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생이 사무실에 들어오셨습니다 - 밀레니얼이 어려운 X세대를 위한 코칭 수업
김현정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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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이 어려운 X세대를 위한 코칭 수업

P45 서른 살에 중형차를 탄다는 것은 다른 데 나갈 돈이 많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결혼을 하지 않았거나 했더라도 아이가 없거나, 집을 사지 않았다는 뜻일 수도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이 벌어 결혼하고 집을 산다면 좋은 차를 몰기 어려워진다 즉, '집도 못 사는 데 차라도 좋은 것을 타자'라는 선택이 가능하다

P91 왜 갑자기 여성 혐오가 증가했을까? 오랜 기간 이어지는 경제적 불황은 타인에 대한 관대함과 포용 대신 혐오와 배척을 부추긴다 약자에 대한 탄압이 커지고, 그 대표적인 대상이 여성이 되기도 한다

X세대까지만 해도 자신의 어머니를 보면서 여성에 대한 연민을 느꼈다 집에서 가장 먼저 일어나 아침밥을 차리고, 도시락을 몇 개씩 싸는 어머니의 모습은 자식들에게 여러 가지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안타깝지만 당시 어머니들은 많은 부분을 포기하고 희생했다 가전제품이 흔하지 않던 시절 집안 살림은 고되고, 더군다나 대가족 사이에서의 살림은 더욱 고되었다 이런 어머니의 모습은 여성에 대한 존경과 미안한 마음을 갖게 하였다

그러나 밀레니얼 세대가 경험한 어머니는 이런 모습이 아니다 그들은 급식을 먹고 컸다 새벽에 도시락을 싸는 어머니는 없고 저녁도 학교나 학원 근처에서 해결했다 그리고 집안 살림은 다양한 가전제품 덕분에 한결 손쉬워진다

밀레니얼이 보는 남성과 여성은 앞 세대가 본 남녀와는 다르다 오히려 밤늦게까지 일을 하고 파김치가 되어 돌아오는 아버지와 브런치 카페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자신을 학원에 데려다주고는 휴대폰만 들여다보는 엄마의 모습에서 누가 더 고생을하느냐에 대한 생각은 그 이전 세대와 다르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학교에서는 남학생을 감당하지 못하는 여성 교사가 각종 평가를 이유로 남학생을 통제하고, 집에서는 어머니가 학교 성적으로 옥죄며 그 역할을 맡는 경우가 흔하다 남학생의 습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무조건 억압하고, 야단을 치는 여성 권위자에게 남성들은 적대심을 갖게 된다 '약한' 여성에게 양보하고 배려하라고 하는 이야기에 그들이 동의할 수 없는 이유다

P134 우리나라의 밀레니얼은 비전 세울 기회를 가져보지 못했다 성적과 숨 쉴 틈을 주지 않는 평가는 사람을 위축되게 만든다 이제 그들이 비전을 세우려면 리더가 함께해야 한다

필자는 20년 가까이 아마존을 이용하면서 단 한 번도 실망한 적이 없다 내가 원하는 것을 그들은 언제나 다 들어주었다 패스워드를 바꾸라는 요구를 한 번도 한 적이 없고, 마음에 들지 않는 물건은 늘 쉽게 반품이 되었다 환불을 해줄 테니,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써보라고 한 적도 있다 그들은 고객 만족을 극대화하기 위해 드론을 개발해 배달 시스템을 선진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들의 비전이 지금의 세계 최고 기업으로 이끌었다 회사의 큰 비전은 각각의 부서와 팀 그리고 개인에게까지, 나아가야 할 일의 방향과 해야 할 일까지 정의해준다 그런 조직은 성장할 수밖에 없다 몰아치는 경제위기 속에서도 미국 기업이 혁신을 통하여 성장하고, 많은 창업자들이 신사업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하루하루가 즐거울 일이 거의 없는 저성장기일수록 이런 비전이 더욱 필요하다

P164 X세대는 죽을 때까지 대세에서 소외받을 일이 없을 것이다 정치적으로 선거권을 가장 많이 가진 세대이기도 하다 전 세대를 통들어 대한민국에서 경제적ㆍ문화적 세례를 가장 크게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전 세대는 더 비약적인 경제 성장을 이루었지만, 대부분은 배움의 기회가 적었고 가난했다 그리고 벌어도 워낙 어린 시절부터 가난하다 보니 근검절약이 몸에 배어 풍요롭게 소비해본 적이 없다

요즘 애들 알지도 못하면서 어렵고 불편했는데 이 책을 통해 그들을 자세히 알게 되었다 성장 배경부터 살아온 과정, 환경까지 우리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 완벽한 스펙을 쌓고도 취업은 더 힘들고 경쟁은 더욱 심해졌다 살기 좋은 세상을 물러주지 못해서 짠하다
조금 더 경험한 선배로서 그들을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는 어른이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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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이 부른다 - 해양과학자의 남극 해저 탐사기
박숭현 지음 / 동아시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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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과학자의 남극 해저 탐사기

P25 나는 해양과학과의 존재를 서울대학교에서 과학사를 가르치고 있던 김영식 교수의 글을 통해 처음으로 알았다 그 글에서 김영식 교수는 한국 사회에 깊이 뿌리박고 있는 문과ㆍ이과 구분의 폐해를 비판하며 '해양학'을 예로 들고 있었다 해양학이 이과로 분류되어 자연과학대에 속해있는 현 상황이, 자연과학뿐 아니라 인문ㆍ사회ㆍ경제적 관점에서 다양한 접근을 필요로 하는 바다에 대한 이해를 좁혀버릴 수 있다는 것이었다 당시도 그랬지만 지금도 김영식 교수의 이러한 주장에 십분 공감한다

해양학이라는 과학이 해류와 조석 등을 연구하는 물리해양학, 바닷물의 화학적 특성을 연구하는 화학해양학, 바다에 사는 생물을 연구하는 생물해양학 그리고 바다 아래 지질을 연구하는 지질해양학으로 구분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나중이었다 해양학이라는 한 분야에 물리학ㆍ화학ㆍ생물학ㆍ지질학 모든 분야가 공존하고 있는 것이니 그 영역은 바다와 같이 넓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P42 지구의 운동이라고 하면 흔히 자전과 공전만을 생각하는데, 사실 지구의 운동은 좀 더 복잡하다 지구의 자전축은 약간 기울어있는데(현재 23.5°), 고정된 채로 있는 것이 아니라 팽이의 축이 빙빙 돌듯 원운동을 한다 이를 지구의 세차 운동precession이라고 하며, 자전축이 한 바퀴 회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2만 6,000년이다 마찬가지로 지구의 공전 궤도 또한 시간에 따라 원형에서 완만한 타원형으로 변화하는데, 이 찌그러짐의 변화 주기는 10만 년이다 또한 장동nutation이라는 현상도 발생한다 이는 지구의 자전축이 기울어진 각도가 커졌다가 작아졌다가 하는 것을 주기적으로 반복하는 현상으로, 이 주기는 약 4만 1,000년이다

동태평양 탐사를 시작으로 서태평양, 남태평양, 대서양 그리고 남극해까지 25년 동안 25회, 매년 한 번씩 한 달동안 해양 탐사를 했다
바다는 보기만해도 시원하고 가슴이 틔우는 기분이라 그저 좋은 곳이지만 20대 이후로는 짠맛이 싫어 바닷물에 들어가지는 않는다 바닷물은 왜 짠지 남극에는 북극곰이, 북극에는 펭귄이 왜 살 수 없는지 등등 사실 나는 해양학이나 해양과학에 대해서도 몰랐고 이렇게 폭넓은 학문이지도 몰랐다
백지 상태에서 읽다보니 정말 무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극뿐 아니라 지구 문제까지 이해하기위해 읽어보아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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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파랑 - 2019년 제4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
천선란 지음 / 허블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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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과 로봇 그리고 인간,
종을 넘어선 이들의 아름답고 찬란한 회복의 연대

P20 규정을 지키는 것은 중요하다 사회 질서는 모두가 약속된 규정을 어기지 않아야 유지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콜리에게도 그런 규정이 몇 가지 있었다 하나는 인간을 공격하지 않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인간의 명령을 따르는 것이다

P69 경마경기의 약점은 기수가 인간이라는 점에 있었고, 이는 말이 최고 속도를 내지 못하게 하는 방해요인 중 하나였다 인간보다 작고 가벼우며, 떨어진다 한들 생명과 연관되지 않는 새로운 기수가 필요했다 기수 휴머노이드는 평균 1500센티미터의 신장과 탄소섬유로 이루어자 몸체 덕분에 인간보다 훨씬 가벼웠다 말이 달릴 때의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부드러운 관절, 말의 목덜미를 매만질 수 있도록 상체보다 길게 제작된 팔. 색으로 기수를 구분하기 위해 만든 투구. 존재 자체가 말을 타기 위해 만들어졌으므로 낙마해 부서진 기수는 그대로 폐기처분 됐고 머지않아 새로운 기수가 등장할 거였다

P83 소방관이 놓지 않았던 보경의 3%에는 실로 많은 것들이 담겨 있었다 보경은 언젠가, 한강 노을을 바라보며 바퀴를 열심히 굴리는 아이들이 멈추지 않고 달렸으면 좋겠다고 소방관에게 말했다 삶이 이따금씩 의사도 묻지 않고 제멋대로 방향을 틀어버린다고 할지라도, 그래서 벽에 부딪혀 심한 상처가 난다고 하더라도 다시 일어나 방향을 잡으면 그만인 일이라고. 우리에게 희망이 1%라도 있는 한 그것은 충분히 판을 뒤집을 수 있는 에너지가 될 것이라고

P113 삶의 격차라는 것이 어느 틈을 비집고 생기는 것인지 한때는 이해할 수 없었다 똑같이 학교에 다니고 똑같은 옷을 입고 같은 공부를 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어떤 아이들에게는 다가갈 수조차 없을 만큼 차이가 났다 우리 부모님도 돈을 벌고, 우리 부모님도 나를 사랑하는데 왜 우리는 같은 나이에 이만큼 차이가 나는 걸까 그 의문이 연재의 생각을 좀먹기 시작한 후 연재는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들을 손가락으로 헤아리는 습관이 생겼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그것조차 포기했다 손가락과 발가락을 전부 다 접어도 가지지 못한 것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었다

P172 긴 병은 가족 사이의 부채를 만들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적잖은 상처를 줬지만 그 상처를 해결할 틈도 없이 새로운 상처가 쌓였고, 이전에 쌓였던 상처는 자연스럽게 묻혔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충분히 빚을 덜어낼 기회가 있을거라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힘내라는 말이 영혼 없이 습관처럼 나왔고 화낼 일이 아닌데도 목소리가 높아졌으며 그렇게 슬프지 않은데도 걷다가 괜히 벤치에 주저앉기도 했다 그때마다 의사의 말을 떠올리며 참았다 끝이 있는 고난이라 다독일 수 있었다

2035년 경마 경기의 기수가 사람 대신 더 가볍고 위험하지 않은 휴머노이드로 대체 되고 말은 100km 속도로 달릴 수 있게 된다
사람과 말, 로봇의 아름다운 연대를 그린 가슴 따뜻한 소설이다
우리가 잘못으로 코로나19와 유래없는 긴 장마와 태풍을 겪으며 지구와 동물들과 공존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요즘, 우리 아이들은 어떤 세상을 살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희망'이 보였다 너무 빠르게 변하는 세상 조금은 천천히 나아가면 어떨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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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한 척 무례했던 너에게 안녕 - 칠 건 치고 둘 건 두는 본격 관계 손절 에세이
솜숨씀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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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 건 치고
둘 건 두는
본격 관계 손절
에세이

단순함이란 '더 중요한 것'을 위해 '덜 중요한 것'을 줄이는 것이라고 한다 나에게서 더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을 구분해 잘라내는 일, 이건 어쩌면 편집의 영역일지도 모른다 산책이나 일을 마친 뒤 마시는 맥주같이 중요한 것의 분량을 늘리고, 불필요한 야근이나 모임처럼 하찮은 건 과감하게 생략하는 작업이 인생에 좀 필요하지 않나. 마찬가지로 상대방의 자존심을 지나치게 깎아내리려 하고 상처를 주는 사람은 단호하게 거부하고, 내가 나다울 수 있도록 온전히 존중하는 사람에게는 최선을 다한다 스트레스를 주는 인간관계를 힘겹게 끌어 안고 갈 필요는 없다

인간관계에서는 노력이 필요하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나만 상처받고 끝나는 노력보다는, 실제로 노련해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 노련함은 테크닉, 즉 기술의 문제이며 기술은 대개 연습량에 따라 달라진다 아니다 싶은 관계는 확실하게 거절하고 감당할 만한 관계는 기꺼이 책임을 지는 연습. 그렇게 단련하다 보면 단단한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P46 사회 초년생 시절의 나는 너무도 만만해서, 좋은 게 좋은 거란 후려치기에 어물어물 넘어갔지만 이제는 못 들은 척 못 본 척 넘어가지 않기로 했다 대물림은 끝이 없다 짬밥의 힘은 이런 데 있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말하지만, 너한테나 좋은 거지. 좋게 좋게 넘어가면 언젠간 반드시 어떤 식으로든 탈이 난다

P60 한국 사회는 오래된 것에 유난히 관대한 듯하다 특히 오래 알고 지낸 사이에서는 "에이, 가족끼리 왜 그래", "친구끼리 뭐 어때"라는 말로 자신의 무신경함을 어물쩍 때우는 경우도 종종 있다 가깝다는 이유로 배려와 예의는 단번에 거추장스러워진다

와인과 친구는 오래될수록 좋다는 말은 진짜일까? 와인을 고를 땐 오래되었는지보다 할인율이 더 중요하고, 십년지기보다 회사 동료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는 나는 그 말을 자주 의심한다 숙성이 잘된 오래됨도 있지만 부패한 오래됨도 있기 마련이니까. 게다가 성숙하기보다 부패하기가 훨씬 더 쉬운 법이다 고인 물 그대로 썩어버린 사람들을 뉴스뿐 아니라 주변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난다

오래된 관계, 잘 아는 사이라는 특별함은 사람과 사람 간에 존재하는 거리를 좁히는 동시에 긴장감마저 무너뜨려 자칫 실수를 저지르게 만든다 그래서 마음과 마음 사이의 연결선이 팽팽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부지런히 잡아당긴다 동등한 마음의 힘으로 계속해서 힘겨루기하듯 마음의 줄다리기를 하는 것이다 단, 이 게임에 승자와 패자는 없다 이기고 지는 사람 없이 그저 상대 선수를 존중하며 좋은 관계 맺기라는 경기를 지속하는 거다

적당한 긴장은 각자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우리가 서로의 차이를 발견하고 그 자체로 받아들이는 데 더 유용하다 다른 말로 '존중'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P72 계산 없는 사랑은 사람끼리 하고, 회사와는 사랑 없는 계산만 하자 아무래도 회사와 가장 잘 어울리는 단어는 애사심이 아니라 애로 사항인 것 같다

P75 기쁜 일에는 축하를, 슬픈 일에는 위로를 전한다 이렇게 간단하고 쉬운 걸 하지 못해 심사가 배배 꼬인 사람이 되지는 말자 주변에 인색해지지 말자 오늘은 비겁했던 나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내일은 비겁해지지 않을 용기를 낼 것이다 그야말로 견디기 힘든 성공은 제일 가까운 친구의 성공이라는 말에 넘어가지 않는다 부러우면 지는 거라는 말에 속지 않는다 나는 내 친구의 적이 아니다

어디에나 악의는 존재한다 하지만 나를 키운 건 8할의 선의였다 2할의 악의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악의 같은 건 가볍게 밟고 지나가자 내가 만드는 세상은 선의에서 선의로 돌아간다 그 세상에 당신이 있다

P147 인간관계에도 약육강식이 존재한다 까칠하고 예민한 사람 앞에서는 알게 모르게 조심하게 되고, 착하고 무던한 사람 앞에서는 긴장을 푼다 강한 상대에게는 약하고 약한 상대에게는 강하다는 '강약약강'이란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강약약강 타입이 되고 싶지 않고, 나를 지키기 위해 부러 까칠하고 예민하게 굴고 싶지도 않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럴 땐 관계를 아주 단순하게 바라봐야 한다 원인과 결과, 문제와 해결책을 크게 고민하지 않고 도움이라곤 하나도 되지 않을 것 같은 사람들을 내 인생에서 밀어내는 절차를 간략하게 만드는 것이다

P176 실수와 실패를 반복하던 내가 사실은 무척 맛있는 브라우니였다고, 아직 다른 누군가가 나의 쫀득한 가능성을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라고 말해주는 듯해서 빵을 먹을 때마다 위로를 받는다 세상에서 가장 배부르고 폭신폭신한 다정함이다

나이 먹어도 여전히 힘들고 어려운 인간관계와 사회생활
부모님께 큰 사랑을 받아본 적도 없도 누군가를 애틋하게 사랑해본 적도 없다
어릴 때 친구와는 대부분 연락이 끊겼고 20대 사회 친구들 조금 남아있고 나머지는 동네 지인들 뿐이다 오해 속에 멀어지기도 했고 자연스레 소원해진 인연도 있다
지금은 인연에 너무 연연하지도 애쓰지도 않는다 타인을 배려하느라 나를 희생하며 상처받기도 싫다
적당히 둥글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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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뇌는 거짓말을 한다 - 착각에 빠진 뇌를 깨우는 메타인지 수업
알베르 무케베르 지음, 정수민 옮김 / 한빛비즈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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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에 빠진 뇌를 깨우는 메타인지 수업

우리의 사고는 일방적이고, 주의력은 빈약하며, 기억은 부정확하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일관성 있는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이는 다양하고 복잡한 세계를 이해할 수 있도록 '속임수'를 쓰고 메커니즘을 통해 그 세계를 공유할 수 있게 해주는 우리의 뇌 덕분이다

P39 기억은 우리의 감정과 신념과 확신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카메라의 기능처럼 우리의 기억은 객관적으로 기록되거나 저장되어 보존되지 않는다 기억은 재구성된다

가스라이팅은 기억 조작에 근거하는 인지 남용의 또 다른 유형이다 이는 피해자의 기억과 정신 건강에 의심을 품게 만든다 피해자에게 부분적으로 삭제된 사실을 보여주거나 전부 피해자가 지어냈다거나 피해자가 미쳤다고 말하면서 원래 가지고 있던 기억과 관련된 정보들을 수정한다

우리는 정확한 존재가 아니다 우리의 뇌는 자주 우리를 속이며 이따금 오류를 범하도록 만든다 우리가 속는 이유는 우리가 어림짐작으로 세계를 설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림짐작이 그 자체로 나쁜 것은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추론과 예측하는 능력의 핵심이며, 또한 우리의 행동과 생각에 관련된 대부분의 반사작용의 중심이기도 하다

P175 1990년대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의 청소를 관리하던 요스 판 베다프와 경제학자 아드 키붐은 남성들이 소변을 볼 때 변기에 조준을 잘하지 못해서 청소 일이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어느 날 그들은 소변기 중 하나에 파리 모양의 스티커를 붙여놓았다 혹시라도 화장실 이용자들이 파리를 조준하려보 하는지 궁금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이로 인해 공항 소변기에 파리 그림이 그려졌고, 몇 달 뒤 스히폴 공항의 청소 비용은 80퍼센트나 감소했다 그가 알아차리지 못한 채로 누군가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일은(그러나 손해를 끼치지 않으면서) 공익에 기여한다고 할 수 있다 이 방법은 영어로 'nudge'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고 '슬쩍 찌른다'는 뜻이다 넛지는 올바른 선택을 위해 인간의 행동에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영향을 주는 무의식적이고 심리학적인 유도 방법이다

넛지는 저렴한 비용으로 국민들이 시민 의무에 따른 행동을 하도록 전환시키는 방법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넛지를 인식하고 그에 익숙해지면 넛지의 영향은 약화되고 심지어 사라진다고 입증되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이성적이고 논리적이라고 생각하는 뇌, 기억은 미화되어 재구성되기도 하는 것을 보면 확신할 수 없다
살면서 어림짐작으로 판단하고 가짜 뉴스에 현혹되기도 한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대로 듣는 경우가 많은데 생각과 감정, 직관을 의심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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