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 심리술 - 단숨에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기술
시부야 쇼조 지음, 채숙향 옮김 / 지식여행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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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처음으로 읽으면서 한 생각은 '읽기 쉽다'였다.

대체로 심리학 책이라고 하면 아무리 쉽게 풀어쓴 책이라고 해도 어렵기 마련이다. 그렇지 않은 책들도 물론 많지만 일반적인 생각이라는 게, 심리학은 결코 쉽지 않다는 선입견이다. 그래서 실제로 눈 앞에 배송돼 온 책의 두께를 보고 1차적으로 놀랐다. 생각보다 많이 얇다. 이렇게 얇을수가!!! 하지만 읽으면서 또 놀랐다. 한 가지의 이야기를 오래 끌지 않고 2~3페이지의 분량으로 끊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어 있으니 읽기 쉬웠다. 지루하지 않고 그냥 술술 넘어가는. 심리학 책이라고 해서 은근 기대했었는데 심리학적 용어는 찾아볼 수 없다. 그저, <인간관계 심리술>은 이야기한다.  

"당신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사람입니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말은 쉽다. 하지만 인간과 인간의 관계라는 것이 한 번에 구축되는 것이 아니거니와, 늘 언제나 고민의 대상이 되곤한다. 늘 고민하고 생각하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인간관계,라는 단어는 늘 어렵다. 대하기가 쉽지 않다. 

 

 


나는 기본적으로 처세술 책은 잘 읽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은 심리학 책이고, 표지에 있는 카피가 내 마음을 이끌었다.

"당신은 사랑받고 있습니까? 사랑받는 것도 이제는 기술입니다!"

 

사 랑받고 싶지 않은 사람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을까. 세상 그 어느 누구라도, 하다못해 본인을 자그마한 방에 가둔 히키코모리들조차도 자신의 존재에 대해 사랑받기를 원할 거라 생각한다. 사랑받고 싶은 것은 사람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 중에 하나니까. 관계라는 것을 만들어 가는 것에 대해 늘 고민을 하던 나에게 좋은 책일 것 같아 서평에 신청했다. 책은 인간관계를 어렵게 설명하지 않는다. 인간관계의 포커스를 '나'에게 맞추고 있다. 생각보다 별건 없었다. 하지만 당연하게 '그럴것이다'라고 이해되는 상식이 빗나가는 경우라는 것들이 꽤 존재한다. 누구나가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보면 그럴만한 일들. 근데 쉽게 찾아내기 쉽지 않은 것들의 내용들도 존재하지만 기존의 상식을 뒤집는 내용들도 존재해서 신선하게 다가온다. 결국에는 '내'가 잘해야 한다지만, 읽으면서 느끼는 것이 없는 책은 아니다. 기술,이라고 거창하게 타이틀을 달아놓았지만 작은 습관 하나, 실천 하나로 사람들에게 호감이 될 수 있는 팁을 주는 책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법칙, 혹은 ~하라! 등의 정리된 내용들은 없다. 그래서 이 책이 마음에 든다. 

 

 

 

 

거 절하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보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상냥한 사람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 실체는 단지 소심한 것뿐입니다. 인간관계가 거절하는 것 정도로 흔들린다면 한심한 게 아닐까요? 거절한다고 해서 화를 내는 상대라면 교제할 필요가 없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합니다.  -p.26

 

인간관계를 오래 지속시키기 위해서 숙지해야 할 것은, 상대방의 말에 일일이 상처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상대방이 상처 입지 않도록 조심해서 말하는 배려도 잊어서는 안되겠지만, 상대방이 무심코 흘린 불쾌한 말을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리는 기술도 중요합니다. -p.62 

 

영리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쉬운 사람은, 뭔가를 알아챘을 때, '굳이 내가 하지 않아도 되잖아. 이런 일을 해서 거꾸로 폐를 끼치면 어떻게 해?' 하고 쓸데없는 생각을 하면서 꾸물대는 사람입니다. 모처럼 눈치를 챘음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모르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p.82

 

유태인은, '만장일치로 결정된 일은 실행하지 않는다'는 관습이 있다고 합니다. 이것은 전원이 같은 의견을 갖는 일은 본래 있을 수 없는 일인데, 만장일치가 되었다는 것은 동조하는 힘이 작용했음에 틀림없다, 위험하므로 그만두자는 사고방식이 있다고 합니다.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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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대화
정지아 지음 / 은행나무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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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띠지에 써 있는 글이 참 인상적인 책이었다.

"어떤 생이든 한 우주만큼의 무게가 있다"

 

왜 이 문장이 내게 와 닿았는지 그 이유는 아직도 잘은 모르겠다.  

하지만 왜인지 이 문장은 서정적으로 내 감성을 두드려왔고, 책표지의 일러스트의 묘한 느낌과 함께 나를 잡아 끌었다.  

 




제목인 <숲의 대화>는 책 속에 수록된 동명의 단편소설 제목이기도 하다. 책에 대한 나의 호기심은 이 단편을 보고선 확신으로 돌아섰다. (그만큼 첫번째 단편소설 숲의대화는 울림이 남는 소설이었다. 이 이야기는 뒷쪽에서 자세히..) 사실 이 책 속에 수록된 모든 단편들은 채 40페이지를 넘기지 않는다. 대체로 30페이지 정도의 글인데, 글을 읽으면서 안쓰럽기도 하고, 또는 미소짓게도 하는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사실, 단편들 속의 주인공들은 어떻게 보면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느껴진다. 잠시 주변으로 눈을 돌려 본다면 충분히 마주칠 수 있을 법한 사람들의 '알지 못했던 이야기들.' 누군가를 사랑했던 이야기, 부모님과 자식간의 이야기, 지난 날을 되돌아보는 이야기. 어느 이야기는 먹먹하고, 어느 이야기는 입가에 미소가 절로 그려진다. 조용한 느낌의 이야기들이고, 아주 어렵지 않은 문장들로 이루어진 책이었다. 화려한 미사여구가 있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예쁜 그림을 머릿속으로 상상할 수 있게 만드는 작가의 글솜씨 또한 뛰어난 책 <숲의 대화> 

 

가장 기억에 남는 단편은 아무래도 책의 제목과 동명의 소설인 <숲의 대화>. 읽으면서 먹먹함을 지울 수가 없었다. 등장인물 셋 모두가 답답하리만큼 먹먹한 사람들인지라, 읽는 그 잠깐 사이에도 가슴이 답답하기 그지 없다.  

 

어려서부터 같이 자란 혁재, 운학, 순심이. 혁재 도련님과 종이었던 운학이는 한 여자 순심을 사랑했고, 프롤레타리아 사상을 가진 혁재는 자신을 좋아하는 순심과 함께 산 속으로 들어가버린다. 그로부터 얼마뒤 만삭을 한 순심이 운학을 찾아오고, 그 뒤로 운학과 순심은 함께 살게 된다. 세월이 흘러 죽은 순심의 유골을 뿌린 한재의 바위에 매일 소일거리 삼아 오르던 운학이 젊은 혁재의 혼을 만나 지난 이야기를 하게 된다.  

이게 이 소설의 줄거리다. 세 줄로 요약이 될만큼 간단한 스토리이다. 그런데, 길지 않은 이 소설에서 주인공 세 사람의 마음이 모두 느껴져서 읽는 내내 안쓰러웠다. 사랑하는 여자와 뱃속의 아이까지 있지만 자신의 사상을 포기할 수 없어 운학에게 떠나보낸 혁재의 마음도, 뱃속에 아이를 품고 운학을 찾아왔지만 혁재를 잊지 못하고, 운학에게 마음이 가지만 혁재 때문에 모든 마음을 줄 수 없어 미안하고 고맙기만 했던 순심이도, 혁재의 아이인 것을 알면서도 자신을 찾아온 여인을 품고 죽을때까지 곁에서 지켜주며, 순심이 언제 떠날지도 모른다는 마음에 전전긍긍하면서 본인이 누리는 것들이 실은 혁재의 것이 아닌가 미안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던 삶을 살았던 운학도. 결국엔 서로를 향한 마음을 알고는 있지만, 그 마음이 완전히 상대에게 닿지 못하고 오롯이 아프기만 하다.  

 

순심을 모질게 운학에게 보내고 결국 순심을 잊지 못해 순심이 머물던 그 자리에 돌아와 죽어가던 혁재의 마음을 생각하며 운학이 속으로 생각하는 문장 중에 '아득히 멀다'라는 말이 나온다. 이 주인공들 모두.... 전하지 못한 마음들이 아득히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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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완자가 1
완자 글.그림 / 재미주의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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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것.  

그것은 그 무엇을 차치하고 모두 축복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주인공인 완자와 야부도 마찬가지다.  

 



 

 

세상에는 여러가지 사랑이 있다. 동성애,라는 것 또한 살아가면서 볼 수 있는 여러가지 사랑 중 한 가지일 뿐이다. 아직까지 한국사회는 공식적으로 동성애를 인정하지 않는다. 우리 의식 속에 자리 잡힌 유교의식은 다른 것은 강하게 내치는 경향이 있어서, 동성애에 대해 의식적으로도 밀어내는 강도 또한 생각외로 굉장하다. 그 생각차이를 충분히 알면서도 신인 작가가 동성애에 관련된 웹툰을 한다고 했을때 걱정이 먼저인 건 당연하다. 책에 대해 처음 접하고 웹툰을 정주행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웹툰, 생각했던 것만큼 걱정스럽지 않고 가벼운 일상툰이었다. 동성애 관련 일상툰- 느낌이 어감이 이상할지 모르겠지만, 이 웹툰은 이 책은 그저 사랑하는 사이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다.  

 

호기심이 있었던 것도 부정하지 않겠다. 하지만 웹툰을 보기 시작하면서 동성애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세상엔 나처럼 생각이 바뀌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호모포비아들도 있다. 내가 본 퀴어 영화 중 한 편인 <백야>도 호모포비아로 인해 강제 아웃팅을 당한 한 남자가 복수한다는 줄거리를 갖고 있는데, 이 영화 덕분인지 호모포비아들에 대한 내 인상은 무척 나쁜 편이다. 그리고 내 예상대로, 완자 작가의 웹툰엔 늘 그네들의 댓글이 달린다. 가끔씩 댓글창을 보면서 '아, 세상엔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있구나' 새삼 느끼곤 한다. 세상엔 사람들이 빼곡히 살고 있고, 그 빼곡히 살고 있는 사람들의 존재만큼 생각도 존재한다. 완벽히 같은 의견은 찾기 힘들고 맞춰가며 살아가고 있다. 세상에 완벽히 나와 같은 사람이 나 말고는 있을리 없으니까. 그래서 사람들은 조심한다. 혹시나 자신의 의견이 다른 이에게 해가 되진 않을까, 조심 조심. 그런데 동성애에 대해서는 생각보다 조심하지 않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그것은 아마,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그 누구도 그 상황에 있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책에서 작가가 밝혔듯, 누구에게 쉽게 이야기 할 수 없고 아웃팅 당할까봐 조마조마해 한다. 부모에게 말하기가 어렵고, 벽장 속에 마음을 넣고 문을 잠그기도 한다. 밝혀지는 것이 두려운 것으로 인식 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이 상황이라면... 사랑을 하는 것이 왜 숨겨야만 하는 것이란 말인가. 마음의 문을 닫아야만 한다는 것인가. 늘 안타깝다.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에피소드가 몇 편 있다.

하 나는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숨기며 살아가는데, 혹시나 본인에게 용기내서 커밍아웃을 하게 된다면 '알고 있었다'라는 이야기만으로도 큰 용기를 줄 수 있다는 에피소드- 웹툰으로 올려졌을때 댓글 폭탄이 일었던 에피소드였다. 생각을 많이 하게 했던 에피소드 중 하나. 또 하나의 에피소드는 '같이 산다'는 에피소드. 세상엔 여러 가지 가치관이 있고,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졌다고 해서 서로를 틀렸다 비난할 수 없으니 적어도 싸우지는 말았으면 좋겠다는 것. 이 에피소드 또한 공감하는 바이다.

 

아직까지는 공론화가 많이 되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들이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당연한 것이 될 수 있겠지. 그 언젠가는.

자, 진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

 

 

 

 

 


 

 

완자는 작가의 애칭이다. 완전 자기멋대로의 준말이라고. 야부는 여보의 큰말이라고 완자 작가가 여자친구에게 붙여준 애칭이다. 처음에는 나만의 여보라는 뜻으로 만들었다는데 이젠 만인의 여보가 되었다고 난감하다는 에피소드를 풀어놓기도. 굉장히 소소한 커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귀엽고 사랑스럽고 어디서나 볼 듯한.






캐릭터가 귀여워서 그런지 이 둘의 사랑이야기까지 알콩달콩.

나도 얼른 이런 귀여운 사랑 해봐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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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Diary 스타일 다이어리 365
김성일 지음 / 미호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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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처음 받아든 느낌은 산뜻했다. 마치 진짜 다이어리를 집어 드는 듯한 두께, 색감, 크기, 표지의 느낌까지.. 그래서 말 그대로 스타일 '다이어리'라는 제목에 충실한 디자인이라고만 생각했다. 근데 책의 내용 면면을 보니 겉 모양 뿐만 아니라 책의 전체적인 내용이 진짜 다이어리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다이어리를 어떤 용도로 많이 사용할까? 아마도 일기, 스케쥴러, 플래너, 가계부 등등 많은 용도가 있겠고, 그것을 쓰는 사람에 따라 용도의 차이도 천차만별일 것이다. 그리고 이 다이어리는 '패션을 잘 아는 사람'이 '패션을 어느정도 알고 있는 사람'에게 이것저것 이야기 해주는 지침서 같은 느낌을 풍긴다. 마치 지금 방영하고 있는 <청담동 앨리스>의 서윤주가 한세경에게 준 '시크릿 다이어리'처럼. 그래서 책 안쪽에는 글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여타 기존의 스타일책들을 생각한다면 오산- 그림이 많이 들어가 있지 않은 스타일 책이다. 사람이 옷을 입고 서 있는 그런 뻔한 사진은 존재조차 하지 않는다. 꽤 신선하지 않나. 글이 주를 이루는 스타일 책이라니.. 첫줄의 '쉽지 않은 책'이라는 설명은 그래서다. 스타일링에 대한 설명은 있으나 직접 볼 수 없기에.








스타일 책들은 대체로 스타일을 설명하고 그에 대한 예로 스타의 사진을 보여주거나 혹은 본인들이 스타일링을 한 모델의 사진을 싣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스타일에 무지한 사람들을 위해 설명해야 하니까. 스타일링에 대해 이야기 할 때 글로 설명하자니 이것저것 많으니 두 눈으로 보면서 따라할 수 있게 사진으로 찍어서 옛다 보여주는 거다. 일종의 샘플이랄까. 글만 읽을 때와 '샘플'을 보면서 글을 읽을 때의 느낌은 많이 다르니까. 근데- 웬만큼의 실력이 쌓인 다음에는 굳이 이게 이거다 가르칠 필요가 없다. 그건 오히려 쓸데없는 사족이 된다. 어떤 이야기의 뒷부분이 알고 싶은데, 이야기하는 사람이 자꾸 앞부분을 다시 이야기하고 있다면 그 이야기를 듣는 사람은 얼마나 짜증이 나겠는가. 그러니까 이 책은 앞 부분의 이야기는 이미 들어 알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는 거다. 스타일링에 대해 이야기 할 때, 아이템들의 정확한 네임을 아는 정도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책- 그래서 이제 막 스타일링에 대해 알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어려울 지도 모르겠다. 

 

나는 스타일에 대해 꽤 안다고 자부하던 편이었다. 적어도 스타일링에 쓰이는 소소한 아이템들의 이름들이 낯설지 않고 많이는 아니더라도 이야기 할 수 있으며, 바로바로 그 모양들을 떠올릴 수 있었으니까- (난 대한민국의 스타일에 관심이 많은 20대!) 근데 이런 나조차도 가끔씩은 따라가기 어려운 아이템들이 나오더라. 스타일링이라는 게 쉬운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이번에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고나 할까.








책은 12달로 나뉘어져 있다. 그리고 그 시기별로 괜찮은 옷차림을 설명해준다. 크게 뭉뚱그려서 '바캉스룩' '졸업시즌룩' '결혼식 룩' '아웃도어 룩' '스키장룩' '고백데이룩' 등등 익히 알고 있던 그런 저런 룩들의 팁들을 설명해준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 "친구의 결혼식에는 기본 스타일의 플랫폼 핍토 슈즈로 클래식함을 살리고 우아한 목라인에 맞게 진주 목걸이를 살짝 두른다. 예쁜 유색 보석으로 심플하게 세팅된 반지로 포인트를 주는 것도 좋다. 여러 컬러가 블로킹된 펜디의 실바나백 스타일을 토트로 매치하면 한결 우아하고 여성스러운 분위기가 난다" 같이 반지의 포인트 주는 법, 백으로 포인트 주는 법을 설명한다. 옷을 입을 수 있는 여러 스타일링을 제시해 주지만, 그 스타일링 자체는 독자에게 맡기는 것. 사람마다 생각하는 것이 다르고 그에 따라 적용하는 옷의 느낌도 다른 법이니, 아마 저 설명을 보고 옷을 고르라고 해도 사람마다 각자의 스타일을 살려서 옷을 골라올 것이 당연지사. 그래서 나는 이 책이 독자들의 개성을 좀 더 살려줄 수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물론 위에서 언급한대로 어느정도 여기에 쓰인 글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에 한해서라는 조건이 붙지만) 

 

 

 

꽤 흥미로운 스타일 책이다. 그리고 꽤 난도가 있는 스타일 책이다. 

하지만 여성들이 봐서 나쁠 게 하나도 없는 스타일 책인 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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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리몽드 - 아홉 개의 환상기담
민경수 엮음, 신주혜 옮김 / 작품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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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담책이라서 그런지 표지에서부터 느껴지는 기운이 심상치 않다. 광택이 있는 표지에, 입가에 피 묻힌 채 슬픈 눈을 하고 있는 여자 한 명, 그녀의 어깨를 건드리는 뼈만 남은 손, 십자가, 묘지 그리고 꽃, 보름달. 얼핏 표지를 본다면 아름다운 여자 한 명의 모습이지만 자세히 보면 이렇다. 들여다보고 있으면 왜인지 을씨년스러운 그림이 그려진 이 표지는 '아홉 개의 환상기담'이라는 부제목이 함께 자리를 잡고 눈길을 사로잡는다.







기담이라는 것이 기이한 이야기, 그러니까 우리나라 얘기로 바꿔보자면 '전설의 고향' 비슷하게 되는건데- 솔직히 무서운 이야기일 것 같아서 밤에 읽기가 조금 꺼려졌다. 워낙 무서운 것을 즐겨보지 않는 성격이고, 무서운 부분은 빨리감기 하는 나란 여자는 역시나 책을 읽을 때도 그렇다. 조금이라도 무서울 낌새가 보인다면 아예 밤에는 책을 꺼내 들지 않는다. 그래서 이 책도 낮에만 읽었다. 해서 다른 책들은 쑥쑥 속도가 나는 반면, 이 책만 읽었던 자리들을 크게 벗어나지 못해 조금 애를 먹었다. (무서운 부분들이 나올때마다 책장이 넘어가지 않아서 애를 먹은 기억도 난다.) 

 

책에는 표지에 적힌대로 9가지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그리고 환상적이라고 하기에는 괴이한 이야기들이라, 괴담이 맞는 것같다는 느낌도 든다. 다 읽어본 결과 역시 밤에 안 읽기 잘했다는 생각!! 제일 끝부분에는 작가 소개가 덧붙여 있는데, 작가들의 면면이 화려하다. 노벨 문학상을 받은이가 둘, 로빈슨 크루소를 쓴 작가도 있다. 작가들의 나라가 거의 겹치지 않아서(프랑스 미국 영국 러시아 중국 인도 이탈리아) 독특한 느낌이 더 잘살아 난 듯 하다. 아무래도 번역이고 옛날 글들이라 그런지 말투는 현재처럼 자연스럽지가 않았지만 그 정도는 많이 거슬리지 않는 이야기들이다.






제일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죽은 옛 남편과 만나 잠시동안이지만 성찬제를 함께 즐길 수 있었던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성찬제'라는 첫번째 이야기와 제목에도 쓰인 아름다웠던 창녀 클라리몽드와 모종의 관계가 있었던 신부의 이야기 '클라리몽드' (아마도 가장 길어서 기억에 남는 걸지도)다. 이야기는 화자가 겪은지 얼마 되지 않은 몇개만 빼고는 대체로 어떤이가 전해들은 이야기를 해 주거나 혹은 예전에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마지막엔 교훈을 주기도 하고. 기담이라는 특유의 형식이라 그리 장치한 것이겠지만 말이다. 

 

이 책은 아무래도 죽은 이의 이야기를 하는지라 '죽음'과도 떼려야 뗄 수 없는 책이다. 그래서 어느 누구라도 겪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책을 읽으면서 해 봤다. 우리 주위에서의 죽음이란 것은 어쩌면 매일 일어나는 것이고, 알아채지 못하는 그 어떤 순간에도 '죽음'이라는 것은 일어나고 있다. 그렇기에 조금 간절히 바라면, 혹은 환상을 꿈꾸면 죽은이가 나타난다거나 혹은 관련된 일을 알려준다거나 할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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