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수용소에서 (보급판, 반양장) - 빅터 프랭클의
빅터 프랭클 지음, 이시형 옮김 / 청아출판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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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라면 누구나 삶을 살아가면서 시련에 직면한다. 시련의 크기는 각자가 느끼기에 따라 다르지만, 누군가는 시련을 이겨내는 반면에 누군가는 굴복하고 만다. 심지어 극단적인 경우에는 아예 삶 자체를 포기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렇게 상반된 결과를 만드는 걸까? 바로 '삶의 의미'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시련 속에서 발견한 삶의 의미다. 하루도 견디기 어려워 보이는 상황 속에서도 삶의 의미를 발견한 사람은 시련을 견디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시련에 무릎 꿇는다는 뜻이다. 

 오스트리아의 유대인 출신 신경정신과 교수이자 정신요법 제3학파인 '로고테라피 학파'를 창시한 빅터 프랭클 박사는 2차 세계대전 도중 나치의 강제수용소로 끌려갔다. 일찍이 겪어 보지 못한 시련을 맞딱드린 그는 엄혹한 강제수용소 생활을 하며 위에서 언급한 부분을 직접 보고 느끼고 경험하게 된다. 지금부터 프랭클 박사가 수용소에서 겪은 이야기와 느낀 점을 소개한다.


"사람이 자기 운명과 그에 따르는 시련을 받아들이는 과정, 다시 말해 자기 십자가를 짊어지고 나가는 과정은 그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 삶에 보다 깊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폭넓은 기회-심지어 가장 어려운 상황에서도-를 제공한다. 그 삶이 용감하고, 품위 있고, 헌신적인 것이 될 수 있다. 아니면 이와는 반대로 자기 보존을 위한 치열한 싸움에서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잃고 동물과 같은 존재가 될 수도 있다. 여기에 힘든 상황이 선물로 주는 도덕적 가치를 획득할 기회를 잡을 것인가 아니면 말 것인가를 결정하는 선택권이 인간에게 주어져 있다. 그리고 이 결정은 그가 자신의 시련을 가치 있는 것으로 만드느냐 아니냐를 판가름하는 결정이기도 하다." -122~123p


"수감자들을 치료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들이 처한 끔찍한 현실을 어떻게든 견딜 수 있는 힘을 주기 위해 그들에게 살아야 할 이유-목표-를 얘기해 주어야 한다. 자신의 삶에 더 이상의 느낌이 없는 사람, 이루어야 할 아무런 목적도, 목표도 그리고 의미도 없는 사람이여! 그런 사람은 곧 파멸했다." -137p


"삶의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것을 중단하고, 대신 삶으로부터 질문을 받고 있는 우리 자신에 대해 매일 매시간마다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답은 말이나 명상이 아니라 올바른 행동과 태도에서 찾아야 했다. 인생이란 궁극적으로 이런 질문에 대한 올바른 해답을 찾고, 개개인 앞에 놓여진 과제를 수행해 나가기 위한 책임을 떠맡는 것을 의미한다."-138p


"삶의 의미가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은 포괄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삶'이란 막연한 것이 아니라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삶이 우리에게 던져준 과제가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것과 마찬가지로. 바로 이것이 개개인마다 다른 인간의 운명을 결정한다. 때로는 그가 처해 있는 상황이 그에게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기 위해 행동에 들어갈 것을 요구할 수도 있다. 반면에 어떤 때에는 더 생각할 시간을 갖고, 그렇게 하는 것이 자신에게 이롭다고 생각하게 할 수도 있다. 때로는 주어진 운명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가야 할 때도 있다. 각각의 상황들은 각각 그 나름대로의 독자성을 갖는다.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 비롯된 어떤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언제나 가까운 곳에 단 하나만 있는 법이다."-138~139p


"나는 아직도 두 개의 자살미수사건을 기억하고 있다. 두 사건의 성격이 놀라울 정도로 비슷했다. 두 사람 모두 자살 동기를 털어 놓았다. 그 동기는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전형적으로 내세우는 것, 즉 삶으로부터 아무것도 기대할 것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런 경우, 두 사람에게는 인생이 그들로부터 여전히 무엇인가를 기대하고 있으며, 미래에는 그들이 인생으로부터 무엇인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것이 중요하다."-141p


"이 세상에 자신의 존재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일단 깨닫게 되면, 생존에 대한 책임과 그것을 계속 지켜야 한다는 책임이 아주 중요한 의미로 부각된다. 사랑으로 자기를 기다리고 있을 아이나, 혹은 아직 완성하지 못한 일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게 된 사람은 자기 삶을 던져버리지 못할 것이다. 그는 '왜' 살아야 하는지를 알고 있고, 그래서 그 '어떤' 어려움도 견뎌낼 수 있다."-142p


"삶에 어떤 의미가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보다 최악의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어떤 어려움도 참고 견딘다'라는 니체의 말에는 이런 예지가 담겨 있다."-174p


"나치의 강제수용소에 있었던 사람들은 수감자 중에서 자기가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더 잘 살아남았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강제수용소에서의 경험을 쓴 또 다른 사람들도, 그리고 일본과 북한, 북 베트남의 포로수용소에서 실시한 정신치료연구조사도 똑같은 결론을 내리고 있다."-175p


"아무리 절망스런 상황에서도,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운명과 마주쳤을 때에도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그것을 통해 유일한 인간의 잠재력이 최고조에 달하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잠재력은 한 개인의 비극을 승리로 만들고, 곤경을 인간적 성취로 바꾸어 놓는다."-186p


 위의 문장들은 빅터 프랭클의 저서인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에 담긴 내용으로, 수용소에 갇혀 있는 동안 저자가 직접 느끼고 깨달은 것에 기초하고 있다. 이 문장을 읽는 동안, 나는 프랭클 박사가 '나는 이런 것까지 겪었음에도 이겨냈다. 내 경험에 비해 당신이 겪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니 견뎌라.'라는 일종의 훈수를 두고 있다는 느낌을 전혀 받지 못했다. 오히려 지옥 같은 현실 속에도 존재하는 삶의 의미와 희망을 통해 시련을 극복할 수 있는 구체적인 팁을 진솔하게 제시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앞서 밝혔듯 사람마다 겪는 시련의 크기 등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그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삶의 의미도 각각 다를 것이다. 하지만 이에 상관없이 어려움을 견디고 내일을 향해 나아가게 하는 힘은 결국 시련 속에서 찾아내는 고유한 삶의 의미다. 그래서 아무리 상황이 어렵고 힘들더라도 자신만이 지닌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하는데, 이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전적으로 본인 자신뿐이다.

 끝으로 이유야 어떻든 지금 이 순간에도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자신 앞에 놓인 현실이 아무리 버겁고 힘들게 느껴질지라도, 이들이 그 속에서 자신만의 의미를 찾고 이를 발판 삼아 앞을 향해 한 발짝 한 발짝 내딛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프랭클 박사가 이 책을 쓴 궁극적인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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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ziksir.com/ziksir/view/9525

지금 필요한 건 투명성과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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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강점 - 당신에게 주어진 가장 든든한 무기
유선영 지음 / 빌리버튼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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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뿐만 아니라 사회에 나와서도 우리는 늘 약점을 지적받는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자신의 약점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살아간다. 하지만 약점을 완벽히 보완하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하다. 이는 원하는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 약한 부분을 채우려는 우리의 힘을 빠지게 한다. 그러나 절망하지 않아도 된다.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자신만의 '강점'에 집중하는 것이다. 이것은 인생의 답이 자신만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데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는 오랜 시간 동안 조직생활을 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조직에서는 자신의 성과를 증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때문에 조직에서는 비교와 평가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자신과 비교되는 사람이 등장하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주눅들게 된다. 여기서 우리가 냉정하게 돌아봐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상대가 지니고 있는 재능이 나에게 필요한 것인가?'이다.

 조직에서 이뤄지는 비교는 성과에 대한 비교여야 한다. 그리고 타인이 지닌 재능을 가지지 못했다는 것은 오히려 반가운 일이다. 개인의 탁월함을 50년 이상 연구하고 임상 결과를 꾸준히 쌓아온 전문가들에 따르면, 통계적으로 봤을 때 같은 재능을 지닌 사람을 만날 확률이 33만 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 수치는 각자가 지닌 상위 재능 5가지를 조사한 후 이 재능이 공통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빈도를 계산한 결과다. 혹시 상위 재능 5가지가 완전히 같은 사람을 만난다 하더라도, 그와 나의 재능은 엄연히 다르다. 이는 요리에 관한 재능을 지닌 요리사들이 각기 다른 음식과 맛을 만들어내는 것과 같다.

 한편 우리가 원하는 삶을 사는 데 가장 필요한 전략이 있다. 바로 자신이 지닌 무기를 오롯이 쓰는 것이다. 자신이 지닌 무기를 온전히 제대로 썼을 때 행복지수와 승률이 높아진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에게 없는 것을 찾는 대신, 각자가 지니고 있는 고유의 강점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우리에게는 냉정하고 차분하게 노력을 돌아보는 시도가 필요하다. 자세히 보면 노력은 한 가지가 아니다. 노력은 여러가지로 나뉠 수 있다.

 <<디퍼런트>>에는 '스타벅스'의 예가 담겨 있다. 두 스타벅스가 있는데 각자 들이는 노력이 다르다. 한쪽 스타벅스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힘썼다. 반대로 다른 스타벅스는 강점을 강화하는 데 집중했다. 전자의 노력은 스타벅스를 평균 수준으로 올려 놓을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다. 후자의 노력은 스타벅스를 탁월한 수준까지 끌어 올릴 수 있다. 두 노력의 크기가 같아도 결과는 완전히 다르다. 그래서 노력에서는 크기도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출발과 방향도 중요하다.

 어제보다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우리는 오늘도 자신의 부족한 점을 채우는 데 여념이 없다. 문제는 혼신의 노력을 다했음에도 부족함이 남아 있을 때이다. 이 경우 우리는 약점을 완벽히 보완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괴로워하며 자책하게 된다. 이럴 때 시각을 달리해 자신의 고유한 강점을 찾아 집중한다면, 각자가 원하는 인생에 필요한 답과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인생은 단 한 번뿐이다. 그렇기에 앞으로 살아갈 시간을 약점 보완보다는 자신만의 강점에 더 많이 투자함으로써, 진정 우리가 원하는 삶을 향해 한 발짝 더 내딛을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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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포스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톰 행크스 외 출연 / SM LDG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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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누군가가 '언론의 주된 역할이 무엇인가?'라고 질문한다면 뭐라고 말할 수 있을까? 질문을 받는 사람마다 다른 답을 할 수 있겠지만, 그중에서 가장 일반적인 것이 '권력에 대한 견제·비판' 아닐까? 실제로 이는 언론의 사명이기도 하며, 전 세계의 수많은 언론인이 이를 위해 오늘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분투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언론의 본령과 이를 위해 땀 흘리는 언론인을 너무나도 잘 표현한 영화가 한 편 있다. 바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더 포스트'다.


 베트남전이 한창이던 1966년 미국. 당시 미국 국방장관의 수하로 베트남에 파견된 적이 있는 댄 엘스버그(매튜 리즈)는 베트남에서 미군이 불리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사실과 전쟁에 관한 미국 정부의 발표가 모두 거짓임을 알게 된다. 이에 댄은 베트남전쟁에 관한 미국 정부의 문서, 이른바 '펜타곤 페이퍼'를 복사한 후 이를 갖고 떠난다. 5년 후인 1971년 워싱턴. 캐서린 그레이엄(매릴 스트립)은 사주였던 아버지와 남편의 사망으로 <워싱턴 포스트>의 신임 사주가 된다. 부임 이후, 캐서린은 회사의 주식 상장을 맡게 된다. 큰 임무를 맡게 된 그녀는 남성들의 세계인 언론계에서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으로 살아간다. 한편 포스트지의 경쟁사인 <뉴욕 타임스>는 댄의 보고서를 토대로 베트남전에 관한 진실을 기사화한다. 이 기사는 미국 사회에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킨다. 이에 자극받은 포스트지 기자들이 보고서를 찾아 동분서주하지만 특종 경쟁에서 뉴욕 타임스에게 번번이 패배한다. 그런데 당시 법무부 장관이 뉴욕 타임스의 보도를 두고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며 추가보도금지명령을 내린다. 정부의 훼방으로 뉴욕 타임스의 보도가 주춤해지자, 댄은 포스트의 기자인 벤 백디키언(밥 오덴커크)에게 연락해 보고서를 넘겨준다. 벤은 보고서를 입수하자마자 편집장인 벤 브랜들리(톰 행크스)에게 이 사실을 알린다. 다음 날, 벤 브랜들리의 집으로 기자들이 모여들고, 그들은 4천 장에 달하는 보고서를 하나하나 검증하며 기사 작성을 준비한다. 이 소식은 회사의 이사진과 캐서린에게까지 전달된다. 이사진은 기사를 발행할 시 막 주식 상장에 성공한 회사가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벤 브랜들리는 언론의 사명을 언급하며 이사진에 맞선다. 이들의 설전이 고조되면서 결국 선택은 사주인 캐서린의 몫이 된다. 무거운 짐을 지게 된 캐서린, 과연 그는 어떤 결정을 내릴까? 


 2018년 국내에서 개봉한 '더 포스트'는 '2018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여우주연상(메릴 스트립) 부문 후보에 올랐을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영화는 역사상 가장 추악한 전쟁 중 하나인 베트남전의 진실과 이를 보도하려는 언론인 및 언론사 사주, 이들에게 재갈을 물리려는 권력의 이야기를 긴장감 있게 다루며 언론의 본령을 정확히 짚는다.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과 잘 구현한 시대상, 긴장감 넘치는 전개 덕분에 116분이라는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고 느낄 정도로 흡인력 있는 이 영화에서 크게 두 가지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첫 번째 장면은 기사화 직전에 생긴 문제로 캐서린의 집을 찾아간 벤 브랜들리에게 캐서린이 던진 질문이다. 캐서린은 벤에게 "기사를 내보내도 미군 병사들에게 해가 안 된다고 장담할 수 있겠어요?"라고 묻는다. 이에 벤은 "100% 확신합니다."라고 답한다. 두 번째 장면은 대법원 판결에서 승리해 모두가 기뻐하는 와중에 포스트의 한 여 기자가 읊은 대법원 판결문 내용이었다. 그 내용은 "언론은 통치자가 아닌 국민을 섬겨야 한다."였다. 이 두 장면을 보면서 영화가 한 사회와 사회 구성원을 위해 진실을 토대로 권력을 비판 및 견제해야 하는 동시에 이 과정에서 특정 사회 구성원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언론의 본령을 정확히 짚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본질적으로 이 명장면들이 언론의 본령을 넘어 존재 이유까지 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의 수많은 언론인들이 어떠한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진실을 보도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들에게 감사와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그런데 어찌보면 이들은 '더 포스트'가 보여준 언론의 본령과 존재 이유를 현실에서 구현하기 위해 힘쓰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때때로 그들을 찾아오는 생명의 위협까지 무릅쓰고 말이다. 그래서 나는 '더 포스트'를 언론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 그리고 이미 언론계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 모두 한 번쯤은 봐야 하는 영화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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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이야기를 원한다 - 하버드 스토리텔링 강의
가오펑 지음, 전왕록 옮김 / 라이스메이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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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분야를 막론하고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 말 중 하나가 '스토리텔링'인 것 같다. 이 때문일까? 최근 여러 분야에 속한 개인과 기업들이 다양한 플랫폼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전파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실제로 분야를 떠나 자신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고, 이것을 매력적으로 구성해 전달하는 개인과 기업은 각자의 영역에서 강한 팬덤을 형성하는 듯하다. 이는 대중이 그들의 이야기에 깊이 공감하고 매료됐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에 빠진 대중은 그 이야기의 주인공인 개인과 기업이 생존, 발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흐름을 보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스토리텔링'의 시대라고 봐도 무방할 듯하다. 그렇다면 왜 이 시점에 스토리텔링이 급부상하게 됐으며, 우리는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어떻게 스토리텔링을 구현해야 할까? 그 답이 책 <<모두가 이야기를 원한다>>에 담겨 있다.

 지금은 자신의 강점을 적극 어필해야 하는 '자기 PR'의 시대다. 이는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에도 적용되며, 물건도 예외일 수 없다. 이제는 제품만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없다. 그럼에도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사람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는 제품과 브랜드 그리고 기업은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 걸까? 답은 '이야기'에 있다. 기존에는 성공의 밑천이 '자본'과 '기술'이었지만, 지금은 바야흐로 이야기가 성공의 밑천인 '이야기 자본'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매력적인 이야기를 만드는 원천인 스토리텔링은 경쟁이 치열한 시대에 그 영향력을 발휘하며, 지금처럼 정보가 만연하고 자신을 어필해야 하는 시대에 필수 덕목이 됐다. 브랜드 스토리가 있었기에 '코카콜라Coca-Cola'는 시럽을 팔던 작은 공장에서 대기업으로 변모할 수 있었고, '도브Dove 초콜릿'은 '사랑의 대명사'라는 이름을 얻을 수 있었다.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도 하나의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브랜드를 돋보이게 하려면 이야기가 필요하다. 브랜드에 얼마나 아름다운 이야기를 입히느냐에 따라 브랜드의 성패가 결정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좋은 이야기'란 무엇일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이 책에서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고,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으며, 이야기를 듣는 사람에게 상상의 여지를 주는 것이 좋은 이야기라고 말한다. 그리고 좋은 이야기라고 해서 반드시 길 필요는 없다. 짧지만 핵심을 파고드는 이야기가 사람들의 마음을 잡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한편 이야기를 자본으로 만들려면 매력적인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 그리고 여기에는 좋은 이야기 소재가 필수적이다. 그렇다면 이야기 소재가 아예 없는 기업과 개인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이야기 소재 개발에 공을 들여야만 한다. 영국 런던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존 루이스(John Lewis)' 백화점은 이야기 소재 개발의 귀재였다. 2012년, 존 루이스 백화점의 크리스마스 광고는 많은 사람들에게 무한한 사랑과 애정을 선사했다. 광고의 주요 내용은 사랑에 눈 먼 눈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찾아 나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온갖 역경과 어려움을 이겨내고 선물을 찾아낸다는 이야기였다. 줄거리는 단순해 보이지만, 이 이야기는 존 루이스 백화점의 핵심 경영 이념이 가족에 있음을 보여준다. 소비자는 자신이 구매한 물건이 사랑과 그것이 가져다주는 가치를 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결과적으로 존 루이스 백화점이 2012년에 펼친 마케팅 전략이 맞아 떨어졌다. 불과 일주일 만에 약 1억 3,600만 달러의 수익을 냈기 때문이다. 이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좋은 이야기의 영향력은 강력하다. 이야기를 구성해 전달하는 데에는 인물도 중요하다. 여기서 날카로운 관찰력과 정확한 예측 능력이 요구된다. 이야기의 영향력이 그 속에 있는 인물의 사회적 영향력과 비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매력적인 이야기에는 어떤 비밀이 있는 걸까? 크게 여섯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진솔한 이야기다. 둘째, 선의의 거짓말이다. 그리고 셋째, 공감이다. 나머지 요소는 각각 미완성의 아름다움, 상대의 이야기, 우회다. 스토리텔링 시에 이 요소들을 적절히 적용한다면 흡인력 있는 매력적인 이야기를 구성할 수 있다.

 한 기업이 성공을 거두려면 핵심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스토리텔링을 제대로 전파하려면, 고객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만약 시작 전에 고객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한다면, 기업은 실패라는 쓰디 쓴 술을 마실 수밖에 없다. 그리고 '말보로(Marlboro) 담배'가 이런 실수를 저지른 적이 있다. 말보로 담배가 성립한 이야기는 소비자 층이 적었던 데다가 시장 수요 확대의 가능성도 적었다. 게다가 주요 타깃인 여성 흡연자에게도 강인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어느 하나 제대로 이루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효과를 보려면 스토리텔링의 매력 외에도 적합한 '수요층'을 찾아 공략해야만 한다.

 미국의 한 생물학자는 새끼 새와 뱀의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 새와 뱀 사이에는 분명한 힘의 차이가 있다. 그런데 종종 우리가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새와 뱀 간에 극명한 힘의 격차가 존재함에도 새가 승리할 수 있는 이유는 뭘까? 새들은 오랫동안 뱀의 공격을 받아왔다. 그리고 그동안 싸움을 하면서 뱀 머리의 한 부분만을 공격하는 방법을 터득해냈다. 이는 우리에게 훌륭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확실한 목표가 있다면 하나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브랜드 이야기의 목표가 지나치게 많으면 오히려 독이 된다. 브랜드 스토리를 제대로 설파하려면, 브랜드 스토리의 주제를 하나에 집중시켜야만 한다. 또 스토리텔링을 할 때는 네 가지 조건에 신경을 써야 한다. 첫 번째 조건은 '관심을 붙잡아라'이고, 두 번째 조건은 '흥미를 유발하라', 세 번째 조건은 '공감대를 형성하라', 네 번째 조건은 '행동으로 옮기게 하라'다.

 지금까지 왜 스토리텔링이 중요한지와 성공적인 스토리텔링을 위해 알아야 할 것 등에 관해 살펴봤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 시대에서는 자신의 이야기를 자신만의 방식을 통해 매력적으로 풀어내는 자만이 생존과 성공을 보장받을 수 있다. 이러한 시대 속에서 비전문가인 일반인들은 어떻게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을까? 방법은 여러 가지일 것이다. 그리고 이처럼 다양한 방법 중에 가장 기본적인 것이 바로 이야기의 소재를 멀리서 찾지 않고 자기 자신에게서 찾는 것 아닐까? 자신의 인생, 즉 자신이 걸어온 길에서 아이템을 발굴해 이를 매력적인 이야기로 만들어보는 것이다. 그것이 부끄러운 일이건 영광스러운 일이건 상관없다. 일단 시작해 봐야 한다. 이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우여곡절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위에서 제시한 스토리텔링의 기본 등을 상기하면서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를 어필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한다면, 어느덧 이 시대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자신만의 이야기라는 무기를 갖춘 자신을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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