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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연금술
이동연 지음 / 시간과공간사 / 2016년 3월
평점 :
사회 생활을 하다보면 아무래도 제일 부러운 사람이 말 잘하는 사람이다. 말 한마디로 어색한 분위기를 부드럽게 바꾸고, 똑 같은 이야기인데도 유달리 재미있게 말하고, 귀에 들어오게 설득력있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이 부러워서 젊었을 때 대화법에 관련된 책들을 여러권 읽기도 했다. 책을 읽을 때는 ‘아 그렇구나’라고 깨닫지만 책 몇권 읽는다고 몸에 베 대화 습관이 쉽게 바뀔 리는 없다. 연습이 필요하고 또 노력해야만 고칠 수 있는데,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그것에 시간과 힘을 투자할 만큼 절실하지는 않아서 그냥 그렇게 넘어갔고, 당연히 대화는 여전히 내게는 어려운 과제로 남아있다. 그러다 우연히 <대화의 연금술>을 봤는데 목차가 일목 요연하게 잘 정리되어 있어서 이참에 다시 한 번 대화법을 읽어보자는 생각으로 책을 집어 들었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책 내용이 좋아서인지 몰라도, 이전에 읽었던 책과는 다르게 책 내용 하나 하나가 그렇게 공감이 될 수가 없었다. 이 책은 단순히 대화의 스킬을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라 정말 대화하는 법을 가르쳐 준다고 느꼈다. 대화란 인격과 인격의 만남이고 소통이다. 그래서 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진정성일 것이다. 저자는 시종 일관 이 점을 강조하고 있다. 대화에서는 듣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데 hearing이 아니라 listening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listening은 상대방의 마음을 내 안에서 수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것은 고된 작업이다. ‘끝나지 않은 길’의 저자 스캇 팩은 남의 말을 들을 때 상대를 이해하기 위해 몰입하다 보니 땀을 뻘뻘흘렸다고 한다. ‘고객의 지갑을 열려면 마음부터 열어야 한다’는 세일즈의 격언도 결국 상대방에 대한 존중일 것이다. 저자는 경청에 이어 칭찬과 질문 그리고 피드백의 중요성과 유효성에 대해서도 강조하고 있는데, 그 속에 흐르는 중요한 맥락도 결국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배려였다.
이 책은 크게 1,2부로 나누어져 있는데, 1부는 대화의 기본 원칙(경청, 칭찬, 질문, 피드백)에 대한 내용이고 2부는 직장에서 실제 일어날 법한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를 설명하고 있다. 1부와 2부는 분위가 많이 다르다고 느꼈다. 1부가 약간 감성적이라면 2부는 이성적이다.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고, 그 상황 속에서 어떻게 대처해야하는가에 대한 지침을 주고 있다. 화가 날 수 있는 상황, 부조리하거나 억울한 상황에서 지혜롭게 반응하는 법에 대해 잘 설명하고 있는데, 처세술이라고 할 수 있다. 2부가 실제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을 많이 다루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1부의 내용이 훨씬 더 좋았다.
이 책은 각각의 주제를 사례와 솔루션으로 배치하였는데, 몰입하게 하는데 아주 좋은 구성이었다고 생각된다. 대화에 어려움을 겪거나 대화법을 익히고자 하는 분들에게 주저없이 추천할 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