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품같은 단편집으로 장시간 책을 읽기 곤란할 때 띄엄띄엄 끊어 읽은 데 적합한 책이다.

단편인 만큼 복잡한 트릭보다는 비교적 단순한 속임수로 사건이 전개되고 포와르는 이러한 속임수를 간파한다.

책에서 나오는 묘사처럼 마술사의 마술을 푸는 사람같다. 마술사의 마술은 찰나의 눈속임으로 인한 것인데 포와르는 그 눈속임의 진실을 파헤쳐 사건을 해결한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장점은 긴 서사와 심리 묘사 속에 여러 가지 장치를 집어 넣어 속임수를 눈치채지 못하게 하는 것인데 단편으로 지나치게 간단한 언급으로 지나가다 보니 가끔씩은 사건 해결의 설명을 듣고도 잘 이해가 되지 않은 경우도 있다.

단편집의 최고봉인 화요일 클럽의 살인 만큼 훌륭하지는 않다. 그러나 그래도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집이고 중간이상은 간다.

가장 인상깊었던 단편은 마지막 작품인 <말벌 둥지> 였다. 누군가의 살인을 막으려고 노력하는 포와르의 따뜻한 인정이 좋았다.



가장 훌륭한 트릭은 <플리머스 급행열차>였다. 시체가 발견되는 방식도 맘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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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디아스포라 - 한국화교 이야기 중국관행총서 4
진유광 지음, 이용재 옮김 / 한국학술정보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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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는 존재하지만 존재하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가끔씩 이들을 언론에서 접하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 긍정적인 것보다 부정적인 소식이 대부분이다.

중국 화교에 대한 인식도 마찬가지다. 화교가 정착한 국가에서 화교는 성공한 상류층에 속하는 것이 대부분인데 한국의 화교는 그 존재감이 사라져가고 있다. 한국인과 중국인이 비슷하게 가지고 있는 자문화 중심주의나 민족적 자존감이 충돌한 이유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별 기대 없이 읽었던 이 책을 통해 경쟁자로서의 중국인이 아닌 한 공간을 공유하는 존재로서의 화교를 다른 눈으로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들은 한반도에서 조선말을, 일제시대를, 한국전쟁을, 파란만장 했던 정치역경을 함께 겪었던 존재들이다. 어떤 시기에는 그들의 존재감이 우리를 압도했을 때도 있었고 억울하게 박해를 겪기도 했다.
그리고 그들의 경험은 비단 그 자신의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부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그들을 이방인으로만 대하는 우리의 정서가 외국인에 대한 배타적인 태도로 이어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화교에 대한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게 되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원서가 1980년대 초반에 집필되어 그 이루 중화민국과의 단교, 중국과의 수교, 한국의 민주화 과정에 대한 화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던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정착한 화교의 역사를 알고 싶다면 좋은 지침서가 될 수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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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너무 속상한다ㅜ

추천받은 책이 있어서 주문을 했다. 주문하는 김에 이것저것 주문해서 육만원이 훌쩍 넘는 가격이 되었다.

그 며칠 전에도, 그 며칠 후에도 책을 주문했다. 변명하자면 그래서 그 날 주문한 책이 도착하지 못한 것을 몰랐다.

오늘 책 정리를 하다가 문득 그 날 주문한 5권의 책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일단 관리실에 갔다. 며칠이나 지난 걸 이제 확인하냐먀 아저씨가 짜증 짜증 개짜증을 냈다.
확인해보니 그 날 도착한 택배는 없었다.

배송업체가 본인에게 수령했다고 기록한 그 시간, 난 집에 없었다. 관리실에 맡겨 넣은 택배도 없었다. 그러니까 이건 택배사고다.

이 이후 알라딘에서 배송한 책은 잘 도착했다. 그러니까 택배기사가 어디에서 묵혀두고 있는 것도 아닐 거다. 아마 택배기사가 현관 앞에 둔 걸 누군가 가져갔나 보다.

오늘도 일언반구도 없이 택배기사가 집 앞에 책을 두고 가서 문득 깨달은 것이다. 이 사람, 그 때도 그랬나 보다. 사실 한 두 번이 아니다. 이 기사 매번 이런다.

그 전에도 한 번 배송사고가 나서 판매업체에게 문의했더니 택배기사가 다시 나에게 전화해서 ㅈㄹㅈㄹ 짜증을 냈다. 내가 뭘 잘 못했나 싶더라. 그 택배 이용안해줬으면 좋겠는데 대부분 판매업체가 이 택배를 이용한다.

오늘도 책 한권을 덩그러니 현관문 앞에 두고 갔는데 책이 사라지지 않은 게 다행이다. 난 이미 5권의 책을 한꺼번에 잃어버렸다. 배송하고 일주일이 지나 배송사고 신고 접수 자체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신고해봤자 알라딘은 배송업체에게 연락할 것이고 배송업체는 다시 나에게 전화해서 나에게 짜증을 낼 것이다.

결국 해결되지도 못할 일에 난 택배기사에게 욕까지 들어 먹어야 한다. 내가 그 일을 왜 또 당해야 하지?ㅠ

그 중 한 권은 꼭 필요한 책이라 다시 주문해야 하는데 도저히 알라딘에 주문 못하겠다. 알라딘에 주문하면 그 택배사를 이용할 것이고 그럼 난 잃어버린 책들이 다시 생각 날 것 같다.

생돈 날린 것도 다시 상기될 것 같고.

그 택배사를 이용하지 않는 인터넷 서점을 찾아 보니 한 군데 있다. 앞으로 거길 이용해야 하나!

알라딘 때문은 아니지만 알라딘과 연결된 그 택배사만 생각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서도 그렇다. 솔직히 그 택배사 화물차가 아파트 동 앞에 서 있고 그 아저씨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것만 봐도 스트레스 받는다. 난 그 택백기사의 무례함도 불성실함도 너무너무 싫다.

보상을 받지 못한다면 나 스스로 할 수 있는 최대의 복수는 불매다.

뭐 나중에 시간이 흘러 잊어지면 다시 이용할 수 있을까?

아무튼 지금은 전혀 그럴 기분이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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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ilyyu 2018-01-13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해야할 일이 있어서 그 당시 주문했던 책을 사러 오프라인 서점을 갈까 하다가 결국 다시 주문하려 하는데 예스xx도 그 배송업체를 이용한다 ㅠㅠㅠ 그럴 걸면 어디든 상관없으니 다시 알라딘으로 주문 ㅠㅠ 근데 알라딘 우체국택배 주문이 있다!! 아 이걸로 주문해야 겠다!!

emilyyu 2018-01-13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모든 택배기사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특정 사람이 문제인 건데 택배사 전체를 비난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는 매우 흥미로운 작가이다. 남성의 이름으로 작품을 발표한 여성작가로 한참이 흐른 후 팁트리가 사실 여성이라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 사회적으로 엄청난 반향이 일어나 이 현상을 “팁트리 충격”이라고 했다.

이러한 사실을 모른다면 팁트리의 소설에거 진하게 풍기는 남성 호르몬의 냄새를 맡을 수 일을 것이다. 그의 소설에서는 우리사회에서 흔히 발견되는 여성혐오의 혐의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체체파리의 비법에서 여성을 욕망의 도구로 비하하고 강간하고 살인하는 광신도의 난장판은 IS로 불거진 국제사회의 문제을 상기시키며 잘생기고 어여쁜 아이돌을 신으로 섬기는 소비문화를 조롱하는 접속된 소녀에서는 그대들의 여신, 그대들의 요정이 결국 구역질나게 혐오스런 뚱뚱한 여성일 뿐이라고 비아냥 거린다.

팁트리에게 인간 세상은 천박하고 폭력적이며 무질서한 곳이고 그 곳에서 여성은 주머니쥐와 같은 존재들일 뿐이다(보이지 않는 여자). 그녀들은 천하기 때문에 천한 것이 아니라 천하게 대우받기 때문에 천해진다.

그래서 팁트리의 소설에서 여성이 겁탈당하고 박해받는다면 그것은 여성이 그런 존재이기 때문이 아니라 여성을 그런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 때문이다.

따라서 팁트리 소설에서 복수는 세상 전체를 대상으로 한다. 남성을 소멸시키고(휴스턴 휴스턴 들리는가), 인간을 소멸시키고(아인 박사의 마지막 비행, 덧없는 존재감, 비애곡) 세상을 끝장내 버리기로 한다.

남성 주류 인간사회의 폭력에 대응하는 팁트리의 방식도 무서울 정도로 폭력적이다. 인간 사회의 무질서를 끝장내는 유일한 방법이 인간성을 상실시켜 버리는 것이라는 식이다.

절망과 종말에 대한 서사가 이어지다 마지막 비애곡에서 비로소 무질서와 공존하는 인간의 생명력에 약간이나마 호의를 보여주는가 싶더니 또 그 기대를 여지없이 배반한다.

팁트리는 1987년 알츠하이머에 걸린 남편을 산탄총으로 쏘아 죽이고 자신도 자살했다.

그래서...그 모든 욕심과 욕구로 부터 해방되었는지 팁트리에게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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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지웨어 경의 죽음 중

"원래 이런 거라네. 어떤 인간도 다른 인간에게 배우지 않아. 개인은 자기 능력을 자기가 최대한도까지 계발하는 거야. 다른 사람을 따라 해서는 안 돼. 나는 자네가 이류나 아류 푸아로가 되기를 바라지 않네. 최고의 헤이스팅스가 되길 바랄 뿐이야. 이미 자네는 최고의 헤이스팅스이네. 헤이스팅스, 자네 안에 평범한 인간의 심리 상태가 거의 완벽하게 구현되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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