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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폭력 안전 - 노경실 선생님이 들려주는, 개정판 ㅣ 알라딘북스 어린이(저학년) 안전동화
노경실 지음, 이현주 그림 / 알라딘북스 / 2024년 6월
평점 :
지난 번 노경실 선생님이 들려주는 교통안전 편으로
알라딘북스에서 나온 어린이 안전 동화 시리즈를 처음 접하고
요즘 우리집에 꼭 필요한 <학교 폭력 안전> 편을 읽어보게 되었다.
표지에 뾰족한 연필을 들고 다른 아이를 위협하는 얼굴이
나름 귀여운 일러스트로 그려져 있었지만
우리 아이가 겪었던 일들을 생각하니 그 묘사마저도 무섭게 느껴졌다.
아이가 반에서 괴롭힘을 당한 이후에는
오히려 학교의 일상을 시시콜콜 얘기하지는 않는 기분이었는데
이 책을 읽어보면 이야기 나눌 기회가 한 번 더 생기지 않겠냐는 생각에
모르는 척 이 책을 아침 독서 시간에 읽어보라고 가방에 넣어주었다.
하루 종일 어찌나 조마조마 하던지.
다행히 하루 만에 책을 읽고는 하굣길에 또 책 이야기를 하는 아이.
친구의 화상 자국을 보고 나쁜 말로 놀리는 아이.
우리아이 방과 후 수업에서 나쁜 말로 다른 아이들의 외모를 놀리고, 우리아이가 하지도 않은 욕설을 자신이 들은 것처럼 선생님께 이르고. 언어폭력이 있던 아이가 있어 방과후 수업을 그만두었던 1학년 5월의 일이 생각이 났다. 아직도 누군가가 거친 언어를 쓰면 눈동자가 흔들리고 스트레스를 받는데 주변 어른들이나 길가다 마주치는 청소년들의 욕설 섞인 화법에도 너무 흔하게 노출되는 것이 참 속상하기도 안타깝기도 하네. 아이가 나쁜 말이라는 걸 스스로 알고 나는 하지 말아야 하는 말이라는 걸 알 수 있도록 부단히도 가르치고 있다.
언어폭력도 사람을 다치게 한다는 중요한 사실에 대해 한 번 더 이야기 해본 첫 번째 스토리.
연필로 장난하듯 찌르는 아이, 덩치가 크고 싸움을 잘한다고 반 아이들을 괴롭히는 아이.
당하는 아이는 괴롭고 눈물이 나지만 짝꿍이 바뀔 때까지 꾹 참는다는 이야기의 시작. 우리집 아이가 생각나 엄마는 마음이 많이 괴로웠다. 어른들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고 알려주는 장면을 몇 번이나 함께 보고 작은일도 숨기지 말고 선생님이나 엄마아빠에게 꼭 알려주라고, 그래야 도와주고 함께 해결해 볼 수 있다고 일러주었다.
이런 장난(?)이라고 생각하는 행동들이 습관이 되면 어른이 되어서 크고 무서운 폭력으로 변할 수 있다는 내용에 한숨이 절로 나기도 했다. 답답한 요즘 상황이 생각이 났나보다.
여기에 채팅방에서의 괴롭힘을 담은 사이버 폭력 이야기, 물건을 함부로 사용하고 빼앗는 갈취와 강요 폭력 이야기, 마음에 들지 않는 친구를 따돌리는 집단 따돌림 폭력 이야기까지. 다섯가지 스토리를 통해 아이와 함께 꼭 알아야할 학교 안전 이야기에 대해 이야기 해보았다.
당하는 아이가 아니라 가해하는 아이들이 보호자와 읽어보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하면서.
그래도 이 책 덕분에 요즘 학교 생활을 한 번더 조심스레 물어볼 수 있었고,
스스로를 지키고 보호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많이 대화해 볼 수 있었다.
이 책은 우리집에서 단순히 안전 동화가 아니었다.
아이의 아픔을 한 번 더 어루만져 줄 기회를 주었고, 아이에게 너의 잘못이 아니라고 토닥여 줄 수 있는 시간도 주었고, 사람과 사람사이에 소중히 대하고 아껴주는 마음이 필요한 거라고 이야기 해보며 그런 마음을 나눠주는 친구들이 더 많다고 아이에게 힘이 되는 에너지도 줄 수 있었다.
내용이 더 잘 이해되는 일러스트와 함께 큰글씨에 짧은 다섯스토리. 초등 저학년 아이들이 읽어보면 좋을 어린이 안전동화이다.
매 스토리 끝에는 ox 스티커 퀴즈와 선생님의 짧은 이야기가 함께 수록되어있어 아이들이 또 한 번 생각해 보기에 좋은 구성.
아직 표현이 서툴고 감정을 조절하기 힘든 아이들, 그리고 보호자들이 꼭 한 번 함께 읽어보면 좋겠고, 폭력에 노출이 된 아이들이 걱정인 보호자들과 아이들도 함께 읽어 보면 좋을 것 같다. 그냥 모든 아이들이 한 번쯤 읽어보고 중요한 가치과 사람사이의 존중과 배려를 알 수 있을 바라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아이와함께 읽어보고 엄마가 작성한 개인적인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