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시앗 - AJ공동기획신서 2
김서영 지음, 아줌마닷컴 / 지상사 / 2006년 3월
평점 :
절판
시앗 - 아픔을 씨앗삼아 글로 엮어낸 아름답고도 슬픈 이야기
시앗, 이 책을 통해 첨 알게 된 단어. 머랄까, 화도 나고 슬프고 아팠을텐데..
저자의 글에는 굳이 눈물을 쥐어 짜내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런 표현도 없습니다. 독자에게 눈물을 강요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담담하게 풀어나가는 문장 하나 하나에 애잔함이 방울 방울 묻어 나옵니다.
글 솜씨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짧은 문장, 긴 여운, 어떻게 자기의 아픔을 이렇게 아름답게 써 내려 갈 수 있었을까요? 주부가 아니었다면 훌륭한 작가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21세기를 살아가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는지 모릅니다. 컴퓨터가 없었더라면, 그녀의 아픔은 더욱 컸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처음에는 소설인줄 알고 읽었습니다. 글을 참 재미있게 잘 썼네, 그런데 실제 이야기랍니다. 자기의 아픔을 컴퓨터라는 공간을 통해 표출했답니다... 잘 믿겨지지 않았습니다....
시앗, 남자로서 창피합니다. 그러나 시앗은 모든 남자의 로망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더 속상한가 봅니다. 시앗을 둔 남편이나, 시앗을 용인하는 저자나 둘 다 이해가 안됩니다. 물론 형님이라고 주저없이 부르며 자신의 입지를 세우는 시앗도 이해가 않되기는 매 한가지입니다.
시앗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던 어머니를 위로하고 이해하기 보다는 핀잔과 무안을 주었던 것은 엄마의 불행이 보기 싫었던 것이지요. 참 이기적인 것입니다. 어머니는 더 큰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데, 자기는 자기 마음의 불편을 참지 못해 어머니에게 더 큰 고통을 가했지요. 그런데 어머니가 같은 그 길을 자기도 걸을 줄이야... ....
시앗 2권에서는 시앗을 가지게 된 남편에 대한 약간의 변호(?)가 나옵니다. 잠자리에 문제가 있었답니다. 배울만큼 배운 엘리트 여성에다 자녀까지 훌륭하게 키운 좋은 엄마였는데, 아주 기본적인 부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이렇게 늦게 깨달았다니 인생은 참으로 알 수 없나 봅니다. 물론 문제가 없었다고 해서 바람을 피우지 않았으리라는 보장은 없겠지만...
긴 여운이 남습니다... ... 인생이란 어렵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