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키 선생님 1 세미콜론 코믹스
다케토미 겐지 지음, 홍성필 옮김 / 세미콜론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1.


그러니까 내가 4권까지 읽기를 끝냈을때, 나는 막 재운 둘째 아이의 옆에서 책을 덮었는데, 상쾌함이라던지, 즐거운 기분은 거의 들지 않았다. 오히려 약간은 전투적인 기분이랄까? 결국은 인생은 한방에 되지 않고, 어떻게든 차곡차곡 쌓아가는 돌탑같은 것이며, 마침 적절한 필살기를 쓸 정도로 기운이 남아있어서 대 역전극으로 괴수를 물리치는 것 같은 일은, 너무나 만화적인 것이며, 결국은 한계단 한계단 걸어올라가고 하나 하나 빚어서 "만들어"가는거지, 라는 기분에 휩싸이게 되었다. 

그것은 일반론이지만, 대부분의 '만화'에서는 잊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세상에는 드래곤 볼이란 없으니까.


2.


"스즈키 선생님"은 최근 작품은 아니다. 

그리고 일반적인 의미의 "만화"와는 다르다.

뭐랄까, 우리가 생각하는 만화에는, 시원한 한방이 있어서,

결국 끝에가서 어떤식으로든지의 반전, 전복, 파훼가 일어나는 내러티브적인 즐거움이 존재하기 마련인 것이다.


스즈키 선생님에는 어떤 답을 찾아가는 과정은 있지만, 시원한 한방은 없다. (적어도 4권까지는)

끈적끈적하고 끝나지 않는 연옥에서, 계속해서 고민하고 의지를 세워가는 인간이 있을 뿐이다.



3.


다케토미 겐지,는 첫 장부터, 우리를 일상이 잔인함이 되는 교실이라는 정글로 데려간다. 그리고 거기에서는 "아무것도 아닌 무신경함"이 "괴로운 트라우마"가 되어버린다. 중학생 아이들이 모여있는 것 만으로, 쉽게 해결될 수 없는 갈등의 시발점들이 어디서나 보인다. 살인은 없다, 살인은 어쩌면 쉬운 소재다. 중학생들의 섹스는 있다. 그것은 그저 사건이 아니고 누군가가 계도해야할 뜨거운 감자다.


미노루 후루야의 낮비, 시가테라, 심해어 같은 만화를 리얼 계열이라고 생각했다면, 사실 스즈키 선생의 기괴함은 리얼보다 더 현실에 접해있는데서 발생한다. 

살인이나 협잡 같은 자극적인 요소는 나오지 않으나, 심지어는 상업작품이 아닌듯한 진지함으로, 

오히려 치열하고 아슬아슬한 현실을 그려가고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다.



4.

그러니까 우리는 모두들 그렇게 살아가지 않느냐는 거다.


가벼운 학창물 만화가 아니다. 능력자 배틀물도, 연애물도 아니다. 굳이 비유하자면 도스토예프스키적이라고나 할까, 끊임 없는 고통에 시달리는 인간으로서의 선생에 대한 이야기다. (게다가 아직 4권밖에 나오지 않아서, 소냐가 등장하는지, 그래서 이 라스콜리니코프가 결국 구원을 받는지도 알수 없다.)


그래서 솔직히 잘 팔릴지 모르겠다. (이건 농담이다.) 

누군가가 이런 작품을 좋아하긴 하겠지만, 그게 일반적인 "만화"의 독자일지는 모르겠다. 이런 식의 이분법은 옳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아무튼 좀더 진지함을 기대한 독자들에게 받아들여질 책인 것같다.


하지만 이런 만화가 잘 팔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건 진담이다.)

만화 = 원나블, BL로맨스, 하렘물, 라노베 코미컬라이제이션은 아니기 때문이다. 




5.

스즈키 선생님은, 2005년도에 일본에서 발표되었으며 - 10년정도 되었다 - 한국에서도 2011년에 한번 출간하려고 시도했다가 접은 것으로 보인다. (알라딘에서 1권이 검색된다.) 그때 후속을 내지 않았던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한번 "실패"했던 만화를 다시 내려고 한다는 점에서는 관련자의 의지가 작용했을 것 같다. 


그리고 그 의지는 아마도 이 만화가 여러가지 리스크를 무릅쓰고라도, 다시 한번 고객들에게 가고 싶다는, 보여주고 싶다는 가치가 있다는 확신에서 출발했을 것이다. 왜 지금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우리는 일반적인 기대감이 아닌 다른 결과를 받아들이게 된다. 


만화의 새로운 영역에 대한 방향성 제시는 충분이 이해하고 공감하지만, 스즈키 선생님이 과연 그정도의 무게감과 존재감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사실 의문이다. 어떤 의미로든 5권부터를 더 읽어봐야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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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고 싶은 토끼
칼 요한 포셴 엘린 글.그림, 이나미 옮김 / 박하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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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만4세 여아 기준) 글밥이 많고, 책 내용에 집중하기가 어렵다. 실제로 이정도를 앉아서 집중해 들으면 졸릴 것 같기도 하다. 우리 딸 기준으로 아이들이 읽어달라고 할만한 매력 포인트가 적고, 부모입장에서도 그닥 재밌어 보이지 않아서 별로였다. 그냥 지루한 것이라면, 칸트를 읽어주면 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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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층짜리 집 100층짜리 집 1
이와이 도시오 지음, 김숙 옮김 / 북뱅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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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동화 특유의 ˝설정˝이 살아있는 책. 글 외에도 자세한 그림을 이야기 하며 아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만4세 여아)
특히 다람쥐가 도토리 주스를 만들어주는데, 주스가 쓰다는 장면을 아주 좋아한다. 원패턴이 될 수도 있겠지만 한권 정도는 시리즈를 더 사봐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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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즈카에 대해서는 일부의 비판도 있는것 같지만 어쨌든 전반적으로 만화라는 장르와 거의 일체시되는 사람인것 같고, 생애를 정리한 만화를 읽으니 것참 대단한 천재였다고나 할까. 따라갈 수 없다는 느낌이랄까, 하는 기분이 든다.

특히 1권이 볼만한데, 어린 시절 이야기가 아련하고, 작가가 되기 위해서 애쓰는 부분이 흥미롭다. 내가 학교다닐때 교수님이 얘기했었던 ˝혹시 본인이 천재가 아닐까 걱정(?)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런 고민은 그만둬도 좋다. 왜냐하면 천재는 20세 이전에 발현되니까.˝ 뭐 이런 이야기가 생각난다.

여튼 이렇게 까지 열정적으로 일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싶기도 하고, 본인이 좋아서 하는 것이니 착취라고 기도 뭐한 묘한 지경에 이른다. 그래도 본인은 행복했겠지? 그런데 아내나 가족들도 행복했을까에 이르면 뭔가 조금 복잡한 심경이 된다.

테츠카 오사무의 순수한 열정을 본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 나도 아이들도.

<전자책으로 읽음/1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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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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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ious and F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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