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오길 잘했어 - 엄마와 딸이 함께한 14일간의 인도여행
유승혜 지음 / 리스컴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인도를 대표하는 건축물 타지마할을 배경으로, 미소도 포즈도 푸근하게 다가오는 모녀의 모습을 담은 표지의 사진에 부러움이 불쑥 밀려온다.

'엄마와 딸이 함께한 14일간의 인도여행'이란 작은 글씨가 이 책을 중간쯤 읽다가 몇 번째 표지를 다시 들여다볼 때에서야 내 눈에 들어왔다.

그때까지 읽었던 내용들이며 책의 두께는 14일이 아니라 한 달을 훌쩍 넘는 기간이라해도 믿을 수 있을만큼 알차게(?) 다가왔기에.....

그제서야 목차와 본문 사이에 '우리 모녀가 14일 동안 다닌 코스'를 숨겨진 보물찾듯 찾아내고보니 모녀가 다닌 곳이 모두 다섯 개 도시로 가장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인도여행지였다. 델리- 바라나시-아그라-자이푸르-자이살메르.....

결코 내게도 낯설지 않은 다섯 개의 도시를 돌며 들려주는 모녀의 인도여행은 한편으로는 익숙하게, 다른 한편으로는 결코 실현불가능한 남의 이야기인듯 낯설게 다가왔다.

 

올1월까지 내리 3년을 인도여행을 다녀온 터이기에 모녀가 들려주는 델리, 바라나시, 아그라, 자이푸르, 자이살메르의 곳곳이 아련한 추억을 돋게 했다. 아쉽게도 마음껏 어리광을 부리고 티격태격해도 언제나 내 편에 서주는 엄마가 아닌 남편 혹은 이제 한창 사춘기를 겪고 있는 딸과 함께, 딸이 아닌 아내와 엄마로서였지만......

 

서른이 다 되어가는 딸이 엄마랑 여행을, 그것도 인도라는 범상치 않은 여행지로 이름난 인도라는 곳을 여행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은 분명할 터.. 그러나, 이미 자신이 '나고 자란 첫 번째 집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엄마와 어쩌면 영원한 추억을 담은 새로운 집을 찾아 떠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인도에 함께 오기 전 이미 세계 여러나라를 여행하고 온 나름 베테랑 여행자인 딸아이가 아직도 물가에 내놓은 다섯 살 어린애마냥 여겨지는 엄마는 틈만나면 쉴새없이 잔소리를 늘어놓기도 하고 제풀에 토라지기도 하고, 부끄러운줄도 모르고 바라나시 가트를 울며 걷는 딸아이에겐 변함없이 돌아갈 안식처임에 틀림이 없어보인다.

아....이미 스무해도 더 전에 엄마와 영원한 이별을 한 나로서는 결코 흉내조차 낼 수 없는, 부럽기만 한 모녀의 여행담이다.

처음 몇 해 동안엔 믿기지 않는 엄마의 부재가 어느덧 문득문득 눈물나는 그리움이 된지도 이미 오래다. 그럼에도 책을 읽는 동안 엄마와 함께 변변한 여행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던 것에 새삼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밀려왔다. 무엇이 그리도 급했는지.. 대학을 졸업하던 해에 그렇게 바삐 떠나가셨으니....

 

결코, '14일' 동안의 여행담이라고만 여겨지지 않는 딸과 엄마라는 두 여자가 '인도'라는 몹시도 낯선, 그래서 더욱 서로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특별한 땅에서 만들어가는 특별한 추억을 들려준다. 인도니까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 인도니까 겪을 수밖에 없는 사건들...

이전까지 한 번도 본적없는 그들의 눈망울과 한 번쯤은 좌불안석이 되게하는 싸이클릭샤의 앙상한 뒷모습은 정(情) 많은 우리들로 하여금 하루에도 몇번씩 마음과 주머니를 활짝활짝 열어야만 될 것같은 죄책감(?)같은 것을 느끼게 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마음은 결코 그리 오래가지 않게 만드는(?) 곳이기도 한 그야말로 INCREDIBLE INDIA~

 

이미 인도를 세 차례 다녀왔음에도 모녀가 들려주는 인도여행기는 결코 식상한 구석이라고는 없는, 델리-바라나시-아그라-자이푸르- 자이살메르의 주요 여행명소에 대한 정보와 엄마와 딸이기에 만들어낼 수 있는 가슴이 뜨끈해지는 에피소드들을  담아내고 있어, 마치 신선한 재료로 잘 비벼낸 한 그릇의 비빔밥같은 책이다.

 

엄마와 딸 그리고 인도... 어느틈에 내 가슴 한 켠에 그리움으로 자리잡는 말들이다, 이 비빔밥같은 책으로 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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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등 엄마가 만드는 일등 아이 공부습관 - 공부습관을 바꾸면 아이의 인생이 바뀐다!
이명주 지음 / 아주좋은날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미 두 자녀를 사교육 없이 명문대, 그것도 법대에 합격시킨 부모의 노하우뿐만 아니라 '학생지도의 귀재', '명강의'로 명성을 얻고 있다는 저자가 쓴 글이어서인지 군더더기 없이 술술~ 읽히는 책이다.
특히 공부하는(?) 아이를 둔 부모라면 체득할 때까지 끼고 살아야 할 것같은  책이다.

사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아무리 책과 담을 쌓고 산다고해도 자녀교육서 한 번 읽어보지 않고 살 수 있을까 싶을 만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쉴 새없이 노하우를 담은 책들을 쏟아내고 있는 요즘이다. 게다가 교육현장의 제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는 학교 선생님들까지 가세하여 부모들의 적극적인 교육참여를 부채질 하고 있는 실정이다보니 무릇 밥 잘 먹이고 옷 잘 입히고 심성을 곱게 키우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란 소리는 케케묵은 것이 된지 오래다.

자녀교육서를 오래도록(혹은 꾸준히) 읽은 부모라면 '결국엔 그 소리가 그 소리'라는 것이 결론일 것이다. 특별한 비결이라도 있는듯 제각각의 목소리를 높이지만 결국엔 하나같이 공부 잘 하는 아이, 명문대에 가는 아이로 키우자는 것, 바로 그것이다.
그래도 딸아이가 어렸을 때는 정서나 심성을 주로 하는 책들도 적지 않았는데, 요즘에는 주(主)는 공부(학습)고, 그 외의 것은 공부를 위한 효율적인 수단 혹은 부재(副材)쯤으로 여겨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고보면 어느새 부모의 역할이란 공부 잘 하는 아이로 키우는 것이 전부가 된 셈이다.

이 책 역시도 그런 추세에 확실하게 한몫하는 책이다. 제목조차도 '일등 엄마가 만드는 일등 아이 공부습관'아닌가..... "한 살짜리 아이는 엄마 품을 원하지만 열 살짜리 아이는 엄마의 능력을 원한다!"는 <프롤로그>의 제목은 한 술 더 뜬다. '아이 공부, 중학교 이전에 결판내라'는 1장의 소제목은 결정타가 됨에 부족함이 없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시기는 1급수의 교육환경에 해당하고, 중학교는 2급수, 고등학교는 3급수의 교육환경에 해당한다.... 그래서 우리 자녀교육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때, 아무리 늦어도 중학교 초기까지는 결판을 내야 한다." 이 구절은 그야말로 대다수의 부모들(결판은커녕 갈피조차 잡지 못하는 나와같은)에게는 쐐기를 박는 셈이다. 이제 당신의 아이는 제아무리 발버둥쳐도 맘 놓고 마시는 1급수가 될 수 없다는..... 하지만, 정작 본문을 자세히 읽어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시기가 빠를수록 효과가 크다는 의미인데 제목을 너무 함축적, 단정적으로 지은 탓이다. 이러한 점이 본문 곳곳에서 발견되는데 이 책의 아쉬운 점이다.
특히, 각 장의 소제목들이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본문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한 것 같다. 너무 시대의 흐름(혹은 홍보적으로 치우친?)을 좇은 탓이 아닐까 싶다.

문득, 책을 읽고 또 읽다보니 화가 난다. 특별히 이 책의 내용에 불만이 있거나 한 것은 아님에도.....
곧 중간고사를 앞두고 있는 딸아이에게 당장 읽으라고 표시를 해둔 곳만도 예닐 곱개가 넘는데도 말이다.

아이의 성적이나 대학 합격만으로 아이를 잘 키우는 목표를 삼고 밤낮없이, 휴일도 없이 아이를 책상 앞으로, 교과서 속으로 내몰아야 한다는 말인지......
물론, 과거의 어느 시절에는 학교 시험만 잘 보고 성적만 좋아도 절로 좋은 학교에 진학하고, 또 대학만 졸업해도, 영어만 조금 잘 해도 걱정없이 취업해서 잘 살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내로라하는 명문대를 졸업해도 안심할 수없는 것이 오늘날 젊은 세대의 현실이고, 공부만 잘 한다고 좋은 학교, 취업이 대기하고 있는 시절이 아니다.
이제는 공부만으로, 성적만으로 인생을 설계할 수 없는 시대다.
그럼에도 공부만을 강요하는 우리는 어쩌면 첨단 시대의 아이들에게 돌도끼같은 도구만을 들려주는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때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는 유행어가 강타한 적이 있었다.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드넓은 세상에서의 자신을 돌아보라는 의미일 것이다. 학교는 분명 '배우는 곳'이다. 그리고 공부는 학문(지식)만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배우고 익힌다는 의미도 분명하게 들어있다. 그러나 우리는 여태껏 아이들에게 학교란 학문(지식)만을 배우는 곳이라고 가르쳐 왔다.

이제는 학교는 기술도 배우는 곳이라고 제대로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아이들이 알고 있는 공부하는 학교란 결국 절름발이 학교인 셈이다.
지식을 깨우치고 싶은 아이들은  학문(學文)을, 기술에 흥미가 있고 재밌는 아이들은 기술을 배우고 익히는 학교, 그것이 우리가 아이들에게 되찾아주어야 할 학교가 아닐까 싶다.
어쩌면 학교란 지식만 배우는 곳이라 철썩같이 믿고 있는 부모들이야말로 진짜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닐까?

알고도 모르는 척 하는 것인지 아니면 진짜로 모르는 것인지... 전문가라고 하면서도 절름발이 학교가 아무렇지도 않은듯  '공부만 하는' 학교, '공부만 강요하는' 부모, '공부만 해야 하는' 아이들로 이끄는 그들에게 정말 화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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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마더 - 예일대 교수 에이미 추아의 엘리트 교육법
에이미 추아 지음, 황소연 옮김 / 민음사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서양인 부모는 자기아이의 개성을 존중하고 아이가 진정한 열정의 대상을 찾도록 인도하며 그 애가 선택한 길을 지원하고 긍정적 강화 효과와 풍요로운 환경을 제공한다.' (본문 80쪽)

'중국식 양육법은 성공을 쟁취하도록 자극한다. 자신감과 근면함, 그에 따른 성공이 선순환을 이뤄 내는 구조다.' (본문 174쪽)

'단언하건대 내가 하는 모든 일은 순전히 딸들을 위해서라고 100퍼센트 확신한다. 소피아와 룰루와 함께 하는 일들은 대부분 내게는 우울하고 지치고 재미가 하나도 없는 것이다. 아이가 하지 않으려는 일을 시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요리조리 꾀를 부리는 아이에게 고된 일을 시키는 것도, 지레 겁먹고 하지 않으려는 아이에게(부모 역시 겁나는데) 할 수 있다고 설득하는 것도 어렵다.'(본문 176쪽)

올해 중학생이 된 딸아이때문에 심신이 지쳐있던 내게 속시원한 해답보다는 지푸라기라도 잡고픈 심정으로 받아든 책이다. 그리고 맨처음으로 얻게된 확신(?)은 다름아닌 '아이들끼리만 노는 것'에 대한 단속, 망설일 것없는 금지! 바로 그것이었다.

여태껏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딸아이를 키우면서 단 한순간도 망설임없이 아이를 키운적이 있었던가 싶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겪는 고민이자 갈등이 아닐까 싶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그 어떤 선택의 순간보다 어렵고 힘든 순간이다. 과연 나의 선택이 최선일까.. 나 자신이 아닌 아이를 위해서 말이다.

아이를 키우는 것만큼은 예습도 복습도 없다는 것이 시간이 흐를수록 분명하게 느끼고는 하는데 타이거 마더, 에이미 추아의 글을 읽으면서도 확신할 수 있었다. 첫째 딸 소피아와는 확연하게 다른 룰루로 인해 더없는 고민에 빠지며 자신을 돌아보는 에이미 추아.  룰루가 소피아와 마찬가지로 타이거 마더의 훈육을 거부(?)없이 받아들였다면 아마도 이 책의 내용이 그다지 흥미롭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온순한 언니와 달리 한 마리 야생마같은 룰루로 인해 타이거 마더의 확신에도 위기가 찾아오고 결국엔 야생마의 순수한 기질을 어느 정도 수용(인정?)하려는 타이거 마더의 변화가 흥미롭지만, 무엇보다 변함없이 확신에 찬 타이거 마더의 육아법(엘리트 육아법?)이 인상적이다. 

한편으로 타이거 마더, 에이미 추아 자신이 평범한(?) 삶을 살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그녀의 확신은 그녀의 부모나 남편조차도, 또 아이들의 반항(거부)조차도 꺾을 수없는 확고한 것인지도 모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나름의 성공(아니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성공)을 거둔 경험자로서 성공으로 가는 길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결코 양보할 수도, 포기할 수도 없는......

문득, 평범한(성공의 경험이 없는?) 부모들이 무엇보다 부족한 것은 성공에 대한 확신이 아닐까 싶다. 자신의 교육법이 과연 아이들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을까...하는. 평범한 부모들의 육아법이란 대개 자신 스스로가 경험하여 얻은 것이 아니라 대부분 성공한 이들(혹은 전문가?)로부터 얻은 것이기에 말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만큼은 타이거 마더의 교육법, 아이들과의 타협은커녕 그 누구도 못말리는 확신으로 가득찬 호랑이 엄마의 일방적인 채찍질이 요즘의 나의 혼란스러움을 잠재울 해답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며칠 전 친구들과 함께 방과 후에 시내로 쇼핑을 가도 되냐는 딸아이의 질문을 일언지하에 거절할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아마도 한 번쯤은 괜찮겠지 하는 마음에 허락하였을 터였다.

타이거 마더, 에이미 추아의 심히 일방적이다 싶은 교육법이 과연 내게 얼마나 유효할지 모르겠다. 여태껏 읽고 배웠던 많은 교육법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그러나, 그녀의 교육법이 중학생이 된 딸아이때문에 고민중이던 내게 한 줄기 새로운 빛처럼 다가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평소 내가 갖고 있던 생각에 확신을 더해주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뭐든 잘하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재미없다는 것이 중국인 부모들의 사고방식이다. 뭔가를 잘하려면 노력해야 하는데 아이들은 스스로 노력하지 않기 때문에 부모의 결정이 아이의 선호보다 우선해야 한다. 연습, 또 연습, 끈질긴 연습만이 잘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일단 뭔가를 잘하기 시작하면, 아이는 칭찬을 받고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무척 만족해한다. 그때는 자신감이 생기고 한때 재미없었던 것도 재미있는 것으로 바뀐다.' (앞표지에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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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명문대학 돈 안들이고 가기!
홍순도 지음 / 그린페이퍼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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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한때 모그룹의 회장이었던 이가 펴낸 책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란 제목이 유행어처럼 우리 사회에 휘몰아쳤던 기억이 떠오르게 하는 책이다. 아닌게 아니라 '세상은 넓고 대학은 많다!'라는 것을 새삼 일깨워주는 책이다.  

어느새 딸아이가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어 더없이 긴장되고 혼란스러운 요즘이다. 초등학교의 마지막 방학이기도 한 이번 겨울방학은 그래서 더욱 마음을 다잡은 터였는데... 수학은 미진했던 점을 보충하고 중학교 1학년 과정을 살짝 예습하고, 영어는 중학 영문법을 살펴보기로... 

그런데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라도 떨어진듯 예기치 못한 딸아이의 사춘기 증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방문을 딸깍! 잠그질 않나, 뭐라 말이라도 붙이려면 쌩~하고 찬바람이 몰아치니... 복습이고 예습이고 공부가 문제가 아니라 아이와의 소통이 급선무가 되어버렸다.
다행히 중학교 배정이 딸아이가 원했던 1지망 학교로 되어 그나마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만에 하나 1지망이 안됐더라면...하는 생각은 꿈에라도 일어나선 안될 일처럼 말이다. 

아무튼, 이제 개학과 초등학교 졸업 그리고 반배치고사와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어 대학의 문 앞에 한 발 가까워진듯 한 요즘, 딸아이의 중학교 교과공부를 어떻게 해야할지 갈피를 못잡고 있는 내게 한 줄기 빛처럼 환하게 다가온 책이다. 

사실 대학하면 여태껏 국내의 대학에 국한하여 생각한 것이 사실이다. 이유인 즉, 다른나라로의 유학은 무엇보다 금전적인 부담이 적지않은 탓에 말이다. 아무리 적게 들어도 우리나라의 대학에 보내는 비용보다는 생활비며 기숙사비며.. 이만저만 드는 게 아닐텐데 하는 마음에 섣불리 고려의 대상조차 되지 못한다. 
설사 유학을 염두에 두더라도 일단은 국내 대학에 진학한 이후 아이의 능력과 의지에 따라 살짝 고려해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할 뿐이다.  어쨌거나 '유학'은 나에게만큼은 우선 고려의 대상이 아니었던 것만큼은 확실했다. 이 책을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세계 명문대학 돈 안 들이고' 간다는 제목이 살짝 낚시글같기도 해 그다지 기대를 품고 펼쳐본 것이 아니었는데... 저자 본인도 유학생으로, 언론사 특파원으로 오랜동안 해외 생활을 경험했고, 또 두 딸도 유학을 보낸 아버지로서 그동안 몸소 경험하고 얻은 비법같은 소중한 정보들에 그야말로 신세계를 보는 듯했다.
'아.. 대학이 우리나라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구나!'하는.... 

물론, 대학이 어찌 우리 나라에만 있겠는가.. 한때 나 역시도 유학을 꿈꾸었던 -유학을 준비하다 집안 사정으로 관두기는 했지만- 사람인데... 그 당시에도 제일 부담이 컸던 것이 바로 등록금이었던 것 같다. 특별하게 뛰어난 것없이 유학을 가자니 순전히 자비로 가야했던 탓에 그 부담이 더욱 컸을 것이다. 결국 집안 사정으로 유학의 꿈을 접어야 했으니 다행인 셈일까... 만약 유학을 떠났다면 내 인생이 또 어떻게 되었을까...종종 미련처럼 떠오르기도 한다. 

무엇보다 비용(등록금)에 대한 부담때문에 섣불리 유학을 염두에 두지 못하는 것은 정보의 부족때문이란 것을 새삼 느끼게 하는 책이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어쩌면 관심 밖이서) 세계 여러나라의 우수한 대학들에 저렴한 비용으로 다닐 수 있음을 알려준다. 다만, 어느 정도의 실력과 노력은 기본 요소란 것이 공통점이다. 

한국의 대학보다 저렴한 등록금으로 다닐 수 있는 미국과 캐나다, 중국의 대학도 적지 않고, 기본적인 생활비만 있어도 다닐 수 있는 프랑스와 독일, 싱가포르의 대학도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미국, 영국, 캐나다, 중국, 일본.. 등에 국한돼 있던 범주를 벗어나면 더욱더 많은 대학들이 세계 곳곳에 있다. 

고등학교 3년 아니 초등학교 입학부터 12년 동안 준비하고 단 한 번의 대입수능시험으로 대학을 선택하고 장래까지도 결정짓게 되는 우리의 교육 현실은 당사자인 아이들 뿐만 아니라 부모들조차도 교육에 목을 매게 한다. 그리하여 사교육공화국으로 우뚝 선 것이 현실이다.
내신때문에 시험점수 1점에도 학교에 쫓아가는 부모들이 적지 않다. 아이들의 장래를 위해서 말이다.

더이상 'IN SEOUL' 대학에 목을 맬 때가 아니다. 서울 안에 있는 대학을 나와도 보장된 것 하나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제는 'OUT OF KOREA'다! 성적으로만 대학을 결정하는 우리나라의 대학에 목을 맬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재능을 제대로 키워줄 세상의 대학에 눈을 돌려야 할 때이다.
세상은 넓고 대학은 많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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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하라 고양이 - 가끔은 즐겁고, 언제나 아픈, 끝없는 고행 속에서도 안녕 고양이 시리즈 2
이용한 글.사진 / 북폴리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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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고양이가 재수 없다고 말한다. 또 누군가는 고양이가 무섭다고 말한다. 그런 분들에게 나는 갓 태어난 아기 고양이의 눈을 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새벽하늘을 닮은 라임색 눈동자와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눈망울과 두려움과 호기심이 뒤섞인 그 눈빛을 보면 당신의 편견도 사르르 녹아버릴 것이다. (본문 306쪽)' 

'고양이'하면 나 역시도 왠지 모를 두려움부터 떠오른다. 아마도 어릴 때 읽었던 에드거 앨런 포의 소설 <검은 고양이>때문이 아닐까 싶다. 자신을 미워한 사람에게 죽어서도 철저히 앙갚음하는 내용을 읽으며 오소소 소름이 돋던..... 

그래서였을까... 확실한 기억이 떠오르지는 않지만 새끼 고양이를 집에서 키웠는지 아니면 옆집 고양이를 데려왔는지 아무튼.. 정말 작고 귀여운 새끼 고양이였는데도 내 옷에 고양이의 발톱이 걸려 잘 떨어지지 않아 얼마나 겁을 먹었는지.. 그 순간에도 함부로 대하면 꼭 복수를 당할 것만 같아 어쩌지도 못하고 엄마가 떼어낼 때까지 바들바들 떨던 기억만 어렴풋하게 떠오른다. 

그 뒤로 고양이는 그저 나와는 관계가 없는 동물일 뿐이다. 날로 늘어가는 애묘족에 관한 기사를 보아도 그저 남의 이야기일 뿐이다. 그래서인지 제 아무리 이쁘고 고고한(?) 고양이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보아도 내게는 별 감흥이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오히려, 고양이의 삶을 담은 이 이야기가 새로운 관심과 색다른 재미를 불러일으킨다. 마땅히 집이 없이 떠도는 고양이를 길고양이로, 그래도 누군가의 보살핌을 받는 고양이는 마당고양이로, 또 그들이 머무는 곳에 따라 축사고양이, 개울냥이, 교회냥이로 나름의 이름을 달고 있는 것이 고양이에 대해서 전혀 무심하던 내게는 참 신선하게 다가왔다. 

더불어, 주변의 길고양이들의 특징(턱시도, 삼색이, 고등어 등의 무늬로)을 일일이 구분하고 또 가계도(가족관계)까지도 꿰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행동거지 하나 특징 하나까지도 세세하게 담아내는 저자의 능력이 특별하게 다가왔다. 고양이에 대해 무지한 내게는 전혀 새로운 능력이 아닐까 싶다. 물론 고양이에 대한 남다른 관심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내게는 그 고양이가 그 고양이로만 보여지는데 말이다. 

자신의 주변에서 만나는 고양이들의 삶을 묘생(猫生)으로 존대하며 우리의 삶인 인생(人生)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깨우쳐주는 저자가 평범치 않게 느껴진다고나 할까...... 

일정하게 머무는 곳없이 동네 이곳저곳을 배회하는 것같아도 결국엔 치열하게 자신의 삶을 살고 있는 고양이들의 모습에 마음조차 찌르르 해온다. 추운 겨울을 힘겹게 살아내고 있는 고양이들에게 사료를 건네주는 저자의 손길이 그 어떤 것보다 절실한 구원은 아닐지.... 

저자의 집마당을 찾아와 사료를 먹는 바람이는 그나마 다행이다. 빈집이 철거되어 둥지를 떠나야 했던 까뮈네 식구들이 갑작스레 자취를 감춘뒤 다시 만난 새끼 고양이들이 김칫국물 벌건 총각무를 씹어먹는 모습은 우리 주변의 이야기인듯 다가왔다. 사람들 역시도 하루아침에 보금자리에서 쫓겨나 막막한 현실에 부딪치기도 하니 말이다. 

특히, 이웃 마을에서 만났다는 '궁극의 접대냥'이자 시도 때도 없이 발라당을 하는 봉달이의 개울을 나는 이야기에는 개발이라는 그럴싸한 이름으로 자연을 마음대로 파헤치고 파괴하는 인간들의 어리석음을 함께 담아내고 있어 안타까움이 밀려왔다. 

우연히 알게된 고양이로 인해 고양이 책까지 내게 된 저자는 '세상에 사연 없는 사람이 없듯이 사연 없는 고양이는 없다'고, '묘생도 인생처럼 겉으로는 그럴듯해 보여도 그 속은 지옥 같을지 모른다'고, '고양이도 내색은 하지 않지만 펑펑 울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가 찍은 고양이들의 사진과 그가 들려주는 고양이들의 사연은 그것이 터무니 없는 짐작이 아님을 일깨워 준다. 길 위의 고양이들의 삶도 지구별에서 함께 살아가는 생명체로서 우리의 삶과 다르지 않음을 증명하는 진솔한 다큐멘터리!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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