을 뜨는 사람도 있다. 사람은 자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행복한 것도 불행한 것도 아니다. 행동에 품위가 있어야 하듯이 생각에는 상식이 있어야 한다. 침묵은 자신 없는 인간이 택하는 가장 안전한 방책이다. 세상 사람들 모두가 기억력의 부족에 투덜대지만 판단력의 부족에 대해서는 불평하지 않는다.

 

인간과 일은 각기 고유한 관점을 갖는다. 올바른 판단을 위하여 가까이에서 보아야 할 것도 있지만, 멀리 떨어져야만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것도 있다. 상대에게 아첨하는 일이 절대 없다고 일부러 말하는 것 역시 아첨하는 것이다. 속임수에 넘어가는 가장 확실한 길은 자신이 누구보다 눈치 빠른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오만이다. 강이 바다에서 모습을 감추듯이 미덕도 이익 앞에서는 사라져 버린다. 장차 일어날지도 모르는 불행을 미리 염려하는 것보다 당장의 불행을 참고 견디는 일에 마음을 쓰는 것이 더 낫다. 이미 손에 넣은 명예는 앞으로 명예롭게 처신해야 한다는 담보물이다. 선한 구석이라고는 조금도 없지만 생각만큼 위험하지 않은 악인이 의외로 많다. 존경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기는 어렵다. 사랑하지 않겠다는 결심으로 자신에게 가하는 학대는 사랑하는 상대의 매정함보다 더 견디기 힘든 고통이다. 무능한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넘어서는 일이라면 무작정 비난해 댄다. 우리는 온전히 백지상태로 새로운 연령층을 맞는다. 따라서 아무리 많은 세월을 살았어도 새로운 연령층에서는 경험이 부족한 법이다. 재주를 지닌 어리석은 사람은 있어도 판단력을 지닌 어리석은 사람은 없다. 우리가 게으른 것은 육체가 게으른 이유도 있지만 정신이 게으른 이유가 더 크다. ”

 

<인간 본성에 대한 풍자>는 나무생각에서 2003년 초판이 나왔고, 나는 2016년 재판 1쇄를 읽었다. 본문 252쪽 분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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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경 - 주자학의 마음훈련매뉴얼 삶의 기술로서의 철학 1
권오영 외 지음 / 한국학중앙연구원(한국정신문화연구원)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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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6.26.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주자학을 본래의 이념대로 자기실현을 위한 방법적 지침으로 접근하고, 동서의 철학적 자원을 삶의 기술이자 지혜의 과학으로 읽으려 시도한다. <心經> 을 내놓은 뜻이다. 다섯 명의 연구자들이 <심경>을 다각도로 접근했다. ‘체제 점검과 기본 내용 해설’, ‘16세기 조선에서 심경이 가진 정치적 함축과 사상사적 의미’, ‘주자학의 본체론 과 공부론에 대한 철학적 질문’, ‘‘수행의 현대적 적용 가능성‘, ’비교철학적 관점에서 서양은 심을 어떻게 보나등을 담고 있다. 한형조의 ‘<심경>의 구성과 내용, 그리고 조선 유학의 논점<심경>이란 무엇인가를 이해하기 쉽게 정리했다. 이창일의 경 수행과 그 현대적 적용을 읽어 주자학에서 공경할 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걸 알게 됐다. 비교철학 부문에서는 스피노자와 라이프니츠의 철학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탓에 흥미를 갖기 어렵다.

 

<심경>13C 주자의 제자인 진덕수가 四書三經, 북송 유학자들과 주자의 잠명(箴銘) 가운데 마음의 수련에 관한 대표 구 37조를 골라 만들었다. 여기에 15C 명대 황돈 정민정이 진덕수의 <심경>의 주석에 손대지 않고, 보충하는 방식으로 주를 덧붙여 <심경부주>를 만들었다. 이후 조선에서 퇴계가 비평적 <후론>을 덧붙여 유포시켰다. 결국 조선에서 유통된 <심경><심경부주>에 퇴계의 <심경후론>이 병기된 판본이다.

 

“<심경>은 마음이란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수양해야 하는지를 적은 도학의 매뉴얼이다.”(p.12) 한형조는 삼경이 역사와 문학, 우주에 대한 안목을 키우고, 사서는 사회관계에 치중하는 외면적인 성향을 띠고 있고, 비록 주자의 <근사록>이 심학에 집중했으나 이론적 체계라서 훈련으로서의 심학을 다룰 무엇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평가한다. 그 결과로 <심경>이 나온 것으로 본다.

 

순 임금과 우 임금이 주고받은 16글자인 人心惟危 道心惟微 惟精惟一 允執厥中(인심유위, 도심유미, 유정유일, 윤집궐중 : 人心은 위태롭고, 道心은 은미하다. 다만 하고 또 하여, 삼가 그 을 잡으라)心學의 기반에 둔다.

진덕수의 심학과 정복심의 심학도는 人心道心을 가르고, 인심을 유의 제어하여 도심을 함양해나가는 것을 心學의 요점으로 정의하고, 그 방법으로 지속적 을 제시했다.’(p. 28) 경을 중심에 두고 심학의 훈련 방법으로 알인욕(遏人慾)’ 라인에 중용의 신독, 논어의 극복, 대학의 심재, 맹자의 구방심, 대학의 정심, 맹자의 부동심을 배치하였다. ‘존천리(存天理)’에는 중용의 계구(戒懼), 맹자의 조존(操存)과 심사(心思), 양심(養心)과 진심(盡心), 논어의 종심소욕불유구(從心所慾不踰矩)를 배치했다. ‘알인욕(遏人慾)’은 차단해야 하고, 존천리(存天理)는 발양에 중점을 둔다.

 

정복심의 心學圖를 두고 퇴계(68)와 율곡(33)가 벌인 논쟁이 재미있게 그려졌다. 수년 전에 퇴계의 <성학십도>를 읽을 때는 심학도를 이해하기 어려웠다. 한형조의 해설로 재미있다는 생각을 하게 될 정도로 이해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퇴계는 심학도를 그린 정복심(원 인종 때의 인물)의 의도를 수용하는 자세로 공부했고, 율곡은 大人心, 求放心, 心在心思의 위치를 놓고 퇴계를 해명을 요구하거나 비판했다. <퇴계와 고봉, 편지를 쓰다>를 읽는 것 같은 분위기다. 21세기를 살면서 우리는 퇴계, 율곡, 고봉이 편지로 나눈 논쟁의 멋을 절대 느끼지 못하고 사는 불행한 사람이다. 조선 지식인의 품격을 당쟁이란 범주에 넣고 비난만 해선 절대 안 될 일이다. "퇴계와 율곡은 사단칠정에서만 아니라 심학의 텍스트를 보는 안목과 해석의 방식에서도 매우 다른 노선을 걸었다."(p.34) 율곡의 본심은 공부를 알인욕존천리로 나눌 수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사단칠정론에서 理發-氣發을 인정하지 않고 氣發만 인정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율곡은 퇴계와 달리 人心道心도 하나라고 본다.

정리하면 퇴계는 인간의 마음에는 인심과 도심이 있어 기원에서 인심과 도심의 갈림길을 찾는다. 理氣二元論/主理論이다. 율곡과 고봉은 인간의 마음은 하나로 본다. 인심과 도심의 갈림은 추후 평가해야 한다고 본다. 理氣一元論/主氣論 이다.

 

<심경>에 대한 퇴계의 평가 심경을 얻은 이후에야 비로소 심학연원과 심법의 정미함을 알겠다.”, “초학이 공부하는 바탕은 이 책보다 절실한 것이 없다.” (p.65) 이처럼 조선유학사에서 이황에 의해 <심경>이 성리학의 주요 학습서로 인정되었다. 17세기에 <심경>은 조선 학계와 정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책으로 떠 올랐고, 중반 이후에는 <심경석의>를 지은 서인 송시열과 남인의 당쟁에서 정치적 쟁점이 되었다. <심경>의 핵심은 으로 불교의 禪定에 대체할 만한 것이었다.(p.108)

권오영은 조선 사회가 궁극적으로 富國을 이루지 못해 근대화에 실패한 이면에는 이같이 天理를 보존하고 을 확충하기 바란 반면, 人欲을 막고 이를 멀리하는 <心經>理學 지향의 정치적 의도가 강하게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p.112) "주자학의 본체론이 한 글자를 중심으로 전개된다면 공부론은 한 글자를 중심으로 전개된다."(p.116)

 

무위란 작위하는 바 없음으로 주체도 없고, 대상도 없고, 행위도 없다.

거울은 미래에 대한 기대, 과거에 대한 집착 없이 늘 텅 비어 있어 다가오는 물들을 비출 수 있다. 거울 같은 무위, 무심, 무욕, 미발의 마음이 곧 성인의 마음이다.

공부, 경 수행에 정제엄숙(整齊嚴肅)’이 첫 번째다.

- 선불교의 일화 : “자네는 아직도 젊은 여인을 업고 있나? 나는 강을 건너자 업은 여인을 내려놓았는데.”

- 도가의 일화 : 공자가 묻기를 물에서 헤엄치는 데에도 도가 있는가?” “없다자신이 헤엄치는 것을 의식하지 못한다.

- 주자의 분석 : 조금이라도 상황과 사물에 얽매이면 마음이 곧 동요하고 만다. 일이 생기기 전에 마음에 두거나, 일을 마치고 가슴속에 두는 경우, 일에 응할 때 뜻이 한 곳으로 치유치는 경우가 사물에 얽매이고 속박당하는 것이다.

 

敬聽한다는 것은 진지함, 주의 깊음, 사려 깊음, 공감하고 동정하고, 타인 속으로 향하며 부드럽게 침투하는 배려의 마음으로 듣는 것

 

주자학의 마음 훈련 매뉴얼이란 부제가 붙은 <심경>은 한국학중앙연구원이 257쪽 분량으로 2009년 초판을 내놓았고, 나는 2012년 인쇄본을 읽었다.< 심경>의 해설서라고 봐야 한다. 카피처럼 마음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수양해야 하는가를 알려면 <심경>보다는 <다산의 마지막 공부>를 읽는 편이 나을 것이다. <심경> 본문은 분량이 원주를 합쳐도 28장뿐이라 너무 간략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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