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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렌 포스터 ㅣ 작가정신 청소년문학 1
케이 기본스 지음, 이소영 옮김 / 작가정신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수 카우프만 문학상, 헤밍웨이 재단 특별상, 오프라 윈프리 북클럽 선정도서'!
정말 읽어보고픈 마음이 동하게 만드는 화려한 수상경력이다.
그리하여 읽어보게 된 엘렌 포스터의 이야기~
엘렌이 독백처럼 들려주는 이야기는 우선~ 술술 읽혔다.
열한 살의 엘렌은 '어떻게 하면 아빠를 죽일 수 있을까? 어릴 때 나는 날마다 아빠를 죽일 방법을 생각하곤 했다.....'라는 끔찍한 그러나 한편으로는 독자로 하여금 공감을 얻을지도 모를 의미심장한 한마디로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다.
게다가 아주 구체적인 아빠 죽이기 계획까지 생각해내고 꼼꼼히 점검해보는 엘렌.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엘렌은 아빠를 죽이지 않았다.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술을 퍼마시는 바람에 죽고 말았다고. 그러니 엘렌이 아빠를 죽이는 끔찍한 일은 일어나지 않은 것이다.
만약, 아빠가 그렇게 죽지 않았다면 엘렌은 과연 독거미를 아빠의 침대에 풀어놓았을까...하는 쓸데없는 궁금증이 살짝 들기도 한다.^^;
아문튼, 엘렌이 도대체 왜 아빠를 죽이려고 한다는 말인가? 아빠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아니면 아빠가 얼마나 끔찍하길래?..... 온갖 의문이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
엘렌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그야말로 아주 불행한 소녀의 이야기이다. 아빠는 술주정뱅이에 가족이라고는 관심조차 없다. 엄마는 가족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선택한 결혼이었지만 결코 행복하지 않은, 더구나 병들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있다 마침내는 다량의 약을 복용하고, 어린 딸 엘렌의 옆에서 그렇게 죽어갔다.
그리고, 홀로 남겨진 엘렌. 사실 아빠가 옆에 있었지만 결코 엘렌을 보호할 생각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그저 술주정뱅이였을 뿐이다. 게다가 어린 엘렌을 위험에 빠뜨리기까지 하지 않았던가......
엄마가 살아있어도 엘렌을 돌봐줄 형편은 못되었겠지만, 그래도 있다는 그 자체로 끔찍한 아빠와 한 집에서 견뎌낼 수 있는 약간의 가림막이라도 되었는데..... 엄마도 없는 생활에서는 그저 엘렌에게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같은 불안한 존재가 된 아빠... 결국, 엘렌은 아빠로부터, 집으로부터 탈출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엘렌의 삶. 줄리아 선생님과 로이 아저씨와의 단란한(?) 생활은 그리 오래가지 못하고 엘렌의 삶보다 자신들의 생각이 더 중요한 엄마와 엄마, 나딘 이모 집에서의 생활은 엘렌을 더욱 단단하게 여물게 한다.
어쨌거나 엘렌을 괴롭히는 사람들에 지나지 않았던 아빠나 엄마의 엄마, 나딘 이모 등등의 인물들은 결국 엘렌을 스스로 새엄마를 찾아가도록 만든 사람들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엘렌 포스터'... 과연 이 어린 그러나 결코 어리지 않은, 이 아이를 어떻게 생각하여야 할까??
불우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확고한 자신의 삶을 생각하는 아이? 또는 어른 뺨칠만큼 영악하고 의지가 강한 아이?
엘렌이 결국 자신의 불행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아니 자신이 선택한 행복(새엄마)을 찾아 나딘 이모의 집을 스스로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보다 자신이 가진 사소한 것(?)- 예를들면, 자신이 스타레타처럼 흑인이 아닌 것, 이동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는 것, 집에 있던 백과사전을 볼 수 있는 것, 오래되 현미경을 들여다보는 것 등등...-으로도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며 용기를 얻을 수 있는 지혜가 있었기때문일 것이다.
환경이 자신이 원하는 것과 다르다고 하여 모두가 엘렌처럼 살아내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요즘처럼 아이들의 삶을 일찍부터 위협하는 요소가 많은 시대에 한 번쯤 읽어두면 좋을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화요일마다 만나는 그 사람 앞에서 '포스터'는 자신의 새로운 성이라고 말하는 엘렌처럼, 자신의 행복을 찾아나서기 위해 166달러를 모을 수는 있지 않을까......
더이상 어른들로부터의 일방적인 불행을 강요당하지 않는 엘렌이 되어야 하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