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편의점 : 생각하는 인간 편 - 지적인 현대인을 위한 지식 편의점
이시한 지음 / 흐름출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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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바다를 항해하고 있는
우리 모두를 위한 최신식 내비게이션

P22 리처드 도킨스는 <이기적 유전자>에서 이기적인 개인의 이타성을 생물학적 견지에서 규명하면서 이타성은 도덕적 고양의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고차원적인 정신 활동이 아니라 그저 동물적인 본성에 따른 작용이 불과하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이타성은 인간 개체가 아닌 DNA 차원의 이기적 행동이라는 <이기적 유전자>의 논의는 인간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를 생각하는 우리의 여정에 '전환점'이 되어줍니다 그동안 인간의 역사가 향해온 방향성은 '인간이 어떻게 사회를 이루어 같이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나 <이기적 유전자>는 인간이 사회를 이루어 살기 위해 했던 그 모든 시도는 그것이 인간이 생존하는 데 있어 가장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이기적 유전자>는 희생이나 배려 같은 도덕적 행동을 하나의 자연법칙으로 치환해버린다는 점에서 아주 중요한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사회를 과학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게 해주거든요

P48 가이아설에 의하면, 코로나19는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지구의 노력이고, 코로나19를 버텨낸 인간은 스스로의 의지와 기술로 자연을 거스르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인간에 의해 지구의 환경이 파괴되고 말 것이라는 전망은 잘못된 예측도, 그렇게 먼 미래의 예측도 아닐 수 있습니다

P54 <사피엔스>는 이야기꾼이 썼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에요 이런 거대 역사를 다루는 책들은 대개 진지하게 마련입니다 이른바 '엄근진'이라고 하죠 엄격, 근엄, 진지의 준말인데요, 역사나 인류, 민족 등을 건드리는 책들은 '엄근진'에 충실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사피엔스>는 정통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그렇다고 가벼운 것은 아니고, 경쾌하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네요

<사피엔스>를 다 보고 나면 '지식이 늘었다'는 생각 이전에 '재미있다'라는 생각을 먼저 하게 돼요 우리 시대의 고전이라는 일부의 찬사가 그리 과장되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P104 E.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를 한 문장으로 정리해보자면 "역사가는 미래 문제에 대한 답을 과거에서 찾는 현재의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조금 더 은유적으로 말해볼까요? "그 시대가 어떤 시대인지 보고 싶으면 역사가가 기술한 것이 아니라, 역사가가 기술하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라" 보통 역사는 승리자의 기록이라고 하잖아요 그래서 역사에서 빠져 있는 것들이 왜 기술되지 않았는지를 알면 그 시대를 더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열쇠가 됩니다

지적인 현대인을 위한 지식 편의점 시리즈 첫번 째 생각하는 인간 편
읽기 어려웠던 고전을 tvn <책 읽어드립니다> 도서 선정 위원 이시한 작가님과 함께 읽는 각 시대를 대표하는 고전 읽기 소개된 대부분의 책들이 책장에 꽂혀 있으나 완독하지 못했던 책들이라 반갑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했다 어렵고 두꺼워서 또 난해하다는 평때문에 엄두도 내지 못했던 책들 시대가 흘러도 여전히 꼭 읽어야 할 책들에 대해 어떤 내용인지 왜 읽어야하는지 등등 책과 함께 영화 이야기까지 나와서 더욱 재미있었다
영화 <변호인>에서 임시완이 독서모임때 읽었던 책이 <역사란 무엇인가> 였다는 것 그 당시에 읽기만 해도 잡혀가는 금서였다가 지금은 대학생들의 추천도서라니 아이러니하면서도 시대에 따라 같은 책도 다른 평가를 받기도 한다
다음 책으로 너무 자연스럽게 넘어가서 마치 한 권의 책에 대해 읽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므로 궁금한 책 부분부터 찾아 읽을수도 있지만 처음부터 읽기를 추천한다
하나의 큰 그림이 보일 것이므로
다음 시리즈도 너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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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투를 바꿨더니 관계가 찾아왔습니다 - 품위 있고 간결하게, 내 편으로!
김범준 지음 / 생각의길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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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만나고 싶고,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의 말투 사용법

P20 길고 지루하게, 요점이 어디인지 알 수 없도록 써놓은 글이나 말을 접할 때면 가슴이 답답하다 무슨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인지 당사자도 모르고 있는 건 아닐까 싶을 때가 많다 기업인이건, 상품이건, 사람이건 '왜 나를 사줘야 하는지' 그 이유를 한 줄로 설명할 수 없다면 경쟁력이 없다
확실한 차별화로 자신을 자리매김하지 못하면 메시지 전달은 늘 힘이 드는 고통일 테다 반드시 전달하고 싶은 중요한 메시지일수록 핵심만 간결하게, 압축 그리고 또 압축해야 한다

P25 세상이 소음으로 가득해질수록, 말을 줄이면 다툼도, 불필요한 논쟁도 사라진다
말을 줄이는 건 개인으로서 할 수 있는 나와 세상에 대한 배려다 말 부자가 아닌 마음 부자로 살아가기 위해 언어를 전략적으로 간결하게 말하는 나와 당신이 되기를 바란다

P59 인간관계의 핵심은 대화다
그런데 대화에 능숙한 사람이 드물다 여기서 아이러니한 일이 생긴다 대화 그 자체를 잘하는 것만으로도 남들과 차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괜찮은 말투를 지닌 것 자체가 일종의 역량 있는 사람으로 인정된다
대화에 능숙한 사람은 경쟁에서 이기는 조건을 만든 것이나 다름없다 타인과 차별화되는 말투를 사용하는 사람은 '말 다이어트'에 익숙하다 핵심은 '해서는 안 될 말을 끝까지 하지 않는 것'이다 특히 일상의 언어가 아닌 일의 언어에서 이것은 더욱 중요하다


P151 세상에는 조심할 것이 참 많다 불조심, 물조심, 차조심 등. 그 가운데 으뜸은 역시 말조심이다 말로 인해 말이 많아진다 입이 무겁지 못해 세상의 모든 불행이 벌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요즘처럼 말 잘하는 사람이 인기 있는 때에는, 입이 좀 무거운 사람은 인기가 없어 보인다 남 탓하고 욕하고 그러면서 친해진다는 말도 있다 입이 무거운 사람이랑 이야기하면 심심하다는 느낌도 받는다
하지만 그건 재미있는 이야기를 잘하지 못해서일 뿐으로 대신 믿지 못할 사람이라는 평가는 듣지 않는다 더불어 신의를 지키는 사람이란 평가를 받으면 그것만큼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것도 없다

말 잘 하는 사람 게다가 유머까지 갖추었다면 인싸 중에 인싸일 것이다
말을 잘 하고 싶어서 스피치 학원에 등록하는 사람도 많다
말을 잘 하는 것은 많은 말을 장황하게 늘어놓는 것은 아닐 것이다
틱톡, 트워터 등 짧은 시간에 보여주는 디지털 플랫폼의 영향인지 짧게 핵심을 전달하는 것에 익숙해지고 있다
잘 듣고 꼭 필요한 말만 단순하게 그러면서도 핵심을 전달하는 말과 행동을 깔끔하게 다듬으면 인격은 저절로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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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의 전장에서 - 최초의 항생제, 설파제는 어떻게 만들어져 인류를 구했나
토머스 헤이거 지음, 노승영 옮김 / 동아시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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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항생제,
설파제는 어떻게 만들어져
인류를 구했나

나는 도마크라는 인물에 끌렸을 뿐 아니라ㅡ그는 알면 알수록 더욱 흥미로운 인물이었다ㅡ현대 의학에서 당연하게 여기는 수많은 것들에 그의 발견이 녹아 있고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에도 매혹되었다 우리 시대는 과학의 시대이며, 이 이야기는 우리 시대의 원형적 이야기다

P65 도마크가 배운 새로운 의학은 매우 복잡했으나 한 가지 간단한 지침으로 요약할 수 있었으니, 그것은 확신이 없으면 환자를 그대로 내버려두라는 것이었다 몸이 스스로 치유하게 하라 연구자들이 인체에 대해ㅡ스스로 수리하는 경이로운 작동 원리, (많은 경우) 최악의 질병도 물리치는 능력, 체온과 염도와 호르몬을 매우 정확한 범위 이내로 유지하는 섬세하게 균형 잡힌 대사, 체내에 침입한 미생물에 맞서는 복잡하고 어려워서 효과적인 방어에 대해ㅡ알아갈수록 의사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환자를 편안하게 해주고 뒤로 물러나 있는 것임이 점차 분명해졌다 의사들은 통증을 줄이고 피해를 완화했으며, 환자와 가족이 두려워하지 않도록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설명하고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해주었다

병을 치유할 수 없었기에 그들은 강하기보다는 공감해야 했고, 과학자라기보다는 인도주의자여야 했으며, 신이라기보다는 돌보는 사람이어야 했다

P392 1차 세계대전 때는 수막염균성 수막염 환자의 치사율이 3분의 2에 달했으나, 2차 세계대전 중 수막염의 물결이 영국군을 덮쳤을 때 군의관들은 설파제ㅡ대개는 영국인들이 애호하는 M&B 693ㅡ를 써서 치사율을 절반 이상 줄여 15퍼센트 밑으로 낮췄다 미국 의사들우 술파디아진으로 훨씬 좋은 결과를 얻었는데, 치사율이 10퍼센트 밑으로 떨어졌을 뿐 아니라 대량으로 투여해도 치명적 부작용이 "놀랍도록"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치료법은 점차 정교해져 종전 즈음에는 군의 수막염 치사율이 4퍼센트 아래로 내려갔다

1차 세계대전에서는 독감, 폐렴, 기관지염을 비롯한 급성 호흡기 질환으로 미군 병사 5만 명 가까이 사망했으나, 2차 세계대전에서는 참전 군인 수가 두 배로 늘었는데도 1,265명만이 목숨을 잃었다 미국의 공식 전쟁 기록에 따르면 두 전쟁의 주된 차이는 설파제의 폭넓은 이용이었다

의대를 다니다 독일군으로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부상병을 치료하는 임무를 맡았던 게르하르트 도마크. 최초의 항생제인 설파제를 발명하고 노벨상을 수상한 도마크를 중심으로 세균 감염과의 치열한 전쟁을 생생하게 그렸다
전세계는 지금 코로나 팬더믹으로 결코 코로나 이전의 시대로 돌아갈수는 없다고는 하나 미래의 설파제를 기대하게 된다

P432 항생제 시대는 설파제가 없었어도 열렸을 테지만 이렇게 빨리 열지는 못했을 것이다 설파제는 질병을 치료한 것 못지않게 1920년대 의료 무용론도 치료했다 화학물질로는 대다수 질병을 결코 치료할 수 없으리라는 당시의 통념을 깨뜨린 것이다 설파제는 마법 탄환이 가능함을 입증했고, 그 발견을 촉자했으며, 그에 필요한 연구법을 확립했고, 의약품 판매의 법적 토대를 닦았으며, 의약품 개발의 사업 모델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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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이 튼튼한 여자가 되고 싶어 - 다정하고 강한 여자들의 인생 근력 레이스
이정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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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하고 강한 여자들의 인생 근력 레이스

내 삶은 근육을 사랑하기 전과 후로 나뉜다 이전에는 매체에서 토해내는 '이상적인 몸매와 몸무게'의 노예로 오랜 시절을 살았다 내 몸을 스스로 들여다보기 시작한 이래 내 몸을 좋아하기보다 꼴 보기 싫어할 때바 훨씬 많았다 한때는 미용 몸무게(날씬해 보이는 몸무게)에 도달하지 못해 안달이었다 타고난 근육량이 많은데도 그것을 장점이라 여기지 못하고 오히려 살이 잘 안 빠지고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원흉이라고까지 생각했다 이제는 하루를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와 씻고 난 뒤에 거울을 보며 씩 웃는다 내 몸, 내 근육이 정말 멋지다!

나는 근육이 든든한 사람이다 그리고 근육을 힘 있게 쓸 줄 아는 사람이다 120킬로그램 바벨(역기)을 바닥에서 떼어 들 수 있고, 18킬로그램 케틀벨을 한 손에 잡고 그 팔을 뻗어 머리 위로 들어 올릴 수 있다
금융통장을 보면 막막한데, 근육통장을 보면 든든하다 100세 시대의 노후 대비 가운데 이만큼 이율 좋은 통장이 또 있을까?

근육이 채워지자 자연스럽게 삶이 다시 채워졌다 몸이 건강해지니 덩달아 마음도 회복되어갔다

내 안에서 시작된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이 되고 싶다'라는, 아주 단순한 목표가 지금의 나로 이끌었다

P35 내 삶은 힘을 쓰지 않고는 유지할 수 없는 것이었다 항상 힘을 쓰고 있다 집 안을 깨끗하게 유지하고, 음식을 차려 먹는 모든 활동을 두고 '힘들다'고는 생각했는데 '힘을 쓴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힘을 쓴다는 것은 근육을 사용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숨 쉬듯 하는 활동들을 잘 돌아보면 나는 그리고 당신은 아주 많은 힘을 쓰고 많은 근육을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미처 의식하지 못한 사이 습관이 잘못되었거나 한순간 잘못 사용하면 무리가 온다
우리에게는 정말 많은, 적어도 지금보다는 많은 근육과 근력이 필요하고 잘 쓰기 위한 단련 또한 필요하다 힘을 쓰는지도 모르고 무작정 쓰다 보면 치료를 위해 돈을 쓰게 된다

오래 누워 있다 보면 허리가 아파서 몸을 일으켜 세우며 비로소 느끼게 된다 누워 있는 데도 힘이 든다는 걸. 반대로 허리가 아프면 비로소 느끼게 된다 제대로 누워 있기도 힘들다는 걸. 이게 다 근육이 하는 일들이다

의식하지 않고 움직이는 사이 일상생활에서 내 근육은 쉼 없이 일하고 있었다 그래서 근육과 근력이 필요하다

P67 몸이라는 단어를 인식하는 수준이 그 사회의 수준이 아닐까? 몸=몸매가 아닌 시대는 아직 오지 않았다 그러나 분명히 변하고 있다 몸의 움직임에 집중하고, 강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케틀벨을 번쩍번쩍 들어 올리는 여자들이 있다 한때의 유행이 결코 아니다 몸과 몸매가 동의어가 아니라는 사실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과거에는 '다이어트의 나라'에 사는 여성을 위한 기삿거리를 찾느라 곳곳을 헤맸다 이제는 '몸평, 얼평'하지 않는 안전하고 건강한 여성 운동판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간다

P145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는 건강 하나지만, 운동을 못할 이유는 백 가지도 넘게 만들 수 있다

작년이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살이 쪘다고 했다 그럼에도 살 찌는 체질이 아니라고 생각해서인지 크게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에서, 그곳 찜질방에서 잰 몸무게는 앞자리가 바뀌어있었다 충격이었다 내가 생각하고 있던 몸무게에서 5~7kg이 더 나가고 사진은 더 심각했다 턱 두개에 뚱뚱한 애가 나였다 죽을 때까지 60kg이 넘거나 55사이즈를 벗어나지 않을거라 생각했었는데 나이를 먹어서인지 나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때부터 살을 좀 빼야겠다고 간혈적 단식을 했다 평생 운동도 다이어트도 해본 적이 없어서 식단 조절을 어떻게 하는지 운동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친한 언니가 간혈적 단식으로 다이어트를 성공했다기에 크게 식단 조절은 하지 않고 저녁 굶기 + 물 많이 마시기 그리고 운동은 만보 걷기 진짜 한심하다 싶을만큼 운동과는 거리를 두고 살았다 말 그대로 숨만 쉬고 살았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바벨이니 케틀벨이니 너무 생소했다 스쿼트가 스쿼시인 줄 알았던 나다 그야말로 운동에 'ㅇ'도 모른다 친구가 댄스니 트럼?이니 같이 해보자 했을 때도 운동도 운동이지만 끝나고 레깅스 차림으로 몰려 다니는게 너무 싫어 나가본적도 없다 그럼에도 날씬한 허리는 나의 로망이다 말랐을 때도 윗배가 있었고 나이들수록 날씬한 허리와는 거리가 멀어졌다 아이돌의 11자 복근은 부럽기도 하다 이제는 미용보다는 건강을 위해서 운동을 해야 하지만 쉽게 엄두가 나지 않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몰랐던 정보를 많이 알았다 운동에 관심 없는 사람도 푹 빠져 읽게 되는 필력, 펼치면 그 자리에서 다 읽을 수밖에 없는 페이지터너이다 관심도 없던 운동 에세이가 이렇게까지 재미있을 일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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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케
매들린 밀러 지음, 이은선 옮김 / 이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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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천한 하급 여신, 킬케
그 안에 숨죽인 마녀가 깨어난다

P110 마법은 머릿속에 떠올리고 눈만 깜빡이면 되는 신적인 능력이 아니다 마법은 만들고 작업하고 계획하고 모색하고 파헤치고 말리고 다지고 빻고 끓이고 그 위에 대고 말을 걸고 노래를 불러야 한다 그걸 다 했어도 실패할 수 있다 신들의 방식과는 다른 점이다 약초가 신선하지 않으면, 내 집중력이 흐트러지면, 의지가 약하면 묘약이 내 손안에서 상해 퀴퀴한 냄새를 풍긴다

P282 이 세상은 신비로 이루어졌고 나는 수백만 개의 수수께끼 중 하나에 불과했다 내가 대답하지 않으면 그는 실망한 척했지만, 나도 어느덧 알아차렸다시피 묘하게 재밌어하는 눈치였다 두드려도 열리지 않는 문은 그 자체로 신기한 장치였고 일종의 위안이었다 온 세상이 그에게 비밀을 털어놓았다 그도 나에게 비밀을 털어놓았다

P294 시인들은 잠을 죽음의 형제라는 별명으로 부르곤 한다 대부분의 인간들이 느끼기에 그 컴컴한 몇 시간이 생의 마지막에 기다리는 정적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디세우스의 잠은 그의 인생과 닮아서 엎치락뒤치락했고 늑대들이 귀를 쫑긋 세울 정도로 잠꼬대가 심했다 나는 진주색 여명 속에서 그를 지켜보았다 미세하게 떨리는 얼굴, 잔뜩 긴장한 어깨. 레슬링 시합에서 쓰러뜨려야 하는 상대 선수라도 되는 듯 잡고 비트는 홑이불. 나와 함께 지내는 일 년 동안 평화로운 날들을 보냈음에도 매일 밤은 여전히 전투 태세였다

기원 전 8세기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서 영감을 받아 쓴 키르케는 태양의 신 헬리오스와 님프 페르세의 딸로 키르케는 서열상 말단으로 노리개가 아니면 사냥감인 님프였다
서구 문학계 최초로 등장한 마녀로 키르케는 질투와 변덕이 심하고 결혼해 남편의 후계자를 낳는데 만족해하는 기존의 여성의 틀에서 벗어나 자기 섬에 찾아온 남자들을 돼지로 둔갑시키는 남성들이 두려워하는 능력자였다

그동안 조연에 불과했던 여성을 전면에 내세운 여성 대서사시, 키르케 풍부하고 완벽한 스토리로 빠져들수밖에 없다
#아킬레우스의노래 의 감동을 다시 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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