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들러의 격려 - 열등감이 당신에게 날개를 달아줄 것이다
W. 베란 울프 지음, 박광순 옮김 / 생각정거장 / 2015년 5월
평점 :
품절
내가 아들러를 알게 된 때는 20여년 전이다. 아들러를 읽자마자 그의 매력에 빠졌다. 프로이드에게 많은 유익을 얻었지만 인간에 대한 그의 근본적인 전제가 무척이나 싫어서 염증이 나던 중에 융을
만났다. 그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보게되고 프로이드에게서 느꼈던 갑갑함이 많이 해소되었다. 융을 읽던 중 우연히 아들러를 보았는데, 오아시스를 만난
기분이었다. 그는 프로이드나 융과는 확연히 달랐다. 참으로 인간적이었다. 인간을 분석하고 기계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인간을 인간으로 다루었다. 그의 글에는 따뜻함이 묻어있었고,
인간과 삶에 대한 깊은 이해가 담겨져 있었다. 아들러가 제일 괜찮은 학자라고 느꼈다.
아들러를 읽은지 20여년이나
지나 이제는 어렴풋한 잔상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그런데, 요즘 무슨 일인지 서점가에 아들러 열풍이
일고 있다. 좋은 일이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마음에 여유가 없는 관계로 책을 보지는
않다가, 우연히 <아들러의 격려>를 접하게 되었다.
<아들러의 격려>는 행복에 관한 책이다. 이 책의 원제는 “How to be happy though human”인데, 대충
의역하면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행복하게 되는 법”이
된다. 이 말은 인간은 근본적으로 불행하다는 것을 함축하고 있다.
저자는 ‘다른 동물과는 달리 인간은 다른 신체 기관에 비해 뇌가 일찍 발달하기
때문에,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불안을 감지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말하자면 이것이 열등감의 근원이 된다. 그러나
열등감은 단지 결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더 큰 강점으로 변화될 수 있다. 왜냐하면 자연은 언제나
결함에 대한 더 큰 보상을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 이것이 저자의 주요 주장이다. 인간은 누구나 다 생래적으로 열등감을 가지고 있지만, 열등감을
극복할 수 있으며 극복하게 될 때, 더 큰 행복을 향유할 수 있다.
그리고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에게 열등감에서 벗어나 행복으로 나아가는 법을 소개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의 한글 제목을 원제와 다르게 <아들러의 격려>로 정한 것은 참으로 적절한 것 같다. 열등감으로 주눅들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그것이 부정적인 것만이 아니라 행복의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 얼마나
큰 격려가 되는가?
저자는 여러가지 실제 사례를 통하여,
자신의 신체적 혹은 사회적 결함이 어떻게 더 큰 동기 부여와 보상의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물론 열등감이 부정적으로 작용할 때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있다.
아마도 이 책의 부제를 단다면 열등감을 다루는 방법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저자가 제시하는 행복의 비결을 요약하면 관계맺음이라고 할 수
있다. 관계맺음에는 이웃과의 관계는 물론이거니와 자신과의 관계도 포함하고 있다. 고립된 사람은 결코 행복할 수 없다. 열등감에 잘못 대처하면
고립을 더욱 심화시키지만 잘 승화시키면 약점이 나아라 관계를 맺는데 강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사람은
다른 사람과의 참된 우정을 나누며, 사회 속에서 참된 관계를 맺을 때 행복에 이를 수 있기에 열등감에
사로잡힐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 관계를 맺는데 사용해야할 것이다. 또한 자신의 만족을 위한 취미 생활은 특별히 노년을 위해서는
필수적이다. 저자는 이를 보험이라고까지 표현하고 있다.
이 책은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
특별히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거나 관계를 맺는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아들러가 직접 쓴 저서는 아니지만 오랜만에 기억에 사라져가던 아들러를 다시 떠올릴 수 있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