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 로드에서 만나 텍스트T 4
이희영.심너울.전삼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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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인어의 걸음마>를 읽고 청소년 문학에 완전 반했다. 여학생이 좋은 직업인으로 성장하기 하기 위해서는 좋은 여성의 롤모델이 필요하듯, 청소년에게 좋은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서는 청소년이 주인공인 이야기도 필요한데 청소년 문학이 그 역할을 완벽하게 해준다. 심지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직관적이고 명확하면서,, 재밌다! <로열 로드에서 만나>는 메타버스와 관련된 현실적인 SF 소설 세 편을 엮은 책이다.
♦️ 첫번째 단편에서는 웃돈을 줘야 입장할 수 있는 프리미엄 공간이 존재한다. 보통 가상 화폐의 단위는 실제 돈보다 크기가 작다. 그래야 큰 돈 쓰는 줄 모르고 저렴하게 이용한 줄 알고 많이 쓰니까. 그런데 여기 로열 로드는 반대다. 오히려 화폐 단위를 높임으로써 겨우 몇 천원으로 사치를 부리는 기분을 그대로 제공한다 '그래 봤자 허공에 터치 한 번이면 없어지는 환상'임에도 가상 세계에서 사회적 구조가 그대로 재현되는 게 씁쓸했다. 고 2인 채이는 불고기 정식을 팔고 호떡 장사를 고민하는 부모님 품에서 벗어나 샤닐 옷을 입을 수 있는 세계에 자꾸만 접속하며 겪는 고민은 메타버스가 완전 상용화되지 않은 지금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이라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 두 번째 단편은 영화에서도 자주 등장한 소재인데, 생각도 못하고 보다가 깨닫고는 너무 재밌게 읽었다. 챕터별로 두 시점이 교차돼서 진행 되는데 비둘기대, 자두대, 하프웨이 샌드위치 등 묘하게 어긋난 이름들이 귀엽다.
♦️ 마지막은 학교에서 신입생 ot를 위해 만든 메타버스가 등장한다. 재밌는 척 하는 공무원 감성(?)의 재미 없는 프로그램에 강제로 할당량만 겨우 접속하고 만다는 설명에 시작부터 현실적이라서 웃기다. 플레이어 넘버로 현실을 숨기면서 소통하고 새로운 관계를 맺는 두 학생이 나오는데, 가상에서 어쩌면 더 진솔한 관계를 맺는 게 인상적이다.
♦️ 세 편 모두 공통적으로 현실과 메타버스 공간에서의 삶 중 인간으로서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하는 고민을 해보게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두 세계가 조화하며 시너지를 만들어내지 않을까? 읽고 나면 이런저런 물음을 던질 수 있는 즐거운 책이었다.

*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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