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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없이 떠나는 101일간의 한국의 왕 ㅣ 지도 없이 떠나는 101일간의 세계 문화 역사 14
박영수 지음, 노기동 그림 / 풀과바람(영교출판)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지도없이 떠나는 101일 간의 한국의 왕>을 아이와 함께 읽었다. 이 책에 소개된 왕들 중 몇몇은 이미 알고 있었고 몇몇은 이름만 알고 있었고, 어떤 왕들은 내용을 보니 알고 있는 사람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이 다른 책과 변별되는 점은 왕에 관한 이야기이기 보다는 숨어 있는 왕의 이야기를 찾아냈다는 데 있다.
거기다 고대국가의 왕부터 고구려, 백제, 신라를 거쳐 고려와 조선시대의 왕들을 쭉 읽어나가다보면 역사의 맥이 짚인다, 머릿속으로 연표가 그려진다. 물론 아이는 어려워했지만 옆에서 흐름을 짚어주고 설명해주었더니 아니는 금세 이해를 했다.
고대국가의 왕인 단군과 해모수, 금와왕에 관한 이야기는 많이 들어서인지 아이는 별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복습하는 의미로 천천히 읽었다. 김수로왕에 이르러서야 아이는 재미있다고 이야기했다.
황금으로 만든 금 합에 여섯개의 황금알이 들어 있었고 그 알에서 나온 김수로왕은 가야의 왕이 되었다. 그는 다섯 형제들에게 땅을 나눠 줘 여섯 가야가 탄생했다.
어느날, 김수로왕은 귀한 여인이 배를 타고 올 것이라 예언했다. 왕의 말대로 그 날 배가 도착했고 그 안에 인도에서 온 공주 허황옥이 타고 있었다. 수로왕은 허황옥을 받아들여 왕후로 삼았다.
허황옥은 아들 10명을 낳았는데 첫아들에게 아버지의 성을, 둘째 아들에게는 엄마의 성을 따르게 하였다. 그 때문에 김해 김씨와 김해 허씨는 오늘날까지도 결혼하지 않는다고 했다. 아이는 왜 결혼하지 않는거냐고 물었다, 성은 다르지만 엄마와 아빠가 같으니까 결혼하지 않는거라고 이야기 해 주었다. 아이는 무척 재미있어 했다.
또 고구려 국왕중에서는 안장왕이야기에 흥미를 느꼈다. 안장왕이 몰래 백제를 갔다가 백제군에게 쫒기게 되었을 때 어느 집 담을 넘게 되었다. 그 집에 살고 있는 한주라는 여자에게 반해 두 사람은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했다. 자신의 나라로 돌아가면서 안장왕은 기다려 달라고 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백제 개백현 태수가 한주에게 반해 옥에 가두었다는 소문을 안장왕이 듣게 되었다. 태수가 온갖 콤한 말로 유혹했지만 한주는 안장왕만을 기다렸다.
결국 안장왕은 자신의 누이를 주겠다고 부하장수 을밀에게 말한 뒤 한주를 구했다.
서로 사랑을 약속한지 19년만이었고, 그후 2년후 안장왕이 죽었다,
을밀이 한주를 구했을 때 그녀는 옥에 갇혀 있었다고 한다. 아마 춘향전의 기원이 이 이야기가 아닐까 저자는 조심스럽게 추측했다. 그래서인지, 구전동화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었다.
이 이야기가 돌고 돌아 춘향전의 기원이 되었다면...
문득 이야기의 힘에 대해 생각해 본다.
조선시대 국왕중, 재미있어 한 부분은 세종대왕과 정조였다.
세종대왕이 책읽기를 좋아해 눈이 멀었다는 것과 정조역시 책을 많이 읽어 최초로 안경을 낀 임금이었다는 대목에서 아이는 눈을 빛냈다. 아마 자신이 앍고 있던 왕의 새로운 면을 보았기 때문인 것 같다.
이처럼 이 책에서는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가 실려 있다,
짧아서 부담없이, 한가지 일화만을 집중해서 읽을 수가 있어서 편하게 읽을 수 있다. 역대 왕들, 개개인의 삶이 아니라 역사를 지나간 왕들에 대해서, 그들의 숨겨진 일화를 읽고 싶다면 읽어볼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