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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4일에 개봉한 애니메이션 영화. 디즈니 역사상 최초로 동남아시아를 배경으로 삼은 애니메이션이어서 주목을 많이 받았다. 개봉 후 18만 명이 넘는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 들였다(20201. 3. 14,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신기의 땅 '쿠만드라'에서 펼쳐지는 '라야'(켈리 마리 트란)와 용 '시수'(아콰피나)의 모험을 다룬다. 코로나19로 인한 불안과 공포 때문에 다른 이들을 불신하고, 깊은 절망을 느끼는 시기에 신뢰와 희망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임을 역설한다. 좋은 메시지와 참신한 소재, 화려한 볼거리는 좋았지만 하나하나의 에피소드가 너무 빨리 지나가 버려 산만하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장점이 많은,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평점-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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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네이버 영화


국내 개봉 전부터 유수의 영화제에서 상을 휩쓴 화제의 영화 '미나리'. 3월 3일 개봉 후 44만 명의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 들였다(2021. 3. 13 기준,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미국에 정착해 꿋꿋이 살아가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현실과 이상의 간극에 고뇌하는 가족 구성원과 자신의 방식으로 손주들을 사랑하는 할머니의 모습을 잘 표현했다. 후반부로 가면서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이 떨어져 아쉽지만, 신파 없이 과거의 기억을 부드럽고 잔잔하게 그려낸 괜찮은 영화였다.


평점-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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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벌이의 이로움 - 일어나자, 출근하자, 웃으면서
조훈희 지음 / 프롬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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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은 '직장'(職場)을 "사람들이 일정한 직업을 가지고 일하는 곳"이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사회생활을 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직장에서 일을 하며 살아간다. 이처럼 사람들이 직장에 몸을 담고 살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밥벌이' 때문이다.

 문제는 밥벌이를 위해 다니는 직장이 '고난'과 '괴로움'의 장소라는 점이다. 이에 많은 직장인들이 '퇴사'와 '이직'을 택하는데, 과연 '퇴사'와 '이직'만이 회사생활의 괴로움을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까?

 직장인이자 작가인 조훈희는 '퇴사'와 '이직'이 행복한 직장생활의 필수 조건이 아니라고 말한다. 또 한때 '프로 퇴사러'였던 자신의 경험에 기초해 '퇴사'와 '이직'보다는 회사생활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실천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와 동시에 이로운 '밥법이'에 필요한 실용적인 자세도 알려준다.


"회사생활도 출근길 만원 지하철과 비슷하다. 우리는 다음 열차도 있고 또 다른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데도 매일 같은 지하철을 타기 위해 앞만 보고 내달린다. 내 공간을 더 넓히기 위해서 남들을 밀어내고, 혹시나 내가 밀려날까 온 힘을 다해서 버틴다. 회사일이든 지하철이든 차분하게 걸어가면 방향을 잃을 확률도 줄고, 매일 가던 길이 아니라 다른 길을 알아내서 더 빨리 도착하는 방법을 찾아낼 수도 있다." - 26~27p


"당첨되지도 않을 복권을 사놓고 '이 돈 생기면 뭐 할까' 생각하기보다 당신이 지금 하고 싶은 것, 내일 해보고 싶은 것, 현실 때문에 못하고 있는 것을 꿈꾸듯 생각해보면 행복해질 수 있다. 매일 자신만의 꿈을 꾸자." - 30~31p


"우리 모두가 본인이 가지고 있는 권한과 책임의 범위를 명확히 알고, 서로 적당한 거리를 가져야 모두가 행복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60p


"식판의 반찬을 모두 비우며 생각해보니 회사에서 내가 싫어하는 사람도 누군가에게는 좋은 사람일 수 있겠다. 내가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내가 몰라서 그렇지 사실은 영양가가 있는 사람일 수도 있다. 아무리 내가 잘나고 일을 잘한다고 생각해도 누군가는 나를 보고 '저 사람은 왜 회사에 있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일이다." - 62p


"만약 당신이 회사에서 나이와 경력에 비해 승진이 빠른 상태라면 그것은 결코 당신 혼자 잘해서가 아니다. 유능한 사람들이 당신 곁에 있고, 당신에게 맞는 기회가 적절한 시기에 왔기 때문이다. 반대로 당신이 회사에서 동료보다 승진이 늦은 상태라면 그것 역시 당신이 무능해서가 아니다. 당신은 여름에 제일 맛이 좋은 수박인데 실수로 과수원을 잘못 골라서 겨울에 맛이 좋은 과일이 잔뜩 있는 감귤 과수원에 앉아 있을 수도 있다. 결코 본인이 타인보다 수확이 늦다고 좌절하거나 걱정하지 말 것이다." - 145~146p


 직장은 우리에게 월급과 함께 이에 상응하는 괴로움도 안겨준다. 회사원 입장에서는 월급이라는 '보람'보다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로 인한 '괴로움'이 더 크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밥벌이를 떠나서 살 수 없는 존재다. 그렇다면 회사생활을 즐겁고 보람차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실행에 옮기는 게 보다 지혜로운 선택일 것이다.

 이와 관련해 '밥벌이의 이로움'은 저자의 경험과 느낌을 내포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방법을 담고 있다. 밥벌이의 무게에 짓눌려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면 한 번 즈음 이 책을 읽어보자. 그리고 책에 있는 내용을 자신의 상황에 맞게 적용해 작은 것부터 실천해보자. 이렇게 하면 출근길과 업무 시간이 이전처럼 마냥 괴롭게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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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에게 시나리오 영화 윤희에게
임대형 지음 / 클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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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월 8일(월)은 '세계 여성의 날'로, 1908년 3월 8일에 근로 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면서 시위를 벌인 미국 여성 노동자들의 행동이 기폭제였다. 이후 UN은 1977년 3월 8일을 '세계 여성의 날'로 지정했다. 한국에서는 2018년에 법정 기념일로 공식 지정되었다. '세계 여성의 날'은 여성의 지위 향상을 바라는 염원을 담고 있다. 곧 다가올 '2021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여성 서사가 빛나는 영화 한 편을 보았다. 바로 '윤희에게'(2019)다.

 '윤희에게'는 '레몬타임'(2012), '만일의 세계'(2014)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2017) 등을 연출한 임대형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영화다. 제18회 피렌체 한국영화제 비평가상, 제40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감독상·각본상·음악상·영평 10선, 제21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신인여자연기자상, 제7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 여우주연상, 제41회 청룡영화제 감독상·각본상을 수상했다. 벡델데이 2020의 '벡델 초이스 10'에 선정되었으며, '윤희'를 연기한 김희애 배우는 '벡델리안'에 선정되었다.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의 폐막작으로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다. 

 '윤희에게'는 이혼 후 딸 '새봄'(김소혜)과 함께 사는 '윤희'(김희애)에게 '쥰'(나카무라 유코)의 편지가 도착하면서 시작된다. 엄마보다 먼저 쥰의 편지를 확인한 새봄은 윤희에게 일본 오타루로 여행을 가자고 제안한다. 모녀는 오타루로 향하는데, 그곳에는 윤희에게 편지를 부친 쥰이 있다. 영화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잔잔하고 따뜻하다. 그리고 영화의 주된 이야기는 '러브레터'(1995)의 설원과 유사한 풍경을 지닌 오타루에서 전개된다. 이는 '러브레터'에 대한 향수를 불러온다. 

 '윤희에게'의 핵심은 윤희와 쥰의 관계와 상처로, 국내에서는 잘 시도되지 않았던 '중년 퀴어물'의 형식을 띠고 있다. 윤희와 쥰은 여성과 소수자를 향한 차별과 혐오를 받아왔고, 이 때문에 오랫동안 숨죽여 지내야 했다. 그러다 윤희에게 도착한 쥰의 편지와 새봄의 활약으로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게 된다. 이로써 윤희는 무기력했던 초반부의 모습을 벗어 던지고 자신의 삶을 살아갈 힘을 얻게 된다.

 여성이라는 이유와 사랑해서는 안 될 사람을 사랑했다는 점 때문에 온갖 고초를 겪어온 윤희, 이로 인한 무기력과 상처를 딛고 세상에 뛰어드는 윤희. 영화는 이 같은 윤희의 이야기를 통해 세상의 모든 '윤희'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는 윤희의 편지에 적힌 "우리는 잘못한 게 없으니까" 등으로 나타나는데, 여기에는 자신을 마음껏 드러내도 좋다는 점과 쥰을 만난 후 세상에 뛰어든 윤희처럼 알을 깨고 나오라는 격려·응원이 담겨 있다. 그래서 '윤희에게'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넘어, 차별과 혐오로 고통받는 수많은 윤희들을 위한 헌사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윤희의 상처는 가까운 사람들의 편견과 차별에 기인하지만, 가까운 사람 덕분에 조금이나마 치유된다. 이러한 구성은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받은 상처를 더 크고 아프게 느끼면서도, 이들로부터 위로를 받는 우리의 삶을 그려낸다(실제로 임대형 감독은 이 부분을 고려하면서 영화를 연출했다-경향신문과의 인터뷰). 이는 우리 주변의 '윤희'들을 돌아보게 하며, 우리가 이들에게 가하는 유무형의 폭력과 차별 등을 성찰하도록 한다.


평점-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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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다크 나이트 (2disc)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게리 올드만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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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분야가 타격을 입었는데, 그 중 하나로 '영화 산업'을 들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극장을 꼽을 수 있다. 위기에 처한 극장가는 여러 자구책을 내놓았고, 대표적인 조치 중 하나가 바로 '재개봉'이다. 이전에 개봉해 명작이라 평가받고 있는 작품을 다시 틀어준 것이다. 재개봉한 작품들은 어려운 극장가에 힘을 보탰는데, 이렇게 극장에 걸린 대표적인 재개봉작으로는 지난해 7월 1일에 재개봉한 '다크 나이트'를 들 수 있다.

 다크 나이트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작품으로 '다크 나이트 트릴로지'의 두 번째 편이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 그의 동생인 조나단 놀란·'블레이드' 시리즈와 '배트맨 비긴즈' 등의 각본을 쓴 데이빗 S. 고이어가 작품의 각본을 맡았다. '글래디에이터'와 '배트맨 비긴즈' 등의 음악을 책임졌던 한스 짐머가 영화의 음악을 만들었다. 이렇게 탄생한 다크 나이트는 2008년에 개봉했다. 개봉한 해에 한국에서는 4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불러들였고, 2008년 국내 박스오피스 10위에 올랐다. 전 세계에서 10억 달러가 넘는 흥행 성적을, 북미에서는 5억 달러가 넘는 흥행 성과를 거뒀다. 또 제34회 LA비평가협회상에서 남우조연상(히스 레저)을, 제80회 미국비평가협회상에서는 영화 톱10을 수상했다. 이 밖에 제66회 골든글로브시상식 남우조연상(히스 레저), 제62회 영국아카데미시상식 남우조연상(히스 레저), 제81회 아카데미시상식 남우조연상(히스 레저) 등을 받았다. 미국영화연구소가 선정한 '올해의 영화'(2008)로 선정되기도 했다.

 영화는 고담시의 수호자인 '배트맨'(크리스찬 베일)과 '조커'(히스 레저)의 한판승부를 담고 있다. 배트맨과 조커의 대결 구도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다크 나이트는 팀 버튼 감독의 '배트맨'(1989)을 리부트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다크 나이트의 히어로인 배트맨은 제목 그대로 '어둠의 기사'다. 고담의 정의를 위해 헌신하는 그의 마음은 트라우마와 어둠으로 차 있다. 또 기본적으로 배트맨은 '자경단원'이며, 고담시를 수호한다는 명목 하에 법적인 선을 넘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 공식적·합법적인 방식을 사용하는 히어로가 아닌 것이다. 이 같은 배트맨의 행동을 추동하는 핵심 요인으로 부패를 넘어 무너져 내린 고담시의 공권력을 들 수 있다. 이 때문에 그는 어둠의 기사일 수밖에 없다. 

 배트맨의 대척점에 위치한 조커는 단순한 빌런이 아니다. 단순히 돈과 권력을 탐하는 것이 아니라 배트맨과 고담시의 타락을 목표로 움직인다. 그리고 조커는 '전략가'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배트맨의 약점을 파고 들고, 선택을 강요함으로써 상대를 딜레마에 빠지게 한다. 이로 인해 배트맨은 자신이 지키고 싶던 가치를 모두 잃고 만다.

 한편 이들의 대결은 윤리적·사회적·정치적·도덕적·철학적 고민거리를 지니고 있다. 대표적으로 법이 정해 놓은 선을 넘는 배트맨의 행동을 바라보는 관점, 인간의 선함과 타락을 향한 관점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부분은 두 인물의 대결을 단순한 선과 악의 대결이 아닌, 서로 다른 철학과 신념을 가진 캐릭터들의 대결로 승화시키는 동시에 관객에게는 생각거리를 던진다. 그렇다면 이처럼 다양한 메시지와 생각할 거리를 지닌 두 인물의 대결은 어떤 결말을 맺을까? 개인적으로 조커의 완승이라고 보기 어려울 것 같다. 바꿔 말하면 배트맨의 완패라고 표현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다크 나이트의 핵심 매력은 '어둠의 기사' 배트맨과 '전략가 빌런' 조커의 대결이지만 이걸로만 한정할 수 없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 조나단 놀란·데이빗 S. 고이어의 탄탄한 시나리오, 높은 현실감을 위해 시카고 현지에서 진행한 로케이션 촬영, 아이맥스를 활용한 촬영, 크리스찬 베일과 히스 레저를 비롯해 아론 에크하트·마이클 케인·모건 프리먼·매기 질렌할·게리 올드만 등의 배우들이 보여준 환상적인 연기도 작품의 매력 포인트였다. 이와 같은 요소들이 맞물리면서 다크 나이트는 최고의 히어로 영화와 명작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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