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자마 다이어트>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파자마 다이어트 - 슈퍼모델 에이미의 잠들기 전 10분 스트레칭 파자마 시리즈
에이미 지음, 김태준.이현지 감수 / 비타북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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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배달되던 날, 어느새 아줌마가 낯설지 않게 (마치 제2의 이름이라도 되는양 ^^;) 여겨지는 나와 달리 요즘 한창 얼굴에 하나둘 삐죽 내밀기 시작하는 여드름과 체중계의 저울에 민감한 초등생 딸아이가 자기를 위한 책이라도 되는듯 반가워하였다.

표지의 이쁘장하게 생긴 모델이 에이미라는 것도 딸아이가 먼저 책을 살펴보고 내게 알려주어 알게 되었고, 딸아이도 거실에 누워 책을 펼쳐놓고 이런 동작 저런 동작을 하는 걸 보며 더욱 책 내용이 궁금하였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잠들기 전에 굵어지는 허벅지를 조금이라도 날씬하게 하고픈지 어디서 보았는지 벽에 등을 기대로 기마자세로 2분이 넘게 인내하는 딸아이에게 여러가지 동작을 보여주는 책이어서인지 무척 관심있게 보는 눈치이다. 

나야 뭐 이제 아줌마라는 호칭이 익숙한만큼 몸매 역시 여느 아줌마와 다를 것없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지만, 한편으로는 허리둘레가 나날이 두툼해지는 것이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다. 주3회 수영을 몇 년째 하고는 있지만 이제는 다이어트차원이 아니라 그냥 운동일 뿐, 언제부턴가는 땀조차 나지 않아 다른 운동이라도 더 하든지 아니면 주5회로 시간을 늘여야 하나 은근 고민이 되기도 한다.  

슈퍼모델 에이미의 '파자마 다이어트'에는 그전에 배운 스트레칭 동작이 눈에 띄기도 하고, 평소 심심하면 하는 몇가지 동작이 들어있어 반갑기도 하다.
요일별로 잠자기 전에 딱! 10분 정도 가볍게 할 수 있는 스트레칭은 적당한 분량(4쪽)에 많지 않은 동작(2가지)으로 편안한 수면을 위한 워밍업 정도인 것 같아 부담이 없다. 

요일별 스트레칭이 익숙해지면 다음으로 도전해 볼 수 있는 '내 몸을 살리는' 다이어트로 기능성 스트레칭이다. 부위별 효과적인 스트레칭과 이뻐지기 위한 스트레칭~ 여성들에게 좋은 골반교정과 아랫배를 따뜻하게 하는 스트레칭도 있다.
아랫배를 따뜻하게 하는 스트레칭은 처음이라 반가웠다. 아랫배가 차워 고민인 여성들에게는 무척 반가울 부분이다. 엎드려서 상체를 세우는 자세인데, 에이미의 동작과 설명을 따라 하면 O.K.! 

부록으로 들어있는 컬러브로마이드도 좋지만, 경쾌한 음악과 함께 제작된 CD라면 컴퓨터 화면에 넣어 보고 따라하면 더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살짝 들기도 한다. 

뭐니뭐니해도 꾸준히 해야 효과가 있는 것 역시 운동이므로, 크게 욕심부리지 않고 1주일 동안 이라도 꾸준히 하는 걸 목표로 딸아이와 함께 브로마이드를 보며 파자마 다이어트에 도전 시작~
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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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마음속으로 - 아이 감정표현에 담긴 진짜 속마음 읽기
이자벨 필리오자 지음, 권지현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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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속담에 '자식 겉 낳지 속 못낳는다'라는 말이 있다.  그저 어른들이 하는 말씀이려니 생각했는데 어느새 나 자신이 부모가 되어 아이를 낳고 키우다보니 정말 그 말이 딱! 맞다는 생각을 하루에도 몇번씩하게 되는 요즘이다. 
비록 자신의 모든 것을 다 주어 자식을 낳고 정성을 다해 키운다 하더라도 자식은 자식일 뿐 부모의 분신이라거나 부모의 마음대로 할 권리가 있다거나 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가 담긴 말일지도 모른다. 

어릴 때야 부모가 세상의 전부로 아는 아이들은 부모의 말이라면 하늘처럼 여기고 순종(?)하기 마련이지만(물론 일찍부터 그렇지 않은 아이들도 있지만..) 서서히 자신의 생각이 생기기 시작하면 부모가 결코 하늘의 신처럼 절대적이지도 완전하지도 않다는 것을 비로소 깨닫는다.  개중에는 부모의 부족함을 깨닫고 실망하거나 무시하기조차 하는 아이들도 있다.  
그건 아마도 부모가 아직은 나약한 아이들을 억압이나 일방적인 지시 또는 강압적인 자세로 대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어린아이들에게 부모란 그야말로 거역할 수 없는 존재가 곧 부모가 아닐까...... 

자신의 신체와 정신이 성숙해져감에 따라 어렴풋이 깨닫게 되고, 자신들의 기억속에 있는 절대적인 부모의 모습이 실체와 왠지 다름에 의문을 갖게 되고 급기야는 부모도 자신들과 마찬가지의 평범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는 아이들. 그 순간이 아이들과 부모의 관계를 형성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시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는 요즘이다.

이른바 아이들의 반항기로 여겨지는 사춘기의 아이들은 자신들의 신체가 부모들의 그것과 비슷해지는 것을 인식하면서 부모들도 결국엔 자신들과 크게 다를 것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일지도.... 더불어, 이미 부모가 보여주는 세상에서 벗어나 또다른  세상을 보게 되는 아이들에게 부모는 이미 세상의 전부도, 절대적인 존재도 아닌 것이다. 

요즘 한창 사춘기의 반항을 심심찮게 보여주는 초등생 딸아이의 낯선 모습에 당황하고 있던 차에 읽게 된 이 책은 과거의(딸아이의 영.유아기때) 나를 돌아보게 한다.  아이와 부모의 관계를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형성되는 것이란 것을 깨닫게 하는 내용에 '과연 딸아이의 무의식(영.유아기의 기억?) 속에 저장된 나에 대한 기억은 어떤 것일까?'하는 의문과 왠지모를 걱정이 살짝 몰려오기도 한다.
'혹여 딸아이의 기억 속에 신뢰 못할 또는 시시한 엄마로, 부모로 저장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어떤 면에서는 아이와 부모의 관계도 일반적인 인간관계와 마찬가지라는 깨달음을 주는 책이다. 다만, 아직은 세상이나 그 어떤 관계에도 경험한 바없는(백지상태의) 어린아이들에게 부모는 그 어떤 인간관계보다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대해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다시 말해, 엄청난 배려와 한없는 인내같은..... 분명 보통 일은 아닌 부모의 역할을 필요로 하는 것이 바로 아이들이란 존재!

그러나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아이들의 바람과 부모의 바람은 정반대라는 점이다.(본문 68쪽)
부모 노릇은 하루 24시간을 꼬박 해야 하는 노동이다. (본문 70쪽)
부모가 기댈 수 있는 확고한 원칙도 없고, 갖다 붙이기만 하면 되는 전략도 없다. 따라서 부모는 늘 새로운 상황에 적응해야 하는 것이다.(본문 76쪽)
..........
 

그렇다고  전적으로 아이들에게 유리한(?) 조언만을 담은 것은 아니다. '부모가 자신의 욕구에 충실한 것이 이기적인 것은 아니다.'(본문 73쪽) 이라는 문장이 얼마나 반가운지....^^; 

자신의 두 아이 마르고와 아드리앵을 키우며 실제로 겪은 일을 예로 들어가며 아이들의 감정을 올바르게(건전하게) 형성하는데 부모들이 대처하는 방법과 그 이유를 풀어내고 있는 이 책을 통해, 인간은 이성 뿐아니라 감정 역시도 훈련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본능에 의해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아이들은 어른들의 반응과 대처방법에 따라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기도 하고 또 절제하기도 하고, 또 폭발시키기도 한다. 아직은 미개한 아이들의 감정을 부모들이 잘 대처하고 효과적으로 반응함으로써 아이들의 감정 형성을 도와주는 것은 비단 아이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아이들이 점차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게 되면 부모들 한결 대처하기 쉬운  편안한 관계가 되니 말이다.

부모와 자식이란 질긴 인연은 생을 다한 후에도 끝이 없다. 아이들의 미숙한 마음 표현에도 불구하고 진정으로 아이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진심으로 다가가고자 하는 부모의 노력이야 말로 참된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형성하는 밑거름이 되리란 생각을 해본다. 

한창 사춘기로 반항적인 딸아이가 그래도 쉴새없이 조잘대며 나에게서 멀어지지 않는 것에 용기를 내며, 다시 한 번 딸아이의 마음 속으로, 이번에는 이자벨의 충고를 마음에 새기며 풍덩~ 뛰어들리라~ 

" '좋은 엄마', '좋은 아빠'가 되지 못할까 봐 지나치게 걱정하는 것보다 차라리 그 시간에 아이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더 주의를 기울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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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죽을 때까지 여자로 산다 - 아이 없는 여성에 대한 8가지 편견
수지 라인하르트 지음, 강혜경 옮김 / 수북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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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딸아이가 뜬금없이 '엄마 만약에 누가 세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면 뭐라고 할거야?'라고 묻기에 속으로 다소 의아했지만, 잠깐의 생각을 한 후 거침없이 '첫째는 다음에 태어나면 남자로 태어나게 해달라는 것, 둘째는 결혼하지 않게 해달라는 것, 셋째는 아이를 낳지 않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간단하게 대답해 주었다. 솔직히 약간의 우려(?)가 마음 한 켠에 꿈틀거리고 있었지만, 딸아이가 사춘기의 증세를 보이면서부터는 모녀관계에서의 대화보다는 여자대여자로서의 대화를 지향하고 있는(순전히 나 혼자만의 생각이지만..) 생각에서의 솔직한 대답이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딸아이의 같은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은 가족의 건강이니 딸아이의 성적 등등에 관련한 것이었다. 이것 역시 온전히 나의 솔직한 마음은 아니었음에도 왠지 딸아이에게는 그렇게 대답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말이다. 

하지만, 사춘기와 함께 이제는 엄마의 품이나 가족의 울타리보다 제 자신에 대한 관심이나 바깥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무럭무럭 자라는 딸아이에게 더이상 가식 또는 위선(아니 마음 한 구석이 찜찜함을 참아가며)적인, 이른바 사회에서 권장하는 정답(?)같은 것으로 마치 그것이 최선인양 세뇌시키고 싶지 않기때문이 나의 솔직함의 이유이다. 

솔직히 우리는 이 사회가 강요하고(물론 그럴싸한 제도와 관습으로 포장하여) 몰아부치는 모순에 의해 자신의 의지와 바람과는 먼 삶을 살아가고 있지 아니한가? 

최근 인구감소로 인해 비상이 걸린 정부에서 이런저런 혜택이며 제도를 내세워 여성에게 출산을 권장하고, 심지어는 법적으로는 금지되어 있으면서도 암암리에 자행되던 낙태금지도 그런 차원에서 수면 위로 드러내놓고 사회문제화 하는 실정을 보면 정말 쓰디쓴 웃음 밖에 나지 않는다. 

그러다 읽게된 이 책 '난, 죽을 때까지 여자로 산다.'.... 제목부터 왠지 강한 메시지를 느끼게 하는 이 책은 여자라면(정상적인?) 으레 적령기(이것 역시 ?)에 결혼하고 또 아이를 낳아 모성애를 팍팍 풍겨가며 아이를 키우고 또 남편을 위해 내조(이것도 ?)하는 것이 여자로서의 최선이자 대다수 여자들의 삶임을 철칙 여기는 요즘 사회에서는 다소 반사회적인 책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느새 여자로 사십 년을 넘게, 그리고 결혼한 여자로 또 아이의 엄마로 십여 년을 훌쩍 넘게 살아온 내게는 그동안 당연시 여기며 살아온 사회의 관습이며 철칙이 일종의 사회를 유지하고 존립하기 위한 그누군가의 음모(?)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한다.

물론, 인간이 사회를 이루고 살기 훨씬 이전부터 여자에게 출산이며 육아는 자연스런 삶의 모습이었겠지만, 지금처럼 집단적으로 강요하는 것이었을까 하는 의문이 새삼스레 떠오른다.

어쩌면 동물적인 본능에 의해(사회교과에서 배운 종족번식의 본능?) 남자와 관계를 맺는 그 결과로 얻어지는 임신과 출산 그리고 육아이지 않았을까. 그것조차도 동물적인 보호본능에 의한.... 동물들 역시 요즘의 모성애니 부성애니 하는 인간들보다 더욱 눈물겨운 자식사랑(아니 어쩌면 종족번식?)을 위해 목숨까지도 바치지 않던가.... 

여자가 아이를 낳지 않으면 칠거지악이라 하여 쫓겨나던 시절을 케케묵은 옛이야기라 한심해 할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요즘도 아이를 낳지 못하면 무슨 결점이나 있는듯, 시험관 시술같은 의학의 힘을 빌려서라도 아이를 낳으려는 사람들이 적지 않고, 아이가 없는(안 생겨서건 계획에 의해서건) 부부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결코 곱지 않은 요즘이니 말이다. 

어느새 돌이키기에는 늦은 감이 있는 여자로서, 엄마로서의 삶을 살아온(사회가 요구한대로 그것이 최선의 삶으로 여기며) 내게 이 책은 정말 놀랍고 한편으로는 억울한 생각마저 들게한다.
결코, 여자에게 모성애는 하늘이 부여한 특권이 아니라는 것. 오히려 모성애가 없는 것이 훨씬 더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라는 것!

이 부분은 어느 것보다 그동안 '좋은 엄마, 좋은 부모'를 수없이 세뇌하며 마음 속의 온갖 갈등과 육체의 힘겨움을 잠재우며 버텨온 내게는 그야말로 엄청난 충격일 수밖에. 
그동안 아이를 낳았음에도 조금이라도 소홀한 주변의 엄마들을 보며 얼마나 한심해 했는데.. 그러면서 상대적으로 고통을 참으며 노력하는 나 자신을 다독이지 않았던가.... 

이 책에 담긴 다른 증언(?)들은-이를테면, 아이를 갖지 않는 열한 가지 이유와 같은- 차치하고라도 '모성애에 관한 일곱 가지 거짓말'은 아이를 낳고 살아본 지금까지의 경험자로서 100% 아니 1000% 진실(사실?)임을 증언하는 바이다.

"여성이 처한 운명이란 바로 영원히 끝나지 않는 전투 속에서 늘 다시금 고군분투하는 것이며, 어쩌다가 좀 유리한 상홍이 되어서도 결코 최종적인 승리는 그녀의 몫이 아니다. 주부들이 해야 하는 집안일은 끝없이 산 위로 돌을 날라야 했던 시지프스의 고통과 가장 흡사하다"고 여성의 운명을 냉정하게 비판한 보부아르야말로 여성에 대한 사회의 모순된 관습을 꿰뚫고 있지 않았을까..... 

요즘 사춘기로 정신없는(?) 딸아이가 언젠가 결혼이나 임신으로 고민한다면, 아니 그전에라도 성인이 되는 그 어느날 권해주고픈(아니 필독서로 건네주고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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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근차근 가치육아>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차근차근 가치육아 - 멀리 보고 크게 가르치는 엄마의 육아 센스 65가지
미야자키 쇼코 지음, 이선아 옮김 / 마고북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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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딸아이를 낳고 육아에만 전념하며 엄마로 살아온 지 십삼 년째 접어들고 있다. 올해는 더욱 힘에 부치는 것을 느껴서인지 '가치육아'라는 제목이 남다르게 다가온다.
해마다 아이의 성장이 눈에 뜨이게 달라지기도 하지만 요즘 청소년기에 접어들면서 나타나기 시작한 이른바 '사춘기'의 징조들은 벌써부터 나를 지치게 한다.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으레 거쳐야 할 통과의례처럼 인식된 지 오래지만 나에게도 딸아이에게도 생소하고 낯설기만 한 이 시기가 부담스럽기만 하다.

비로소 '육아'라는 것이 무엇보다 힘든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또하나의 '위기'와 같은 시기라고나 할까... 돌아켜보면, 아이를 키우는 순간순간이 부모들에게는 최선의 지혜와 선택을 요구하는 순간이 아닐까 싶다. 더구나 첫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결코 예습없는 실전으로만 대응해야 하는 육아라는 일이 지나고보면 만족보다는 후회가 더 큰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요즘엔 육아와 관련한 책들이 정말 다양하고 풍부하게 쏟아지고 있어 그나마 간접적으로라도 육아를 경험할 수 있고 또 마음으로나마 내 경우를 짐작해 볼 수도 있으니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차근차근 가치육아'라는 제목부터 '느림과 여유'를 떠올리게 하는 이 책은 가벼운 두께에도 불구하고 하나하나 책장을 넘기다보면 좀더 일찍 읽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느껴진다.
어느새 사춘기를 맞이하고 있는 딸아이이다보니 나름대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나 자신과 타인에 대한 시각을 어설프게라도 '주관적'으로 형성하고 있는 딸아이의 모습을 발견하는 요즘엔 더욱 그렇다. 

아이의 생활과 관련한 짧은 수필처럼 엮은 이 책에는 전문적인 지식이나 이론을 강요하기보다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보편적으로 느끼고 공감하는 '가치'에 대해 편안하게 권하고 있어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맛있게 먹고, 말도 풍부하고, 의사소통을 잘 하는 아이. 그래서 밉지 않고, 시원시원하고 센스 있는 아이로 키우는데 필요한 것은 엄마의 강요보다는 아이를 바라보는 엄마의 넉넉한 시선과 마음이 먼저이지 않을까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엄마에게 아이는 힘겨운 육아의 대상이기 보다는 오감을 열어 이해하고 공감하여야 할 천진한 장난꾸러기로, 때로는 세상을 함께 살아가야 할 작은 동반자로 생각케 하는 또 하나의 깨달음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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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 문학과지성 시인선 373
이병률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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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시를 만나본다. 벌써 이십 여년이 훌쩍 넘은 탓일까.. 아니면 그동안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이 부족했다는 의미일까...
기억을 더듬어 보면 나무에서 떨어지는 나뭇잎만 보아도 왠지 가슴 한 구석이 서늘해지고, 눈부신 아침 햇살에도 울컥 눈물이 솟아오르던 그런 시절이 있었건만...
읽는 시마다 왜 그렇게도 가슴을 파고드는 듯하던지.. 마치 유행가 가사가 온통 나를 위한 노래라고 여기던 유치한 시절처럼 말이다.

가을이면 은행잎이며 단풍잎을 책갈피에 넣어 말렸다가 깨알같이 시를 옮겨적기도 하고, 이쁜 편지지 가득 내 마음같은 시를 베껴쓰고 코팅까지 해서 애지중지하며 다녔던 그 시절이 새삼 그리워진다.
그 시절이 지난 후 치열한 생활과 맞서 살다보니 시적인 감상에 빠질 여유도 없었던 탓이리라.

그러고보면 시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왠지 평범한 사람들과 달라도 뭔가 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조금은 치열한 생활(현실)에서 벗어나 관망하기 좋을 만큼의 거리를 두고 살아가기라도 하는 것일까..... 

아무튼, 온통 내 것 같기만 하던 그 시절 이후 다시 만난 시는 어느새 시간의 간극만큼 멀게만 느껴졌다. 어쩌면 시라는 것이 가장 개인적이고도 사적인 장르가 아닐까 싶다. 오로지 시인만의 언어로 이야기하는......
그런데도 시!하면 학창시절 낱말 하나하나에 시인의 마음과 의미를 찾아 해석하며 배웠던 것에 익숙한 탓에 이렇게 무방비 상태로 자유롭게(?) 시를 대하려니 막막함이 밀려오는 것 같기도 하다.
'찬란'이란 낱말에 담겨있을 시인의 마음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면 어떡할까 하는 불안감마저 드러낸다. 

'찬란'을 비롯해 정말 많은 시들이 담겨 있다. 시인은 언제 이렇게 부지런히 작품들을 만들어낼까 하는 생각도 하며, 마치 숨은 그림찾기라도 하듯 시 속에 담아놓은 시인의 느낌과 시선을 붙잡고픈 마음도 느끼며 하나하나 시를 읽어본다. 

그러다 마주친 몇 개의 시는 막연히 공감이 간다고나 할까....일상에서 마주하는 어느 순간 느꼈을 감정을 시인의 언어를 통해 왠지모를 감동같은 것도 느껴지는 듯하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문득문득 사소한 일상에도 놀랍고 감사하고 감동하고 눈물이 솟기도 하는 일이 잦아지고는 하던데... 내 경우에는 '감사'하다는 낱말을 떠올렸다면 시인은 '찬란'이라는 눈부신 낱말로 그려내고 있다. 음... '찬란'이 새삼 멋진 말로 다가온다.^^
 

겨우내 아무 일 없던 화분에서 잎이 나니 찬란하다.
흙이 감정을 참지 못하니 찬란하다.
...........
........... 

지금껏으로도 많이 살았다 싶은 것은 찬란을 배웠기 때문
그러고도 겨우 일 년을 조금 넘게 살았다는 기분이 드는 것도
다 찬란이다


('찬란' 중에서)


이제 곧 감정을 참지 못하는 흙이 제 속에 품고 있던 잎을 토해내는 계절이다.
온통 '찬란'일 터이다. 오라~ 찬란이여.. 마음껏 감동해 주마..^^
이것은 순전히 내 맘대로 시인의 찬란을 음미해보는 것일뿐~
시인의 '찬란'은 왠지 정적이다. 하지만 나는 동적인, 꿈틀대는 찬란을 음미하고프다고 할까.... 
 

늦은 밤 술집에서 나오는데 주인 할머니
꽃다발을 놓고 간다며
마늘 찧던 손으로
꽃다발을 끌어안고 나오신다 

꽃다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할머니에게 

이 꽃다발은 할머니한테 어울리네요
가지세요 

할머니는 한사코 가져가라고 나를 부르고
나는 애써 돌아보지 않는데
.......
.......
 

('온다는 말 없이 간다는 말 없이' 중에서)
 

눈앞에 절로 그림이 그려지는 시에 마음 한 켠에 정겨움이 차오른다. 왠지 짠~함까지도.....
'마늘 찧던 손으로 꽃다발을 끌어안고 나오시는' 할머니께 선물하듯 꽃다발을 가지라는 시인은 할머니가 무색하지 않게 '할머니한테 어울린다'고 기분 좋은 아부까지 안겨준다.
꽃다발을 끌어안고 가져가라고 부르는 할머니의 그 마음도 살짝 보이는 듯하다.
 

오랜만에 만난 시.. 그리고 처음으로 만난 시인 이병률... 표지의 낙서하듯 그려진 그의 모습을 보며 왠지 잘(?) 안 생겼으리라 짐작했는데... 모인터넷서점에 올려진 그의 인터뷰 기사를 보니 오잉? 썩 괜찮은 얼굴인걸.....ㅎㅎㅎ
시인의 얼굴을 보기 전과 후에 시를 대하는 나의 마음이 살짝 달라진 것을 고백(?)한다. 우째 이런 일이....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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