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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를 사랑한 산
앨리스 맥레런 지음, 김동미 옮김, 최효애 그림 / 꽃삽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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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그림이 아주 잘 어우러져 있는 아주 뛰어난 작품이다. 읽는 내내 그리고 다 읽고나면 잔잔하면서도 깊은 감동이 밀려왔다. 사실적인 자연묘사와 차분하면서도 밝은 칼라톤의 그림 그리고 잔잔한 글이 감동의 물결로, 새와 산의 사랑의 대화가 따뜻함으로 감싸주는 아름다운 책이다.
바위로만 이루어진 아무도 찾지 않는, 생물을 알지 못하는 바위산에 어느 날 새‘조이’가 날아와 앉는다. 모든 것이 신기한 산은 조이에게 “나랑 같이 있으면 안 되겠니?”하고 묻는다. 조이는 산엔 먹을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함께 살 순 없지만 매년 찾아올 것을 약속한다. 새는 영원히 살 수 없기에, 자신이 죽으면 자기의 자녀한테 그 자녀가 죽으면 또 그 자녀에게 말해서 영원히 봄마다 찾아와 인사를 건네며 노래해 줄 것을 약속한다. 조이는 그 약속을 지켰고, 조이의 후손 ‘조이’도 백년의 세월동안 약속을 지켜 찾아온다. ‘조이’가 그리운 산의 가슴은 무너져 내려 눈물을 하염없이 흘려 개울을 이룬다...
조이는 바위산에 올 때마다 씨앗을 갖다 떨어뜨린다. 해가 거듭될수록 산은 초록으로 점점 물들어간다. 이제 산에는 온갖 동식물이 서식하게 되고, 조이는 나뭇가지를 물고 와 둥지를 튼다. “산아, 이제 너랑 영원히 함께하려고 왔단다.”
 
8살 아들과 6살 딸과 함께 읽었다. 우리 모두 정말 행복했다. 그런데 다 읽고 나서 아이들은 한 목소리로 ‘새를 사랑한 산’이 아니라 ‘산을 사랑한 새’ 아니야 라고 물었다. 아이들의 말에 공감하며 원제를 보았다. ‘새를 사랑한 산’이 맞았다. 그러나 ‘산을 사랑한 새’라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제목은 ‘새를 사랑한 산’이지만 새가 보여준 사랑은 산이 보여준 것 이상으로 깊고 큰 것이었다. 물론 산은 새가 그리워 큰 슬픔에 잠기기는 하지만, 산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대를 이어가며 해마다 바위산을 찾아온 것이 보다 더 큰 사랑으로 느끼진다. 새는 해마다 씨앗을 가져다 뿌리고 인내심있게 기다려 마침내 서로 함께 영원히 지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말한다. ‘산아, 이제 너랑 영원히 함께 하려고 왔단다.’ 조이가 가져온 씨가 뿌리를 내려 산의 가슴 깊은 곳을 보듬어 줄 때에야 비로소 산은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깨닫고 슬픔이 한없는 기쁨과 사랑으로 바뀐다.
 
사랑은 일방통행이 아니다. 산이 새에 대해서 보여준 사랑이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산의 깊은 사랑은 어쩌면 산의 울음에서 표현되고 있는지 모른다. 새가 뿌린 씨앗은 산의 슬픔을 통해 싹을 띄울 수 있었고, 풍성한 숲을 이루게 되고 마침내 새와 산은 함께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사랑은 기다려 주는 것이다. 아무리 오래 걸릴지라도 상대방을 신뢰하고 기다려줄 때 마침 내 사랑은 꽃을 피운다. 새는 척박하고 불모지인 땅에 해마다 씨를 뿌린다. 마침내 산은 풍성하고 생명이 넘치는 숲으로 바뀐다.
 
참으로 따뜻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우리 사회도 이렇게 따뜻하고 아름다울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 아이들은 이런 세상에서 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아쉬운 가득한 소망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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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전 1 - 발해! 중국을 정벌하다 - 무왕
KBS 한국사傳 제작팀 지음, 문재인 스토리 / 세모의꿈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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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영웅전 - 발해편, 이제  초등 1학년인 아들이 좋아할 것 같아서 구했지만, 아들 녀석이 숙제해야 한다고 해서 내가 먼저 읽었다. 원래 만화를 좋아하는 편이기도 하지만, 역사 시간에 거의 배운 적이 없는 발해에 대한 이야기라서 구미가 당겼다.

 처음은 단군 신화로 시작한다. 발해와 단군 신화가 무슨 상관이 있을까 했더니, 단군 신화에서 차용한 인물을 가공하여 그 인물을 통해 재미있게 역사를 탐험하기 위한 장치였다. 단순히 교과서적 내용을 만화로 옮긴 것이 아니라, 판타지적 요소를 가미해서 역사의 현장에 벌어지는 일들을 보다 더 흥미롭게 구성해 놓았다.  자칫 정보위주로 흘러가서 지루해지기 쉽상인 역사이야기에 판타지라는 만화적 요소를 섞어 놓아서, 어른 아이 할 것없이 모두 쉽고 재미있고 접근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단순히 재미만을 추구한 것이 아니라. 중간 중간에 ‘아사달의 한국사전 교실’이라는 코너를 통해 실제 발해의 역사와 배경을 요약해 두었다. 이는 팩션의 약점인 픽션과 실제 역사에 대한 혼란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교육적으로도 아주 유용하다고 생각된다.


 사실 발해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라고는 고구려 멸망 후에 대조영이 세운 나라라는 것 밖에 없었는데, 이 책을 통해 여러 가지 사실들을 알게 되었다. ( tv에 대조영이라는 드라마를 상영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한 번도 본적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 처음 접하는 사실들이었다) 당나라와 발해의 관계라든가, 대문예에 대한 내용들은 아주 생소한 내용이었다. 발해에 대해서 ‘형제의 나라이면서도 형제가 아닌 나라’라고 묘사한 것은 우리 나라의 아픈 역사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씁쓸하기도 했다.


 책을 다 읽고 애들에게 넘겼더니 초등1학년 아들도 책을 집어들더니 놓을 줄 모르고 열심히 읽는다. 재미있냐고 물어볼 필요도 없는 것 같다. 아들이 다 읽고 6살된 딸래미도 책을 집어 열심히 본다. 물어보니 재미있단다. 물론 한국 사전 교실은 뛰어 넘어갔을 것 같다.
 
이 책에 첨부된 카드도 상당히 잘 만든 것 같다. 요즘 아이들은 유희왕 카드 같은 것을 가지고 노는데(유희왕 카드도 한물갔고 요즘은 다른 카드를 가지고 놀던데 먼지 모르겠다) 그런 카드들은 소모적일 뿐인데, 이 책에 첨부된 카드는 오락과 교육적 요소를 골고루 담아 놓은 것 같다. 카드 앞면에는 역사적 인물들을 그려져 있고 책 어느 부분에 나오는지 설명이 되어 있고, 뒷면에는 앞면의 역사적 인물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조각난 지도가 그려져있는데 직소퍼즐처럼 카드를 모으면 하나의 지도가 완성되게 된다. (아들한테 가르쳐주지도 않았는데 혼자서 지도를 맞추고 노는 것 보니 잘 만든 것 같다)
 게임을 하면서도 역사를 배울 수 있고 저절로 역사의 인물들을 암기할 수 있도록 아주 세심하게 배려해서 만든 것 같다(개인적으로는 이 카드가 유희왕카드 같은 것들을 대체했으면 좋겠다)


2권이 기다려진다.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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